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Planning Association
[ Article ]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61, No. 4, pp.215-227
ISSN: 1226-7147 (Print) 2383-917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6
Received 12 Sep 2025 Revised 11 May 2026 Accepted 25 May 2026
DOI: https://doi.org/10.17208/jkpa.2026.08.61.4.215

재건축사업으로 인한 이주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 서울 가락시영아파트 사례

서문규** ; 정재엽*** ; 이효중****
The Housing Price Effects of Reconstruction-Induced Relocation: Evidence from the Garak Siyoung Redevelopment in Seoul
Seomun, Gyu** ; Jung, Jaeyup*** ; Lee, Hyojung****
**PhD Student,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First Author) narin0811@snu.ac.kr
***Senior Associate, Architecture Planning Team, Architecture Division, Daewoo Engineering & Construction Co., Ltd. jaeyup.jung@daewooenc.com
****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Urban Planning and Environmental Planning Institute,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hyojung.lee@snu.ac.kr

Correspondence to: ****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Urban Planning and Environmental Planning Institute, Graduate School of Environment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hyojung.lee@snu.ac.kr)

Abstract

Large-scale housing redevelopment projects generate substantial and abrupt residential relocation, yet their effects on destination housing markets remain underexplored, particularly in terms of causal identification. This study investigates how reconstruction-induced relocation affects apartment rents and sales prices in destination neighborhoods, exploiting the reconstruction of Garak Siyoung Apartment in Seoul—which displaced more than 6,000 households over a ten-month period—as a quasi-natural experiment. Because nearly all residents of Garak 1-dong lived in the complex, publicly available administrative migration data offer a rare direct measure of neighborhood-level relocation flows. This overcomes a key data limitation in prior research and enables transparent identification of displacement-driven demand shocks. Using a neighborhood-quarter panel from 2011 to 2014, we address endogeneity with a shift-share instrument that interacts quarter-specific outflows from Garak 1-dong with pre-reconstruction destination shares. The results indicate that a 1% increase in reconstruction-induced in-migration raises monthly rents by approximately 0.22% and sales prices by 0.31%. These IV estimates exceed their OLS counterparts, suggesting that conventional approaches may underestimate the price effects of redevelopment-induced migration. The findings underscore the need to account for displacement-driven relocation demand in redevelopment planning and to coordinate project timing with the spatial distribution of nearby housing supply to mitigate unintended spillover effects.

Keywords:

Housing Reconstruction, Residential Relocation, Housing Prices, Rental Market, Instrumental Variables

키워드:

재건축, 주거이동, 주택가격, 임대시장, 도구변수

Ⅰ. 서 론

대규모 주택정비사업은 신규 개발 용지가 부족한 기성시가지에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핵심 수단이다(김미경·이창무, 2013; Yang, 2020). 특히 오랫동안 주택 수요가 집중된 서울은 새로 개발할 수 있는 토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반면,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주택의 비중은 2015년 13.4%에서 2020년 19.5%, 2024년에는 28.3%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국가데이터처, 2025).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은 앞으로도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공급 정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택정비사업의 효과는 신규 주택공급이나 물리적 환경 개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비사업은 장기적으로 주거환경의 질을 개선하고 자산 가치를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Ooi and Le, 2013; Liu, 2026),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기존 주택의 철거와 대규모 이주를 수반한다(Shin and Kim, 2016). 이 과정에서 정비구역 내 주택공급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인근 지역에는 이주 수요가 집중되면서 단기적인 주택시장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이주민이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유입될 경우, 이들을 수용하는 지역의 임대 및 매매시장에 추가적인 수요 압력이 가해져 주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지규현 외, 2017; 최현정 외, 2004; 김영호, 2017; 배영곤·강창덕, 2023). 이러한 가격 상승은 이주 가구뿐 아니라 유입지역의 기존 거주자에게도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외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가 주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인과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기존 연구 중 일부는 설문조사에 의존하여 전체 이주 흐름을 직접 관측하지 못하였고, 통계 데이터를 활용한 경우에도 이주 영향권의 공간적 범위를 자의적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이주민의 거주지 선택이 해당 지역의 주택시장 여건과 내생성(endogeneity)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상관관계나 최소자승법(OLS)에 기반한 추정만으로는 이주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인과적인 효과를 엄밀하게 식별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연구 공백과 방법론적인 한계로 인해 기존의 연구는 최근 수도권 주택공급 부족에 대응한 정책적·사회적 관심 제고와 노후계획도시정비법 제정,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등 관련 정책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증가하는 연구 수요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사례로, 재건축에 따른 대규모 이주가 유입지역의 주택가격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실증 분석한다. 해당 재건축사업은 단기간 동안 대규모 이주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강한 수요 충격을 제공하며, 사업구역의 지리적 범위가 행정동 경계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공공 통계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러한 특성은 읍면동 수준의 국내인구이동통계를 이용해 재건축 이주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게 해주며, 이주와 주택가격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적합한 준자연실험적 환경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분기별로 읍면동 수준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이전 가락1동에서 각 목적지별 이주 비중과 재건축 시기 가락시영아파트에서 발생한 총이주 규모를 결합한 변이할당 도구변수(shift-share instrumental variable)를 활용하여 내생성 문제를 완화한다. 이를 통해 재건축 이주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추정한 결과,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는 유입지역의 아파트 임대 및 매매 가격을 상승시킨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효과는 여러 추가적인 강건성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해당 분석 결과는 대규모 재건축사업의 영향을 평가할 때 장기적인 공급 확대 효과뿐 아니라, 이주 수요가 유입지역 주택시장에 가하는 단기적 가격 부담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본 연구의 기여는 다음과 같다. 첫째, 행정동 경계와 정비구역이 거의 일치하는 사례를 활용하여 공공 통계 데이터로 재건축 이주 흐름을 직접 측정함으로써, 기존 연구의 자료 제약과 공간적 측정오차 문제를 보완하였다. 둘째, 변이할당 도구변수를 활용해 재건축 이주와 주택가격 사이의 내생성 문제를 완화함으로써, 이주 충격의 인과적 가격효과를 식별하였다. 셋째, 재건축사업의 이주 대책은 정비구역 내 기존 거주자 보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주 수요를 수용하는 인근 지역의 주거비 부담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향후 대규모 정비사업의 이주 관리와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을 설계하는 데 유용한 실증적 근거를 제공한다.


