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어바니즘의 이론적·실천적 고찰 :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공간 포용성의 증진
Abstract
The discussion surrounding smart cities as platforms for advancing technological and social innovation has intensified recently. While cities have historically served as arenas for deploying cutting-edge technology, the discourse on smart cities acknowledges that the utilization of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can improve urban operational services and enhance city competitiveness through technological innovation. However, the technology-centric discourse on smart cities typically overly emphasizes entrepreneurship and relies on the universality of innovative technology, thereby limiting its recognition of the diverse behaviors of urban citizens. This study aims to delve into the concept of smart urbanism based on the notion of urbanism proposed by urban sociologist Louis Wirth. This study investigates practical cases—Seattle, USA, and Marburg, Germany—that have enhanced spatial inclusiveness for the elderly and 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through smart technologies. Since these groups have traditionally faced challenges in accessing urban services, the study demonstrates that innovative technologies can be regarded as a means to foster an inclusive city where no one in urban society is excluded. This study argues that the goal of smart cities is not merely the introduction of innovative technology but rather to whom or the manner by which evolving technology is used to determine the smartness of the city.
Keywords:
Urbanism, Smart Urbanism, Spatial Inclusiveness, Socially Disadvantaged, Mobility키워드:
어바니즘, 스마트 어바니즘, 공간 포용성, 사회적 약자, 이동성Ⅰ. 서 론
최근 기술 및 사회혁신을 촉진하는 플랫폼으로서 스마트 도시에 대한 논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Harrison et al., 2010; Kim et al., 2021; 강명구, 2019). 도시는 늘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장이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유사 이래 스마트하지 않은 도시는 없다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논의되는 ‘스마트 도시’에 관한 다양한 개념을 살펴보면,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이하 ICT)의 활용을 통하여 도시 운영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술혁신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한다(Albino et al., 2015; Giffinger et. al., 2007; Hollands, 2008; Harrison et al., 2010; Kim et al., 2021).
이에 관한 국내 논의 역시 유사하게 전개되는데, 주로 디지털 전환의 혁신 기술을 활용하여 도시문제를 사전에 진단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한다. 한승욱(2017)은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이 구현된 스마트 도시를 교통·에너지·안전·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스마트 솔루션이 집적된 ‘도시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또한 김진 외(2021)는 스마트 도시와 디지털 트윈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디지털화된 가상세계를 이용하여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도시문제를 사전에 예측하여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관련 법률에서도 스마트 도시는 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건설·정보통신기술 등을 융·복합하여 도시기반시설을 건설하고 ‘다양한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라고 정의한다(「스마트 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이렇듯 인간의 상상에 머물렀던 영역이 기술을 통해 현실에 구현되면서, 문제해결형 플랫폼 도시의 스마트함(smartness)이 도시민의 삶의 질 전반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마트 도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된 지 약 2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스마트 도시가 지향하고 있는 ‘삶의 질’이 어떻게 정의되고 적용되어 왔는지, 기존 스마트 도시의 논의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된 영역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간 몇몇 학자들은 스마트 도시 담론이 기술적·공학적 시각에 따라 고도기술로 정복할 수 있는 삶의 영역에 제한되어 왔으며, ‘기술 이용을 통해 도시민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며,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비판한다(Luque-Ayala and Marvin, 2015; Verrest and Pfeffer, 2019; Krivy, 2016; 전상인, 2010; 박배균, 2020).
이에 본 연구는 그간 스마트 도시 논의에서 소외된 문제를 살피고 대안적 시각으로서 스마트 어바니즘(smart urbanism)을 이론적·실천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도시사회학자 루이스 워스(Louis Wirth)의 시각을 중심으로 어바니즘(urbanism) 개념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스마트 도시에 관한 주류 학계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적 시각으로서 스마트 어바니즘을 비교한다. 이후 4장에서는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두 도시를 통해 스마트 어바니즘의 실제적 사례를 검토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스마트 도시계획이 과학기술 개발에 치우치지 않고 도시의 공간 포용성(spatial inclusiveness)을 증진시키는 데 활용되어야 한다는 시각의 전환을 촉구하고, 스마트 도시를 통한 첨단기술의 도입이 도시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하도록 기획(planning)되어야 하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Ⅱ. 어바니즘에 관한 이론적 고찰
도시성 혹은 도시의 생활양식이라고 번역되는 어바니즘의 개념적 논의는 1930년대 미국 도시사회학자인 워스의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 시카고학파의 초기 학자들은1) 도시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질서를 계층별 이용, 용도의 분화 등 공간의 기능적 구조 측면에서 설명하면서 도시사회학 발전에 기여하였다. 뒤를 이어 워스는 도시환경(urban milieu)에서 나타나는 도시민의 사회적·심리학적 특성에 대해 연구하면서 기능적·형태적·물리적 측면에 국한되던 도시연구를 인간이 펼쳐내는 도시적 생활양식에 관한 탐구로 전환하는데 기여했다(Wirth, 1938; Smith, 1985).
