Final publication date 28 Jan 2016
생존모형을 통한 도심 노후산업단지의 쇠퇴 분석 : 대구 성서산업단지 퇴장기업의 특성 분석을 중심으로
Abstract
This paper examines the decline of the inner city industrial estates, focusing on the Daegu Seongseo Industrial Estate. This paper suggests an alternative explanation and examines the variables which may affect deteriorations of the industrial estates, based on the survival model. It is argued that besides the traditional explanations, the supply regulations of the industrial land including the lot size and price may lead to the exit of the firms and deteriorations of the industrial estates. This paper suggests that the type of ownership, scale of firms, and type of industry are the main factors which may influence the risk of firm exit from the industrial estates. This paper also examines the survival periods of the variables. It is suggested that the firms operated by the owners tend to survive longer periods than the rental factories, and the scale of industry is another factor to affect the survival periods, indicating that the smaller firms tend to survive longer periods than the larger ones. In addition to the factors, it is suggested that the electric and electronic factories are likely to indicate the higher risk to exit from the industrial estates. The results of the analysis are indicated to be significantly different from the industrial sites. Based on the findings, this paper suggests some policy implications to revitalize the declined industrial estates.
Keywords:
Survival Model, Deteriorated Industrial Estate, Industrial Estate Decline, City Decline, Firm Location키워드:
생존모형, 노후 산업단지, 산업단지 쇠퇴, 도시쇠퇴, 기업입지Ⅰ. 서론
1. 연구목적
국내외에 걸쳐 조성된 지 오래된 산업단지들은 다양한 이유로 구조변화와 쇠퇴과정을 겪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섬유, 철강, 조선, 자동차 등의 전통산업이 발전했던 영국과 미국의 일부 공업도시들 가운데 산업의 쇠퇴에 따라 많은 공장들이 폐쇄되고 이에 따라 지역경제가 몰락하게 된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이 지역들은 공장의 폐쇄, 버려진 공장, 공터(vacant lot), 지가의 급락 그리고 이에 따른 인구유출 등으로 심각한 도시쇠퇴가 촉진되었다. 특히 이러한 지역의 산업단지들은 산업발전의 초기에 조성되었기 때문에 도심 인근에 입지한 경우가 대부분이이서 도심 산업단지의 쇠퇴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단지 쇠퇴를 먼저 경험한 선진국의 경우 도심산업단지와 공장들을 다양한 목적과 방식으로 재생하거나 재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Schilling & Logan, 2008).
우리나라에서도 조성된 지 오래된 노후산업단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산업화를 먼저 겪었던 외국과 마찬가지로 도심 인근의 산업단지 가운데 조성된 지 오래되어 쇠퇴하는 사례가 많이 있고 재생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쇠퇴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연구도 다각도로 수행되고 있다(박영철, 2010; 장철순, 2011; 최정석, 2011). 쇠퇴산업단지와 관련하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요한 정책은 노후산업단지의 재생사업과 구조고도화 사업이다. 그동안 산업단지 재생사업은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산입법)에 따라 추진해 왔고,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에 따라 산업단지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다가, 이 두 제도를 통합할 필요성이 있어 2015년 1월「노후거점산업단지의 활력증진 및 경쟁력강화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2017년까지 최대 25개 리모델링 대상단지를 선정하여 국토부와 산업부가 공동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부터 혁신 및 재생사업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리모델링을 대신하여 “경쟁력강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노후산업단지 입주업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산업단지 기반시설, 지원시설 및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일부 산업단지는 재생과 혁신을 포괄하는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부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토대로 노후 산업단지 재생을 통하여 도시경제기반을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노후산업단지의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다양한 재생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산업단지의 쇠퇴 과정과 그 원인에 관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산업단지 쇠퇴 과정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대체로 외국 사례의 경우에는 산업단지의 쇠퇴가 공장의 폐쇄로 인한 가동중지, 지가하락, 그로 인한 실업률의 급증과 도시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공장의 폐쇄나 가동중지보다는 기업의 이전에 따른 업종의 변화와 함께 소기업이 증가하면서 공장용지 가격은 상승하는 등 외국의 쇠퇴 산업단지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산업단지 재생은 외국의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우리 여건에 맞는 재생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적합한 산업단지 재생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산업단지의 쇠퇴현상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한 실정이다.