Ⅱ. 선행연구 검토

1. 이주와 주택가격

주택은 다른 재화와 달리 공급 조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위치, 크기, 연식, 상태 등의 이질성에 따라 대체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특정 지역으로의 갑작스러운 인구 유입은 단기적으로 주택수요를 증가시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Saiz, 2007; Potepan, 1994; Howard, 2020). 다만 이주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효과는 단순히 유입 규모만으로 결정되지는 않고 이주자의 소득수준, 학력, 주택 소유 여부와 같은 사회경제적 특성, 그리고 도착지의 주택시장 구조와 지역적 맥락에 따라 그 영향의 크기와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Boje-Kovacs et al., 2024; Pavlov and Somerville, 2020). 실제로 일부 연구는 이주민의 유입이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고한 반면, 다른 연구들은 도착지의 시장 여건이나 기존 주민의 반응에 따라 가격효과가 미약하거나 오히려 음(-)의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Saiz and Wachter, 2011; Accetturo et al., 2014; Sá, 2015; Braakmann, 2019). 이러한 논의는 이주를 균질적인 수요 충격으로 보기보다 이주자의 구성과 지역시장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주택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는 일반적인 인구이동과는 몇 가지 점에서 구별된다. 정비사업은 원거주지에서 노후주택이 철거되며 주택공급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는 한편, 많은 기존 거주자가 짧은 기간 안에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도착지에 집중적인 수요 충격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는 일반적인 자발적 이동보다 시기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더 응집된 형태의 주택수요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지규현 외, 2017; 최현정 외, 2004; 김영호, 2017). 또한 정비사업의 유형, 철거와 신축의 시간 간격, 대체주택의 공급 여부 등은 이주 충격이 주택시장에 전달되는 방식과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배영곤·강창덕, 2023; Chen et al., 2022; Peng and Tian, 2022).

한국 주택시장에 존재하는 전세 제도는 이러한 가격 조정 메커니즘을 더욱 복합적으로 만든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이주 수요는 상대적으로 거래 전환이 빠르고 단기 수요에 적합한 임대차시장에 먼저 반영될 가능성이 높고, 전세시장의 가격 상승은 일부 수요의 매매시장 이동을 통해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전세가율의 상승은 갭투자 유인을 강화하여 매수세를 자극함으로써 매매가격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김상배, 2023; 최종일·장병기, 2022; 전해정, 2017). 즉,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충격은 임대와 매매시장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시장에 대한 효과를 구분하여 실증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주택정비사업 관련 선행 연구의 성과와 한계

