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publication date 17 Jan 2017
건물의 경과연수가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 - 서울 강남구 비주거용 건물의 1층 임대료를 중심으로
Abstract
In general, it is widely viewed that the building age lessens the building value. However, the existing empirical studies do not conform to the relation between the building age and its value. Thus, this study performs several analyses under the hypothesis that the rent of building is affected by the building age combined by its location and its use. The analysis based on the survey of 824 non-resident buildings in Gangnam area shows that the building age alone is not a significant factor in determining the building rent. Rather, regression model including interaction term of “age and location” or “age and main use” reports statistically significant effect of building year. For example, if the building is located on boulevard or used for office, the age adversely affects the rent. On the contrary, if the building is located on the backside of boulevard or used for retail, the age positively affects the rent. To sum up, the view that the old building has less value, can not be generalized in all areas. It implies that it is necessary to build effective methodology to take the positive value of old buildings into consideration.
Keywords:
Building Age, Depreciation, Building Deterioration, Heritage Effect, Non-residential Building키워드:
건물의 경과연수, 감가상각, 건물노후, 헤리티지 효과, 비주거용 건물I. 서론
일반적으로 건물의 경과연수와 임대료는 음의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건물이 오래될수록 임대료는 하락하며, 반면 최근에 지어진 건물일수록 임대료는 상승한다는 것이다. 건물의 경과연수와 임대료 사이의 이와 같은 음의 관계는 오래된 건물의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의 필요성으로 귀결된다. 긴 경과연수로 인해 임대료가 낮아진 건물들은 경과연수를 짧게 만들어, 즉 신축이나 재축을 통해 임대료를 다시 높게 형성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지만 상업이나 업무용 건물의 임대료를 분석한 국내외 선행연구들에서 건물의 경과연수에 대한 영향은 일관적으로 관측되고 있지는 않다. 물론 일부 연구들은 예상하는 것처럼 건물이 오래될수록 임대료가 낮아지는 현상을 관측하고 있지만, 건물이 오래되어도 임대료가 낮아지지 않음을 발견하는 연구들도 동시에 발견된다. 이렇게 상반된 영향이 존재하는 까닭에 적지 않은 연구들에서 경과연수는 임대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관측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과연수와 임대료 사이의 불분명한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본 연구는 건물의 위치와 용도를 제안하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건물이 대로변에 있는지 아니면 대로와 접하지 않은 이면 도로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혹은 건물이 업무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아니면 소매용도로 쓰이고 있는지에 따라 건물의 경과연수가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이 맞다면 건물의 위치와 용도를 함께 고려하지 않은 채 경과연수의 영향만을 살펴본 기존 연구들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우선 Ⅱ장에서는 건물의 경과연수와 임대료에 관한 기존 문헌들을 고찰한다. 고찰의 내용은 세 가지인데, 첫째는 건물이 오래될수록 건물의 가치는 감소한다는 연구들, 둘째는 건물이 오래된다고 해서 건물의 가치는 반드시 감소하지 않으며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 연구들이다. 이어 세 번째로 건물의 위치(대로변 vs. 이면) 그리고 용도(업무용 vs. 소매용)가 건물의 경과연수와 임대료 간의 관계를 풀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 근거들을 살펴본다. Ⅲ장은 실증분석의 자료와 방법들을 다룬다. 강남구에 위치한 824개 건물들의 1층 임대료 자료를 대상으로 한 분석결과들은 Ⅳ장에서 설명되는데, 우선 전체 건물들의 기초통계가 제시되고, 이어 대로변과 이면의 건물들, 그리고 업무용 건물과 소매용 건물들의 특성들이 비교된다. 최종적으로 임대료를 종속변수로 한 다중회귀모형이 추정되는데, 여기에 독립변수로 경과연수뿐만 아니라 경과연수와 건물의 용도, 그리고 경과연수와 건물의 위치에 대한 상호작용항(interaction term)을 추가함으로써 본 연구의 가설을 검증하기로 한다. 이상의 분석이 갖는 시사점은 Ⅴ장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한다.