그는 논문 ‘생활양식으로서의 어바니즘(Urbanism as a Way of Life)’(1938)을 통해, 모든 도시는 ‘인구규모(population size), 밀도(density), 이질성(heterogeneity)의 증가’라는 세 가지 구성요소를 가지며,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농촌사회와는 확연히 다른 사회관계가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어바니즘은 제한된 도시 공간 안에 다양한 집단이 유입되는 환경에 의해 규정되며(이종열, 1998), 도시의 인구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문화적 특성의 다양화, 산업의 분업화 및 전문화 등 농촌사회와는 다른 사회관계가 형성된다고 설명한다(Smith, 1985)2). 이렇듯 워스는 도시 내 사회관계에 주목함으로써 도시적 속성을 기능적 실체에서 사회적 생활양식, 즉 문화로 환원하였다(권태준, 1992). 또한 ‘집단의 혼합’, ‘다양한 자원’, ‘기술변화’에 따라 도시가 다각적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통해, 사회관계의 역동적인 측면을 고려한 진화론적 시각에서 도시를 분석할 것을 역설했다(Miller, 1992).
물리적·기능적 중심지로서의 도시(city)에서 도시 공간에서 펼쳐지는 ‘도시적(the urban) 생활양식’으로 도시 논의의 초점을 전환한 어바니즘 개념은, 이후 도시 담론에서부터 실체적 공간 설계의 영역까지 다양한 도시 연구에 영향을 미쳤다(Fischer, 1975; Smith, 1985). 예컨대 클로드 피셔(Claude Fischer)는 도시 구성요소인 이질성을 ‘하위문화(subculture)’로 개념화했으며, 이는 다양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도시에 모이면서 새로운 하위 집단 정체성과 공동체를 형성하고 도시민을 전통적 관습으로부터 해방시킨다고 정의했다(Fischer, 1975; 1995; 2012). 워스는 도시 내 전통적 공동체 약화에 따라 고립, 소외, 규범 상실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피셔는 하위문화를 통해 문화적 경험과 창의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피셔의 시각은 도시 내 주류에서 배제된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함으로써 어바니즘 개념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Fischer, 2012).
또한 1980년대에 등장한 뉴어바니즘은 도시 형태와 삶의 질의 연관성에 주목하면서, 밀도향상, 용도혼합 및 대중교통 중심 개발 등의 물리적 공간계획을 통해 도시민 삶의 역동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았다. 뉴어바니즘은 구체적인 도시설계의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시계획 사조로 분류되지만, 공간계획을 통해 도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서 어바니즘의 연속선상에서 논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에서도 뉴어바니즘의 개념을 도입하여 보행과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체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이 이어져 왔다(김성희 외, 2001; 김흥순, 2007; 나인수, 2021).
2000년대 들어 신자유주의 및 세계화의 영향으로 도시문제가 심화되면서, 어바니즘 논의는 공간적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 그리고 이러한 도시적 특성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3) 스플린터링 어바니즘(Splintering Urbanism)은 교통, 통신 등 도시 기반시설의 공급이 자본화의 과정을 통해 특정 지역을 분리·발전시킴으로써 도시의 사회경제적 파편화와 양극화를 지속적으로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Graham and Marvin, 2001). 또한 Lydon and Garcia(2015)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기에 나타나는 도시 개발 과정을 택티컬 어바니즘(Tactical Urbanism)으로 설명한다. 이들은 소규모의 실험적 도시계획을 일종의 전술(tactic)로 간주하고, 정부 주도 아래 추진되는 계획이 지나치게 장기적, 관행적인 반면 지역사회 주도의 팝업 공원, 컨테이너를 이용한 문화예술공간 등 상대적으로 단기간의 소규모 도시재생 과정을 통해 도시민의 삶이 개선된다는 데 주목한다.