주택정비사업이 인근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존 연구는 주로 전세가격이나 임대료 변화를 중심으로 수행되어 왔으며(지규현 외, 2017; 최현정 외, 2004; 김영호, 2017; 배영곤·강창덕, 2023; Shin, 2009), 일부 연구는 헤도닉 가격모형을 활용하여 매매가격에 대한 영향을 추정하였다(Chen et al., 2022; Ki and Jayantha, 2010). 이들 연구는 정비사업이 주변 주택시장에 실질적인 가격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특히 대규모 철거와 이주가 주택임대시장에 상당한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은 국내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몇 가지 공통된 한계를 지닌다. 첫째, 자료의 한계로 실제 이주 흐름의 관측이 어렵다. 대부분의 정비구역은 행정동보다 작은 공간 단위로 설정되기 때문에 공공 통계 데이터와 직접 연계하기 어려워 많은 연구가 설문조사나 제한된 사례자료에 의존해 왔다(김미경·이창무, 2013; 김영호, 2017). 이 경우 이주 규모와 목적지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렵고, 표본의 대표성에도 한계가 따른다. 최현정 외(2004)의 경우 동사무소의 주민 전출신고 자료를 활용해 실제 이주 흐름을 추적하고자 하였으나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방법을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둘째, 이주 영향권의 공간적 범위를 자의적으로 설정하는 문제가 있다. 일부 연구는 정비구역이 속한 행정구역이나 주변의 일정 거리 범위 이내를 영향권으로 간주하여 분석하였지만(지규현 외, 2017; 배영곤·강창덕, 2023), 이는 지리적 근접성을 의미할 뿐, 실제 이주민이 이동한 지역과 상이할 수 있다. 따라서 추정된 가격효과가 실제 이주 수요의 증가 때문인지, 혹은 단순한 인접성이나 다른 지역 요인 때문인지를 구분하기 어렵다.

셋째, 이주와 주택가격 사이의 내생성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다. 정비사업의 이주민이 주택공급이 풍부하거나 과거 공공 임대주택을 이주용 임시거처로 활용한 곳으로 이주한 경우 해당 지역은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낮거나 상승이 더뎌 이주의 효과가 과소추정될 수 있는 반면, 우수한 공공 서비스와 교통 접근성 등 이주와 가격 상승을 동시에 유발하는 관측되지 않은 요인이 존재할 경우 이주의 효과가 과대추정될 위험도 있다. 따라서 단순 시계열 분석이나 최소자승법(OLS) 추정은 역인과 관계와 누락변수로 인한 편의에 취약하다. 이중차분(Difference-in-Differences, DID) 모형 역시 처치집단과 통제집단 사이의 평행추세 가정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혹은 표준오차를 과소추정하는 경우 분석 결과의 신뢰성이 저하된다(Saiz, 2007; Bertrand et al., 2004). 헤도닉 가격 모형은 개별 주택 속성의 가격 기여를 분리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관측되지 않은 요인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는 여전하다. 결과적으로 내생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연구의 추정치는 정비사업이 이루어진 시기의 주택공급 현황이나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 등 이주와 주택가격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인해 이주의 효과를 과대 혹은 과소 추정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종합하면, 기존 연구는 정비사업과 주택시장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어떤 지역으로 얼마나 유입되었는지를 직접 측정하고, 그 가격효과를 인과적으로 식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본 연구가 다루고자 하는 핵심적인 연구 공백이다.

3. 인과 추론과 본 연구의 위치

이주와 주택가격 사이의 인과관계를 식별하기 위해 최근 도시 경제학과 경제인구학 분야에서는 변이할당(shift-share) 혹은 발틱(Bartik) 도구변수를 활용하는 접근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Card(2001)Saiz(2007)는 국가 전체 수준에서 발생한 인구 유입 충격을 과거 역사적인 정착 분포에 따라 대도시권역별로 배분하는 방식의 도구변수를 사용하여 이민자 유입이 지역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의 임금과 임대료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추정하였다. 이후 이러한 접근은 외국인 등 특정 인구집단의 집중 유입이 동네 수준의 지역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Saiz and Wachter, 2011; Sá, 2015; Braakmann, 2019; Sharpe, 2019; Boje-Kovacs et al., 2024).

이 접근법의 장점은 특정 지역의 현재 주택시장 여건과는 독립적인 외생적 이주 충격을 활용해 실제 이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생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국가나 도시 전체 수준에서 외생적으로 발생한 인구 유입의 충격과 현재의 주거 환경과 관계가 없는 과거의 목적지별 분포를 결합함으로써 내생적인 지역 특성 변화와는 무관한 이주 수요의 변화를 추출할 수 있다. 이러한 식별전략은 이주민이 현재의 가격 수준이나 주거환경을 보고 목적지를 선택하는 내생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방법론을 한국의 재건축 이주 맥락에 적용한다.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은 대규모 이주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고, 사업구역 경계가 행정동 경계와 거의 일치하여 공공 통계 데이터로 분기별 이주 흐름을 직접 추적할 수 있다는 분석상 드문 이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정비구역 주민의 이주 분포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도구변수(IV) 추정을 통해 재건축 이주가 유입지역 주택가격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식별한다. 이로써 본 연구는 국제 이주 문헌에서 발전해 온 식별전략을 국내 재건축 맥락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기존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은 실제 이주 흐름의 관측과 인과적 가격효과의 식별이라는 두 과제를 함께 다룬다. 도구변수의 구성과 분석과정은 다음 장에서 상세히 논한다.