기본적으로 산업단지의 쇠퇴는 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입지 변화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구조의 변화 등 산업단지 내외적인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기업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폐업하는 등의 요인으로 산업단지에서 퇴장함에 따라 다른 기업이 입지하고 이에 따라 산업단지의 노후화가 촉진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 논문은 대구 성서지방산업단지를 사례로 생존분석모형을 이용하여 산업단지에서 퇴장하는 기업들의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산업단지의 쇠퇴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노후산업단지의 재생정책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 연구 방법 및 범위
산업단지 쇠퇴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연구대상에 따라 개별 단지를 사례로 설문이나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쇠퇴의 과정과 원인을 분석하거나, 전국의 단지들을 쇠퇴정도에 따라 분류하고 쇠퇴원인을 분석하는 두 가지 경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 가운데 대구의 성서산업단지를 사례로 연구를 실시하였다. 개별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의 경우에는 대부분 특별한 연구방법을 적용하기보다는 설문조사 또는 기존 통계자료를 토대로 쇠퇴현상을 분석하고 재생정책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산업단지가 쇠퇴하는 것은 기존에 있던 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폐업하는 것을 중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산업단지 쇠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산업단지에 계속 남아 있거나 퇴장하는 기업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작업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본 연구는 생존분석모형(survival analysis model)을 통하여 산업단지의 쇠퇴과정과 특성을 구명하였다.
생존분석은 반응변수가 어떤 사건의 발생시간일 때 이와 관련된 총체적인 통계분석방법이다(김양진, 2013). 이 방법은 어떤 특성을 가진 관찰대상을 일정기간 추적하여 기간별로 현 상태에 머물러 있을 생존율(또는 사망률)이나 기간별로 생존(또는 사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 등을 분석하는 데 관심을 갖는다. 기업의 경우에도 특정한 환경 하에서 생존분석에 사용되는 유용한 기법이다(Yoon & Currid-Halkett, 2015).
본 연구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구광역시의 성서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였다. 성서산업단지는 1984년부터 단계별로 공급된 산업단지로서 총 5차에 걸쳐 조성되었다. 따라서 노후화된 단지에서 최근에 조성된 단지까지 비교적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어 산업단지의 쇠퇴와 구조변화가 단지별로 다양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제5차 단지는 위치도 기존의 단지와는 이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 분양되어 노후산단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그리고 연구기간은 2007년 이후로 한정하였다. 그것은 산업단지의 조성 초기부터 입주했던 기업체에 관한 자료가 축적되어 있지 않고 2007년 이후에야 전체 입주업체에 대한 자료가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7~2008년 세계 금융 위기는 세계적 수준의 경제적 혼란을 초래했고 성서산업단지의 기업체 입지구조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분석의 의미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Ⅱ. 이론적 배경
1. 선행연구검토
산업단지의 쇠퇴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크게는 실증적 연구와 규범적 정책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실증적인 연구는 쇠퇴의 특성이나 과정 또는 원인을 밝히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 연구인 반면 정책연구는 산업단지 재생방안에 관심을 가지는 연구이다. 실증적 연구 가운데 쇠퇴의 정도와 특성을 밝히는 연구는 개별 단지를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와 전국의 산업단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특정한 단지의 쇠퇴 과정을 심층적으로 조사, 분석한 논문이다(송주연, 2008; 조현주, 2009; 손영우, 2012). 그리고 후자는 몇 가지 지표를 이용하여 산업단지의 쇠퇴정도를 분석하거나 그 특성을 밝히는 연구동향이다(박병호 외, 2009; 유상민 외, 2011; 진정규·허재완, 2014). 이 연구들은 고용인구, 생산액, 가동업체 증감률 등의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쇠퇴지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산업단지의 쇠퇴정도와 그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들이다. 연구자에 따라서 고려하는 요인이 다양하고 통일된 지표를 만들기 위한 표준화방법도 다양하며 지표들 간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하나의 복합적인 지수를 작성하는 방법도 요인분석법, AHP법 등의 방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분석방법에 따라 다양한 결론이 도출되고 있다. 