결국 도시는 물리적 환경과 사회관계의 영향력에 의한 복합적 과정을 모두 고려하여 정의할 수 있으며(Blumer, 1952), 도시민의 삶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어바니즘은 향후 도시계획의 방향성에 관해 여전히 중요한 통찰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어떻게 도시의 경험을 변화시키는가에 주목하여 기술발전과 어바니즘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Krivy, 2016; Leszczynski, 2020; 이환경, 2023).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스마트 어바니즘은 혁신기술의 도입과 기술변화로 인해 도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생활양식의 변화를 연구의 중심에 둘 것을 촉구한다. 이에 다음 장에서는 오늘날 스마트 도시에 관한 논의의 주요 특성을 검토하고, 그 한계에 관한 대안적 관점으로서의 스마트 어바니즘을 고찰한다.
Ⅲ. 스마트 어바니즘 논의의 제고
1. 기존 스마트 도시 담론의 문제
오늘날 세계의 많은 도시는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 도시의 지지자들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즉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IoT 기술 등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의 변화’를 통해, 도시 자원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손형섭, 2021). 이러한 전환은 ‘미래 사회에 다가올 기정사실(fait accomplis)’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 속도 또한 빨라질 것으로 보는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및 예측 방법을 이용하여 도시문제를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Curran and Smart, 2021; Shelton et al., 2015).
이와 같은 스마트 도시 담론에서 정의하는 스마트 도시는, ‘다양한 분야의 혁신적 솔루션이 집약된 플랫폼’이자(한승욱, 2017), ‘물리적 기반시설과 디지털 핵심기술이 집합되고 극대화된 공간’이며(Harrison et al., 2010), ‘혁신성·창의성·기업가 정신에 의해 경제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Kitchin, 2014). 그런데 스마트 도시가 기술발전을 견인하고 경제성장을 실현하는 기반으로 인식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는 없을까? 일부 학자들은 기술 혁신에 따른 효용 증대와는 별개로, 스마트 도시 관리의 기업화 및 시스템 취약성, 그리고 기술관료적(techno-bureaucratic) 거버넌스의 불균형에 관하여 우려한다(Krivy, 2016; Cowley and Caprotti, 2019; Hollands, 2020).
무엇보다 혁신 기술 도입을 통한 스마트 도시 조성에 초점을 두는 경우, 극소수 글로벌기업이 독점 기술을 기반으로 도시 관리를 사유화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Mcneil, 2015). 도시 관리 시스템의 외주화는 시스템 관리의 지속성이나 확장성의 측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플랫폼 기반의 기술은 강력한 고정 효과(lock-in effects)를 가지고 있어 시장에 선진입한 기업이 플랫폼을 과점하고 표준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며(Cowley and Caprotti, 2019), 사후에 독과점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게 된다(Curran and Smart, 2021). 이처럼 스마트 도시가 과학기술에 능통한 지식 관련 이해관계자에 의해 관리되는 데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또한 스마트 도시 정책이 물리적 인프라나 신산업 창출에 집중될 경우, 그 아젠다를 정치적 선택의 정당화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촉발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 위험도 지적된다(Vanolo, 2014), Wiig(2016)는 필라델피아의 사례 연구를 통해 스마트 도시 정책이 실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 이미지 홍보에만 집중한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스마트 도시 정책과 관련하여 지능적·혁신적인 디지털 변화가 실제로 도시 불평등을 해결하기보다는 세계 경제에서 도시를 “판매”하는 데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 도시 정책에서도 역사적으로 배태된 국가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지속되고 있으며 과거 국가주도 발전국가적 도시성장 전략이 여전히 스마트 도시의 추진에 나타나고 있음이 지적된다(박배균, 2020). 국내에서 수립되고 있는 스마트도시계획 역시 정보화계획과 공간계획의 중간적 성격으로 규정되는데, 스마트 첨단인프라 구축형, 데이터 중심 플랫폼 구축형, 신산업 창출과 연계된 혁신공간 창출형 등 공급자적 관료의 특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양희진 외, 2022).