III. 연구 설계 및 분석 방법

1. 연구 대상: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사업

본 연구는 서울시 송파구 가락1동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대상으로, 재건축에 따른 단기간의 대규모 이주가 도착지 행정동의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해당 사례가 본 연구에 적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행정동 경계와 재건축사업 구역이 사실상 일치한다.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가락1동의 전체 등록 가구는 6,675세대였고, 이 중 약 98.9%가 가락시영아파트 거주자였다(통계청, 2006). 따라서 행정동 단위로 제공되는 국내인구이동통계에서 가락1동의 전출 자료는 사실상 가락시영아파트 주민의 이주 흐름을 직접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설문조사나 자의적인 공간 획정에 의존하지 않고도 재건축 이주를 공공 통계 데이터로 식별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재건축 일정에 의해 단기간에 집중된 이주 충격이 발생하였다. 가락시영아파트는 1980년에 준공된 6,600세대 규모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노후화에 따라 2015년에 철거되고 2018년에 9,510세대 규모의 헬리오시티로 재건축되었다. 재건축을 위한 이주는 2008년 6월 1차 시도가 있었으나 소송과 사업계획 변경으로 약 1,150세대만 이주한 채 중단되었다. 이후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완료된 2012년 8월부터 2차 이주가 추진되어 2013년 5월까지 10개월 동안 6,050세대가 이주를 완료하였다(<그림 1> 참조). 이처럼 짧은 기간에 집중된 이주 수요는 도착지 주택시장에 강한 수요 충격을 제공하며, 재건축 일정 자체가 개별 가구의 판단과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닌 외부적 계기라는 점에서 분석상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다만 개별 가구의 도착지 선택은 여전히 내생적일 수 있으므로, 본 연구는 이후 도구변수 접근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보완한다.

Figure 1.

Number of households moved from Garak 1-dong

본 연구는 2차 이주기(2012년 8월~2013년 5월)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1차 이주는 규모가 제한적이었을 뿐 아니라, 종속변수 중 하나인 전월세 실거래가격 자료가 해당 시기에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2. 시간적·공간적 범위

실증분석의 표본기간은 매매 및 전월세 실거래가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1년 1분기부터 착공 직전인 2014년 4분기까지로 설정한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데이터는 계약일 기준으로 제공되지만, 행정동 단위에서는 거래 건수가 적은 경우가 많아 분기를 기본 시간 단위로 설정하였다. 종속변수는 도착지 행정동별 59m2 아파트의 월세 및 매매 실거래가격이며, 각각 평균값과 중윗값을 산출하여 사용한다. 59m2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기존 가락시영아파트가 모두 소형 평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재건축 이주 수요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시장을 포착하기 위해서이다. 전세 및 반전세 물건에 대해서는 해당 시기와 지역에 대응하는 한국부동산원의 전월세전환율을 바탕으로 월세로 환산하였다.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2차 이주기간 동안 가락1동 주민이 실제로 이주한 전국의 도착지 행정동 916개이다(<그림 2> 참조). 즉, 본 연구의 분석단위는 분기별 도착지 행정동이며, 이 범위는 행정구역 경계나 임의의 거리 기준이 아니라 실제 이주 흐름에 기초해 설정된다. 이 점은 기존 연구의 공간 범위 설정 문제를 보완하는 본 연구 설계의 중요한 특징이다.

Figure 2.

Movers’ destinations from the Garak Siyoung Apartment redevelopment project (highlighted in blue)

변이할당 도구변수를 구성하기 위한 과거 이주 패턴은 별도의 기간에서 측정하였다. 구체적으로, 2008년 1차 이주 종료 이후부터 2012년 2차 이주 이전까지의 기간 중 이주 이벤트 전후 각 2개 분기를 제외한 2009년 3분기부터 2011년 4분기까지의 국내인구이동통계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이는 임대차계약 체결이 실제 이사보다 수개월 선행되는 관행과 계약 해지·갱신 통보 기간을 고려한 것으로, 이주 이벤트에 인접한 시기의 가격 변동이 평상시 이주 패턴을 왜곡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3. 분석 모형

1) 최소자승법(OLS) 추정

재건축 이주와 도착지 주택가격 간의 기본적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의 기본 모형을 추정한다.

(1) 

종속변수 Yijt는 시점 t에 시군구 j에 속한 도착지 행정동 i의 주택가격이고, 임대가격과 매매가격 각각에 대해 평균값과 중윗값을 사용한다. 핵심 독립변수 Mijt는 같은 시점에 가락1동에서 해당 행정동 i로 이주한 가구 수이며, 주택 수요는 인구보다 가구의 증감에 더 직접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에서 국가데이터처 마이크로데이터 통합서비스(MDIS)에서 국내인구이동통계의 세대관련연간자료의 전입일자와 전입/전출 행정구역 코드 등을 활용하여 가구 단위의 데이터를 분기별로 구축하였다. 주택가격과 이주 가구 수는 모두 로그로 변환되어 계수 β는 재건축 이주 가구 수의 1% 증가가 도착지 주택가격을 몇 % 변화시키는지 나타내는 탄력성으로 해석된다.