이 연구들 가운데 박병호(2009)는 고용인구, 생산액, 수출액, 가동업체 등 네 가지 요인을 토대로 복합쇠퇴지수를 작성하고 전국 산업단지의 쇠퇴특성을 발전형, 정체형, 쇠퇴진행형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일반산업단지는 정체형에 속하고, 다른 유형의 산업단지를 모두 고려하였을 때는 쇠퇴진행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리고 실증분석 방법 가운데 쇠퇴의 원인을 분석하는 연구도 개별 산업단지를 사례로 분석한 연구와 우리나라 전체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개별 단지를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들은 주로 통계자료와 설문조사를 통하여 쇠퇴의 원인과 특성을 밝히거나 재생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성근·이관률(1998)은 대구의 대표적인 노후산업단지인 제3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부적합한 업종의 입주, 무등록공장의 입주 등이 산업단지의 노후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박종화·윤대식(2002)과 송주현(2008)도 같은 제3단지의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산업입지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입주기업의 영세화와 배후 도시의 산업경제적 변화, 그리고 도시의 공간적인 변화로 인해 단지의 입지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조현주(2009)는 성남산업단지와 안성 제1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 개발밀도의 증가, 기반시설의 부족 등으로 인하여 입주기업의 만족도가 급감하고 단지의 생산성이 저하된다고 주장하였다.
개별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 이외에 전국의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쇠퇴의 특성과 원인을 분석하거나 원인을 구명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있다. 이러한 연구 가운데 손영우(2012)는 산업단지 업종구성 및 산업단지의 물리적 특성, 배후지역의 인구 특성 등이 쇠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임을 밝혔다. 그리고 진정규·허재완(2014)은 전국의 일반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산업의 쇠퇴요인을 분석하여 쇠퇴에는 산업단지의 내부적 요인보다는 외부적 요인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들은 내부적 요인에서는 조성면적만 유의한 변수지만 외부적 요인 가운데는 제조업체 수, 신규건축물 비율, 노후건축물 비율 등이 유의한 변수라고 주장하였다.
이들 선행 연구들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중요한 문제점은 쇠퇴의 개념이 제대로 정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의 경우 산업단지 쇠퇴는 가동업체의 퇴장과 이로 인한 실업률의 증가, 그리고 단지 가격의 하락 등으로 버려진 공장들이 즐비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산업단지 쇠퇴는 이와 같은 특성과 차이가 있는 바 소기업의 입지, 시설의 노후화, 공장밀도의 증가, 공공시설의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노후 산업단지라는 측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지가를 유지하고 있고 도시형 공장의 집적지로서 나름대로의 생산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쇠퇴지표를 이용한 특성분석 연구의 경우에는 각종 지표의 증감률을 활용하여 쇠퇴정도를 측정하고 있으나 이들이 엄격한 의미에서 쇠퇴정도를 반영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들은 산업단지 입지업종의 특성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섬유산업이 주업종인 단지와 기계업종이 주업종인 단지는 성장률, 가동률 등의 측면에서 매우 다르다. 따라서 이를 쇠퇴의 정도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들이 설문조사 등의 방법론을 사용하여 직관적인 결론을 유도한 문제점이 있고 보다 엄격한 통계적 방법론에 입각하여 분석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2. 쇠퇴의 원인과 과정
쇠퇴의 원인과 관련하여 다양한 이론이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탈산업화 이론이다. 이는 후기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어 전통적인 제조업이 쇠퇴하고 정보기반(information-led) 산업과 서비스 지향적(service-oriented) 산업이 사회성장의 동력이 되는 후기산업화 사회에 진입한다는 것이다(Bell, 1973). 이와 같은 탈산업화는 국가와 도시에 걸쳐 선택적으로 진행된다. 국내 기업환경의 악화로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는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산업활동이 창출되지 않고 고부가가치 활동의 이전이 진행된다면 국내경제의 공동화가 가속화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전통적인 공업이 주도적인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도시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공업이 급격히 쇠퇴하게 되고 따라서 도시인구의 감소와 쇠퇴를 초래하게 된다. 반면 지식기반 첨단산업과 서비스산업이 특화된 도시는 인구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 이론은 특히 섬유,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전통적인 장치형 산업이 쇠퇴함으로써 선진국 산업과 이들이 입지한 대도시의 쇠퇴를 초래하게 되는 현상의 중요한 이론적 근거로 활용되어 왔다.
