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일자리의 지역 불평등 측정에 관한 연구: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 간 차이를 중심으로
Abstract
With the intensifying regional inequality driven by the concentration of good jobs in the Seoul Metropolitan Area (SMA), this study empirically compares the regional inequality structures of objective job conditions and subjective satisfaction. To track time-series changes in these structures, data from the Korea Labor and Income Panel Study (KLIPS) from 2009 to 2024 were utilized, and the Gini decomposition method was applied. The results reveal a clear gap between objective job conditions and subjective satisfaction in measuring regional inequality. First, in terms of average scores, while the SMA maintains its dominance in objective index, subjective index in non-SMA regions has gradually overtaken that of the SMA. Second, the distribution patterns of the objective index remained largely stable across regions. In contrast, the subjective index exhibited opposing distributional shifts: the SMA experienced an increasing concentration of workers in low satisfaction segments, whereas non-SMA regions saw growth in high satisfaction segments. Lastly, Gini decomposition demonstrated that while the contribution of between-region inequality to overall objective inequality remained steady, its contribution to subjective inequality surged more than tenfold over the 16-year period. These findings suggest that analyzing job quality by distinguishing between objective and subjective dimensions captures the multidimensional nature of regional inequality, where objective gaps do not align with perceived inequality. The intensification of this divergence over time is not merely a statistical coincidence; rather, it points to profound structural factors, such as statistical illusions stemming from the out-migration of dissatisfied individuals from non-SMA regions and the relative deprivation experienced by SMA residents. This study provides vital clues for subsequent research into the underlying structural shifts governing regional inequality.
Keywords:
Good Job, Regional Inequality, Gini Decomposition Method, Objective Indicators, Subjective Indicators키워드:
좋은 일자리, 지역 불평등, 지니계수 분해방법, 객관적 지표, 주관적 지표Ⅰ. 서 론
최근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은 ‘좋은 일자리(good job)’ 중심의 공간적 선별과 집중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선행연구는 지식기반 산업과 혁신활동이 특정 대도시권으로 밀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보고해왔다(Moretti, 2012; Florida, 2017; Glaeser and Cutler, 2021).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며, 특히 수도권에 좋은 일자리가 집중됨에 따라 비수도권의 인구 유출과 지방소멸 위기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일자리의 공간적 편중은 단순한 경제적 격차를 넘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수의 실증연구들은 좋은 일자리의 공간적 분포와 그 진화 과정을 분석해 왔다. 개별 연구의 목적과 관점에 따라 좋은 일자리를 정의하고 측정하는 방법은 상이하나, 국내(송영남, 2011; 이성균, 2011; 박정일, 2023; 정준호, 2024)와 국외(Apablaza et al., 2023; Hanson and Moretti, 2025)를 막론하고 분석 결과는 일관된 경향성을 보여준다. 즉, 수도권 및 핵심 대도시를 중심으로 좋은 일자리가 집중되며, 지역 불평등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에 좋은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다는 객관적 사실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근로자의 주관적 일자리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인간은 절대적인 조건뿐만 아니라 주변 타인과의 사회적 비교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Festinger, 1954). 이른바 ‘도시 행복 역설(urban happiness paradox)’이나 ‘도시 권태(urban malaise)’ 현상을 다룬 선행연구들은, 대도시의 소득이나 인프라 등 객관적 삶의 조건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인구 밀집과 치열한 경쟁, 그리고 타인과의 비교 가시성으로 인해 거주자들의 주관적 만족도는 오히려 정체되거나 하락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Lunardon, 2024; Finnemann et al., 2024).
우리나라의 공간적 불균형 구조 속에서도 이러한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체감의 불일치가 뚜렷하게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선행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의 한계로 인해 이러한 불일치 가능성을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다. 첫째, 좋은 일자리를 측정함에 있어 객관적 지표만을 단편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둘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를 조명하지 못했다. 둘째, 공간적 분포를 분석할 때 주로 지역별 평균 수준의 차이에만 집중하여, 개인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우월감을 유발하는 지역 내 일자리 질의 ‘분포 구조(불평등 양상)’에 대한 심층적 고려가 부족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좋은 일자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니계수 분해 방법(Gini decomposition method)을 활용하여 객관적 일자리 조건과 주관적 만족감의 지역 불평등 구조를 비교·분석하고, 그 양상이 시계열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기술 변화에 따른 공간적 일자리 집중 기제와 좋은 일자리의 공간적 분포에 관한 선행연구를 폭넓게 검토하고 객관적 일자리 조건과 주관적 만족도 간의 괴리 현상을 다룬 실증 문헌들을 고찰하였다. 제3장에서는 분석에 사용한 자료와 분석 방법을 설명한다. 제4장에서는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연구 결과의 시사점과 정책적 함의를 논의한다.