통제변수 Xijt는 도착지 행정동의 주택가격과 이주 선택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 특성을 포함한다. 첫째, 주요 고용중심지까지의 직선거리 합을 로그 변환한 값으로, 직주근접 효과를 통제하기 위해 포함하였다.1) 둘째, 행정동 내 지하철역 수로, 역수와 주택가격 사이의 비선형적 관계를 고려하여 더미 변수의 형태로 모형에 포함하였다.2) 셋째, 신규주택공급량의 로그 변환값이다. 고용중심지까지의 거리와 행정동 내 지하철역 수는 Python Geopandas를 활용해 구축하였으며, 신규주택공급량은 국토교통부의 건축서비스산업 정보체계(건축HUB)의 건축물대장정보서비스 데이터를 사용승인일 기준으로 산출하였다.3) 이주 가구수를 포함해 로그 변환된 모든 변수는 0의 값을 갖는 행정동을 고려하여 모든 관측값에 1을 더해 로그를 취하였다.

aj는 시군구 고정효과로 250여 개 행정구역 수준에서 설정되었으며, 같은 시군구 안에서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적용될 수 있는 공통된 요인(예: 해당 행정구역의 제도적 특성, 지형 및 기후, 장기적인 산업 구조 등)을 통제한다.4)τt는 연도-분기 고정효과로 2011년 1분기부터 2014년 4분기까지 총 16개를 구성하였으며, 인플레이션, 금리 변동 등 거시경제 요인과 학생의 입학과 졸업 시즌 등 계절성에 따른 효과를 통제한다. 분석에 포함된 각 변수의 정의와 기초 통계량은 <표 1>에 제시하였다.

Variable definitions and descriptive statistics

임대시장은 이주 수요가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같은 t기 모형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반면 매매시장은 거래 비용이 많이 들고 가격 조정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 있으므로, 시차를 둔 모형도 추가로 추정한다. 이는 재건축 이주 충격이 임대시장을 거쳐 매매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2) 도구변수(IV) 추정

최소자승법(OLS) 추정은 두 방향의 내생성 편의에 노출될 수 있다. 첫째, 이주민이 상대적으로 주택공급이 풍부하거나 가격상승세가 약한 지역을 선택한다면 재건축 이주의 가격효과는 과소추정될 수 있다. 둘째, 교통 접근성, 생활편의시설, 지역 경기와 같은 관측되지 않은 요인이 이주 유입과 가격상승을 동시에 유발한다면 효과는 과대추정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본 연구는 변이할당(shift-share) 도구변수 추정법을 재건축 이주 맥락에 적용한다.

이 도구변수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재건축 이전의 평상시기인 2009년 3분기~2011년 4분기 동안 가락1동에서 전출한 전체가구 중 도착지 행정동 i가 차지한 평균 비중을 σij, 2009-11라 하고, 재건축 이주가 진행되는 분기 t에 가락1동에서 실제로 전출한 총가구 수를 Mt라 하면, 도착지 행정동 의 예측 이주가구 수는 식 (2)와 같이 정의된다.5)

(2) 

이 도구변수의 핵심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재건축사업 이전에 나타나는 가락시영아파트 주민들의 이주 목적지 선호는 이들의 가구 특성이나 제도적·비제도적 관행, 사회적 연결망이 단기간에 크게 변하지 않는 한 재건축 이주에서도 유사하게 재현될 것이다. 따라서 사전 이주패턴에서 도출한 도착지별 비중 σij,2009-11을 재건축 이주의 실제 총전출 규모 Mt에 곱하면, 각 도착지 행정동이 재건축 이주를 순전히 과거 패턴대로만 받아들였을 경우의 이주 가구 수 Zijt를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산출된 예측값은 특정 시점 도착지의 내생적인 주택시장 여건과 무관하게 결정되므로, 실제 이주 규모의 외생적 변동을 포착하는 도구변수로 기능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한 1단계와 2단계 추정식은 식 (3)식 (4)와 같다.