또 다른 이론은 산업의 교외화이다. 이는 중심도시에 입지하고 있던 공장들이 교외로 이전함에 따라 중심도시의 산업쇠퇴를 초래하게 된다는 주장이다(전경구, 2015). 그 원인과 관련하여 공장의 교외 이전은 교통의 발달과 이에 따른 교통비 감소에 따라 교외 이전이 촉진된다는 교통비 가설(Moses & Williamson), 포화된 도시에 비해 개발의 여지가 많은 도시 주변 및 외곽으로 산업이 이동해 간다는 빈공간 가설(Fothergill & Gudgin, 1982), 도심에 비해 도시 주변 및 외곽의 노동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이동의 원인이라는 생산비가설(Aydalot, 1984), 그리고 생산과정 중 기획·연구개발 등의 중추관리기능은 도심에 계속 남아 있으면서 나머지 대부분의 생산활동은 교외로 이전하는 것을 그 원인으로 보는 공간적 분업이론(Massey, 1984) 등이 있다.
생산주기이론(product life cycle theory)도 도심에 입지한 대규모 공장의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이 이론은 도심의 경우 인큐베이터에 적합한 환경이기 때문에 창업기업이나 소기업들이 입지하기에 적합한 환경인 반면 교외나 농촌은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이 입지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Vernon, 1966; 남기범, 2000). 따라서 이 이론은 도심산업단지의 쇠퇴보다는 구조변화를 겪게 되는 원인과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요인 이외에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단지 쇠퇴를 촉진하는 요인에는 제도적인 요인도 있는 바 그것은 산업용지의 분양규제이다. 일반적으로 산업단지 조성 사업자는 효율적인 단지조성과 분양을 위하여 최소규모를 일정 규모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분양초기에는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가 입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분양 후 일정한 의무 보유기간이 지나면 이러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기업은 자율적으로 필지를 분할하여 입주를 원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매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투기적 요인도 작용한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산업시설용지는 조성원가 이하로 분양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산업단지조성 시행자에게 가능한 한 용지가격을 싸게 분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1). 따라서 분양되는 산업용지 가격은 시장가격보다 저렴하므로 지가 상승으로 인한 자본 이득을 노리는 일부 기업들이 필요한 면적 이상으로 토지를 분양받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필요 이상의 면적을 분양받은 업체는 일정한 보유기간이 지나면 용지를 분할하여 매각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2). 이와 같은 요인은 쇠퇴의 과정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쇠퇴는 개발과 비대칭적으로 변화한다. 이는 쇠퇴과정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당초의 개발과정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속도 측면에서 차이가 발생하는데 새로운 산업단지는 새로운 수요가 있을 경우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개발되지만 일단 단지가 조성되면 기반시설이 갖추어지기 때문에 변화 또는 쇠퇴 과정이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그리고 규모의 영세화가 진행된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산업단지에는 주로 소기업들이 입지하게 되므로 규모의 영세화가 진행된다(박종화ㆍ윤대식, 2002). 이는 대기업들이 기존의 산업단지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설명한 생산주기이론이나 인큐베이터 이론 등도 이 현상을 일부 설명하고 있지만 분양과 관련된 제도적 요인은 이와 같은 쇠퇴현상을 강화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다. 이에 따라 자연히 임대공장이나 무등록공장이 증가하고 필지가 세분화되며 공장건물의 건축밀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수의 중소기업이 입지함에 따라 지가가 상승하게 된다(송주연, 2008).
