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임기 여성의 순이동, 여성 고용, 주택가격과 출산의 동태적 상호작용 분석: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교를 중심으로
Abstract
Understanding the drivers of fertility decline has become a central policy concern in South Korea, where the total fertility rate fell to 0.72 in 2023, the lowest in the world, marking the country’s transition into an era of ultra-low fertility. This phenomenon reflects not only demographic change but also distinctive socio-spatial dynamics within the national population structure. In recent years, women of childbearing age have increasingly concentrated in the Capital Region, while many Non-Capital regions have experienced a shrinking fertility base due to persistent female out-migration. Although many studies have examined the individual effects of migration, employment, and housing affordability on fertility, relatively few empirical studies have investigated how these factors jointly interact to shape fertility outcomes across regions amid growing spatial polarization.
This study examines the dynamic relationship between fertility, female net migration, female employment, and housing prices in South Korea, with a particular focus on differences between the Capital Region and the Non-Capital Region. Using monthly data from 2012 to 2023, we employ an auto-regressive distributed lag model with an error correction term (ARDL-ECM) to capture both short-run and long-run dynamics on the relationship. The analysis results reveal substantial differences of these two regions. In the Capital Region, female net inflows and higher female employment are associated with lower fertility in the long run, and rising housing prices further amplify this negative relationship. In contrast, in the Non-Capital Region, female in-migration significantly increases fertility, while female employment shifts from a short-term deterrent to a long-term positive factor. Moreover, when employment growth coincides with rising housing prices, a housing asset effect emerges that encourages long-run fertility.
These findings suggest that fertility outcomes are shaped by complex interactions among migration, employment, and housing market conditions, with markedly different effects across regions. Policy responses should therefore reflect these regionally differentiated effects between the two regions. In the Capital Region, policies aimed at easing housing burdens and mitigating excessive population concentration are critical. In the Non-Capital Region, strategies that attract and retain young women while expanding stable employment opportunities and housing accessibility are essential for supporting fertility recovery.
Keywords:
Fertility, Female Migration of Childbearing, Female Employment, Housing Price, Multi-variable Interaction Effects키워드:
출산, 가임기 여성 이주, 여성 고용, 주택가격, 다변량 상호작용 효과I. 서 론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선진국에서 그 추세가 두드러진다. 한국의 경우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였는데(OECD, 2024), 이는 일반적인 저출산을 넘어선 극단적 초저출산 현상으로, 사회적으로 인구 소멸 가능성까지 논의되는 상황이다(김보영, 2025).
기존 인구학 이론은 산업화와 인구구조 변화(Thompson, 1929), 경제적 불안과 기대소득 하락(Easterlin, 1975), 출산의 기회비용 증가(Becker, 1960; Becker, 1992), 여성 권한 확대(Caldwell, 1980) 등 개별 요인으로 출산 저하를 설명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인구구조·경제 불안 수준이 유사한 영국·프랑스·일본과 같은 국가들과 비교해도 더 낮은 출산율을 보이며, OECD 평균 대비 높은 기회비용과 낮은 여성 권한 수준이 동시에 나타나는 등, 기존 이론과 단일 요인으로 저출산을 설명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Johnstone, 2023; WEF, 2023; OECD, 2024).
특히 한국의 저출산은 전국 출생 수준의 회복을 직접 목표로 하는 정책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 단위의 출산율 격차를 분석하는 연구가 제공하는 시사점도 중요하지만, 인구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국면에서는 특정 지역의 인구증가는 다른 지역의 감소를 동반할 가능성이 커 지역 간 인구 변화가 이른바 ‘제로섬’에 가까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실제로 오명준·성현곤(2025)은 도시의 사회·경제·정주·교통 요인이 인구 동태에 미치는 공간 파급 효과를 분석하며, 인구성장이 지역 내부의 독립적 축적이라기보다 지역 간 상호의존적 재배치 과정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논의는 저출산 대응이 단순히 어느 지역의 출산율을 높이는가를 넘어, 국가 전체의 출생 규모와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설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출산을 개인의 선호나 선택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고용·주거의 불안정, 인구밀도, 지역 간 불균형 등 사회구조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과 연결된다(Hwang et al., 2023; Barbieri et al., 2015). 이는 뒤르켐이 자살을 사회적 통합과 규제 수준으로 설명한 것처럼(Durkheim, 1897), 반대되는 개념인 출산 역시 가족·노동시장·주택정책 등 제도적 환경과 결합된 사회적 행위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뒷받침한다(McNicoll, 2001; Bernardi and Klärner, 2014; Bagozzi and Van Loo, 1978).
최근 연구는 출산과 관련하여 주거비 부담·고용 안정성·정책 환경 등 구조적 제약의 상호작용에 주목하고 있으며(Fleckenstein et al., 2023), 한국의 초저출산 현상은 수도권 중심의 인구 집중 및 지역 간 격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논의된다(김명인 외, 2023; Lee and Lee, 2025). 수도권에서는 높은 주거비와 경쟁적인 노동시장이 출산 의향을 약화시키는 반면(장진희·박성준, 2015), 비수도권은 고령화와 청년 인구의 유출로 인해 출산 기반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Hwang et al., 2023).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가임기 여성의 이주, 여성고용률, 주택가격 수준이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변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시장 기회와 고용 여건은 가임기 여성의 특정 지역 유입과 정착 가능성을 좌우하고(Rabe and Taylor, 2012; Roberts, 2002), 이러한 인구 유입의 누적은 다시 주택 수요를 증가시켜 주택가격과 주거비 부담을 상승시킬 수 있다(Saiz, 2007; Gluszak and Trojanek, 2025). 반대로 높은 주택가격과 주거비 부담은 정착과 가구형성을 어렵게 만들어 이동 선택을 재구성하고, 이는 다시 가임기 여성의 유입·유출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Mulder and Billari, 2010; Kulu and Vikat, 2007). 또한 여성고용률의 출산효과 역시 고용 자체의 단순 효과라기보다, 주거비 부담과 돌봄·경력 비용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Alderotti et al., 2021; Fleckenstein et al., 2023). 즉, 가임기 여성의 이주, 여성고용률, 주택가격 수준은 상호작용하며 출산환경을 순환적으로 구성하는 요인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Shreffler and Johnson, 2013; Alderotti et al., 2021; Mulder and Billari, 2010; Kulu and Washbrook, 2014; Kulu and Vikat, 2007).