II. 이론 및 선행연구 고찰
1. 건물이 오래될수록 그 가치는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건물이 오래될수록 그 건물의 가치는 감소하는 것으로 논의된다. 긴 경과연수는 곧 높은 노후도를 의미하고, 높은 노후도는 곧 건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건물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오두열 외(2008: 136~137)는 건물의 경과연수 증가에 따른 노후화 과정을 보다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먼저 “물리적 성능의 저하”로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초의 성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다음으로 “기능적 성능의 저하”는 주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성능이 보다 빠르게 저하되는 것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성능의 저하”가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건물이 기초하고 있는 에너지에 대한 요금체계가 달라짐에 따라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임차인이 지불해야 하는 관리비도 증가한다. 이와 관련된 실증연구도 다수 존재하는데, 먼저 정원구·이현석(2004)이 연면적 300평 이상의 오피스빌딩 129동을 분석한 결과, 건물의 수선비용과 에너지비용은 건물이 오래될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전술한 오두열 외(2008)는 1970년부터 2005년까지 준공된 서울, 경기, 부산 등 20개의 오피스 빌딩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건물의 사용기간이 길수록 용역비, 소모품비, 수도광열비 그리고 전체 유지관리비가 증가하는 패턴이 관측되었다. 양영준·유선종(2010)은 자산관리회사, REITs의 AMC사 등이 관리하고 있는 전국의 빌딩 중 연면적이 3,000㎡ 이상으로 중앙공급식 냉난방설비를 갖춘, 주된 용도가 업무시설인 빌딩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연간 ㎡당 관리비용을 종속변수로 회귀모형을 추정한 결과 경과연수는 관리비용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구체적으로 경과연수가 1년 증가하면 ㎡당 관리비가 409원 증가하였다. 한화63시티가 관리하는 37개 오피스빌딩 총운영경비를 분석한 김선주 외(2012)의 연구에서도 건물의 경과연수가 길수록 총운영경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늘어나는 것이 관측되었다.
경과연수가 길수록 성능이 낮아지고 유지관리비용에 대한 부담이 증가함으로써, 결국 시장임대료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관련 국외 실증연구도 많이 진행되었는데 먼저 Wheaton(1984)은 미국 보스턴 대도시권 내에 있는 A등급 오피스 200개의 임대료를 분석한 결과, OLS모형에서 경과연수는 임대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미국 루이지내아 주의 Baton Rouge 내에 있는 55개 쇼핑센터를 대상으로 단위면적당 임대료를 분석한 Sirmans and Guidry(1993)의 연구에서도 경과연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값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최근에 지어진 현대식 시설들이 소비자로부터 높은 구매력을 야기하여 임차인들에게 높은 임대료를 내게 만드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Hardin et al.(2002)은 미국 애틀랜타 지역의 118개 근린상가를 대상으로 단위면적당 호가임대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바 있다. 여기에서도 경과연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값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해 “경과연수는 시설의 가치하락(depreciation)과 노후화(obsolescence)를 담기(capture)”(170쪽)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소우팡(SouFun)에서 조사된 1,178개 빌딩을 대상으로 임대료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경과연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값으로 추정된다(김형근 외, 2015).
경과연수가 임대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한다는 것은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실증된 바 있다. 먼저 허진호(1998)는 1996년 10월 기준 신영건업에서 조사된 서울의 주요 상권 내 417개 오피스 건물 자료를 활용, 호가임대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준공년도는 도심과 강남, 여의도 등 모든 권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으로 도출되었는데, 이는 경과연수가 짧을수록 임대료가 높음을 뜻한다. 김의준·김용환(2006)은 알투코리아부동산자문에서 보유하고 있는 서울 오피스건물 1,000여 개의 호가임대료를 분석하였다. 다른 변수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 경과월수는 2001년 1분기부터 2002년 2분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값으로 추정되었다(2001년 4분기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최진·진창하(2015)는 국토교통부의 임대사례조사 12분기(2009~2012년) 자료를 활용, 패널모형을 통해 매장용 빌딩의 임대료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특히 업종별로 임대료 결정요인을 구분해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 전체 매장용 빌딩에서나 업종별 분석결과에서 경과연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값으로 추정되었다. 가장 최근의 연구로 김형근(2016)은 2009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중소형 빌딩의 실거래자료 834건을 중개법인의 내부자료를 통해 구득하여 분석하였다. 종속변수로 임대료와 순운영소득, 매매가격 등이 활용되었는데, 경과연수는 매매가격을 제외한 임대료와 순운영소득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값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물의 긴 경과연수가 임대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많은 국내외 실증분석들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2. 건물이 오래될수록 그 가치는 증가한다?
그러나 반드시 건물이 오래 되었다고 해서 그 건물의 가치가 하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건물이 지어진 지 오래되었다고 해서 건물의 성능이 무조건 낮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건물의 유지관리나 개보수, 리모델링 등을 통해 얼마든지 건물의 성능을 유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과연수=노후도’라는 등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된다.
또한 건물이 한 곳에 오래 위치해 있다는 사실은 그 건물이 일종의 ‘명소’일 가능성을 의미한다. 주변에서 건물의 철거와 신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과정에서도 한 곳에 계속 입지함으로써 그 지역의 ‘고유성’,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며, 또 이러한 건물들이 함께 존재함으로써 다른 곳과 구분되는 특별한 ‘상권’을 형성, 차별화된 입지적 강점을 지닐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주변 유동인구에 대한 강한 흡인요인으로 작동하여 강력한 상권을 형성시킬 수 있는데, 이 경우 건물의 경과연수는 임대료와 무관하거나 오히려 임대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건물이 지니고 있는 고유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커질 경우, 그 건물은 지역의 상징적 건물로서 일종의 “헤리티지 효과(heritage effect)”를 가질 수 있다. 즉 이 건물들은 그 지역의 역사, 과거, 기억 등을 접하고 교감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신축 건물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감흥’이나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 감흥과 분위기는 독점적 재화에 해당되므로, 이를 공급할 수 있는 오래된 건물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서울 성수동 대림창고와 익선동의 한옥마을, 그리고 국외에서는 호주 시드니의 락스(Rocks)나 노르웨이 베르겐의 브뤼겐 부두 지역이 대표적 사례이다.
