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publication date 19 Aug 2024
서울시 자전거 사고다발지역과 도시환경요인의 관계에 관한 사례-대조 연구 : 비사고지점 추출 알고리즘 개발 및 활용을 중심으로
Abstract
The promotion of bicycle riding is a common goal in “healthy city” policies. However, despite increasing efforts to encourage cycling and improve cyclist safety, bicycle crashes remain frequent in large cities that have embraced the healthy city concept. This study examines the association between bicycle crash hotspots and urban environmental factors in Seoul. Three key approaches were employed in the study design. First, we analyzed urban environmental factors related to bicycle crashes, considering the two city concepts: healthy city and safe community. Second, we explored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rash risks and socioeconomic factors. Lastly, we developed and applied a case-control model using highly reliable crash data and advanced data processing techniques. Our findings revealed that bicycle crashes are more likely to occur in daily living spaces easily accessible by walking and cycling. There was a strong association between increased bicycle crash rates and healthy city-related indicators; such as bicycle convenience, street connectivity, destination accessibility, and land use mix. Additionally, we identified that crash risks were higher in socioeconomically vulnerable areas, as measured by age and income variables.
Keywords:
Healthy City, Safe Community, Bicycle Crash, Case-control Study, Binary Logistic Regression, Marginal Effect키워드:
건강도시, 안전도시, 자전거 교통사고, 사례-대조 연구,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한계효과Ⅰ. 서 론
자전거는 보행자의 이동성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도시정책수단 중 하나다. 자동차와 달리 화석 연료의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원을 배출하지 않으므로 친환경적이고 신체활동의 증가에 따른 건강증진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혼잡 및 교통비용을 저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Rietveld, 2001; Frumkin, 2002; Pucher and Dijkstra, 2003; Moudon and Kang, 2017).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비롯하여 도시를 더욱 활동적이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건강도시 개념과 연계된다. 건강도시(healthy city)는 개인을 둘러싼 물리적·사회적·경제적 환경조건을 변화시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도시정책 개념 및 관련 실천 수단을 총칭하는 용어다(Takano, 2003; Giles-Corti et al., 2019; Grant, 2019; WHO, 2021).
건강도시 맥락에서 도시정책 부문의 주된 목표는 토지, 교통, 근린환경과 관련된 주요 도시계획수단 및 도시환경을 변화시켜 신체활동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Frank et al., 2003; 김은정 외, 2010). 국내에서도 자전거와 건강도시 간의 연계 하에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활발히 추진하여 자전거 및 관련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왔다(국토연구원, 2008; 강은정 외, 2018). 그러나 이처럼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bikeable city)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Speck, 2013). 건강도시란 시민들이 즐겁게 쾌적하게 도시에서 생활·이동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이러한 활동을 안전하게 영위할 수 있는 도시를 뜻하기 때문이다(김은정 외, 2010; 김은정·김태환, 2014). 일례로 사람들은 사고, 범죄, 치안 등 다양한 이유로 통행환경이 위험하다고 여겨지면 보행,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소극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WHO, 2018). 사람들이 활동하기 편리한 주거 및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함께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시설물 구축사업은 주요한 건강도시 정책과제 중 하나다(Frank et al., 2003; 김태환 외, 2014; 강은정 외, 2018). 이처럼 건강한 도시와 안전한 도시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안전도시(safe community)1)란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안전 증진사업을 시행하여 지역사회 차원의 ‘손상’ 및 ‘사고’의 예방을 추구하는 도시를 의미한다(강창현·문순영, 2017). 이때 ‘손상(injury)’은 개인적 불행이나 우연성에 의해 좌우되는 ‘사고(accident)’와 달리 명확한 발생 원인이 존재하여, 이에 대한 사전 관리 및 예방이 가능한 사건을 별도로 명명하기 위해 채택된 표준용어다(김대운·이미화, 2018). 다시 말해, 손상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사고와 달리, 예측 가능하며 반복적인(predictable and repetitive) 피해사례에 대하여 명확하게 위험인자를 규명할 수 있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preventable) 의미를 갖는다(Gemmell and Houk, 1985; Houk, 1986; Peden et al., 2004; Haegerich et al., 2014).