그럼에도 이러한 논의를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해석하고, 전국 출생 수준과의 연결을 실증적으로 규명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기존 연구들은 대체로 지역 간 비교나 개별 요인분석에 치중되어 있어, 수도권 인구이동과 이를 둘러싼 주택·노동 환경이 전국 출산율에 미치는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초저출산 현상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인구이동과 주거 조건, 노동시장 구조가 전국 출산율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의 초저출산을 단순한 개인의 선택으로 보지 않고, 수도권 집중이라는 사회구조적 맥락 속에서 그 원인을 탐색한다. 구체적으로는 가임기 여성의 수도권 순유입, 주택가격, 여성고용률을 주요 변수로 하여 이 변수들이 전국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분석 방법으로는 자기회귀분산지연모형(ARDL: Autoregressive Distributed Lag)과 오차수정모형(ECM: Error Correction Model)을 결합한 ARDL-ECM 접근을 적용하여, 단기적 충격 효과와 장기적 균형 관계를 구분해 추정한다. 또한, 주요 변수들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하여 상호작용항(interaction terms)을 구성함으로써,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별 구조적 맥락이 전국 출산율에 미치는 차별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규명한다. 이를 통해 출산 결정요인의 복합적 구조를 분석하고, 가임기 여성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전체 출산에 미치는 효과를 지역 간 비교를 통해 심층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출산을 인구이동·주거·여성고용의 개별 효과로 분절해 해석하던 접근에서 나아가, 세 요인의 결합과 상호작용을 통합적 틀에서 분석함으로써 전국 출생 수준의 결정 메커니즘을 구조적으로 제시하였다. 둘째, 월별 시계열에 ARDL-ECM을 적용해 단기 충격과 장기균형을 구분하고, 출산이 단기 변동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제약 조건 속에서 점진적으로 조정되는 동학을 계량적으로 확인한다. 셋째,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해 동일 요인의 효과가 지역의 노동·주거·이동 구조에 따라 달라짐을 비교함으로써, 지역 맥락에 따른 차별적 저출산 대응 필요성을 제시한다.
Ⅱ. 선행연구 고찰
1. 출산에 관한 이론적 연구
출산은 개인의 선호나 생애사적 선택의 단순한 합계라기보다, 경제적 유인과 비용 구조, 제도·성평등 체계, 공간적 집적과 인구이동, 그리고 이러한 조건이 시간에 따라 누적되며 형성되는 동태적 제약 속에서 형성되는 사회구조적 행위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처럼 인구·일자리·주거·교육 인프라가 특정 권역에 강하게 집중된 또는 집중되었다고 인식하는 사회에서는, 출산 결정이 지역별로 상이한 기회와 제약을 반영하며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출산율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은 산업화와 가족경제 변화에 주목한 전통적 이론, 후기 인구전환 국면에서 가치 변화와 제도·성평등 조건의 결합을 강조한 이론, 그리고 공간적 집적과 인구이동 및 노동시장·주거 체계의 결합을 고려하는 확장적 접근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전통적 관점에서 출산율 변화는 산업화·도시화가 가져온 거시 구조 변화 및 가족경제의 전환과 연동되어 설명된다. 인구전환 이론(Thompson, 1929)은 발전 단계에 따라 사망률 하락 이후 출산율이 감소하는 순차적 변화를 제시하며, 산업화가 가족 형태와 노동시장 구조를 변화시켜 출산을 낮출 수 있음을 논의한다. 경제적 출산 이론(Becker, 1960; Becker, 1992)는 자녀 양육을 가계의 합리적 선택으로 보고 자녀의 직접 비용뿐 아니라 부모(특히 여성)의 시간 비용·경력 단절 등 기회비용이 출산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임을 강조한다. 상대소득 가설(Easterlin, 1975)은 기대 생활수준과 실제 소득 사이의 괴리가 커질수록 출산이 억제될 수 있음을 설명하며, 고용 불안정과 생활비 압력이 출산 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 Caldwell(1980)은 산업화 과정에서 가족 내 자원 흐름이 변화하며 자녀가 ‘자산’에서 ‘비용’으로 전환될수록 다자녀 규범이 약화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전통적 이론들은 출산율 하락을 비용 증가와 유인 약화라는 구조적 전환의 결과로 이해한다.
둘째, 저출산이 장기화되면서 출산을 가치관 변화나 단일 경제 변수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제도·성평등 조건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하려는 논의가 확대되었다. 제2차 인구전환 이론(Lesthaeghe, 2010)은 개인주의·자아실현 가치의 확산이 혼인·출산 규범을 변화시킨다고 보되, 그 효과는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전제한다. 성평등 이론(McDonald, 2013)은 여성의 교육·고용 참여가 노동시장에서는 진전되더라도 가정 내 성역할 분담과 돌봄 제도, 노동시장 관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출산이 억제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삶의 만족과 제도적 지원이 결합될 때 출산 의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Aassve et al., 2015)는 출산이 개인의 선호만이 아니라 제도적·사회적 조건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논의는 한국의 출산 결정이 돌봄, 노동시간, 주거 안정 등 구조적 제약에 민감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셋째, 출산은 특정 지역의 생활 조건과 기회 구조 속에서 제약되거나 강화될 수 있으며, 공간 집적과 인구이동은 출산 환경을 재구성하는 주요 요인으로 논의되기도 한다. 누적적 인과이론(Myrdal and Sitohang, 1957)은 경제적 우위 지역이 인구와 자본을 지속적으로 흡수하여 지역 격차를 확대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를 출산 맥락에 적용하면 인구·일자리가 집중된 권역은 집적의 편익과 함께 주거비 상승, 경쟁 심화, 생활비 증가, 양육 부담 확대와 같은 비용 요인이 누적될 수 있다. 이때 인구이동은 단순한 인구 재배치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 축적된 비용 구조와 생활 조건이 개인의 생애 과정에 반영되는 경로로 작동할 수 있다. 도시적 생활 조건과 인구밀도가 출산을 제약할 수 있다는 논의도 보고되어 왔으며(Kulu, 2013), 일부 거시 논의에서도 도시화와 생활비 구조 변화가 출산 여건과 결합될 가능성이 제시된다(Lutz et al., 2006). 다만 이러한 효과는 일률적이라기보다 노동시장 구조, 제도 환경, 주거 여건과 결합하여 조건부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출산이 기회비용 효과와 소득효과의 균형 속에서 결정될 수 있다(Becker, 1960; Becker, 1992; Easterlin, 1975). 여성고용 확대는 단기적으로 출산의 기회비용을 높여 출산을 억제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소득 안정성과 생계 기반 강화가 출산을 지지할 가능성도 제시된다(Matysiak and Vignoli, 2008). 주거 또한 비용이자 자산으로 기능한다. 주택가격 상승은 주거비 부담을 통해 출산을 제약할 수 있지만, 자산 보유와 소득 안정이 결합될 경우 자산효과를 통해 상반된 방향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Mulder and Billari, 2010). 따라서 인구이동-고용-주거는 각각 독립적으로가 아니라 상호 결합된 조건 속에서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애과정 관점은 시간·영역·수준 간 상호의존성이 삶의 궤적을 형성한다는 점을 강조하며(Bernardi et al., 2019), 이는 출산의 변화가 단기보다 장기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거나 동일 변수라도 단기·장기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한다.