최근 발표된 Lazrak et al.(2014)의 연구는 이 헤리티지 효과를 실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네덜란드 Zaandstad 지역을 대상으로 도시 내에서 랜드마크라 불리는 문화유산의 부동산 가치와 그 영향에 대해 세 가지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첫째,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이 지역 내에서 시장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였으며, 둘째, 문화유산이 자산으로서 지니는 가치를 측정하였고, 셋째, 역사·문화 유적지가 부동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하였다. 분석결과 50m 반경 내에 문화재 지정 건물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주택의 가치는 0.28%만큼 오르며,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을 매입할 때 구매자들은 26.9%의 추가요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존 지역 내에서 거래된 집들은 26.4%의 부가가치가 더해졌음을 확인, 헤리티지 효과가 실재함을 증명하였다.
사실 경과연수와 건물의 가치에 관한 실증분석들 중에는 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존재하지 않거나 오히려 양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결과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Mills(1992)는 미국 시카고 대도시권 오피스 543개를 분석하면서 호가임대료와 호가임대료의 현재가치를 종속변수로 한 모형에서 경과연수와 그 제곱항을 독립변수로 포함시키고 있다. 추정결과, 경과연수는 음의 값을 가지나 경과연수의 제곱항은 양의 값을 가져, 호가임대료는 2.5년 이후, 그리고 호가임대료 현재가치는 20.5년을 기준으로 임대료가 다시 상승함을 발견하였다. 송태영(2002)은 서울 도심 및 강남의 11층 이상 대형오피스빌딩 55개를 대상으로 OLS모형을 통해 임대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경과연수(준공년도) 변수도 독립변수로 투입하였으나, 대부분의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정확히는 Stepwise 모형의 추정결과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회사채수익률을 적용, 임대료를 산정한 모형에서 도심지역에 대해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때는 음이 아니라 양의 값으로 추정된다. 즉 경과연수가 길수록 임대료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양승철·이성원(2006)은 감정평가사들에 의해 조사된 서울 주요 상권지역 내 549개 매장용 건물에 대한 임대료 영향요인을 연구하였다. 면적으로 가중평균된 임대료를 종속변수로 분석한 결과 경과연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으로 추정되었다. 저자들은 이에 대해 “오래된 매장용 빌딩일수록 상권의 핵심적인 입지를 점유하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44쪽).
김관영·김찬교(2006)는 JustR 및 SAMS DB 자료를 활용, 서울의 주요 3개 상권에 위치한 565개 오피스를 대상으로 빌딩 등급별 임대료 결정요인을 패널모형으로 분석하였다. 투입된 여러 변수들과 마찬가지로 경과연수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관찰되는데 그 값은 양(+)으로 나타난다. 이 역시 오래된 건물들이 상권의 핵심 입지를 점유하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126쪽). 2004년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도심지역 노변상가 4,990개를 대상으로 진행된 정승영·김진우(2006)의 연구에서도 평당 월임대료를 종속변수로 한 모형에서 경과연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으로 경과연수가 1% 증가하는 경우 임대료는 0.05% 증가한다. 김형근(2013)은 중소형 빌딩전문 중개회사로부터 제공받은 2009년부터 2013년 1분기까지 거래된 서울지역 9층 이하 중소형 빌딩 매매자료 322건을 분석, 매매가격에 대한 회귀모형을 추정하였다. 여기에서 건물의 경과연수는 음의 값으로 추정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다. 이에 대해 노후한 건물일수록 토지의 가치가 건물의 가치보다 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46쪽). 전술한 최진·진창하(2015)의 연구에서도 도매 및 소매업의 경우 경과연수(빌딩연령)가 오래될수록 임대료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된다. 이에 대해 “서울의 구 시가지에 위치한 자료가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기”에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59쪽).
3. 대로변과 이면, 그리고 업무용과 소매용
이처럼 건물의 경과연수가 건물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일관되게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양의 방향으로 추정되기도 하지만, 다른 연구들에서는 반대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음의 방향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이는 경과연수가 건물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추가적인 변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이를 대로변 건물과 이면 건물의 차이, 그리고 업무용 건물과 소매용 건물의 차이 속에서 탐색하고자 한다.