Ⅱ. 선행연구 검토
1. 좋은 일자리의 공간적 분포에 관한 선행연구
일자리와 경제활동이 지리적으로 균등하게 분포하지 않고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현상은 오래된 연구 주제이다. 고전적 집적 이론들은 기업과 일자리가 공간적으로 모일 때 발생하는 숙련된 노동력 확보의 용이성, 관련 산업 간 연계, 지식과 기술의 공유 등 집적경제가 주는 이점에 주목해 왔다(Marshall, 1890; Jacobs, 1969; Krugman, 1991). 최근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은 이러한 집중 양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데, 과거와 구별되는 핵심적인 특징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른바 ‘좋은 일자리(good job)’를 중심으로 공간적 선별과 집중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복잡한 아이디어와 암묵지 교류를 위한 대면 접촉의 가치가 크게 상승함에 따라(Glaeser, 2011), 혁신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들은 인적 자본이 밀집된 소수의 ‘브레인 허브(brain hub)’나 슈퍼스타 도시로 집중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심각한 공간적 불평등과 승자독식의 도시화를 초래하고 있다(Moretti, 2012; Florida, 2017).
이러한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다수의 실증연구는 좋은 일자리의 공간적 분포와 그 고착화 현상을 실증해 왔다. 먼저 국내 연구들을 살펴보면, 이성균(2011)과 송영남(2011)은 고용안정성과 임금수준 등의 지표를 활용하여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좋은 일자리의 양적·질적 격차가 확연히 존재함을 규명하였다. 박정일(2023)은 채용공고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괜찮은 일자리의 공급이 수도권과 대도시권 내 특정 거점 지역에 편중되어 있음을 실증하였으며, 정준호(2024)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좋은 일자리 격차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국외의 다수 실증연구에서도 고숙련·고임금 일자리가 소수의 대도시권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Connor et al., 2024; Kemeny et al., 2025; Hanson and Moretti, 2025). 비록 개별 연구마다 가용한 데이터와 연구 목적에 따라 ‘좋은 일자리’를 측정하는 조작적 정의는 상이하지만, 이들 연구는 공통적으로 기술 진보와 지식 집약화가 좋은 일자리를 소수 거점 도시로 집중시키고 있다는 일관된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2.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체감의 불일치에 관한 선행연구
사람들은 자신의 처우나 성과를 평가할 때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주변 타인과의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Festinger(1954)에 의해 정립된 사회적 비교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자신과 유사한 집단 혹은 주변의 타인과 스스로를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성향을 지니는데, 주로 하향 비교보다는 자신보다 우월한 조건에 놓인 대상과 비교하는 상향 비교가 나타난다. 이를 노동시장 맥락에 적용한다면 근로자는 자신의 임금이나 근로 조건이 객관적으로 양호하더라도, 동일한 공간 내에 존재하는 더 높은 보상과 지위의 근로자와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이러한 비교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대적 박탈감은 객관적 처우와 주관적 체감 만족도 사이의 괴리를 발생시킬 수 있다.
사회적 비교 기제가 공간적 맥락과 결합될 때, 우리는 ‘도시 권태(urban malaise)’ 현상에 주목하게 된다. Fischer(1973)는 도시적 삶이 개인에게 절망감이나 불안감을 유발한다는 고전적 가설을 실증하였다. 구체적으로, 지역 공동체의 규모가 개인의 주관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였으며, 특히 대도시라는 공간적 환경이 주민의 심리적 상태에 미치는 기제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후 이 논의는 대도시가 소득이나 인프라 등 객관적 삶의 조건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인구 밀집과 치열한 경쟁, 그리고 타인과의 비교 가시성으로 인해 주관적 만족도는 오히려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도시 행복 역설(urban happiness paradox)’로 확장되었다. 즉, 공간적 집적에 따른 객관적 조건의 향상이 사회적 비교의 강화와 맞물려 주관적 체감을 잠식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체감의 불일치를 다룬 실증 연구들은 이러한 공간적 역설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먼저 지역 간 삶의 만족도 차이에 주목한 연구를 살펴보면, Dunlop et al.(2016)는 스코틀랜드 도시 지역 거주자들이 높은 소득과 풍부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비도시 지역보다 낮은 웰빙 수준을 보이는 ‘대도시 비극(metropolitan misery)’을 실증하였다. Hanell(2022)은 서유럽 10개국을 대상으로 도시 거주자의 높은 열망 수준과 실제 성취 사이의 괴리가 만들어낸 ‘열망의 격차(aspiration gap)’가 행복감을 저해하는 핵심 원인임을 규명하였으며, Carlsen and Leknes(2025) 또한 유럽 25개국 분석을 통해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비도시 지역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하였다. 한편 일자리 만족도에 집중한 Lunardon(2024)은 유럽 35개국 근로자 분석을 통해 도시 특유의 경쟁 기제가 주관적 일자리 만족감을 하락시키는 요인임을 밝혀냈다. 영국의 도시-농촌 격차를 분석한 Finnemann et al.(2024)의 연구에서는 도시 지역의 객관적 소득 수준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주관적 직무 만족도는 오히려 낮게 나타나는 역설적인 양상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성과의 평균 수준뿐만 아니라 표준편차와 같은 분포적 특성이 개인의 주관적 체감에 미치는 영향력을 시사한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좋은 일자리에 관한 논의가 객관적 일자리 질과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만족 사이의 괴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3. 소결