한편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이 도시민의 정치 참여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Hollands, 2020). Giffinger et al.(2007)는 정보통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의사결정에 관한 시민참여가 증대되고 정부는 공공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스마트 도시의 장점으로 지적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의 스마트 도시에는 ‘문화적, 실존적 시간과 공동체의 의미’가 생략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김화자, 2020). 기술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스마트 도시에서도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변화된(marginalized) 사회적 약자의 도시 활동과 참여를 증진시키는 데 있어 과학기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Krivy, 2016).
이처럼 현재 논의되고 있는 스마트 도시 담론은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혁신기술의 객관성 및 예측가능성을 지나치게 신뢰함으로써 ‘평균’의 개념에 속하지 못한 다양한 도시민들의 삶의 행태를 인식하는 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스마트 도시로의 기술 전환의 과정이 모든 도시민이 도시 공간을 향유하는데 활용될 수 있도록 논의가 확장될 때, 스마트 도시의 조성이 사회 불평등 현상을 완화하고 포용성을 증진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Luque-Ayala and Marvin, 2015; Lee et al., 2020).
2. 대안적 시각으로서의 스마트 어바니즘
앞서 보았듯 오늘날 스마트 도시 담론은 첨단기술을 통한 산업의 고도화 및 도시 관리의 효율성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해 전상인(2010)은 기술공학적 발상의 연장이 아닌 스마트 도시 내 사회구조를 통찰하고 도시민의 삶을 살펴보는 사회과학적 시각을 통해 스마트 도시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지적은, 물리적 구조 안에서 생성되는 도시적 속성, 즉 ‘도시민의 특징적 생활양식’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는 워스의 논의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본 절에서는 기존 스마트 도시 담론의 대안적 시각으로서 스마트 어바니즘을 고찰한다.
스마트 어바니즘은 ‘스마트 도시의 생활양식을 구성하는 속성들을 집합적·총체적으로 가리키는 개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Verrest and Pfeffer, 2019). 이러한 시각은 도시란 복잡한 사회·경제·정치적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Barnett and Parnell, 2016)과도 동일한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 어바니즘은 도시적 속성을 폭넓게 해석함으로써 도시를 공학·경영학적 시각에 제한되어 분석하지 않고 사회과학적인 논의로 확장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다. 스마트 어바니즘은 기존 스마트 도시 담론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데, 스마트 도시의 기술이 얼마나 ‘혁신적’인가에 주목하기 보다는 기술을 통해 변화한 ‘도시민의 삶’이 어떠한 방식으로 펼쳐지고 어떻게 구조화되고 있는가에 주목한다(Luque-Ayala and Marvin, 2015).
특히 201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Beware of Smart Peo-ple!’ 심포지엄에서는 도시가 일부 계층에 의해 설계되거나 운영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도시 담론을 (1) 생산(production), (2) 운영(management), (3) 실천(practice)의 세 가지 측면에서 재정립해야 한다고 논의했다(Brück et al., 2016). ‘생산’이란 스마트 도시에 관하여 과거와는 다르게 인식함으로써 새로운 스마트 도시 패러다임이 생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며, ‘운영’은 스마트 기술이 도시 거버넌스에 어떻게 이용되고 안배되느냐에 따라 시민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실천’은 스마트 기술 사용에 있어 사람을 중심에 놓음으로써 도시의 포용성을 높이고 모두를 위한 도시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구분을 반영하여, 기존 스마트 도시 담론과 스마트 어바니즘의 특성을 비교해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1) 스마트 도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는 ‘생산’의 측면에서 도시를 정의하는 방식을 비교하면, 우선 기존 스마트 도시 담론은 데이터, 알고리즘, 기술을 통해 도시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스마트 도시를 계획하고 건설할 것을 강조한다. 이때 도시는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단위로 인식된다. 반면 스마트 어바니즘은 도시를 다양한 구성원들의 삶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보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스마트 어바니즘에서도 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역할은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이러한 기술은 도시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라고 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Shelton et al., 2015).