우선 경과연수가 건물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그 건물의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은 도로와 지하철 등 교통기반시설 투자의 혜택을 즉각적으로 경험한다. 이 혜택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온 대로변 건물들은 준공 이후 어느 정도 기간이 경과한 이후부터 주변의 개선된 기반시설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기능을 고도화할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즉 대로변 건물들은 명소화를 통한 상권의 형성보다 교통접근성 향상에 따른 입지의 장점을 극대화한 형태로 고도·고밀의 개발이 요구된다. 건물의 가치 역시 이와 같은 기능적 관점에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교통기반시설 투자의 혜택이 직접적으로 가해지지 않은 이면 건물들은 기능고도화에 대한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대신 기존의 유동인구, 보행인구에 기초한 상권, 혹은 대로변 건물에 대한 배후상권으로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대적인 철거와 재개발보다는 이 기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의 인테리어 개선이나 리모델링 수준의 개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건물의 가치는 건물의 경과연수와 관련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별도의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기존 상권이나 배후지의 역할을 유지한 건물의 가치가 높게 평가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과연수의 영향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즉 기능고도화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존재하는 대로변에서는 경과연수가 오래될수록 그 가치가 낮게 평가되지만, 보행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에 의존하고 있는 이면 건물들의 경우 오히려 경과연수가 오래될수록 명소나 유산으로서 상권의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면서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건물의 경과연수가 건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건물의 위치뿐만 아니라 건물의 용도와도 연계하여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서 건물의 용도는 크게 업무용과 소매용으로 구분하여 논의하기로 한다. 업무용 건물은 경과연수가 오래될수록 업무효율성을 제고하는데 근본적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예전 기술 수준에 기초한 설비체계를 갖고 있다 보니 에너지효율성이 떨어지며 관리인력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 조명의 경우만 하더라도 오래된 건물들은 보다 효율적인 시설이나 센서를 활용한 절전기능(자동조명제어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최근에 개발된 첨단통신기술을 용이하게 활용하기도 어렵다. 이는 결국 관리비용의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간설계에 있어서도 오래된 건물들은 상대적으로 층고가 낮아 높은 층고가 필요한 기능을 포함시키지 못한다. 또한 활용할 수 없는 소위 데드스페이스(dead space)가 많아 전용률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래된 건물들은 차량의 진출입로도 좁게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주차면수도 충분하지 않고, 기계식주차가 많아 주차의 효율성이나 안전성 등도 상대적으로 낮다. 과거 1층에 으레 입지하던 은행 기능에 맞추어 설계되다보니 최근 건물의 저층부 설계에서 중요하게 강조하는 고객접견기능이 미흡하고, 건물 내 근로자들을 위한 휴게공간, 편의시설 등도 부재하다. 심지어 최근 건물들에는 존재하는 기사나 청소인력 등이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도 부재한 경우가 많다. 내부동선에 대한 관리도 미흡하며, 엘리베이터의 이용성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건물의 보안이나 방범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애로사항을 갖는다. 오래된 건물들은 이와 같이 다양한 업무효율성의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재건축에 대한 필요가 큰 편이다.
그러나 소매용 건물들은 경과연수가 오래될수록 해당 상권이 강하게 그리고 넓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소매용 건물이 기본적으로 보행인구, 유동인구에 기초하여 상권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소매용 건물이 한 지역에 오래 위치해 있다는 것은 그 건물이 보다 많은 인구에게 노출되어 왔음을, 그리고 보다 많은 인구가 인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건물의 경과연수가 오히려 상권의 크기나 흡수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작동함을 의미한다.
소매용 건물도 오래된다면 효율성, 편의성이 떨어진다. 이에 잦은 신축을 통해 건물의 편의성, 효율성은 개선될 수 있으나, 공사기간 동안 영업의 중단은 소위 ‘단골’과 같은 지속적이면서 강력한 매출 증대요인을 유지하는데 부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또한 주간에 고정된 이용자가 늘 체류하는 업무용 건물과 달리 소매용 건물은 주된 이용자인 고객이 단시간 체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건물이 오래 되어 불편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업무용 건물에 비해 용인될 여지가 큰 편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소매용 건물에서 소매업은 층 단위로 공간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객이 경험하는 공간의 문제는 건물 전체의 변화가 아니라 해당 층의 개보수나 인테리어 공사만으로 충분히 해결될 여지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경과연수가 짧을수록 건물의 가치가 높아지는 업무용 건물과는 반대로, 소매용 건물에서는 경과연수가 길수록 건물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이상의 논의는 어디까지나 가설적인 주장이다. 이면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소매용도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오래된 건물의 가치가 높아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증분석이 필요하다.
III. 연구설계
건물의 경과연수와 임대료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는 상업용부동산 전문 컨설팅회사인 ‘NAI프라퍼트리’의 내부 자료를 활용한다. 이 자료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서울 강남구1)에 위치한 상업용부동산건물을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구축한 자료이다. 사옥으로 이용되고 있거나 폐점한 경우, 그리고 응답에 실패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건물들이 분석에 포함되었다. 건물의 임대료는 수직적 위치2)에 따라 상이하므로, 효과적인 비교를 위해 건물 1층3) 임대면적을 기준으로 호가임대료를 문의해 입력되었으며, 여기에 세움터에서 제공하는 건축물대장 자료를 병합하여 건축물 구조, 주차시설, 경과연수 등 물리적 특징에 대한 변수를, 그리고 네이버지도를 활용하여 지하철역까지의 직선거리를 추가하였다. 최종적으로 강남구에 위치한 총 824개 건물이 분석에 사용되었다.