이처럼 출산은 경제적 비용-유인 구조, 제도·성평등 조건, 공간적 집적과 인구이동, 그리고 시간적 누적 과정이 상호 결합되어 나타나는 사회구조적 현상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요인들을 분절적으로 다루기보다, 상호작용과 시간적 동학을 함께 고려하는 분석틀을 통해 접근하고자 한다.
2. 출산에 관한 실증적 연구
인구이동은 출산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구학적 요인으로 논의되어 왔다. 특히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동은 주거·돌봄 환경의 변화, 생계비 부담, 사회적 관계망의 재편 등을 수반하며, 이러한 변화가 혼인 및 출산 시점을 늦추거나 출산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외 연구들은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동이 이후의 출산행태 변화와 연관될 수 있으며, 이동 이후 출산수준이 목적지의 생활조건과 규범에 점차 수렴할 가능성을 제시해왔다(Edlefsen and Lee, 1983; Roy et al., 2006). 또한 멕시코와 방글라데시 사례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주자가 목적지의 낮은 출산 규범과 생활양식에 적응하며 출산 수준이 점진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시되었다(Edlefsen and Lee, 1983; Roy et al., 2006). 다만 총인구이동과 달리 가임기 여성의 이동은 혼인·가구형성 및 출산과 시간적으로 결합되는 경우가 많아, 이동의 효과가 출산 시점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예컨대, 이동의 영향이 이동 전 선택(선택효과), 이동 전후의 일시적 지연(교란/단절효과), 정착 이후 목적지 규범·제약으로의 수렴(적응/사회화효과) 등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제시한다(Kulu, 2005; Goldstein and Goldstein, 1982).
국내에서도 인구이동과 출산의 관련성을 다룬 초기 연구가 존재하나(Lee and Farber, 1984), 이후 연구에서는 인구이동을 핵심 설명변수로 직접 추정하기보다 인구밀도·인구증가 등 대리 지표를 활용하거나, 특정 시점의 단면적 관계에 초점을 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로 인해 인구이동 자체가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제기된다. 특히 최근 연구는 이주의 영향이 단기에는 정착 과정의 불확실성으로 출산이 지연될 수 있는 반면, 장기에는 도시 환경에의 적응과 사회화를 거치며 낮은 출산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있음을 강조한다(Tønnessen, 2020). 따라서 본 연구는 인구이동을 단순 통제요인이 아니라 핵심 설명변수로 설정하고,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단기·장기 효과를 구분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주택가격은 결혼과 출산 시점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핵심 경제적 제약 요인으로 논의된다. 주거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장기적 생활 기반이자 자산 축적 수단이므로, 주택시장 조건은 가족 형성 결정과 밀접하게 연결된다(Mulder and Billari, 2010). 특히 청년층과 신혼부부에게 안정적 주거 확보는 가족 형성의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하는데, 주택가격이 상승할수록 주거시장 진입을 위한 초기 자산 축적 부담이 커지고 주거 안정성 확보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Mulder and Billari, 2010; 도난영·최막중, 2018). 또한 주택 구입 과정에서 대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가구의 가처분소득을 제약하고, 이는 출산 및 양육 준비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Lovenheim and Mumford, 2013; Atalay et al., 2017).
국외의 실증 연구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된다. 중국과 영국 사례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의향 약화 및 출산율 저하와 유의하게 연관되며, 특히 젊은 층과 무주택 가구에서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Aksoy, 2016; Zhang et al., 2025). 이는 무주택·청년층이 주택가격 상승의 비용효과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자가 보유 가구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이 자산 증가로 인식되어 출산을 촉진하는 자산효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시된다(Lovenheim and Mumford, 2013; Atalay et al., 2017). 즉 동일한 주택가격 변화라도 가구의 주거 점유 형태, 자산 보유 상태, 부채 부담 수준에 따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관찰된다. 한국노동패널조사 연구는 주택가격 상승이 청년층의 혼인과 첫째·둘째 자녀 출산시점을 지연시키고(도난영·최막중, 2018), 서울 25개 자치구 연구에서도 아파트 가격 상승의 출산율 억제 효과가 확인되었다(이재희·박진백, 2020). 또한 지역 단위 분석에서는 주택가격과 출산 간 음(-)의 관계가 보고되며, 특히 수도권에서 그 효과가 더 뚜렷하다는 결과도 제시된다(이기훈·마강래, 2025). 이는 높은 주택가격이 한국에서도 청년층과 신혼가구의 정착과 가족 형성을 지연시키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주택가격의 효과는 주택시장 내부의 비용 변수로만 환원되기 어렵다. 지역 간 인구이동은 임금, 고용기회, 주택가격 차이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Rabe and Taylor, 2012), 여성의 노동이주 역시 단순한 일시적 이동이 아니라 정착 가능성과 연결될 수 있다(Roberts, 2002). 이러한 인구 유입의 누적은 지역 주택수요를 확대하고, 공급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임대료와 주거비 부담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Saiz, 2007; Gluszak and Trojanek, 2025). 따라서 주택가격은 단일한 비용 변수라기보다 인구이동, 노동시장 기회, 주거비 부담과 결합된 조건 속에서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기존 연구는 주택가격을 결혼 지연이나 특정 출산행태의 요인으로 부분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아, 주거 안정성·부채 부담·인구이동·노동시장 조건과 결합된 영향은 충분히 밝히지 못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주택가격을 단일한 비용 변수로만 보지 않고, 인구이동 및 노동시장 여건과 함께 고려함으로써, 주거 조건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통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고용 안정성 또한 혼인과 출산 결정에 중요한 경제적 기반으로 작용한다. 안정적인 일자리는 소득효과를 통해 가구의 경제적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출산을 촉진할 수 있으며(Vignoli et al., 2012; Schmitt, 2012), 청년층의 안정적 취업과 고용 안정성은 출산 가능성과 정(+)의 관련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Matysiak and Vignoli, 2008; Kreyenfeld, 2010). 반면 고용 불안정이나 실업은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하여 혼인과 출산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Pailhé and Solaz, 2012).
특히 여성고용은 소득 기반을 강화하는 측면과 함께 자녀 양육의 시간 비용과 경력 단절 위험을 증가시키는 측면을 동시에 가질 수 있으며, 그 방향과 강도는 제도·문화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가정 양립 제도가 잘 갖추어진 사회에서는 여성고용과 출산 간 양(+)의 관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거나 돌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된 사회에서는 여성고용 확대가 출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Thévenon, 2011; McDonald, 2013; Matysiak and Vignoli, 2008; Bratti, 2003).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장시간 근로, 경력단절 위험, 고용 안정성의 불균등이 결합되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출산 지연과 낮은 출산율로 이어지는 경향이 보고되어 왔고(Frejka et al., 2010; Anderson and Kohler, 2015), 한국에서도 장시간 근로 관행은 출산 의향 및 출산 시점 지연과 관련된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된다(Kim, 2023).