2.2절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에 비추어 볼 때, 2.1절에서 살펴본 좋은 일자리의 공간적 분포에 관한 기존 실증연구들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뚜렷한 방법론적 한계를 지닌다. 첫째, 좋은 일자리를 측정하는 지표가 객관적 지표에 편향되어 있다. 지난 20여 년간 유럽집행위원회(EC), 국제노동기구(ILO),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 등 국제사회는 일자리 질 측정을 위한 다차원적 이니셔티브를 발전시켜 왔다(Cazes et al., 2015). 선행연구들은 이러한 국제 지표 체계를 차용하여 실증분석을 진행해 왔으나, 해당 지표들은 임금 수준, 고용 안정성, 근로시간 등 객관적 지표에 편중되어 있어 심리적·주관적 차원의 지역 불평등을 포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둘째, 일자리 질의 공간적 분포를 분석할 때, 특정 지역의 일자리 수준을 단편적인 ‘지역 평균값’으로 치환하여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대도시나 수도권에 좋은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더라도, 그 집중된 지역 내부에 존재하는 분배의 불평등 구조로 인해 타인과 비교 우위에 있는 사람은 상대적 우월감을, 비교 열위에 있는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지역별 평균값의 단순 비교로는 이러한 일자리 질의 내부 분포 구조를 파악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개인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발현되는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체감의 불일치 현상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 속에서 발생하는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체감 간의 괴리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를 명확히 분리하여 양자의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일자리 질의 단순한 지역 평균 비교를 넘어 전반적인 분포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다층적 불평등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전체 집단의 불평등도를 ‘집단 간 불평등’과 ‘집단 내 불평등’으로 분해하는 분석방법인 지니계수 분해 방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좋은 일자리의 지역 불평등 구조가 객관적 차원과 주관적 차원에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Ⅲ. 연구 자료 및 분석 방법
1. 사용자료 및 분석의 범위
본 연구의 주된 목적은 좋은 일자리의 지역 불평등 구조를 객관적·주관적 차원에서 비교 분석하고, 이에 대한 시간적 변화 추이를 실증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한국노동연구원이 실시하는 한국노동패널조사(Korean Labor & Income Panel Study, KLIPS) 자료를 사용하였다. KLIPS는 1998년부터 매년 동일 가구와 가구원을 추적 조사하는 패널 자료로, 개인의 경제활동 상태와 일자리 특성뿐만 아니라 주관적 만족도까지 폭넓게 조사하고 있어 본 연구의 분석 자료로 적합하다.
분석의 시간적 범위는 주요 분석 변수를 구성하는 핵심 세부 지표들의 가용성을 고려하여, 해당 문항들이 일관되게 조사되기 시작한 2009년(12차)부터 가장 최근 시점인 2024년(27차)까지의 16개년 자료를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노동시장의 구조와 최근의 지역 불평등 추이를 장기적인 시계열로 포착하였다. 모든 소득 변수는 소비자물가지수(2024년 = 100)를 적용하여 실질 가치로 변환함으로써 시점 간 비교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분석대상은 자영업자 등 일자리의 질적 평가 기준이 상이한 비임금근로자를 제외하고, 조사 시점 기준 취업 상태에 있는 임금근로자로 한정하였다. 이때, 개인이 복수의 일자리를 보유한 경우 가장 핵심적인 경제활동 수단이자 근로조건의 기준이 되는 주된 일자리의 정보만을 분석에 포함하였다. 측정 단위는 개인 수준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주관적 차원의 만족도가 개인 단위의 미시적 속성을 지니므로, 이에 대응하는 객관적 지표 역시 동일한 차원에서 측정하여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역 구분은 지역 불평등 비교 분석을 위해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과 비수도권(그 외 지역)으로 구분하였다. 이때 구분 기준은 근로자의 사업체 소재지가 아닌 거주지를 따랐다. 본 연구는 객관적 일자리 조건과 주관적 체감 만족도 간의 궤적 차이를 규명하는 데 핵심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두 차원을 동일한 공간적 단위에서 비교할 필요가 있는데, 본 연구의 핵심인 주관적 만족감은 단순히 일터 내에서의 경험뿐만 아니라, 주거 비용, 통근 환경, 지역 사회 내 타인과의 비교 등 거주지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총체적인 생활 여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발현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근로자의 거주지를 공간적 분석 단위로 설정하였다.1)
본 연구는 분석 결과가 모집단을 적절히 대표할 수 있도록 한국노동패널에서 제공하는 횡단면 개인 통합가중치를 모든 통계 분석에 적용하였다. 구체적으로 표본의 대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최신 표본인 2018년 통합표본 가중치를 우선 적용하였으며, 해당 가중치가 결측된 경우 2009년 통합표본, 1998년 원표본 가중치 순으로 보완하여 사용하였다.