표본으로 사용된 건물의 기초통계는 표 1과 같다. 건물의 경과연수 평균은 약 17년으로 나타난다. 대지면적은 평균 1,054㎡이나 중위값은 578㎡로 일부 매우 넓은 대지에 위치한 건물들이 존재한다. 건축면적의 평균은 442㎡로 건폐율은 평균 약 53% 수준이다. 연면적은 평균 5,263㎡이며 중위값은 2,397㎡로 대지면적과 마찬가지로 매우 큰 연면적의 건물이 존재하고 있다. 분포에서 보듯 비주거용 부동산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포함되지 않는 2,000㎡ 미만의 소규모 부동산도 다수 포함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용적률은 평균 344%이며, 높이는 평균 31m이다.
임대면적은 1,243㎡이며 전용면적은 849㎡로 전용률은 평균 약 70%이다. 지상층수는 평균 7.5m로 평균 1.25대의 승강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하층수는 약 2.2층이며 주차면은 평균 약 39면을 보유하고 있다. 구조로는 철근콘크리트, 철골콘크리트 유형이 8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다음으로 최근 대규모 건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철골철근콘크리트가 11%를 차지한다. 일부 벽돌, 블록, 강파이프 구조의 건물도 발견된다. 건축물대장에 기재된 주용도4)가 업무시설인 건물(이하 ‘업무용 건물’)은 42%이며, 근린생활시설 등 기타 용도인 경우(이하 ‘소매용 건물’)는 58%이다. 1층 전체를 사용하는 건물은 82%인 반면, 분할하여 일부를 사용해야 하는 건물은 18%를 차지한다. 관리비는 평균 3.3㎡당 2만원으로 나타난다.
대로를 건축법 기준으로 폭원이 25m 이상인 도로로 볼 때, 대로변에 있는 건물은 전체의 54%를 차지하며, 그 외 이면도로에 있는 건물은 46%를 차지한다.5) 지하철역과의 거리는 평균 303m이며, 100m미만으로 매우 근접한 건물도 18%를 차지하지만 550m이상 떨어진 건물도 13%에 이른다. 용도지역은 3종일반주거지역에 전체의 46%가 분포하며, 다음이 일반상업지역으로 약 29%가 분포한다. 그러나 1종 혹은 2종 일반 및 전용주거지역에도 일부 분포하고 있다. 2015년 1월 1일 기준 개별공시지가의 평균은 ㎡당 1,391만원이다. 3.3㎡당 월임대료는 보증금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이하 ‘단위면적당 월임대료1’) 15만 9천원이며, 보증금을 환산해 고려한 경우(이하 ‘단위면적당 월임대료2’) 25만 1천원이다. 보증금에 대한 환산을 할 때 전환율은 강남구 건물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15%의 전환율을 사용하였으며, 건물의 상태 등을 이유로 임대인이 개별적으로 전환율을 적용하고 있는 경우 12%에서 18%에 이르는 별도 전환율을 사용하였다.
이렇게 구축된 자료를 토대로 우선 대로변 건물과 이면 도로 건물들 사이에서 어떠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살펴본다. 특히 경과연수의 차이에 따른 임대료의 분포 양상이 대로변 건물과 이면 도로 사이에서 다르게 나타나는지 검토한다. 마찬가지로 업무용 건물과 소매용 건물 간 주요 특성의 차이를 확인하며, 경과연수에 따른 임대료 패턴이 두 집단 사이에서 다르게 나타나는지도 확인한다.
경과연수와 임대료 사이에서 관찰되는 이 패턴은 다른 변수들의 영향을 통제하지 않은 결과이다. 둘 사이의 영향을 일반화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변수의 영향을 통제한 다중회귀모형의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경과연수의 영향이 해당 건물의 위치(대로변, 이면)나 용도(업무용, 소매용)에 따라 달라지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경과연수(Age)와 이면 입지를 나타내는 더미변수와의 상호작용항(Age·Location), 그리고 경과연수와 업무 용도를 나타내는 더미변수와의 상호작용항(Age·Main Use)을 각각 모형에 포함시켜 추정한다. 종속변수인 단위면적당 임대료는 보증금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모형 1)와 보증금을 고려한 경우(모형 2)로 구분하여 추정한다. 세부 수식은 다음과 같다.