한편 이러한 논의는 여성고용과 출산의 관계가 제도적 지원과 성평등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도 강조된 바 있다(McDonald, 2013; Thévenon, 2011).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맥락에서 여성고용을 핵심 변수로 두고,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여성고용을 핵심 변수중의 하나로 설정하고 다른 요인들과 함께 통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최근 문헌은 출산행태가 단일 요인의 독립적 효과보다, 주거비-노동시장-인구이동이 결합된 구조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Balbo et al., 2013; Doepke et al., 2023; Fleckenstein et al., 2023; OECD, 2024). 주택가격 상승은 주거비 부담을 통해 가구형성과 출산을 지연·억제하는 비용압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Meng et al., 2023). 여성고용은 소득과 안정성의 확보를 통해 출산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고용불안정과 경력비용이 큰 맥락에서는 출산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도 하며(Shreffler and Johnson, 2013), 고용불안정의 부정적 효과가 저출산 맥락에서 강화된다는 증거도 제시된다(Alderotti et al., 2021). 또한 제도 변화가 고용의 안정성을 개선할 때 출산이 증가할 수 있다는 실증도 보고된다(Monras et al., 2023). 국내에서도 인구밀도와 주택가격이 출산율을 낮추되, 주택가격·일자리 요인과 결합될 때 수도권에서 감소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등 복합경로의 가능성이 확인된다(이기훈·마강래, 2025).
이러한 논의를 정리하면, 출산은 주택가격(주거비 부담), 여성고용(소득·안정성 및 경력비용), 인구이동(주거·일자리 조건의 재배치)이라는 세 축의 직접경로를 통해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세 요인이 서로의 효과를 완충하거나 증폭시키는 상호작용 경로를 통해서도 결정될 수 있다(Alderotti et al., 2021; Fleckenstein et al., 2023; Doepke et al., 2023) 즉, 본 연구가 전제하는 개념적 프레임워크는 인구이동-주택가격-여성고용이 결합된 구조적 제약의 묶음이 출산행태를 형성한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세 요인을 동일한 분석 틀에서 동시에 고려하여 이러한 결합 및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인구이동, 주택가격, 여성고용을 함께 고려하여 출생 수준의 변동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출산율 결정 요인은 동일한 경제·사회적 조건 하에서도 지역의 제도 환경, 노동시장 구조, 주거 여건, 문화적 규범 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유럽 인구학 연구는 이러한 지역 맥락 의존성을 강조하며, 동일한 정책이나 경제적 충격도 적용되는 지역의 구조적 조건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Hank, 2001; De Beer and Deerenberg, 2007; Kulu, 2013; Zeman et al., 2018). 실증 연구에서도 도시와 농촌, 중심지와 교외 간 출산 차이는 다양한 국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다(Hank, 2001; De Beer and Deerenberg, 2007). 교외출산가설(suburban fertility hypothesis)은 대도시 중심부보다 교외에서 더 높은 출산율이 나타날 수 있음을 설명하며(Kulu et al., 2009), 거주 맥락과 이동 경험이 출산행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제시된다(Kulu and Washbrook, 2014). 또한 인구밀도는 집적 효과로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동시에 주거 비용 상승과 경쟁 심화를 통해 출산을 제약할 수 있다는 논의도 보고되어 왔다(Lutz et al., 2006).
국내에서도 지역 단위 출산율은 공간적 상호의존성을 가지며, 지역의 경제·사회적 환경에 따라 상이한 패턴을 보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김동현·전희정, 2021b).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한 분석에서는 동일한 설명변수라도 영향의 방향과 크기가 권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이 보고되었고(김동현·전희정, 2021a; 박관태·전희정, 2020), 인구밀도와 지역 경제 요인을 함께 고려해 지역 간 출산 차이가 형성될 수 있음을 제시한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이기훈·마강래, 2025). 그럼에도 한국의 수도권-비수도권 맥락에서 경제·주거·노동시장·인구이동 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지역별 차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여, 동일한 요인이 지역적 맥락에 따라 출생 수준과 어떻게 다르게 관련되는지를 비교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3. 연구의 차별성
앞선 선행연구 고찰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출산은 산업화 이후의 비용-유인 구조 변화(Thompson, 1929; Becker, 1960; Becker, 1992; Easterlin, 1975; Caldwell, 1980), 제도·성평등 조건의 불일치(McDonald, 2013), 그리고 공간 집적과 인구이동을 배경으로 한 노동시장·주거 여건의 차이(Myrdal and Sitohang, 1957; Kulu, 2013; Mulder and Billari, 2010) 속에서 형성될 수 있다. 실증 연구 역시 인구이동, 주택가격, 고용이 출생(출산)과 관련됨을 보고해 왔으나, 기존 연구에는 다음과 같은 공백이 남아 있다.
첫째, 주택가격·고용·인구이동을 동일한 분석 틀에서 함께 검토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둘째, 이들 요인이 결합될 때 출생 수준과의 관계가 단기와 장기에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실증과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 셋째, 수도권과 비수도권처럼 지역 여건이 상이한 맥락에서 동일 요인의 영향이 동일한 방향·크기로 나타나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가 제한적이어서, 지역적 맥락을 반영한 검증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차별성을 갖는다. 첫째, 정책적으로 핵심 성과지표가 국가 전체의 출생 수준이라는 문제의식에 따라 종속변수를 전국 조출생률로 설정하고, 수도권·비수도권의 가임기 여성 순유입, 여성고용, 주택가격 및 상호작용항을 동시에 고려하여 전국 출생 수준과의 관련성을 확인한다. 둘째, 월 단위 시계열 자료에 ARDL-ECM 모형을 적용해 단기 변동과 장기 관계를 구분함으로써, 동일 요인의 효과가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계량적으로 반영한다. 셋째,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교 분석을 통해 동일한 경제·사회적 요인이 지역적 맥락에 따라 출생 수준과 어떻게 다르게 관련되는지를 점검한다. 이는 지역의 노동시장 구조, 주거비 부담, 인구이동 패턴 차이가 출생 수준에 대한 영향을 달리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의 문제의식(Hank, 2001; Kulu et al., 2009; Kulu, 2013)과 맞닿아 있으며, 한국의 수도권 초집중 맥락에서 지역 차이를 실증적으로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Ⅲ. 연구 범위 및 방법론
1. 연구 범위 및 주요 변수
본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통계청과 관련 기관에서 제공하는 자료 중 출산, 가임기 여성 순이동, 여성고용, 주택가격 등 주요 변수들을 월별 시계열로 일관되게 제공되는 기간인 시간 단위의 동일성(temporal consistency)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대별되는, 즉 시도의 공간 단위의 동일성(spatial consistency)으로 결합하여 구축할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하였다. 이이 따라 본 연구 시행 시점에서 확보 가능한 가장 장기간에 해당하는 201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총 144개월의 자료를 활용하여 출산율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분석 단위는 월(month)이며, 공간적 범위는 대한민국 전체이다. 다만 설명변수는 시도 단위 원자료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해 집계하여 월별 시계열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모든 변수들의 요약통계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종속변수로 전국 조출생률(Crude Birth Rate, CBR)을 설정하였다. 출산 지표로는 보통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 TFR)이 널리 활용되지만, TFR은 연령별 출산율을 종합해 산출되므로 연 단위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조출생률은 특정 시점의 출생아 수를 전체 인구 규모로 표준화하여 산출하기 때문에, 월별·단기적 변동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통계청 KOSIS의 월별 출생통계를 바탕으로 조출생률을 산출하였다.