지금까지 언급한 선행연구와 이론적 논의를 토대로 생존분석의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 검정할 연구가설을 정리하면 첫째, 산업단지가 쇠퇴함에 따라 입주업종의 변화가 야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특정한 업종이 단지에서 퇴장하거나 새로운 업종이 진입함으로써 산업단지의 입주업종 변화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특히 생존분석의 관점에서는 첨단산업이 퇴장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규모의 영세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세기업이나 중소기업이 도심에 입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이론적, 경험적으로 많이 제기되어 온 주장인데 생존분석의 관점에서는 산업단지가 쇠퇴함에 따라 영세기업보다 규모가 큰 기업들이 퇴장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단지의 산업구조, 입지, 조성연도 등에 있어 차이가 있을 경우 입주업종의 변화나 특성에 있어서도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Ⅲ. 분석모형 및 자료
1. 성서산업단지 현황
대구의 도심 인근에는 가장 먼저 조성된 제3산업단지를 비롯하여 서대구, 이현, 검단 등의 산업단지가 있다. 그리고 대구의 외곽지역에는 달성1, 2차산업단지 등이 있으며 최근 대구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와 같은 대규모의 산업단지가 조성을 완료하였거나 조성 중에 있다. 이 가운데 성서산업단지는 대구의 서부지역인 달서구 이곡동, 장기동, 갈산동과 달성군 다사읍 일원에 조성된 일반산업단지로서 전체 면적은 11,457,545㎡이다. 성서산업단지는 1984년부터 5차에 걸쳐서 조성되었는데 이 가운데 제1차~제4차단지는 행정구역상 달서구에 위치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연속적으로 조성되어 동일한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 반면에 최근에 조성된 제5차 산업단지는 기존의 성서산업단지와는 지리적으로 이격되어 있는 달성군 다사읍에 조성되어 있다. 조성기간을 살펴보면 1차단지는 가장 먼저 조성된 단지로서 1984년~1988년까지 조성되었다. 그리고 2차단지는 1차단지가 조성된 이후 1988년~1992년까지 조성되었으며 3차단지는 1994년에 착공하여 2000년에 완공되었다. 제4차 단지는 원래 삼성상용차 부지였으나 삼성이 상용차 생산을 포기한 이후 일반 기업들에게 다시 분양한 단지이다. 면적은 약 433,415㎡로 다른 단지에 비하여 규모는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편이다. 따라서 착공기간이 20년 이상인 노후단지로 볼 수 있는 곳은 제1차~제3차 단지라고 할 수 있다.
2. 분석모형
본 논문은 생존분석기법을 이용하여 기업들이 산업단지에 계속 입지(생존)하고 있거나 퇴장(사망)할 확률을 분석하였다. 여기서 생존분석모형은 어떤 대상이 특정한 기간에 생존 또는 사망할 확률을 구하는 분석방법이다. 산업단지에는 기간 중 일부 기업들이 특정한 시점에 퇴장(사망)한 사례도 있지만 상당수의 기업들은 관측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단지에 그대로 입지(생존)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중도절단(right censored)된 자료를 생략하고 퇴장(사망)이 정확하게 측정된 사건발생시간만을 이용하여 보편적인 통계분석방법을 적용할 경우 과대 추정되는 잘못된 결과를 얻게 된다.