(3) 
(4) 

이 도구변수가 타당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첫째, 재건축 이전의 목적지 비중 분포가 실제 재건축 이주의 공간적 분포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연관성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1단계 회귀식의 F-통계량을 보고하여 약한 도구변수(weak instrument) 여부를 점검한다. 둘째, 재건축 이전의 목적지 비중은 현재 도착지 주택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직 재건축 이주를 통해서만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배제제약(exclusion restriction)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해당 조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통계기법은 없으나 재건축 이전의 이주패턴이 현재 특정 행정동의 가격 변동을 독립적으로 유발할 메커니즘이 없다는 점에서 배제제약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본 연구의 설계는 실제 이주 흐름을 행정동 단위 공공자료로 직접 포착하고, 도착지의 임의적 공간 획정을 피하며, 변이할당 도구변수를 통해 도착지 선택의 내생성을 완화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한다. 이러한 설계를 바탕으로 다음 장에서는 재건축 이주가 도착지 임대 및 매매가격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추정한다.


Ⅳ. 분석 결과

1. 이주 도착지의 특성

<표 2>는 2011년에서 2014년 사이 가락1동에서 전출한 가구 수를 기준으로 선정한 상위 25개 도착지 행정동의 특성을 정리한 것이다. 상위 도착지는 석촌동, 송파1동, 삼전동 등 가락1동과 인접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재건축 이주가 원거주지 주변의 대체 주거지로 우선 분산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정비사업 이주가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 생활권이 유사한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기존 논의와도 부합한다(최현정 외, 2004).

Characteristics of top 25 destination neighborhoods during the second relocation period

상위 도착지의 주택가격을 살펴보면, 일부 고가 지역이 포함되어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가락1동 이주 가구가 비교적 접근 가능한 저렴한 가격대의 주택시장으로 이동한 경향이 확인된다. 이는 재건축 이주의 가격효과를 분석할 때 단순히 정비구역 주변 전체가 아니라, 실제 이주가 집중된 도착지를 기준으로 주택시장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2. 기본 추정 결과: OLS

<표 3>은 재건축 이주 유입과 도착지 주택가격 사이의 조건부 상관관계를 최소자승법(OLS)으로 추정한 결과이다. 모형 (1)과 (2)는 각각 평균과 중위 임대가격(월세)을, 모형 (3)과 (4)는 평균과 중위 매매가격을 종속변수로 사용하였다.

OLS estimates: Migration inflows and housing prices

분석 결과 가락1동에서 특정 도착지 행정동으로 유입된 이주 가구 수가 1% 증가할 때 임대가격과 매매가격은 약 0.01%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해당 추정치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재건축 이주가 도착지의 주택가격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목적지 선택의 내생성과 누락변수 문제를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 조건부 상관관계라는 점에서, 인과적인 효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통제변수의 추정 결과도 대체로 직관적이다. 시군구 및 연도-분기 고정효과를 통제한 상태에서, 신규주택공급량이 많을수록 주택가격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고용중심지까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임대가격과 매매가격이 모두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착지의 입지와 공급여건이 주택가격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해준다.

3. 인과적 효과 추정: 도구변수 추정(IVE)

최소자승법(OLS) 추정치는 이주 가구의 목적지 선택이 도착지의 주택시장 여건과 내생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는 변이할당(shift-share) 도구변수를 활용한 2단계 최소제곱법(2SLS) 추정을 수행하였다.

먼저 <표 4>의 1단계 추정 결과를 보면, 예측된 이주 가구 수는 실제 이주 가구 수를 유의하게 설명하며, 부분 F-통계량은 52.4로 나타났다. 이는 약한 도구변수(Weak IV) 판별에 쓰이는 임계치(10.0)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도구변수의 연관성 조건이 만족되었음을 보여준다.

First-stage results: Instrumenting migration inflows

<표 5>의 2단계 추정 결과에 따르면, 이주 가구 수가 1% 증가할 때 임대가격은 약 0.22%, 매매가격은 약 0.3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적으로 0과 유의미하게 다르지 않았던 OLS 추정치보다 큰 값으로 목적지 선택의 내생성을 통제하지 않으면 재건축 이주의 효과가 과소추정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단순 회귀모형은 재건축으로 인한 외생적 이주 충격이 도착지 주택시장에 가하는 실제 가격 압력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을 수 있다.

IV estimates: Causal effect of migration inflows on housing prices

또한 IV 추정치에서 매매가격 효과가 임대가격 효과보다 다소 크게 나타난 점은 재건축 이주의 영향이 임대차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매매시장에도 상당한 가격 반응을 유발했음을 보여준다. 해당 시기는 서울 시내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중(전세가율)이 2012년 52.6%에서 2013년 60.8%로 빠르게 상승하였던 시기로 특히 전세가격의 상승이 매매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이러한 패턴은 재건축 이주가 도착지의 임대 수요를 넘어 투자 수요를 자극해 매매시장에도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한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으나(김상배, 2023; 최종일·장병기, 2022; 전해정, 2017), 본 연구가 구체적인 전달경로 자체를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4. 매매가격의 시차 효과

매매시장은 임대시장에 비해 거래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가격 조정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주로 인한 수요 충격이 즉각적으로 반영되기보다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가격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최종일·장병기, 2022). 이에 본 연구는 매매가격을 종속변수로 하여 1분기 후와 2분기 후를 각각 반영한 모형을 추가로 분석하였다.