본 연구의 세 가지 주요 관심변수는 가임기 여성의 순유입률, 주택가격, 여성고용률이며, 모두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해 수집하였다. 첫째, 가임기 여성 순유입률은 출산 잠재력과 직결되는 인구학적 요인으로서 출산율 변동을 설명하는 핵심 변수다. 선행연구는 가임기 여성 규모 확대가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과, 반대로 이주가 출산을 억제·지연시킬 수 있음을 보고한다(Kulu, 2005; Tønnessen, 2020). 본 연구는 출산이 주로 발생하는 20~49세 여성의 순유입률을 사용하며, 산출에는 통계청 Microdata Integrated Service(MDIS)의 주민등록 전출입(월·연령·성별·시도)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하였다. 구체적으로 시도별 20~49세 여성의 월별 전입·전출을 집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순이동(전입-전출)을 계산하고, 동년월의 20~49세 여성 주민등록인구로 나누어 1,000명당 기준으로 조출생률 단위와 동일하게 표준화하였다.
둘째, 주택가격은 결혼과 출산 여부를 결정짓는 대표적인 경제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며, 높은 주거비가 혼인 시기와 출산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은 한국의 실증 분석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도난영·최막중, 2018). 본 연구에서는 평균값 왜곡을 피하기 위해 단위면적당 중위 주택 매매가격을 사용하고, 분포 비대칭·이상치 영향 완화 및 계수 해석의 일관성을 위해 값을 자연로그(ln)로 변환하였다.
셋째, 본 연구는 고용 관련 지표로 일반 고용률이 아니라 여성고용률을 사용하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고용을 개인의 취업 여부 자체라기보다, 출산과 관련된 지역의 노동시장 및 제도적 여건을 반영하는 구조적 조건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McDonald, 2013; Thévenon, 2011; Olivetti and Petrongolo, 2017). 특히 출산은 임신·출산·돌봄에 따른 시간 배분, 경력단절 가능성, 일-가정 양립 제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남녀 전체의 평균적 고용 수준보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수준이 출산과 보다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진다(Del Boca, 2002; Bratti, 2003; Matysiak and Vignoli, 2008; Shreffler and Johnson, 2013; Kim, 2023). 또한 여성고용률은 제도·문화적 맥락에 따라 상이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특히 동아시아와 한국에서는 장시간 근로, 고용 불안정, 경력단절 위험이 결합되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출산 전환의 지연과 연결되는 경향이 보고되어 왔다(Frejka et al., 2010; Anderson and Kohler, 2015; Kim, 2023).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여성고용률을 출산과 이론적으로 연결되는 노동시장 조건의 대표 지표로 설정하였다. 여성고용률은 여성 15세 이상 인구 대비 여성 취업자 수의 비율로 정의하였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값은 시도별 월별 원자료에서 여성 취업자 수와 15세 이상 여성 인구를 각각 합산한 후 권역별로 산출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여성고용률은 전체 인구 기준의 일반 고용률이 아니라, 여성 집단 내부의 노동시장 참여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이다. 한편 종속변수와의 스케일 차이 및 분포의 비대칭성을 완화하기 위해 여성고용률 역시 자연로그로 변환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관심 변수의 효과를 보다 정밀하게 식별하기 위해 거시경제 여건을 통제변수로 포함하였다. 구체적으로 전국 월평균 임금, 총근로시간, 소비자물가(Consumer Price Index, CPI)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금리(=양도성예금증서 금리-전년동월 CPI 상승률)를 투입하였다. 이는 출산을 효용 극대화 하에서의 경제적 선택으로 이해하는 인구경제학적 관점에서, 소득·기회비용·경제적 불확실성이 출산 결정과 연동될 수 있다는 논의에 근거한다(Becker, 1960; Becker, 1992; Easterlin, 1975; Balbo et al., 2013; Doepke et al., 2023).
임금은 가계의 소득 여건과 더불어 자녀 양육에 수반되는 기회비용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로 이해된다(Becker, 1991; Butz and Ward, 1979; Goldin, 2014). 총 근로시간은 시간 제약과 일-가정 양립 가능성을 대리하며, 장시간 근로 구조에서는 노동공급 확대가 양육시간 제약을 강화하여 출산을 제약할 가능성이 커진다(Del Boca, 2002; Thévenon and Gauthier, 2011; Olivetti and Petrongolo, 2017). 실질금리는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과 경기 전망을 간접적으로 반영하고, 경기 충격과 노동시장 불확실성의 확대는 특히 단기적으로 출산의 시기에 민감하게 반영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Adsera and Menendez, 2011; Goldstein et al., 2013; Sobotka et al., 2011; Kreyenfeld et al., 2012; Comolli, 2017; Matysiak et al., 2021; Vignoli et al., 2020). 이와 같은 거시경제 환경을 통제함으로써 주택가격, 고용, 인구이동 등 관심 변수의 효과를 보다 엄밀하게 식별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본 연구는 월(month)·연도(year) 더미를 포함하여 계절성과 장기 추세를 통제하였다. 출생의 계절성은 여러 국가의 장기 자료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으며(Lam et al., 1994; Bobak and Gjonça, 2001; Currie and Schwandt, 2013), 이를 통제하지 않을 경우 특정 월에 반복되는 변동이 설명변수 계수에 흡수되어 추정치가 왜곡될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출생은 장기적으로 구조적 하락 추세를 보여왔고(<Figure 1 참조>), 공통 시간 추세를 충분히 통제하지 않을 경우 거시경제 변수나 지역 변수의 효과가 추세 성분과 혼합될 위험이 존재한다(Sobotka, 2004; Lesthaeghe, 2010; Balbo et al., 2013). 이에 연도 더미를 포함하여 공통 충격과 구조적 하락 추세를 통제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2019년 1월(수도권 가임기 여성 인구가 비수도권을 처음 상회한 시점)을 인구구조상 의미 있는 전환 시점으로 조작적으로 설정하고, 크로스오버 더미를 통해 해당 시점 이후의 수준 변화를 통제하였다(<Figure 2 참조>). 이는 인구이동과 수도권 집중이 출산 잠재집단의 공간적 분포를 재배치할 수 있다는 논의와 연결되며(Kulu, 2013; Kulu and Washbrook, 2014), 시간 추세와 별개로 특정 시점 이후의 변화가 추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보정함으로써 모형의 안정성과 해석의 강건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2. 변수 전처리 및 시차 설정
출산은 외부 경제·사회적 충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선행연구는 평균적으로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이기훈·마강래, 2025; Sobotka et al., 2011). 이에 본 연구는 주요 독립변수에 12개월 시차(lag)를 적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최종 분석에 사용된 시계열은 132개월로 축소되었다.