IV. 결과 및 해석
1. 대로변 건물과 이면 건물
표 2를 통해 주요 변수들에 있어 대로변 건물과 이면 건물 사이에 어떠한 차이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대로변 건물은 이면 건물에 비해 대지면적, 건축면적, 연면적, 용적률, 지상층수 등 규모 관련 변수에서 높은 값들을 지닌다. 반면 이면 건물들은 이 규모 관련 변수들에서 대로변 건물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값들이 낮다. 구조 특성으로는 대로변에 철골철근콘크리트 건물이 많은 반면, 이면에는 벽돌, 블록, 강파이프나 철근콘크리트 등의 구조를 갖는 건물들이 많다. 건물의 경과연수는 이면보다 대로변 건물이 더 오래된 편으로 나타난다.
대로변에는 업무용 건물이 많은 반면, 이면에는 업무 이외 용도로 사용되는 건물들이 많다. 대로변은 부분으로 사용가능한 건물이 많지만 이면에는 일괄 임대해야 하는 건물들이 많은 편이다. 이는 이면이 대로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사실로 설명될 수 있다. 용도지역은 대로변 건물들이 주로 3종 일반주거지역이나 일반상업지역, 준주거지역인 반면 이면 건물들은 1종이나 2종 일반주거지역, 1종 전용주거지역 등에 분포하고 있다.
지하철역과의 거리는 그렇게 선형적으로 분포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대로변 건물은 지하철역과 매우 가까이에도 다수 존재하지만, 가장 먼 구간에서도 비중이 많은 편이다. 이는 역삼로, 도산대로 등 일부 지역이 지하철역과 거리가 600m 이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행정동은 이면 건물들이 상대적으로 청담, 압구정, 신사 지역에 많이 입지하는 반면, 대로변 건물들은 도곡, 개포, 수서, 대치, 역삼, 삼성, 논현 등에 분포하고 있다. 보증금을 고려하거나 고려하지 않은 경우 모두에서 대로변 건물의 단위면적당 월임대료가 높게 나타난다.
경과연수와 단위면적당 월임대료의 관계는 그림 1과 같다. 먼저 단위면적당 월임대료1을 기준으로 할 때 상대적으로 이면 건물들보다 대로변 건물들에서 경과연수가 길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관찰된다. 이면 건물들에서는 오히려 30년 이상 된 건물들 내에서 가장 임대료가 높은 건물들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단위면적당 월임대료2를 기준으로 한 결과에서도 이면 건물들에 비해 대로변 건물 내에서 경과연수가 길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하락하는 현상이 보다 분명히 관찰된다. 이면 건물들의 경우 3년 이상이 지난 건물들 내에서는 임대료의 분포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2. 업무용 건물과 소매용 건물
표 3에 따르면 업무용 건물은 소매용 건물에 비해 대지면적, 건축면적, 연면적, 용적률, 지상층수 등 규모 관련 변수들의 값들이 대부분 높다. 또한 업무용 건물은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가 많은 반면, 소매용 건물은 벽돌, 블록, 강파이프나 철근콘크리트 등의 구조를 지닌다. 건물연한에서 업무용 건물과 소매용 건물의 특성이 뚜렷하게 대비되지는 않는다. 업무용 건물에서는 1층을 부분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소매용 건물은 1층을 일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역과의 거리는 업무용 건물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행정동으로는 업무용 건물이 대치, 역삼, 삼성, 논현 등에 위치한 반면, 소매용 건물은 청담, 압구정, 신사 등에 상대적으로 많이 입지해 있다. 소매용 건물은 1~3종 일반주거지역이나 1종 전용주거지역에 있는 반면, 업무용 건물은 일반상업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업무용 건물과 소매용 건물의 이와 같은 차이는 앞에서 살펴본 대로변과 이면 건물의 차이와 유사하다. 실제로 업무용 건물은 대로변에, 그리고 소매용 건물은 이면에 위치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단위면적당 월임대료는 보증금을 고려하지 않거나 고려한 모든 경우에서 업무용 건물들에 비해 소매용 건물들이 높게 나타난다.