이상의 데이터 정제 과정을 거쳐 최종 분석에 활용된 연도별 유효 표본의 구체적인 현황은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Table 1>을 살펴보면, 2009년부터 2024년까지 총 16개년 동안 분석에 포함된 누적 표본 수는 총 112,888명으로 집계되었다. 연도별 표본 추이를 보면 2017년(5,886명)까지 5,000명대를 유지하다가 2018년부터 표본이 약 9,000명 수준으로 급증하였는데, 이는 인구 구조 변화 및 대표성 강화를 위해 단행된 한국노동패널의 신규 통합표본 추가에 기인하며 이후 안정적인 시계열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 비중은 수도권 50.6%(57,093명), 비수도권 49.4%(55,795명)로 구성되어 실제 통계청의 수도권 인구 비중과 매우 유사한 분포를 보인다. 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노동시장 격차를 실증적으로 비교·분석하기에 충분한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 좋은 일자리 지수의 구성 및 측정
본 연구는 좋은 일자리의 지역 불평등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좋은 일자리’의 개념을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 체계를 구성하였다. 지표 선정을 위한 이론적 프레임워크로는 OECD가 제시한 ‘Job Quality Framework’를 참조하였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기존의 다양한 일자리 질 측정 체계들을 종합하여 OECD 선진국들의 노동시장 특성에 부합하도록 고안된 표준적 틀로서, 일자리의 질을 다차원적 속성으로 측정할 수 있다(Cazes et al., 2015). 구체적으로 OECD는 일자리의 질을 소득(earnings), 고용안정성(labour market security), 근로환경의 질(quality of the working environment)의 세 가지 핵심 차원으로 구분하고 각 차원별 세부 지표를 설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본 연구는 앞서 논의한 OECD의 다차원적 프레임워크를 객관적 지표의 차원 구성을 위한 이론적 틀로 참조하였다. OECD 프레임워크는 직업 만족도와 같은 순수한 주관적 판단을 비교가능성과 정책 적용 용이성을 이유로 포함하지 않으나(Cazes et al., 2015), 본 연구의 핵심 목적은 객관적 일자리 조건과 주관적 체감 만족도 간의 궤적 차이를 규명하는 데 있으므로, OECD 프레임워크의 차원 구조를 준용하되 각 차원에 대응하는 주관적 만족도 지표를 별도로 추가하여 분석 지표를 객관적 차원과 주관적 차원으로 이원화하였다. 구체적으로, OECD 프레임워크에서 제안하는 측정지표인 소득의 질(earnings quality), 실업 위험(unemployment risk), 실업 보호(unemployment insurance), 장시간 근무(working very long hours)에 대응되는 KLIPS의 객관적 변수와 주관적 변수를 사용하여 <Table 2>와 같이 본 연구의 좋은 일자리 지표 체계를 구축하였다. 객관적 지표는 시간당 실질임금, 복리후생 수혜 수준, 정규직 여부, 사회보험 가입 여부, 적정 근로시간 여부의 5개 항목으로 설정하였다. 주관적 지표는 개별 근로자가 체감하는 임금, 복지후생제도, 고용 안정성, 근로시간에 대한 만족도의 4개 문항을 활용하여 구성하였다.