한편 본 연구는 월별 시계열 자료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변수 간 추세(trend) 공유로 인한 구조적 다중공선성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시계열 자료에서는 장기 추세를 공유하는 거시경제 변수들 간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불가피한 특성으로 지적되어 왔다(Gujarati and Porter, 2009; Wooldridge, 2013). 특히 연도(year) 변수와 임금, 주택가격과 같은 장기 상승 추세 변수 간에는 공통 추세에 기인한 상관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회귀모형에서는 원 변수와 상호작용항 간 상관성이 증가하여 다중공선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Aiken and West, 1991; Cohen et al., 2013). 이를 완화하기 위해 본 연구는 가임기 여성 순유입률, 주택가격, 여성 고용률 변수를 평균 중심화(mean-centering)한 후 상호작용항을 구성하였다. 평균 중심화는 상호작용항 도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본질적(non-essential) 다중공선성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Aiken and West, 1991).
다중공선성은 분산팽창지수(VIF)를 통해 진단하였다. 일반적으로 VIF가 10을 초과할 경우 심각한 다중공선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실무적 기준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Hair et al., 2019). 중심화 이전 일부 변수는 VIF가 10을 초과하였으나, 중심화 이후에는 일반화된 VIF가 모두 10 미만으로 낮아져 추정의 안정성이 확보되었다(<Table 2> 참조).
아울러, 연도(Year) 변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VIF 값을 보였는데, 이는 추세 변수의 구조적 특성상 임금·주택가격과 같은 장기 상승 추세 변수들과 시간 경로를 공유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Gujarati and Porter, 2009; Wooldridge, 2013). 이를 확인하기 위해 Year 변수를 제외한 대안 모형을 추가 점검한 결과, Year 제거 시 임금 및 주택가격 변수의 VIF는 5 이하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주요 변수의 계수 부호와 유의성에 큰 변동은 없었다. 다만 추세 변수를 제외할 경우 장기 구조적 변화가 다른 설명변수의 계수에 흡수되어 추정치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바(Wooldridge, 2013), 최종 모형에서는 연도 변수를 통제하였다.
3. 연구 방법론
본 연구는 한국의 조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요인의 단기적 변화와 장기적 관계를 함께 추정하기 위하여 자기회귀분산지연모형(ARDL: Autoregressive Distributed Lag)과 오차수정모형(ECM: Error Correction Model)을 결합한 ARDL-ECM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ARDL 모형은 시계열 자료를 이용하여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분석할 때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 특정 변수의 변화가 현재뿐 아니라 일정한 시차를 두고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 적합하다(Pesaran et al., 2001). 특히 출산과 같이 경제·사회적 조건 변화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일정한 시간 지연을 거쳐 반응할 수 있는 현상을 분석할 때 유용하다. 또한 이 방법은 단기적인 변동 효과와 장기적인 균형관계를 하나의 분석 틀 안에서 함께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본 연구와 같이 인구이동, 주택가격, 여성고용률 등의 변화가 조출생률에 미치는 영향을 동태적으로 살펴보려는 목적에 적합하다.
ARDL 모형의 또 다른 장점은 설명변수들이 모두 동일한 통계적 특성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시계열 자료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평균과 분산이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는 안정적인 변수도 있고, 추세나 누적적 변화로 인해 원자료 그대로는 불안정하지만 전기 대비 변화분을 취하면 안정적으로 바뀌는 변수도 있다. 전자는 일반적으로 수준에서 정상성을 갖는 변수, 후자는 1차 차분 후 정상성을 갖는 변수라고 부른다. ARDL 모형은 이처럼 원자료 수준에서 안정적인 변수와 1차 차분 후 안정적인 변수가 함께 존재하는 경우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하다(Pesaran et al., 2001). 다시 말해, 모든 변수를 일괄적으로 차분해서 정보의 일부를 잃는 방식이 아니라, 각 변수의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단기 효과와 장기 관계를 동시에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자료 구조에 부합한다. 단, 2차 차분을 해야 안정화되는 변수까지 포함될 경우에는 ARDL 모형의 적용이 적절하지 않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단위근 검정을 통해 이러한 조건을 사전에 점검하였다.
또한 ARDL 모형에서는 한계검정(Bounds Test)을 통해 변수들 사이에 장기적인 균형관계, 즉 공적분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검정할 수 있다(Pesaran et al., 2001). 이는 각 변수들이 단기적으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동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일정한 균형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움직이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이다. 본 연구에서는 조출생률과 주요 설명변수들이 단기적으로 변동하는 가운데에서도 장기적으로 일정한 관계를 형성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Bounds Test를 실시하였다. 검정통계량이 제시된 상한 임계값을 초과할 경우, 변수들 사이에 장기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일반화된 ARDL(p, q1, ⋯, qk)의 ECM형 모형식의 표기는 다음 식 (1)과 같다.
| (1) |
CBRt은 조출생률, Xj,t는 j번째 독립변수, ϵt는 오차항이다. 오차수정항 ECTt-1는 다음 식 (2)와 같이 정의되는 장기 균형식에서의 이탈을 의미한다.
| (2) |
여기서,
는 장기계수, αLR는 장기 상수(term)이다. 조정속도 ψ는 일반적으로 -1<ψ<0 범위의 음(-)의 값이 유의할 때 장기 균형관계(공적분)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단기효과는 ∆항의 계수(ϕi, βjl)로, 장기효과는 수준항의 계수비(-λj/λ1)를 통해 추정된다.
지연 차수 선택은 AIC를 기준으로 하되, 소표본에서 과도한 지연은 자유도 소모와 추정 왜곡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Pesaran et al., 2001; Narayan, 2005; Pompigna and Mauro, 2021; Kripfganz and Schneider, 2020) 본 연구는 최대 지연 차수를 2로 제한하였다. 최적의 시차 조합 탐색 결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형 모두에서 계절성과 추세를 통제하기 위한 월(月)과 연도(year) 변수를 제외한 모든 변수의 최적 시차가 2로 결정되었다. 이는 표본의 크기와 변수 간 상관구조를 고려할 때 합리적인 수준이며, 지역별 자료 특성과 무관하게 일관된 동태적 패턴을 보여준다. 또한 단위근 검정 결과, 조출생률과 여성 순유입률 등 주요 변수는 수준에서 정상성이 있거나 1차 차분 후 정상성을 충족하여 ARDL 모형의 적용 요건을 만족하였다. 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모형 적합성이 확보되었음을 의미한다.