업무용 건물과 소매용 건물을 구분하여 경과연수와 단위면적당 월임대료의 관계를 살펴보면 그림 3과 같다. 먼저 단위면적당 월임대료1을 기준으로 할 때 소매용 건물에 비해 업무용 건물에서 선형적 패턴이 보다 분명하게 관찰된다. 즉 업무용 건물에서는 경과연수가 길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하락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다만 30년 이상 된 업무용 건물은 다른 건물들에 비해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높은 건물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단위면적당 월임대료2를 기준으로 할 때에도, 소매용 건물에 비해 업무용 건물에서 경과연수가 길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하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관찰된다. 그러나 역시 가장 오래된 업무용 건물에서는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높은 건물들의 비중이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
3. 다중회귀모형
전술한 대로 이상의 내용은 이변수(bivariate) 분석 결과에 불과하다. 경과연수가 건물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은 경과연수 이외 건물 임대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여타 변수들을 포함시킨 상태에서 정확하게 관찰될 수 있다. 이에 단위면적당 임대료를 종속변수로 한 다중회귀모형을 추정해, 경과연수의 영향을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표 4의 모형1-1에서 모형1-3은 종속변수를 단위면적당 임대료1로 하였을 때의 추정결과이다. 통제 목적으로 포함된 변수들 중에서 전용면적, 지상층수, 용도, 이면여부, 지하철역과의 거리, 지역더미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추정된다. 우선 전용면적이 넓을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는 감소하는데 이는 일종의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효과에 해당된다. 층수가 높을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증가하는데 이는 전용면적을 통제한 상태에서 나온 결과이므로 외부에서 쉽게 시각적으로 인지될 수 있는지 여부가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즉 높은 층수로 외부에서 쉽게 인지가능한 건물일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는 증가한다. 용도의 경우 관련 상호작용항을 포함시킨 모형1-3을 제외하고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을 갖는다. 즉 업무용에 비해 소매용일 때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높아진다. 이는 현재 분석되고 있는 임대료가 건물의 1층 임대료임을 감안하면 쉽게 해석될 수 있다. 건물 전체 임대면적의 임대료와 달리 1층만을 고려한다면, 업무용 건물에 비해 소매용 건물의 1층에서 유동인구나 배후상권과 밀접하게 연계하여 재화나 서비스의 거래가 집중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임대료가 훨씬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면 변수는 모든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구체적으로 이면에 비해 대로변 건물이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 차량 접근성, 보행 접근성, 그리고 건물의 인지도 등의 측면에서 이면 건물에 비해 대로변 건물이 지니는 강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하철역과의 거리 역시 모든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상승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더미도 모든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는데, 청담, 압구정, 신사 등의 지역에 비해, 도곡, 개포, 수서 그리고 대치, 역삼, 삼성, 논현 등의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낮음을 의미한다.
이상의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경과연수의 영향을 살펴보면, 경과연수 변수만 포함시킨 모형1-1에서 그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그러나 경과연수, 그리고 경과연수와 이면의 상호작용항을 함께 포함시킨 모형1-2에서 그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다. 이는 건물이 대로변에 위치해 있을 때 경과연수는 임대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을 미치지만(-0.006), 만약 건물이 이면에 위치해 있다면 경과연수는 임대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침을 뜻한다(-0.006 + 0.009 = 0.003). 이와 같이 대로변과 이면 여부에 따라 경과연수의 방향이 정반대로 작동하기 때문에 모형1-1에서 경과연수의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게 추정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과연수와 경과연수-용도의 상호작용항을 포함시킨 모형1-3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관측된다. 업무용 건물에서 경과연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이 관측되지만(0.004 – 0.017 = -0.013), 소매용 건물에서 경과연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친다(0.004). 즉 건물이 업무용도로 사용될 때 긴 경과연수는 낮은 임대료를 의미하지만, 건물이 소매용도로 사용될 때 오히려 긴 경과연수가 높은 임대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모형1-1에서 경과연수의 낮은 통계적 유의도는 이처럼 건물의 용도 관점에서도 해석될 수 있다.
표 4의 하단 그림은 추정된 회귀계수를 통해 경과연수가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이 건물의 용도나 위치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고 있다. 건물이 대로변(가는 실선)에 있거나 업무용(굵은 실선)으로 사용되는 경우 경과연수가 길어질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는 하락한다. 그러나 건물이 이면(가는 점선)에 있거나 소매용(굵은 점선)으로 사용되고 있을 때 오히려 경과연수가 길어질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상승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0년을 기준으로 할 때 대로변 건물은 3.3㎡당 월세가 0.182만원이 낮게 형성되지만, 이면에 위치한 건물은 3.3㎡당 월세가 0.083만원 높게 형성된다. 용도의 경우 3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업무용 건물은 3.3㎡당 월세가 0.390만원 낮게 형성되지만, 소매용 건물은 오히려 0.120만원 높게 형성된다.
단위면적당 임대료2를 종속변수로 한 모형2-1 ~ 모형2-3의 추정결과는 표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통제 목적으로 포함된 변수는 모형1과 대체적으로 동일하다. 전용면적은 작을수록, 지상층수는 높을수록, 소매용일수록, 대로변일수록,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짧을수록, 그리고 청담, 압구정, 신사 지역일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높게 나타난다. 사용방식 변수는 새롭게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분할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보다 분할사용이 가능한 경우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높게 나타난다. 이는 임차인 입장에서 소규모 점유를 통해서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따른 편의성으로 해석된다.