교통사고는 대표적인 손상피해의 원인이며, 그 규모가 작지 않다(CDC, 2023; WHO, 2021). 동시에 이는 자연재해와 같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우연적 요소가 아니라 명확한 원인이 있고 이에 대한 예방적 조치를 통해 피해규모를 경감할 수 있는 손상사례에 속한다(Government of Ontario, 2018). 따라서 사고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안전방안을 마련한다면 발생하지 않아도 되었을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도 높은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방법이 결합된 증거 기반(evidence-based)의 실증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서울특별시 전역이다. 서울시는 가장 많은 자전거 보유 대수(약 31,500대)와 대여 현황(약 2천 3백만 건)을 기록한 지역이므로, 국내 자전거 정책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행정안전부, 2022). 또한, 한국도로교통공단(2022a)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체 자전거 사고다발지역 중 약 38%가 위치한 도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서울시가 자전거사고 위험요인분석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판단하였다. 시간적 범위는 2019-2021년으로 설정하였다. 횡단면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분석 기간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최소 표본 크기를 확보하고자 3개년 자료를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시간적 범위가 코로나19 유행 기간을 포함하나 자전거 이용은 외부적·개인적 신체활동에 속하므로 그 영향이 적다고 판단하여 별도로 범위를 제한하지는 않았다.
본 연구는 건강도시와 관련된 물리적, 사회경제적 도시환경 요인과 자전거 사고다발지역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자전거 활성화를 통한 건강도시 정책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자전거와 관련된 도시환경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구체적인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건강도시 차원에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물리적 도시환경요소는 사고다발지역을 발생시키는 원인인가? (2) 지역적 수준의 사회경제적 취약성은 사고다발지역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가?
이 연구 질문은 건강도시와 안전도시가 지향하는 개별적인 정책목표가 상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건강도시 정책은 도시환경 및 통행패턴에 변화를 주어 사람들의 신체활동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자전거 친화적 환경, 대중교통 활성화, 근린생활시설의 접근성 제고 등이 있다(Frank et al., 2003; Miller et al., 2015; van Wee, 2019). 그러나 안전도시 관점에서 이러한 활동친화적인 도시환경은 사람을 교통사고에 노출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본 연구는 건강과 안전의 개념이 일상의 도시공간 속에서 상충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천착하여 자전거 친화적 도시환경 요인의 효과와 의미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자전거 사고다발지역과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도시환경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검토
1. 자전거의 도시정책적 함의
건강도시 개념은 근대 도시를 지탱하는 두 가지 직능인 도시계획(planning)과 공중보건(public health)의 경계에서 탄생하였다(Corburn, 2009). 근대 도시는 산업화로 초래된 비위생적 환경문제로 고통받고 있었다. 열악한 도시환경은 개인의 건강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을 유행시켜 지역사회 차원의 공중보건 문제를 악화시켰다(Frumkin et al., 2011). 이에 대응하기 위해 1848년 발의된 공중보건법은 보건 관련 법령인 동시에 지역사회 차원에서 개인의 건강과 도시의 위생을 증진하기 위한 최초의 근대 도시계획법으로 평가받는다(Ringen, 1979). 이처럼 초기 건강도시 개념은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열악한 위생 수준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주요한 목표였다. 이후 건강도시 개념은 점차 정신적 웰빙, 다양한 부문의 지속가능성 또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총체적 성격의 운동으로 전개되었다(김은정 외, 2010).
도시계획 직능은 도시환경과 개인행태 간의 연관성에 기반하여 건강도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Frank et al., 2003; Giles-Corti et al., 2019; Grant, 2019; WHO, 2021). 특히 토지, 교통, 근린환경과 관련된 도시계획 수단 및 도시기반시설을 변화시켜 사람들의 신체활동을 증진하고자 하였다(김은정 외, 2010; 강은정 외, 2018). 가령, 가로 연결성이 높은 소규모 필지 위주의 도시설계기법, 중고밀도의 주거지 계획, 혼합적 토지이용 등을 통해 보행과 자전거 이용이 편리한 통행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Frank et al., 2003). 이는 단지 흡연, 음주, 운동과 같은 개인 행태를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놓인 다양한 부문의 도시환경에 영향을 미치도록 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Corburn, 2009; 김태환 외, 2014).
보행과 자전거와 같이 신체적 에너지를 직접 활용하는 통행수단을 비동력(non-motorized) 또는 능동형(active) 교통수단이라고 일컫는다(Rietveld, 2001). 이러한 통행수단은 동력장치에 의존하는 자동차, 이륜차 등과 달리 화석 연료의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원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Frumkin, 2002). 또한 자연스럽게 신체활동을 촉진하므로 개인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Pucher and Dijkstra, 2003; Moudon and Kang, 2017).