Ⅳ. 모델 진단 및 분석결과
1. 모델 진단
분석 결과를 해석하기에 앞서, 본 연구에서 설정한 ARDL-ECM 모형의 적합성을 검토하기 위해 주요 사후 진단 검정을 실시하였다. 우선, 단위근 검정 결과, 주요 변수들은 수준에서 정상성이 확보되거나 1차 차분 이내에서 정상성을 충족하였으며, I(2) 변수는 존재하지 않아 ARDL 적용 요건을 만족하였다. 또한, <Table 3>의 모델진단 결과에 따르면, Bounds Test에서는 수도권(F=8.2292, p<0.001)과 비수도권(F=5.5668, p<0.001) 모두에서 귀무가설(“장기 균형관계가 없다”)이 기각되어, 종속변수인 조출생률과 주요 설명변수 간에 안정적인 장기 공적분 관계가 존재함이 확인되었다.
잔차 진단 결과, Breusch-Godfrey 검정에서는 수도권(p=0.3891)과 비수도권(p=0.7571) 모두에서 자기상관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Ramsey RESET 검정 역시 수도권(p=0.3655), 비수도권(p=0.5565)에서 함수형태 오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RCH 검정에서도 수도권(p=0.9678), 비수도권(p=0.9611) 모두 이분산성이 확인되지 않아, 잔차의 분산이 일정하게 유지됨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계수의 구조적 안정성을 점검한 CUSUM 검정 결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누적합 잔차가 5% 유의수준의 임계치 범위 내에 머물렀다. 이는 분석 기간 전반에 걸쳐 추정 계수의 큰 구조변화나 체계적 드리프트가 없었으며, 모형이 충격에 안정적으로 반응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설정한 ARDL-ECM 모형은 장·단기 균형 관계, 오차항의 적합성, 그리고 구조적 안정성 측면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타당성이 확보되었다고 판단된다.
2. 분석결과
수도권 모형의 수정 결정계수(Adj. R2)는 0.9706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속변수의 자기지연항을 포함하는 ARDL-ECM 모형의 특성상 결정계수가 비교적 높게 관측될 수 있다는 점과 관련되며(Pesaran et al., 2001),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한 국내 선행연구에서도 R2가 0.9 이상으로 보고된 사례가 존재한다(성현곤, 2017; 양자수·최태영, 2020). 오차수정항(ECT)은 -0.33으로 추정되어 단기 충격 발생 시 매월 약 33%가 장기균형으로 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속변수인 전국 조출생률이 단기 변동에 반응하되, 장기적으로는 일정한 균형 경로를 중심으로 조정되는 동태적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나타낸다.
변수별로 보면, 수도권 가임기 여성 순유입률(NIR)은 단기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장기적으로는 전국 조출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되었다(회귀계수=-4.54). 이는 수도권 관련 인구 유입이 장기적으로 전국 출산과 음(-)의 방향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수도권 여성고용률(FER)은 단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0시차 -9.30, 1시차 -29.39; 합계 -38.69). 이는 단기적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출산의 기회비용 증가와 관련될 수 있다는 기존 논의와 정합적이다(Becker, 1960; Becker, 1992; Matysiak and Vignoli, 2008; McDonald, 2013). 반면 장기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상호작용항 분석 결과를 보면, 여성 순유입률과 주택가격(NIR×MHPU)의 단기 상호작용은 조출생률을 약 50.23명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회귀계수=-50.23). 이는 수도권에서 인구 유입과 주거비 상승이 결합될 경우 단기적으로 출산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주택가격 자체의 장기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여성 순유입률과 여성고용률(NIR×FER)의 단기 효과는 시차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보였으나, 장기적으로는 강한 음(-)의 효과가 확인되었다(회귀계수=-155.20). 이는 수도권에서 인구 유입과 여성 고용 확대가 동시에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과 부정적 방향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통제변수인 crossover 더미는 단기적으로 음(-)의 효과가 나타났다(회귀계수=-0.59). 이는 해당 시점 이후 수도권 관련 구조 변화가 단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과 관련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수도권 모형에서 실질금리가 단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점은, 수도권 가계가 주거비 및 금융 여건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연도·월 더미의 음(-)의 효과는 관심변수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하락 추세가 수도권 모형에서 관찰됨을 보여준다(Sobotka, 2017).
비수도권 모형의 수정 결정계수는 0.9779, 오차수정항은 -0.30으로 나타나 단기 충격 발생 시 매월 약 30%가 장기균형으로 조정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비수도권 관련 요인 역시 전국 조출생률의 장기균형 경로에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단기 변동 이후 일정한 균형 수준으로 조정되는 동태적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시사한다.
비수도권의 가임기 여성 순유입률(NIR)은 평균 수준에서 1단위 증가할 경우, 단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을 약 1.39명 증가시키고(회귀계수=+1.39), 장기적으로는 약 3.06명 증가시키는 유의한 양(+)의 효과를 보였다(회귀계수=+3.06). 이는 비수도권에서 가임기 인구 유입이 전국 출생 수준과 긍정적인 방향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Kulu, 2013; Hwang et al., 2023). 비수도권 여성고용률(FER)은 단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회귀계수=-25.51)를 보였으나, 장기적으로는 증가 효과(회귀계수=+22.25)가 나타났다. 이는 여성 고용의 효과가 단기와 장기에서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드러낸다(Becker, 1960; Becker, 1992; Matysiak and Vignoli, 2008; McDonald, 2013).
상호작용항 결과는 비수도권에서 출산이 인구이동-주거-고용의 결합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순유입(NIR)과 주택가격(MHPU)의 상호작용은 단기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장기적으로는 전국 조출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회귀계수=-27.76)가 확인되었다. 반면 여성고용률과 순유입률(FER×NIR)의 단기 상호작용은 전국 조출생률을 증가시키는 양(+)의 효과(회귀계수=+54.33)로 나타났다. 또한 FER×MHPU의 장기 상호작용은 전국 조출생률을 증가시키는 강한 양(+)의 효과를 보였다(회귀계수=+84.54). 이는 비수도권에서 주거 여건의 변화가 고용 기반의 유무에 따라 전국 출산과의 관련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Mulder and Billari, 2010; Lovenheim and Mumford, 2013).