(2) 스마트 기술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운영’의 측면에서 도시문제의 인식 및 해결 방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인다. 기존 스마트 도시 담론에 따르면, 도시의 문제는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이기 때문에, 보편적(universal)인 데이터 측정기술이나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단선적 접근을 통해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고 보는 기존 이론에 반해, 스마트 어바니즘은 다양한 구성원의 가치가 개입된 공간으로 도시를 정의한다. 도시문제는 맥락에 따라(contextual) 달라지므로, 문제 해결 과정에 데이터나 기술개발을 활용하는 동시에, 기술개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평등과 같은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Lee et al., 2020). 즉 스마트 어바니즘은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 개발,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양한 시민이 처한 제반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고려하여 총체적(holistic)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3) 스마트 기술을 통해 모두가 공유하는 공간으로서의 도시를 ‘실천’하기 위한 학술적, 정책적 목표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기존 스마트 도시 담론은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달성, 즉 기술개발과 이를 활용한 신산업 창출을 도시 연구의 최종 목표로 본다. 반면 스마트 어바니즘은 도시를 다층적 구조로 이해하므로 다학제간 연구를 강화하여 도시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특히 도시적 특성인 다양성의 관점에서, 스마트 도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제고할 가치는 혁신 기술에 따른 혜택에서 배제될 수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스마트 기술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공간적 개방성이나 사회경제적 이동성이 증대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을 강조한다.
결국 도시 내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포용을 지향하는 정의로운 도시(just city)를 형성하는 것이 도시계획의 목표라고 보는 논의(Fainstein, 2014; Gerometta et al., 2005; Lyles et al., 2017)는 스마트 도시의 경우에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스마트 어바니즘의 논의는 도시의 포용성 개념과도 연계된다(UN-Habitat, 2017; 박인권, 2022). 포용도시는 ‘모든 사람이 소득, 성별, 나이, 인종, 종교 등에 관계없이 도시가 제공하는 기회를 누릴 수 있는 도시’(UN-Habitat, 2002: p.5)이자, ‘모든 시민이 경제적, 사회적, 공간적으로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도시로 정의된다(변미리 외, 2016).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스마트 도시는 누군가에겐 유토피아일 수 있으나, 또 다른 누군가에겐 그렇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마트 기술은 기술개발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포용적 사회를 실천하는 수단으로서 활용되어야 한다(Luque-Ayala and Marvin, 2015; Wang et al., 2021).
이러한 점에서 스마트 어바니즘은 현존하는 과학기술을 통하여 모든 도시민에게 공공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되, 그 과정에서 도시민 모두가 자신의 역량을 확장할 수 있으며 도시 서비스의 이용에 있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결국 혁신적인 기술의 도입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발전하는 기술을 ‘누구를 위해 어떻게 쓰고 있느냐’가 도시의 스마트함을 결정한다는 시각이 스마트 어바니즘이 추구하는 바이다. 스마트 도시와 포용성에 관한 그동안의 연구들은 기술이 도시에서 어떻게 의견수렴의 과정에 활용될 것인가의 관점에서 주로 논의되어 왔다(Hollands, 2020; Curran and Smart, 2021; 박준호 외, 2019). 반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접근성을 개선함으로써, 도시 서비스 이용에서 배제되는 사람 없이 공간 포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관한 논의는 다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다음 장에서는 기술 활용을 통한 공간 포용성 측면에서 두 도시의 사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Ⅳ. 스마트 어바니즘의 사례 연구
이 장에서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도시 공간의 접근성을 개선한 실제 사례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도시 서비스 이용에 취약했던 고령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공간 포용성이 증진된 두 도시를 선정하였다. 스마트 어바니즘의 생산, 운영, 실천의 측면에서 미국 시애틀과 독일 마르부르크는 어떠한 노력과 변화의 과정이 있었는지 논의할 것이다.
1. 미국 시애틀 사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Seattle)시는 1910년대 Boeing이 자리잡은 이후 제조업 도시의 이미지가 강했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Microsoft, Amazon, Google, Facebook, Apple 등 글로벌 테크기업들이 위치하면서 혁신기술 도시로 변모하였다(김형주, 2015). 이러한 혁신기술 집약적 도시가 조성되는 데 있어 공립대학교와 시 정부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워싱턴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은 스타트업과 테크기업의 공동 연구 파트너 역할을 하면서 우수 인재를 육성하였으며, 시 정부는 기업, 교육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스타트업 지원 및 육성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의 시애틀 데이터 전략(One Seattle Data Strategy)’을 통해 데이터 집계, 관리 및 활용을 효과적으로 하도록 함으로써 누구에게나 공정한 스마트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였다(Craighead, 2023).