각 지표의 구체적인 산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시간당 실질임금은 근로시간의 차이에 따른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월평균 임금을 월 근로시간으로 나누어 산출하였으며, 모든 값은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하여 2024년 기준 실질 가치로 변환하였다(Cazes et al., 2015). 이때 극단값으로 인한 지수 산정 결과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상위 99분위수를 초과하는 극단치는 분석에서 제외하였으며, 임금 분포의 우측 편향성을 완화하고 데이터의 정규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연로그를 취한 값을 사용하였다. 복리후생 수혜 수준은 퇴직금, 유급휴가, 보육비 지원 등 총 23가지 항목2) 중 응답자 본인이 수혜 가능한 항목의 총 개수를 합산하여 측정하였다. 사회보험 가입 여부는 4대 보험 중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에 모두 가입된 경우에만 1을 부여하였고, 적정 근로시간 여부는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 52시간 이하인 구간을 충족할 때 1을 부여하는 이분 변수로 가공하였다. 마지막으로 주관적 만족도 관련 변수들은 KLIPS의 직무만족도 문항을 사용하였다.3) 통상적인 해석의 편의를 위해 본래의 5점 척도(1: 매우 만족~5: 매우 불만족)를 점수가 높을수록 만족도가 높은 상태를 의미하도록 역코딩하였다.
다차원적인 개별 지표들을 하나의 통합된 지수로 합성하기 위해 OECD et al.(2008)의 ‘Handbook on Constructing Composite Indicators’에서 제안한 방법론을 준용하였다. 지수 산정의 구체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서로 다른 측정 단위를 가진 지표들 간의 비교 및 합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최솟값-최댓값 정규화(min-max normalization)를 실시하여 모든 변숫값을 0과 1 사이의 범위로 표준화하였다. 본 연구는 2009년부터 2024년까지의 장기 시계열 변화를 분석하므로, 시점 간 비교의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16개년 통합표본(pooled sample)을 기준으로 정규화를 수행하였다.
다음으로, 개별 지표들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하기 위해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을 수행하였다. 이는 지표 간 정보 중복을 제어하고 데이터의 변동성을 최대로 반영한 통계적 가중치를 산출함으로써 연구자의 자의성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PCA 가중치 산출 역시 정규화 과정과 동일한 이유로, 연도별 데이터가 아닌 전체 분석 기간의 통합표본을 대상으로 PCA를 수행하여 도출된 가중치를 전 기간에 일괄 적용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시간 흐름에 따른 지표 구성 요소 간의 상대적 중요도 변화를 동태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하나, 분석 전 기간에 걸친 일관된 추이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이와 같이 설계하였다.
구체적인 가중치 산출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특정 차원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편중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차원별 PCA를 독립적으로 수행하였으며, 각 차원에서 도출된 제1주성분(PC 1)의 로딩값을 제곱한 값을 가중치로 적용하여 차원별 점수를 산출하였다. 이때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앞서 설명한 KLIPS 횡단면 통합가중치를 적용하였다. 이후, 산출된 차원별 점수들을 다시 PCA 모델에 투입하여 차원 간의 상대적 중요도(<Table 3> 참고)를 반영한 ‘객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와 ‘주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를 도출하였다. 최종 산출된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일자리의 질이 낮음을, 1에 가까울수록 높음을 의미한다.
분석 기간인 2009년부터 2024년까지의 16개년 통합표본에 KLIPS 횡단면 통합가중치를 적용하여 산출한 최종 지수 및 세부 지표의 기초통계량은 <Table 4>와 같다. 먼저 객관적 차원의 세부 지표별 특성을 살펴보면, 적정 근로시간 여부(0.85)가 가장 높은 평균값을 기록한 반면, 복리후생 수혜 수준(0.27)은 가장 낮게 나타나 지표 간 수준 차이가 뚜렷하였다. 최종 합성된 두 지수를 비교한 결과, 객관적 지수(0.57)와 주관적 지수(0.54)의 평균적인 수준은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표준편차의 경우, 객관적 지수(0.24)가 주관적 지수(0.18)에 비해 다소 높게 산출되었다. 이는 개별 근로자가 처한 객관적 근로조건의 편차가 주관적으로 체감하는 만족도의 편차보다 상대적으로 더 넓게 분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 지니계수 분해 방법
전통적인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의 전체적인 크기를 측정하는 데 유용하지만, 그 불평등이 지역 간의 격차에서 기인하는지, 혹은 지역 내부의 양극화에서 기인하는지 구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불평등의 총량뿐만 아니라 그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Pyatt(1976)이 제안한 지니계수 분해(Gini decomposition) 방법을 채택하였다. Pyatt(1976)는 전체 불평등(G)을 집단 간 불평등(Gb), 집단 내 불평등(Gw), 집단 중첩 불평등(Go)의 세 가지 요인으로 분해하였다. 본 연구는 이 방법론을 차용하여 분석 단위인 ‘집단’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지역’으로 설정하고, 전체 불평등의 구조를 분해하였다.