비수도권 모형에서 실질금리가 유의하지 않았다는 점은, 비수도권 관련 요인들이 통제된 조건에서 전국 조출생률 변동이 거시 금융환경보다는 인구·고용·주거의 결합 조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연도 더미가 유의하지 않은 점은 수도권에 비해 장기적 하락 추세가 상대적으로 덜 구조화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Ⅴ. 결론 및 논의
1. 분석결과의 종합적 논의
본 연구는 ARDL-ECM 모형을 활용하여 가임기 여성 순유입률, 여성고용률, 단위면적당 중위주택매매가격 및 상호작용항이 전국 조출생률에 미치는 장·단기 효과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해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는 전국 출산이 인구이동·고용·주거 여건이 결합된 조건 속에서 결정되며, 특히 동일한 변수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집적 수준과 인구구조의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전국 출산에 미치는 효과의 방향과 크기가 상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Hwang et al., 2023; Lee and Lee, 2025; Balbo et al., 2013).
이러한 결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단순한 공간 구분의 차이가 아니라, 인구이동·고용·주거가 축적된 구조적 조건의 차이에서 비롯됨을 시사한다. 누적적 인과의 관점에서 보면(Myrdal and Sitohang, 1957), 수도권은 장기간 인구와 일자리, 주거 수요가 집중되면서 주거비, 경쟁, 돌봄 부담, 기회비용이 누적되는 공간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임기 여성의 유입이 지속되더라도 그 유입이 반드시 출산 확대와 연결되기보다는, 오히려 높은 생활비와 주거비, 시간 제약이 결합된 조건 속에서 장기적으로 전국 출산과 음(-)의 방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수도권 가임기 여성 순유입률이 장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나타난 결과는 이러한 해석과 정합적이다(Kulu, 2013; Lutz et al., 2006; Fleckenstein et al., 2023).
반면 비수도권은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인해 출산 기반 자체가 약화되어 온 권역으로 이해할 수 있다(Hwang et al., 2023; 김명인 외, 2023). 따라서 비수도권으로의 가임기 여성 유입은 단순한 인구 재배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약화된 인구 기반을 일정 부분 회복시키고 전국 출생 수준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 비수도권 가임기 여성 순유입률이 단기와 장기 모두에서 전국 조출생률에 긍정적 효과를 보인 결과는, 비수도권에서는 무엇보다 출산 가능 인구 기반의 유지와 회복이 핵심 조건임을 시사한다(Kulu, 2013; Lee and Farber, 1984).
여성고용률의 효과 역시 권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여성고용률이 단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높은 노동시장 경쟁과 장시간 노동, 돌봄의 외주화 비용, 경력단절 위험이 큰 환경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출산의 기회비용 증가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Becker, 1960; Becker, 1992; McDonald, 2013; Kim, 2023; Frejka et al., 2010).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여성고용률이 단기적으로는 음(-), 장기적으로는 양(+)의 효과를 보여, 초기에는 기회비용이 우세하더라도 시간이 경과하면 소득 안정성과 정착 기반 강화가 출산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Aassve et al., 2015; Matysiak and Vignoli, 2008; Monras et al., 2023). 이는 여성 고용의 효과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지역의 노동시장 구조와 생활비 수준, 돌봄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Anderson and Kohler, 2015; Thévenon, 2011; Bratti, 2003).
주택가격 역시 권역별로 단순한 비용 변수로만 작동하지 않았다. 수도권에서는 주택가격의 단독 장기효과보다, 인구 유입과 결합된 단기 상호작용이 출산 억제와 관련되어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에서 주택가격 수준 자체가 이미 높은 상태에서 구조적으로 내재화되어 있고, 가격 변동 그 자체보다 인구 유입과 결합된 주거비 부담의 강화가 더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Mulder and Billari, 2010; Clark et al., 2020; 도난영·최막중, 2018; 이재희·박진백, 2020).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인구 유입과 결합된 주택가격 상승이 장기적으로는 음(-)의 효과를 보였지만, 여성고용 기반이 있는 상태의 주택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전국 조출생률과 양(+)의 방향으로 연결되었다. 이는 비수도권에서는 고용 기반이 확보된 상태에서의 주거 여건이 단순한 비용 요인을 넘어, 미래 안정성 및 정주 여건에 대한 기대와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Lovenheim and Mumford, 2013; Atalay et al., 2017; Mulder and Billari, 2010).
또한 통제변수 결과 역시 권역별 차이를 보여준다. 수도권에서는 crossover 더미와 실질금리가 유의한 음(-)의 효과를 보인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실질금리와 연도 더미가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수도권에서 전국 출산이 구조적 전환 시점과 금융 여건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며, 비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구·고용·주거의 결합 조건이 더 핵심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Sobotka, 2017; Comolli, 2017).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전국 조출생률이 단순히 개별 변수의 독립적 효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구이동·고용·주거가 결합된 구조적 조건 속에서 권역별로 상이한 방식으로 조정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도권에서는 집적이 장기적으로 출산 억제 구조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고, 비수도권에서는 인구 기반 회복과 고용 기반 형성이 출산 여건을 지지할 여지를 가진다. 즉 권역별 차이는 ‘공간’ 자체의 차이라기보다, 집적과 인구구조가 만들어낸 비용-기회비용-소득효과의 상대적 크기 차이로 이해될 수 있다(Balbo et al., 2013; Doepke et al., 2023; Hwang et al., 2023).
2. 정책적 시사점 및 연구의 한계
이상의 결과는 전국 출생 수준의 회복을 위해 수도권 완화와 비수도권 강화를 단순히 분리하여 보기보다, 가임기 여성의 이동이 실제 정착과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용과 주거 여건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수도권에서는 높은 주거비 부담과 노동시장 경쟁, 일-가정 양립 제약이 결합되어 출산의 기회비용을 높일 수 있으므로, 청년층·신혼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정책과 함께 유연근무, 육아휴직, 돌봄 인프라 확충 등 생활·노동 여건 개선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교육·고용 기회 구조를 완화하는 지역 분산 정책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청년 여성층의 유치-정착-고용이 단절되지 않도록 양질의 일자리 확충, 경력단절 예방, 돌봄 인프라 강화, 정주 지원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주택정책은 단순한 가격 안정 대책에 머물기보다, 수도권에서는 가구 형성의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고, 비수도권에서는 고용 기반과 연계된 안정적 정주 여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는 전국 조출생률을 대상으로 수도권 초집중이라는 인구의 이동과 구조 변화 속에서 가임기 여성의 인구, 고용, 주거비 부담여건의 결합 효과를 거시적 차원에서 추정한 결과로, 개인이나 가구 수준에서 주거선택과 출산 결정이 형성되는 인과 메커니즘을 직접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학군, 교통, 상권·편의시설, 돌봄 등 정주환경 요인은 월별·권역 단위로 장기간 일관된 지표 구축이 어려워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지역 패널 또는 미시자료를 활용해 정주환경-이주-출산의 경로를 보다 직접 검증하고, 거시-미시를 연계한 다층적 분석으로 결과의 해석 범위와 정책적 함의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5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춘계산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보완하여 작성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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