스마트 도시의 조성 노력과 함께 시애틀시는 ‘고령 친화 시애틀(Age Friendly Seattle)’을 슬로건으로 하고,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고령친화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는 고령 친화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2016년 7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맞추어 다양한 도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4) 시애틀의 고령자들은 휴대기기를 통해 보행 중 신체활동(맥박, 걸음 수, 이동 거리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동 경로 근처 공공시설(공중 화장실, 분수, 그늘진 휴게소 등)의 위치정보를 확인함으로써 휴식을 취할 수 있다(Borda, 2021)5). 스마트 도시 패러다임의 ‘생산’의 측면에서 고령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으로 도시를 인식하고, 새로운 스마트 도시 패러다임을 생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의 변화 과정은 ‘액세스 맵 시애틀(Access Map Seattle, 이하 AMS)’의 개발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AMS는 워싱턴 대학의 연구소(Taskar Center for Accessible Technology)가 미국 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보행환경에 관한 다양한 공간 정보를 수집하고 연계하여 하나의 웹 맵에서 통합된 정보를 제공한다. AMS에는 보행로의 경사도, 공사 등에 따른 보행 단절구간, 버스 정류장 등의 대중교통시설 위치 등 보행자 관심 정보가 포함된다. AMS 개발의 주요 목적은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등 보행취약계층을 포함하는 모든 시민이 ‘도시 공간을 걸어서 향유’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 특히 사용자 특성에 따른 비용함수를 각각 추정함으로써(<Figure 1> 참조), 사용자는 지도의 시각적 정보를 기반으로 접근 가능한 경로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Werner, 2016).
스마트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운영’의 측면에서 볼 때, AMS는 사용자의 특수한 상황에 적합한 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차별적이다(Langston, 2017). 걷기 좋은 환경은 보행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므로, 언덕의 가파른 정도, 보행 속도, 안전성(보도의 존재 여부 등) 등에 관한 정보는 사용자마다 다르게 제공된다(Bolten et al., 2017). 예를 들어 고령자는 AMS 앱의 프로필 설정에 들어가 지팡이, 수동 휠체어, 전동 휠체어 등의 아이콘을 선택한 후에(<Figure 2> 참조), 자신에게 맞는 보행 환경 정보를 얻어 주변의 도움 없이 도시 공간을 향유할 수 있다. 기존 교통 서비스 앱은 개별 사용자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고 비장애 성인 보행자의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AMS는 사용자가 적합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이렇게 AMS는 기술을 활용해 특정 집단에 편향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예를 보여준다.
스마트 기술을 이용하여 모두가 공유하는 공간으로 도시를 ‘실천’한다는 측면에서 시애틀은 고령자의 건강 개선과 지역사회 활동 증진을 목표로 기술도입을 해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 개발은 고령자의 보행증진을 통해 체중변화, 혈압안정 등 신체적 건강수준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접촉 빈도를 높여 우울감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고립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고령자의 지역 내 다양한 참여도 가능해지며, 이는 건강한 도시사회 조성으로 연계될 수 있다. 이렇듯 시애틀은 스마트 기술의 다양한 접목을 통해 건강한 고령자(active ageing seniors)를 위한 스마트 도시를 실천하고 있다.
2. 독일 마르부르크 사례
독일 헤센(Hessen)주 마르부르크(Marburg)시는 인구 77,845명(2022년 12월 기준)의 도시이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도시민의 약 18%가 장애인이며 이중 1/2이 시각장애인이다(Schelin et al., 2021). 마르부르크에 시각장애인이 많이 생활하는 이유는 이 도시의 역사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시력을 잃은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독일맹인협회(The Blindenstudienanstalt, 이하 Blista)가 마르부르크에 설립되었다. Blista는 시각장애인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점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필립스 대학(Philipps-Universitat Marburg)6) 등 고등교육 기관의 연계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생활 속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www.blista.de).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도시의 사례로서 마르부르크를 연구한 Schelin et al.(2021)은 기술 그 자체의 혁신성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역량 및 이동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마트 도시 패러다임의 ‘생산’의 측면에서 마르부르크는 시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의 터전으로 도시공간을 인식하고, 시각장애인이 선택하는 전공범위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필립스 대학과 교수학습법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3D 프린터 기술을 접목한 다감각적(multisensory) 학습도구, 입체적으로 제작한 물 분자 모형, 실험실 작업의 위험성을 알리는 촉각 표지판 등의 개발을 통해 그동안 접근이 제한되었던 자연과학 분야에까지 장애인의 전공선택과 취업이 확장되도록 지원하였다(Hardach, 2021).