먼저, 전체 지니계수(G)는 식 (1)과 같이 정의된다.
| (1) |
여기서 n은 전체 인구수, μ는 전체 평균, yi와 yj는 개인의 좋은 일자리 지숫값을 의미한다. Pyatt(1976)에 따르면, 이 전체 지니계수 G는 식 (2)와 같이 세 개의 항으로 분해된다.
| (2) |
각 항의 의미와 산출 방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 간 불평등(Gb, between-group inequality)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평균 좋은 일자리 격차에 의해 발생하는 불평등이다. 이는 각 집단 내부의 불평등이 ‘0’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지니계수로, 두 집단 간의 평균적인 위계 차이를 나타낸다. 전체 평균(μ) 대비 각 집단 평균(μi, μj) 간의 차이를 인구 비중(pi, pj)으로 가중 합산하여 계산한다.
| (3) |
둘째, 지역 내 불평등(Gw, within-group inequality)은 전체 불평등에 대해 각 지역 내부의 불평등이 기여하는 순수한 몫으로, 각 지역 내부의 불평등(Gi)을 해당 지역의 인구 비중(pi)과 전체 지수 총량 중 해당 지역이 점유하는 비중(πi)의 곱으로 가중 합산한 값이다.4)
| (4) |
셋째, 지역 중첩 불평등(Go, overlap inequality)은 집단 간의 분포가 서로 겹치는 정도를 나타내는 잔차(residual) 항이다. 이는 전체 지니계수(G)에서 지역 간 불평등(Gb)과 지역 내 불평등(Gw)을 차감한 값으로 도출된다. 이는 평균적으로 일자리 질이 높은 집단(수도권)의 하위 계층이 상대적으로 일자리 질이 낮은 집단(비수도권)의 상위 계층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는 서열의 역전 혹은 계층의 혼재를 의미한다.
| (5) |
이러한 지니계수 산출 및 분해 과정 전반에는 횡단면 가중치를 적용하였다. 본 연구의 실증 분석은 다음과 같은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먼저 지니계수 분해에 앞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좋은 일자리 격차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양상이 객관적 지수와 주관적 지수 간에 상이하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2009년부터 2024년까지 각 지수의 평균값 변화 추이를 시계열적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다음으로, 앞서 확인된 현상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지니계수 분해를 실시하였다. 이를 위해 객관적 지수와 주관적 지수 각각에 대해 전체 불평등 대비 Gb, Gw, Go의 비중을 산출하고, 시계열적 변화를 추적하였다.
Ⅳ. 좋은 일자리의 지역 불평등 구조에 대한 실증분석
1. 객관적·주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의 시계열적 변화 추이
본 절에서는 지난 16년간(2009~2024년)의 시계열 데이터를 바탕으로 두 지수의 변화 추이를 비교함으로써, 일자리 조건과 체감 만족도 사이의 차이를 확인하고자 했다. 분석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500회의 부트스트랩(bootstrap) 반복 시행하였으며, <Figure 1>과 <Figure 2>의 음영 부분은 이를 통해 산출된 95% 신뢰구간을 의미한다.
<Figure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본 연구에서 산출한 객관적·주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는 모두 지역에 상관없이 분석 기간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전반적인 상승 흐름 속에서도, 객관적 지수와 주관적 지수는 지역 간 격차에 있어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객관적 지수의 경우 분석 기간 내내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차이는 축소되지 않고 전체 분석 기간에 걸쳐 일정하게 유지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다음으로 주관적 지수는 분석 기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차이가 유의미하게 크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수도권의 주관적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수도권을 앞지르기 시작했고, 최근으로 올수록 그 차이가 점진적으로 더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객관적 지수로 측정한 지역 간 격차와 주관적 지수로 측정한 지역 간 격차의 차이는 <Figure 2>를 통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Figure 2>에서 객관적 지수의 지역 간 격차는 0을 기준으로 지속적인 양(+)의 값을 유지하며 수도권의 구조적 우위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반면, 주관적 지수의 지역 간 격차는 2014년경을 기점으로 음(-)의 구간으로 전환된 후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객관적 지수와 달리 주관적 지수에서는 비수도권의 역전 현상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음이 시각적으로 확인된다.5)
일반적인 통념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근로자의 객관적인 일자리 수준이 우세한 만큼, 주관적 만족도 역시 비수도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는 이러한 가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즉, 객관적 지수는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주관적 지수에서는 비수도권이 수도권을 역전하며 상회하는 양상이 관찰된 것이다.
이와 같은 지수 간의 차이는 좋은 일자리의 지역 불평등을 진단할 때 단순히 임금이나 고용 안정성 같은 객관적 조건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객관적인 일자리 여건의 우위가 반드시 주관적인 일자리 만족도의 우위를 의미하지 않으며, 지역 불평등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지표가 서로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함을 시사한다.