생존분석모형은 생존함수 추정을 위해 생존기간이 특정한 확률분포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는 모수적 방법(parametric method)과 특정한 분포를 가정하지 않는 비모수적 방법(non-parametric method)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많은 연구들이 비모수적 방법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는 생존기간의 확률분포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가정한 분포를 따르지 않는 경우 가정이 위배되어 추정치의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비 모수적 추정방법에는 생명표(Life Table) 이용법, Kaplan-Meier추정법, 비례위험모형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가운데 Kaplan-Meier 방법과 콕스(Cox) 비례위험모형을 이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Kaplan-Meier 방법 또는 누적한계 추정량(product limit estimator)은 개개의 생존시간들이 서로 독립적이며 중도절단도 생존시간과 독립이라고 가정한다. 우중도절단된 자료의 경우 다음 식 (1)과 같이 생존함수가 추정된다.
(1) |
위의 <식1>에서 dj는 j 시점에서 사건을 가진 개체 수, nj는 j 시점에서의 위험개체수를 의미한다. 그리고 본 연구는 생존분석과 더불어 누적위험함수를 제시한 바 Kaplan-Meier 방법에 의한 누적위험함수(cumulative hazard function)는 다음과 같이 추정된다.
(2) |
생존함수의 유의성을 검정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되나 여기서는 로그 순위검정법을 사용하였다. 한편 Cox 비례위험모형은 다음 식 (3)과 같이 표현된다.
(3) |
여기서 λ0(t)는 분포가정이 주어져 있지 않은 기저위험함수이며 β=(β1, ....,βp)는 p×1 벡터로 공변량의 효과를 추정하는 회귀계수이다. 이 계수는 공변량 Zik가 한 단위 증가할 때마다 exp(βk)만큼 위험률이 증가하는 것을 나타낸다.
3. 분석자료
성서산업단지의 입주기업 현황자료가 체계적으로 관리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이후부터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성서산업단지 관리사무소가 2007년 이후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한 입주기업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러나 입주기업의 변동에 관한 자료는 매년 정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입주기업들이 언제 성서산업단지에서 퇴장했는지에 관한 자료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바 이와 같은 경우에는 개별 기업들의 등기부를 확인하여 입지변화와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다.
Ⅳ. 분석결과
1. 기술통계
2007년 현재 성서 제1차~제4차 단지에 입지하고 있던 분석대상 공장은 총 2,470개로 이 가운데 자가공장은 전체의 73.9%인 1,825개이고 임대공장은 26.1%인 645개 업체이다. 업종별로는 기계가 전체의 34.3%인 847개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섬유업과 운송장비로 각각 전체의 21.5%인 531개와 15.2%인 375개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금속광물과 석유화학, 그리고 기타의 업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기업의 종업원 수를 살펴보면 종업원 300인 이상의 대기업은 9개 업체로 전체 입주기업의 약 0.4%에 불과하고 96.6%가 중소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종업원 50명을 기준으로 소기업과 중기업으로 구분되는데 중기업 수도 전체 입주기업의 8.2%인 185개 업체에 불과하다. 그리고 소기업 가운데는 종업원 5인 이하인 영세기업이 전체의 24.0%인 541개 업체, 5~10인을 고용하고 있는 업체 수는 22.7%인 511개소이고 10인~50인 이하는 44.7%인 1,008개 업체이다. 그리고 업체당 평균 고용자 수는 23.8명, 대지면적은 약 2,750㎡, 건물면적은 4,229.8㎡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본 연구는 분석 종료시점인 2014년의 단지특성에 관한 기술통계도 <표2>에 제시하였다. 2014년의 단지특성을 2007년의 경우와 비교하면 전체 입주기업의 수는 2,830개 업체로 2007년에 비하여 360개 업체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유형태별로는 자가공장과 임대공장 모두 증가하였지만 자가공장보다 임대공장이 많이 증가하여 자가공장의 비중이 73.9%에서 68.9%로 감소한 반면 임대공장의 비중은 26.1%에서 31,1%로 증가하였다.