스마트 도시 기술의 ‘운영’의 측면에서 보면, 도시 공공공간에 이르는 접근성 개선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도시의 공간적 개방성도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건물, 광장, 미술관 등 공공시설 입구에는 촉각 지도가 설치되었고 시각장애인들은 손으로 만지면서 어느 방향에 어떤 건축물이 있는지 공간을 경험하고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청동 도시 모형을 통해 건물이 광장에 어떻게 배치되어 있고 어떠한 형태를 가졌는지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Figure 3> 참조). 이렇듯 촉각 지도와 3D 프린터를 활용한 도시 모형은 도시의 다양한 시설에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도시 경험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면서 도시 내 공간 포용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마르부르크의 보행환경은 하나의 종합적인 망(network)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많은 선형블록(선형 도로)과 점형블록(교차로 등 전환지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Figure 4> 참조), 비장애인의 일상생활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의 일상생활 역시 특별한 문제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Hardach, 2021; Schelin et al., 2021). 보행 공간에서는 흰 지팡이를 안내하는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지속적으로 들을 수 있는데, 이 파일럿톤(pilot tone)은 시각장애인이 주의할 위치(신호등 근처, 거리의 요철 등), 보행시간(녹색 신호) 등을 알려준다. 이처럼 마르부르크의 교통시설 및 점자 안내문 등은 과학기술을 통하여 시각장애인이 보행 중 단절 없이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게 함으로써 이동성에 있어 비장애인과의 차이를 완화하는 데 기술이 적용되는 사례를 보여준다(Schelin et al., 2021; Martinez, 2022).
스마트 도시의 ‘실천’의 측면에서, 마르부르크는 장애를 결핍이 아니라 삶의 맥락에서 언젠가는 누구나 마주할 특성으로 인식하고 도시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접목을 지속하고 있다. Kresin(2016)은 스마트 도시 조성에 있어 혁신적 기술 도입에만 초점을 둘 때 정작 스마트 도시가 구현할 가치는 줄어든다고 지적하였다. 도시문제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시민들이 그 기술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따라 도시의 스마트함이 결정된다고 볼 때(Nam and Pardo, 2011), 분명 마르부르크는 스마트 도시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Schelin et al., 2021). 엘리트주의적 관점의 첨단·혁신기술이 아니라도, 현존하는 기술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수자가 존엄한 주체로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지게 하는 데서(Martinez, 2022; Schelin et al., 2021) 스마트 어바니즘이 추구하는 포용적 스마트 도시가 함께 구현되는 것이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기술 중심의 스마트 도시 논의에서 배제되었던 문제를 살펴보고, 대안적 시각으로서 스마트 어바니즘 이론과 실제 사례를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에 기술중심의 스마트 도시 담론이 가지는 문제제기로부터 스마트 어바니즘을 제안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스마트 도시의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했다.
도시사회학자 루이스 워스는 어바니즘을 통해 도시민의 삶의 양식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농촌과 대비된 도시 환경으로 인하여 도시민의 삶은 익명성, 외로움, 고립으로 채워지고 관계의 긴밀성이 상실되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Wirth, 1938). 이후 피셔는 도시적 삶의 특성으로서 다양한 문화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여 어바니즘 개념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Fischer, 1975; 2012). 뉴어바니즘에서는 도시의 규모, 밀도 등 도시의 물리적 공간환경의 변화가 도시민 삶의 역동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어바니즘의 논의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도시생활의 특성이 도시의 물리적 환경, 사회관계, 그리고 기술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과정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기술 도입에 따라 도시민의 삶의 양식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며 도시계획은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스마트 도시는 국가와 산업의 이해관계 속에서 혁신기술 및 산업고도화의 제한된 시각으로만 그려져왔다(박배균, 2020; 전상인, 2010). 그러나 기술 중심의 스마트 도시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여러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첫째, 도시 관리의 첨단화는 ‘고정효과’로 인해 선진입한 일부 기업에 의해 시장의 과점 또는 독점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Mcneil, 2015; Curran and Smart, 2021). 둘째, 스마트 도시 정책 자체가 정치적 선택을 정당화하는 데 활용되거나 산업 촉진을 위해 ‘악용’될 수 있다는 위험도 제기된다(Cowley and Caprotti, 2019; Vanolo, 2014). 셋째, 스마트 도시는 객관성·예측가능성을 전제하고 있어 ‘평균’의 범주에 속하지 못한 다양한 도시민들의 삶의 행태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된다(Hollands, 2020; Krivy, 2016; Lee et al., 2020).