<표 6>의 결과에 따르면 이주 1분기 후와 2분기 후의 모든 경우에서 해당 행정동 내 이주 가구 수의 증가는 매매가격의 상승과 연결되며, 계수의 크기는 약 0.30~0.3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건축으로 인해 발생한 이주가 매매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해당 시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일정 기간 지속됨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 충격은 단기적 임대차 수요 증가를 넘어 매매시장에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IV estimates: Causal effect of migration inflows on lagged housing prices

5. 강건성 분석

본 연구는 기본 결과의 강건성을 확인하기 위해 재건축 이주 수요와 무관한 일반적인 지역 인구이동의 영향을 통제하기 위해 도착지의 순유입가구 비율을 추가로 포함하였다. 아울러, 고정효과를 시군구 단위가 아닌 시도 및 읍면동 단위에서 적용하여도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였다.

우선 <표 7>의 결과를 보면, 순유입가구 비율을 추가로 통제한 이후에도 재건축 이주 변수의 계수 크기와 통계적 유의성은 대체로 유지되었다. 이는 본 연구의 핵심 결과가 단순한 일반 이주수요 증가가 아니라, 재건축으로 인한 집중적 이주 충격과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IV estimates with additional migration variable

다음으로 <표 8>에서는 기존의 시군구 고정효과를 시도 및 행정동 고정효과로 바꾸어 이주 가구의 영향을 추정하였다. 그 결과 재건축 이주의 계숫값의 크기는 다소 변화하였으나 유의성과 방향은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이는 본 연구의 결과가 특정 모형 설정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모델에서도 재현되는 비교적 강건한 패턴임을 보여준다.

IV estimates with si-do (province-level) or eup-myeon-dong (neighborhood-level) fixed effects

종합하면, 강건성 분석 결과는 재건축 이주가 도착지 행정동의 임대 및 매매가격에 미치는 양(+)의 효과가 일반적인 인구이동의 영향이나 고정효과의 공간적 수준에 의해 설명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는 본 연구의 주요 실증분석 결과가 잠재적 누락변수 편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며, 추정치가 강건하고 신뢰할 만함을 시사한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사례로, 단기간의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도착지 행정동의 임대가격과 매매가격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은 대규모 이주가 짧은 기간에 집중되었을 뿐 아니라, 사업구역의 범위가 행정동 경계와 거의 일치하여 국내인구이동통계의 행정동 단위 전출자료를 활용해 실제 이주 흐름을 직접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석상 여러 장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과거 가락1동 거주민의 목적지별 이주 패턴과 분기별 총이주 규모를 결합한 변이할당(shift-share) 도구변수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재건축 이주와 도착지 주택가격 사이의 내생성 문제를 완화하고 인과적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이주 가구 수가 1% 증가할 때 도착지의 임대가격은 약 0.22%, 매매가격은 약 0.3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추가적인 시차 모형과 강건성 분석에서도 전반적으로 일관되게 확인되었다. 특히 도구변수 추정치가 OLS 추정치보다 크게 나타난다는 점은, 목적지 선택의 내생성을 충분히 통제하지 않을 경우 재건축 이주의 가격효과가 과소추정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준실험 연구 설계를 통한 엄밀한 정책 효과 추정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연구를 세 가지 측면에서 진전시킨다. 첫째, 정비사업 구역이 행정동보다 작아 공공 데이터 활용이 어려웠던 자료 접근의 한계를 가락1동의 경계와 거의 동일한 범위의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례와 행정동 단위의 국내인구이동통계 데이터를 통해 극복하고, 설문조사나 자의적 공간 획정에 의존하지 않은 실증분석을 가능하게 하였다. 둘째, 단순회귀나 상관관계분석에 의존했던 기존 연구와 달리 도구변수 추정을 활용함으로써 내생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고 정비사업이 주변 시장에 미치는 인과적인 효과를 분석하였다. 셋째, 재건축 이주의 효과가 임대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매매시장에도 유의한 가격압력을 가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정비사업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한 이해를 매매시장으로까지 확장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1기 신도시 재건축과 대규모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재건축은 노후 도시의 주거환경 개선과 중장기적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불가결한 정책수단이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이주는 도착지 주택시장, 특히 소형주택 중심의 임대 및 매매시장에 단기적인 가격상승 압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정비사업의 효과를 평가할 때 공급 확대의 장기적 편익뿐 아니라, 이주 수요가 다른 지역에 가하는 단기적 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책 대응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첫째는 이주 수요의 시·공간적 분산이다. 재건축 이주로 인한 가격 효과는 이주 규모와 집중도에 비례하므로, 대규모 정비구역의 사업 일정을 시·공간적으로 분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지 분할이나 단계적 개발 도입 등 구체적 수단은 사업 규모와 지역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이주 수요의 집중을 방지한다는 원칙은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 둘째는 신규 공급과의 연계이다. 대규모 멸실이 발생하는 시기에 인근 지역의 신규 공급이 이주 수요를 일부라도 흡수할 수 있도록 재건축 일정과 주택공급 계획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저소득 임차 가구는 재건축으로 저렴한 주택이 사라지는 충격에 더 취약하므로, 신규 공급 과정에서 이주 가구의 주거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종합하면, 재건축사업은 장기적으로 주택공급과 도시환경 개선에 기여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이주는 도착지 주택시장에 실질적인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비용이 계량적으로 파악될 수 있으며, 정책적으로도 관리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보여주었다. 개발 가용지가 사실상 소진된 서울과 수도권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며,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앞둔 현시점에는 공급 확대의 장기적 편익과 이주 충격의 단기적 비용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 설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재건축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그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주 수요 관리를 사후적 대책이 아닌 사업 계획의 핵심 요소로 통합하는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 첫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도구변수는 이주와 주택가격 간의 내생성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지만, 가락시영 재건축이 1차와 2차 이주로 나뉘어 진행되고 사업 지연과 재개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사전 이주패턴이 완전히 안정적인 기준분포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도구변수의 배제제약이 강화되었다고 볼 수는 있으나, 그 타당성이 완전히 의문 없이 확보되었다고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2차 이주기를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1차 이주 이후 단지에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추가 세입자 집단의 이동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 경우 실제 전체 이주 충격의 규모가 일부 과소추정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셋째, 단일 재건축 사례를 활용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를 모든 정비사업에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재건축사업의 규모, 입지, 이주 집중도, 대체주택의 공급 여건 등에 따라 가격효과의 크기와 지속성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연구는 복수의 재건축사업 사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단일 사례의 일반화 한계를 극복하고, 이주 규모·집중도·지리적 분포에 따른 가격 효과의 이질성을 체계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재건축 이주의 단기 충격과 신규 공급 완료 이후의 장기 효과를 함께 추적하는 연구는 대규모 정비사업의 사회적 비용과 편익을 균형 있게 평가하는 실증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임대시장과 매매시장 사이의 전달경로, 그리고 저소득 임차 가구와 기존 거주자에게 미치는 분배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도 중요한 후속 과제가 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BK사업 융복합세미나의 결과물을 수정·보완하여 작성하였으며, 서울대학교 신임교수 연구정착금과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의 지원을 바탕으로 수행되었음.