한편 업종구성의 변화를 살펴보면 기계업, 비금속업종은 그 비중이 증가하였지만 섬유업, 전기․전자업, 석유화학, 기타업종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기업규모의 변화를 살펴보면 종업원 10인~300인을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10인 이하를 고용하고 있는 영세기업의 비중이 증가하였고 종업원 300인 이상을 고용하는 대기업의 비중도 0.7%로 약간 증가하였다. 따라서 업체당 평균 고용자 수, 평균 대지면적, 평균 건축면적이 감소하여 전반적으로 단지의 영세화가 촉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별 생존특성 분석 결과 2007년~2014년 기간 중 성서산업단지에 계속 입주하고 있는 업체는 전체의 76.8%인 1,898개 업체이고, 이전 또는 폐업 등의 요인으로 단지를 떠난 퇴장업체는 23.2%인 572개 업체였다. 제1단지에서 제3단지까지는 유사한 생존율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에 조성된 단지의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는데 특히 제4단지의 생존율은 51.5%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에 조성되어 분양된 단지에서 상대적으로 퇴장업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2. 생존분석결과
콕스 비례위험모형은 여러 변수들을 통제한 가운데 특정한 변수의 위험률의 유의성을 검정하는 방법이다. 분석 결과 <표4>에서 보는 바와 같이 5%이하의 유의수준에서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변수로는 소유형태와 업종 가운데 전기․전자업종, 그리고 기업규모이다. 그리고 업종 가운데 기계업종은 10% 유의수준에서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인별로 살펴보면 소유형태에 있어서 자가공장은 임대공장보다 산업단지에서 퇴장할 위험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자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하여 퇴장할 위험성이 높고, 기업규모 측면에서는 중소기업이 영세기업보다 단지를 퇴장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Kaplan-Meier 모형을 이용하여 콕스 비례위험모형에서 5%의 유의수준에서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변수들인 소유형태와 기업규모, 그리고 업종 가운데 전기․전자의 세 변수에 대한 생존기간을 단지 전체와 개별단지별로 분석하였다. <표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성서산업단지 전체의 경우 기간 중 임차공장의 평균생존기간은 7.036년, 자가공장의 경우는 7.211년으로 자가공장의 생존기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난 바 이는 콕스 비례위험모형의 분석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그러나 이 경향은 단지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그 순위 검정결과 2단지의 경우는 산업단지의 생존기간에 있어서 자가와 임차공장이 차이가 없고 3단지의 경우는 자가공장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단지의 경우는 자가공장의 생존기간이 임차공장의 생존기간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단지를 퇴장할 누적위험을 분석한 결과 2012년 이전까지는 임차공장이 퇴장할 위험성이 높았는데 그 이후부터는 상황이 역전되어 임차공장보다는 자가공장이 단지를 퇴장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사실 1단지는 성서산업단지 가운데서도 조성된 지 가장 오래된 단지이다. 따라서 가장 노후화된 단지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단지에서 2010년 이후 자가공장의 유출이 활발해지면서 임대공장이 많이 입주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뒤에 조성된 2, 3단지의 경우에는 아직 그와 같은 경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림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들어 단지 전체적으로 자가공장이 임대공장보다 단지를 퇴장할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기업규모와 관련하여 종업원 수를 기준으로 10인 이하를 영세기업, 그 이상을 중소기업으로 구분했을 때 기업규모별로 생존기간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6>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세기업의 경우 기간 중 평균 생존기간이 7.206년, 중소기업의 경우 7.071년으로 영세기업의 생존기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기업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중소기업이 단지를 떠날 확률이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와 같은 경향은 단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2단지에서는 차이가 없는 반면 1단지와 3단지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단지의 경우 영세기업의 생존기간은 7.139년인 반면 중소기업의 생존기간은 6.782년으로 기업규모별 생존기간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5>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업규모별 누적위험함수를 살펴보면 최근 들어 영세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성서산업단지에서 퇴장할 위험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콕스 비례위험모형에 살펴본 바와 같이 업종 가운데 5% 유의수준에서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업종은 전기․전자업종이다. <표7>에서 보는 바와 같이 Kaplan-Meier 모형 분석 결과 이 업종은 평균생존기간이 6.852년인 반면 이를 제외한 기타 업종의 경우 7.188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간 중 전기․전자업종의 생존기간이 다른 업종보다 짧았고 따라서 성서산업단지를 떠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림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들어 전기․전자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하여 산업단지를 퇴장할 위험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세부 단지별로 살펴보면 3단지의 경우 특히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간 중 다른 단지보다는 3단지에 입지하고 있던 전기․전자업종의 기업이 단지를 떠날 확률이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분석결과는 3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의 경우 기간 내에 업종의 변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분석 기간이 짧아 업종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관측하기 어려웠던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생각된다.