이에 따라 어바니즘의 개념을 스마트 도시에 적용한 스마트 어바니즘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안적 시각을 제시한다. 스마트 어바니즘은 스마트 기술이 활용되는 도시의 생활양식을 총체적으로 의미하는데(Verrest and Pfeffer, 2019), 어떠한 신기술을 도입하는가가 아니라 기술 이용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 가야 하는가에 더욱 집중한다. 이에 따라 스마트 어바니즘에서는 도시문제의 해결과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혁신적 기술도입 그 자체가 아닌, ‘개인과 사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May, 2000). 혁신적 과학기술은 도시문제 해결의 주체가 아닌 도시 형성의 요소로 인식하는 도시 패러다임의 ‘생산’과정에 있으며, 다양한 도시 내 문제들은 맥락을 고려하여 도시 거버넌스를 통해 ‘운영’될 필요가 있음이 강조된다. 또한 단선적 정책 수립과 추진에 제한되지 않고 보다 다양한 관점을 수용함으로써, 스마트 도시는 포용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는 ‘실천’적 과정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점에서 시애틀과 마르부르크의 사례는 주목할 만 하다. 두 도시는 스마트한 도시의 정의를 ‘얼마나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적 약자의 공간 접근성의 불평등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로 보았다. 이들은 ‘현존하는 기술의 스마트함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와 ‘우리 삶에서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의 의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고령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공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공간 포용성을 강화하는 데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인간중심적 도시의 모습을 반(反)기술적인 특성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현존하는 기술을 인간을 위해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고려가 도시의 스마트함으로 연결된다는 논의(Calzada and Cobo, 2015; Brück et al., 2016)가 사례 도시를 통해 구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계획의 과정은 항상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면서도 반드시 계획가의 가치개입적인 과정을 거치게 된다(Rittel and Webber, 1973). 이는 스마트 도시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스마트 도시는 주로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의 측면에서 논의되었다. 스마트 도시 관련법에 따라 수립되는 스마트 도시계획은 정보화계획과 공간계획의 중간적 성격으로 규정되며, 스마트도시건설계획 또는 스마트도시산업의 육성 및 진흥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양희진 외, 2022), 이를 통해 제공되는 스마트 도시서비스는 제도 시행의 경직성, 재원 확보의 어려움, 단기간 내 성과 필요성 등으로 인해 기술중심적 내용으로 제한되고 있다. 스마트 기술이 그동안 도시 공간에서 소외되고 배제되어 왔던 사회적 약자의 이동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스마트 도시계획을 통해 도시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Luque-Ayala and Marvin, 2015; Lee et al., 2020),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도시계획가들의 구체적인 노력 또한 요청된다.
사람이 빠진 도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듯, 사회과학적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은 스마트 도시는 존재하기 어렵다. 향후 스마트 도시계획은 과학기술에만 치우치지 않고 모든 시민의 보이지 않는 삶의 모습까지 톺아보는 과정을 통해(박혜정, 2019; Baum, 2015), 혁신적 과학기술이 도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목표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의의는 그간 공학 중심적 연구에 집중된 스마트 도시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향후 스마트 도시계획에서 보다 집중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 있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기술적용을 통한 공간 포용성에 한정하여 내용을 기술함으로써 도시 거버넌스와 같은 제도적 측면은 다루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사례 도시 역시 다소 제한적으로 다루었기에, 향후 다양한 사례 고찰을 통해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 연구의 발전이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2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No. NRF-2022S1A5C2A03093515) 및 2021년 인천대학교 연구중점교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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