앞서 살펴본 평균치 중심의 분석에 더해, 각 지수가 실제 어떻게 분포하고 있으며 그 형태가 시계열적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커널 밀도 추정(kernel density estimation)을 통해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평균 분석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지역 내 분포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Figure 3>과 <Figure 4>는 각각 객관적·주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의 분포가 2009년, 2016년, 2024년에 걸쳐 어떻게 변해왔는지 보여준다.
먼저 객관적 지수의 분포 변화(Figure 3)를 살펴보면, 2009년 기준 수도권(청색 실선)과 비수도권(적색 점선)의 분포가 모두 오른쪽으로 치우친 양상을 보였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두 지역 모두 지수가 높은 구간의 밀도가 높아졌으며, 그 변화의 폭과 형태가 전 기간에 걸쳐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다.
반면, 주관적 지수의 분포 변화(Figure 4)는 객관적 지수와는 상이한 특징을 나타낸다. 2009년 당시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관적 지수 분포가 전반적으로 유사한 형태를 보였으나, 2024년에 이르러 두 지역의 분포 형태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수도권의 경우 주관적 지수의 분포가 좌측(저만족 구간)에 집중되는 형태로 변화한 반면, 비수도권의 경우 분포의 중심축 자체가 우측(고만족 구간)으로 넓게 확장되며 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분포 분석 결과는 앞서 평균치 중심의 분석에서 확인된 주관적 지수의 지역 간 역전 현상이 단순한 평균 수치의 상승이 아니라, 비수도권의 주관적 지수 분포 형태가 변화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객관적 지수와 주관적 지수의 분포가 지역별로 상이한 궤적을 그리며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자리 불평등 현상을 단순히 지역 간 평균 격차만으로는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전체 불평등의 크기와 그 내면의 구성을 보다 세밀하게 파악하기 위한 추가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에 이어지는 제2절에서는 지니계수 분해 분석을 통해 객관적·주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의 지역 불평등 구조를 분해하고자 한다.
2. 객관적·주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의 지니계수 분해 결과
앞선 분석을 통해 확인된 지수별 평균 차이와 분포의 변화가 전체 불평등 구조 내에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지니계수 분해를 실시하였다. 본 절에서는 Pyatt(1976)이 제시한 분해 방식에 따라, 전체 지니계수(G)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평균 격차에 기인하는 지역 간 지니계수(Gb), 각 지역 내부의 격차를 나타내는 지역 내 지니계수(Gw), 그리고 두 지역 분포의 교차 및 혼재 정도를 반영하는 지역 중첩 지니계수(Go)로 나누어 그 비중과 시계열적 변화 추이를 살펴보았다.
세부적인 분해 결과를 살펴보기에 앞서 <Table 5>와 <Table 6>에 제시된 전체 불평등 수준의 시계열적 변화를 확인하면, 본 연구에서 산출된 두 지수의 전체 지니계수(G)는 분석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객관적 지수의 전체 지니계수는 2009년 0.266에서 2024년 0.208로 감소하였으며, 주관적 지수의 전체 지니계수 역시 같은 기간 0.222에서 0.159로 하락하였다.
이처럼 전체 지니계수의 하락세 속에서, 그 내적 구조를 분해한 객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의 불평등 구조(Table 5)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체 불평등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평균 격차의 기여도를 나타내는 지역 간 지니계수(Gb)의 비중은 2009년 2.3%에서 2024년 3.3%로 소폭 상승하였다. 이는 분석 기간 전반에 걸쳐 1.5%~6.3% 사이를 오르내리며 전반적으로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동일 권역 내 임금근로자들 사이의 격차인 지역 내 지니계수(Gw)의 비중은 50.0% 내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였으며, 두 지역 간 분포의 혼재 정도를 나타내는 지역 중첩 지니계수(Go)의 비중 역시 43.8~48.5% 수준으로 산출되었다.
반면, 주관적 좋은 일자리 지수의 불평등 구조(Table 6)는 객관적 지수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였다. 분석 초기인 2009년에는 주관적 지수의 지역 간 지니계수(Gb)의 비중은 1.0%로 객관적 지수보다 낮았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4년에는 14.5%까지 증가했다. 한편, 지역 내 지니계수(Gw)의 비중은 객관적 지수와 마찬가지로 전 분석 기간에 걸쳐 50.0% 내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였다. 이에 따라, 전체 불평등에서 두 지역 간 체감 만족도 분포의 혼재를 나타내는 지역 중첩 지니계수(Go)의 비중은 2009년 49.0%에서 2024년 36.4%로 눈에 띄게 감소하였다.