이상의 요인을 통제한 상태에서 경과연수가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은 모형1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과연수만 포함시킨 모형2-1에서 그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그러나 경과연수와 이면여부의 상호작용항을 함께 포함시킨 모형2-2에서는 두 항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경과연수는 대로변 건물의 경우 단위면적당 임대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0.006)을, 그리고 이면 건물의 경우 단위면적당 임대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0.006 + 0.007 = 0.001)을 주는 것으로 확인된다. 경과연수와 용도의 상호작용항을 포함시킨 모형 2-3에서도 두 항 모두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된다. 소매용 건물에서 경과연수는 단위면적당 임대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0.005)을 미치지만, 업무용인 경우 경과연수는 단위면적당 임대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0.005 – 0.019 = 0.014)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
경과연수가 단위면적당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이 건물의 위치나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은 표 5의 하단 그림에서 마찬가지로 확인할 수 있다. 표 4의 그림과 마찬가지로 대로변과 업무용에서는 경과연수가 길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하락하지만, 이면과 소매용에서는 경과연수가 길수록 단위면적당 임대료가 상승하는 패턴이 확인된다. 세부 수치를 살펴보면 30년이 경과한 건물의 3.3㎡당 임대료는 대로변의 경우 0.180만원이 낮게 형성되지만, 이면에 있는 건물은 오히려 0.030만원 높게 형성된다. 용도의 경우 30년이 경과한 업무용 건물은 3.3㎡당 임대료가 0.420만원 낮게 형성되지만 소매용 건물은 3.3㎡당 0.150만원이 높게 형성된다.
V. 결론 및 시사점
일반적으로 건물의 경과연수는 임대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외로 기존 실증연구들은 일관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 영향이 부정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경우도 많으며, 일부 연구들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관측되기도 한다. 그러나 건물의 경과연수가 지닌 이와 같은 불분명한 영향에 대해 그간 뚜렷한 설명은 부재하였으며, 그 원인을 살펴보려는 적극적 시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경과연수가 건물의 임대료에 미치는 영향이 건물의 위치나 용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가설을 설정, 강남구에 위치한 824개 비주거용 건물에 대해 실증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결과 건물의 경과연수가 건물의 위치나 용도에 따라 건물의 임대료에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본 가설은 유효한 것으로 판명된다. 다른 변수의 영향을 통제한 다중회귀모형의 추정결과, 종속변수인 임대료에 보증금을 고려하거나 고려하지 않은 모든 경우에서 경과연수만 포함시킨 경우 통계적 유의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과연수와 경과연수-이면여부의 상호작용항, 그리고 경과연수와 경과연수-용도의 상호작용항을 포함시킨 모형에서 경과연수와 상호작용항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추정되었다. 구체적으로 대로변이나 업무용 건물에서 경과연수는 건물의 임대료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반면, 이면이나 소매용 건물에서 경과연수는 건물의 임대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오래된 건물 = 가치가 낮은 건물’이라는 등식은 언제 어디서나 성립되는 일반해가 아니라 특정한 상황 하에서 유효한 특수해로 한정시켜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 따르면 이 등식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거나 업무용도로 이용되고 있는 건물에 한정되어야 한다. 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건물들에 대해 경과연수로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른 조건과 상황에서는 건물이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곧 높은 가치로 연결될 수 있음이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건물이 오래되었기 때문에 건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양과 질, 성능 등은 저하될 수 있겠지만, 고객들로부터의 인지도, 재방문의 가능성, 형성된 상권의 범위(coverage)와 강도(intensity), 유산으로서 갖는 가치 등 다른 긍정적 가치들이 경과연수와 함께 증가함으로써 해당 건물의 총체적 가치는 얼마든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 따르면 이면에 위치한 건물들, 소매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건물들에서 이와 같은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 건물들의 가치를 판정할 때 경과연수의 영향을 신중하게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본적으로 도시계획의 제도적 절차 속에서 건물이나 지구(district)의 노후도를 판정할 때, 건물의 경과연수가 유일무이한 수단이 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경과연수가 증가하면서 함께 늘어나는 긍정적 가치들이 계획과정에서 고려되지 않는다면, 풍부한 가치를 지닌 건물과 거리들이 단지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철거와 재개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어진 지 오래되었음에도 그만의 고풍스러움이 있고, 그 매력이 충분히 존재하기에 보전할 가치가 있다면, 그 가치를 계획과정에 동시에 고려할 방법론이 적극 개발되어야 한다.
다만 본 연구의 분석자료는 강남구의 건물들만으로 한정되어 있으므로, 결론 역시 강남구에 한해 유효할 수 있다. 특히 건물이 소매용도로 이용될 때 경과연수가 길수록 임대료가 높아진다는 결론은 상권이 지속적으로 유지·성장되어온 강남상권의 특징 때문일 수도 있다. 경과연수와 임대료 간 관계에 대한 본 연구의 주장을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강남 이외 다른 상권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경과연수와 임대료 사이의 관계에 건물의 위치나 용도가 영향을 미치는 원인들을 다양하게 열거하였으나, 실제로 이 원인들이 작동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이는 개별 원인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설계된 후속연구를 통해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6년 4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춘계산학학술대회와 2016년 6월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상반기 학술대회에 발표된 내용을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학술대회에서 유익한 의견을 주신 고진수, 양승철, 이재순 위원님과 익명의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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