Ⅴ. 결론
지금까지 본 논문은 생존분석모형을 토대로 성서산업단지의 구조변화와 노후화 과정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전기․전자업종을 제외하고는 기간 중 업종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단지에서 자가공장과 규모가 큰 공장이 단지를 떠나고 임대공장이 늘어나며 소규모기업이 증가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성서산업단지의 경우 산업의 구조변화로 인하여 기존 업종이 변하기보다는 영세한 기업과 임대공장이 증가함에 따라 산업단지가 과밀화, 노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성서산업단지 사례로 볼 때, 우리나라의 산업단지 쇠퇴는 선진국의 노후 산업단지들이 경험했던 공장폐쇄 등의 경우와는 달리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 자가공장, 일부 첨단업종이 단지에서 퇴장하고 상대적으로 소규모 업체, 임대 업체, 도시형 업종 등이 입주하면서 노후화, 과밀화하는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쇠퇴 특성이 나타나는 것은 산업구조변화, 산업의 교외화, 생산주기 등의 요인과 관련이 있지만 일정규모 이상의 부지만 공급한 초기 분양조건의 제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는 산업단지재생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단지의 전면 재개발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소규모 업체들이 고밀도로 입주해 있고 부지가격이 비싼 여건 하에서 매입 후 재개발하는 것은 경제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기존의 입주 기업들은 도시형 업종으로 나름대로 그 기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쇠퇴산업단지의 재생은 무엇보다도 고밀도화에 따른 각종 기반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초기 계획과는 달리 다수의 소기업이 입주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당초 계획보다 도로, 공원, 녹지 등의 기반시설이 부족하게 되므로 부족해진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심 노후 산업단지에 소기업이나 창업단계의 기업, 그리고 임대기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또한 소규모 업체들이나 창업단계의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정치도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장기간에 걸친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즉 그동안 단지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2007년 이후에야 개별 기업의 입지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분석의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기업의 생존기간을 추정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변수를 도입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었다. 단지에 지속적으로 입지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관련 자료를 수집할 수 있지만 퇴장한 기업의 경우에는 이를 추적하기 불가능하여 관련 자료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다. 그리고 본 연구는 대구 성서산업단지를 사례로 분석한 연구이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산업단지는 입주업종, 입지, 배후지 여건, 조성연도 등에 따라 다양한 특성이 있으므로 쇠퇴특성도 다양하다5). 사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성서산업단지도 개별 단지에 따라 그 특성이 약간씩 다르다. 따라서 차후의 연구는 쇠퇴산업단지의 사례 수를 보다 확대하고 다양한 변인을 도입하여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산업단지의 쇠퇴특성에 관한 보다 보편적인 특성을 도출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토대로 적절한 재생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5학년도 대구대학교 학술연구비지원에 의한 논문임
Notes
- 1. 광업, 제조업, 건설업, 운수업,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을 주된 업종으로 하는 경우: 상시 근로자 수가 50명 미만인 기업
- 2. 제1호 외의 업종을 주된 업종으로 하는 경우 : 상시 근로자 수가 10명 미만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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