객관적 지수와 주관적 지수의 지역 간 불평등(Gb) 비중의 시계열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비교한 <Figure 5>는 이러한 대조적인 흐름을 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객관적 지수의 지역 간 지니계수 비중은 16년의 분석 기간 내내 큰 변화 없이 일정 수준의 범위(5% 내외)에 머무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관적 지수의 지역 간 지니계수 비중은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특히 2016년 이후 주관적 지수의 지역 간 지니계수 비중이 객관적 지수의 비중을 역전하였으며, 최근으로 올수록 그 차이가 점진적으로 더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6)
Ⅴ.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수도권으로의 좋은 일자리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환경 속에서, 일자리의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만족도의 지역 불평등 구조를 비교 분석하고자 했다. 기존 연구에서 단순히 지역별 평균 수준의 차이를 비교하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본 연구에서는 불평등의 구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2009년부터 2024년까지의 KLIPS 16개년 자료를 활용했으며, Pyatt(1976)의 지니계수 분해방법을 적용하여 전체 지니계수를 지역 간 지니계수, 지역 내 지니계수, 지역 중첩 지니계수로 분해하였다.
주요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객관적인 일자리 조건이 우수하면 주관적 만족도 역시 높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실증 데이터는 지역 불평등의 측정에 있어서 두 지수 간에 뚜렷한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우선 지수별 평균 분석 결과, 객관적 지수는 수도권이 우위를 점하며 그 격차가 분석 기간 내내 일정하게 유지된 반면, 주관적 지수에서는 비수도권이 수도권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가 점진적으로 심화되었다. 이러한 지수 간의 차이는 각 지수의 분포 형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본 커널밀도추정 분포 분석 결과에서도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객관적 지수는 두 지역 모두 16년간 분포의 형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반면, 주관적 지수는 분석 초기 두 지역의 분포 형태가 유사했으나, 점차 수도권은 저만족 구간이 두터워지고 비수도권은 고만족 구간이 두터워지는 방향으로 엇갈리며 변화하였다. 이는 일자리의 질을 객관적 측면과 주관적 측면으로 분리하여 접근할 때 객관적인 일자리 격차와 근로자가 주관적으로 체감하는 불평등이 일치하지 않는 현상, 즉 지역 불평등의 다차원적 양상을 포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전체 불평등 수준이 전반적으로 완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지니계수 분해를 통해 살펴본 좋은 일자리 불평등의 내부 구조는 지수별로 상이한 궤적을 보였다. 객관적 지수의 경우 전체 지니계수에서 지역 간 지니계수(Gb)가 차지하는 비중이 분석 기간 내내 큰 변동 없이 5% 내외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관적 지수의 지역 간 지니계수 비중은 분석 초기 약 1%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2024년에는 14.5%까지 증가하였다. 주목할 점은, 객관적 지수와 주관적 지수 모두 일시적인 변동이 아니라 장기간 일관되게 관찰되는 ‘추세’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이처럼 두 지수의 불평등 구조가 상이한 궤적을 그리며 고착화되는 현상은, 단순한 통계적 우연이 아니라 그 기저에 심층적인 구조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좋은 일자리의 지역 불평등이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체감 차원에서 서로 상이한 구조적 궤적을 그리며 고착화되고 있음을 밝힘으로써 지역 불평등의 다차원적 실체를 실증하였다. 다만, 본 연구는 장기 패널 데이터의 특성상 고용이나 주거가 불안정한 취약계층의 이탈로 인해 발생하는 표본 마모(attrition bias)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김유빈 외, 2019). 횡단면 가중치를 적용하여 이를 최대한 보완하고자 하였으나, 두 지역 모두 안정적인 계층이 과대 표집됨으로써 지역 간 격차가 실제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측정되었을 개연성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연도별 모집단의 횡단면적 대표성을 극대화하여 거시적인 불평등 구조의 변화 흐름을 포착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기에, 두 지수 간 상이한 궤적의 기저에 어떠한 심층적인 원인이 작동하여 이러한 현상을 유발했는지 직접적인 인과 기제를 규명하지는 않았다. 예컨대, 본 연구에서 관찰된 수도권의 주관적 만족도 정체 현상은 객관적으로 우수한 일자리에 종사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이나 상향 비교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이 작용하는 ‘도시 행복 역설’에 기인했을 개연성이 존재한다. 또한, 비수도권의 만족도 상승 추세 역시 실제 일자리 여건의 개선이라기보다는, 근로조건에 불만족한 인구가 역외로 유출됨에 따라 남은 집단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선택 편의’의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가설들을 엄밀히 검증하기 위해서는 개인 수준에서 객관적 여건과 주관적 만족도 간의 괴리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인과 기제를 규명해야 한다. 따라서 향후 패널 모형을 활용하여 동일 개인을 반복 관측하고 시간 불변적 특성(개인 고정 효과)을 미시적으로 통제하는 심층적인 후속 연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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