Notes

주1. Jun(2020)의 연구에 따라 고용밀도를 기반으로 고용중심지 후보를 선정한 후, 다핵 밀도 함수(polycentric density function)를 활용해 통계적으로 중심지를 식별하였다. 또한 각각의 권역별 고용중심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상걸·우명제(2016)가 제시한 광역도시권 경계를 활용하였다.
주2. 지하철역의 경우 포인트 데이터가 아닌 폴리곤 데이터로 행정동의 경계부에 위치한 지하철역은 여러 행정동에 모두 계산되었다.
주3. 변수의 특성과 데이터의 한계로 대중교통 접근성과 신규주택공급량은 각 시점 t의 특성을 반영하였으나 고용 중심지로의 거리 변수는 2011년을 기준으로 설정되었다.
주4. 상대적으로 패널 데이터의 길이가 길지 않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 선호하는 모델은 읍면동이 아닌, 시군구 고정효과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읍면동 고정효과가 효과 추정에 유용한 변동(variation)을 지나치게 흡수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선행연구에서도 비슷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Han et al., 2022; Sharpe, 2019; Li et al., 2024). 다만 본 연구의 결과가 고정효과의 공간적 범위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음을 강건성 분석을 통해 보였다. 해당 결과는 <표 8>에 제시되어 있다.
주5.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가락1동 전체가 가락시영아파트로 구성되어 해당 시기 주민은 다른 행정동으로 이사갈 수밖에 없어 같은 행정동 내에 남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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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Figure 1.
Number of households moved from Garak 1-dong

Figure 2.

Figure 2.
Movers’ destinations from the Garak Siyoung Apartment redevelopment project (highlighted in blue)

Table 1.

Variable definitions and descriptive statistics

Table 2.

Characteristics of top 25 destination neighborhoods during the second relocation period

Table 3.

OLS estimates: Migration inflows and housing prices

Table 4.

First-stage results: Instrumenting migration inflows

Table 5.

IV estimates: Causal effect of migration inflows on housing prices

Table 6.

IV estimates: Causal effect of migration inflows on lagged housing prices

Table 7.

IV estimates with additional migration variable

Table 8.

IV estimates with si-do (province-level) or eup-myeon-dong (neighborhood-level) fixed eff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