특히 자전거는 보행자와 도시에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상권 활성화, 개인의 건강증진, 환경의 지속가능성 등 보행친화도시(walkable city)의 이점을 증대시키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다(Sevtsuk, 2021; 박진홍·강민규, 2022). 또한 자전거 교통은 보행 및 대중교통과 유기적으로 연계 가능하다(국토해양부, 2011). 나아가 자동차에 비하여 공간적 수요가 적어 유지·관리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에 속한다(Speck, 2013).
그렇다면 이것으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가? 보행 및 자전거 친화도시(walkable and bikeable city) 조성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효용에 해당하는 통행수단의 유용성, 편리성, 흥미성과 함께 안전성의 가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Speck, 2013). 실제로 건강도시 정책 중에는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물 구축사업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Frank et al., 2003; 김은정·김태환, 2014; 김태환 외, 2014; 강은정 외, 2018). 또한 사람들은 통행환경이 위험하다고 여겨지면 보행,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소극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자동차의 이용률을 증가시키고 그에 수반되는 건강 및 환경 문제를 다시 유발하여 삶의 질을 저해할 수 있다(WHO, 2018).
이처럼 건강과 안전은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상호 양립해야 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등식과 유사하게 건강도시에 대응되는 도시모델로서 안전도시(safe community)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안전도시란 “모든 사람은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기본권에 기반하여 안전증진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지역사회 내 손상과 사고를 지속적으로 예방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도시상을 의미한다(강창현·문순영, 2017).
제1차 손상사고 학술대회(1989)에서 안전 개념을 지역적 수준에서 처음으로 논의하였으며, 이후 안전도시는 하나의 도시모델을 뜻하는 표준용어로 정립되었다. 그리고 점차 지역사회의 구성원과 조직의 협력을 통해 도시의 총체적 안전을 증진하는 도시정책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되었다. 요약하면, 안전도시가 지향하는 목표는 지역적 수준의 ‘손상피해’를 예방하는 것이다(박용수·정연균, 2016; 오세연·송혜진, 2016).
이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사고’와 ‘손상’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두 용어는 각각 다른 학술적 의미가 있는 동시에 안전도시의 전제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먼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은 사고(事故)를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로 정의한다. 옥스퍼드 영영사전은 ‘accident’를 “우연히 또는 의도치 않게 발생한 사건”으로 정의한다. 이처럼 사고라는 용어에는 예기치 못한 우연성이 개입되어 발생한 “불행한” 사건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고의 관점에서 피해사례를 해석하면 귀책사유가 피해자에게 있어 그 밖의 외부적 요인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Bonilla-Escobar and Martinez, 2014).
반면에 ‘손상(injury)’은 개인적 불행이나 우연성에 의해 좌우되는 ‘사고’와 달리 명확한 발생 원인이 존재하여 이에 대한 사전 관리 및 예방이 가능한 사건을 별도로 명명하기 위해 채택된 표준용어다(김대운·이미화, 2018). 즉, 이 두 용어의 차이는 인적 오류(human error)의 허용 여부에 달려 있다. “인적 오류는 실수고 위험한 상황은 환경”으로 해석한다면, 인적 오류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고쳐야 하나 위험한 상황에 놓인 사고는 환경을 고치는 문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Singer, 2022). 다시 말해, 손상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사고와 달리 예측 가능하며 반복적인(predictable and repetitive) 피해사례에 대하여 명확하게 위험인자를 규명할 수 있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preventable) 의미를 갖는다(Gemmell and Houk, 1985; Houk, 1986; Peden et al., 2004; Haegerich et al., 2014).
이러한 손상피해는 그 규모가 작지 않다. CDC(2023)와 WHO(2021)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손상으로 인해 약 440만 명이 매년 사망하며 이는 전체 사망인구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손상 중 비의도적 손상으로 인한 사망인구는 약 316만 명에 이르며, 그중 도로 교통사고는 비의도적 손상피해의 1/3을 차지한다. 이러한 손상피해는 그 규모가 적지 않으나 대개 명확한 원인진단을 통해 예측·예방이 가능하여 건강보건 상의 주요 정책대상으로 여겨졌다(Ontario, 2018). 이처럼 안전한 도시통행을 추구하는 것은 개인과 도시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도시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신뢰도 높은 데이터와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한 자전거사고 영향요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 자전거사고 실증연구 검토
김응철 외(2007)는 교차로 및 그 주변 교통환경이 자전거사고를 유발한다는 가정하에 151개 신호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 건수를 포아송 및 음이항 회귀모형을 통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교통량, 교차로 진출입구 수, 횡단보도, 공업지역이 사고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주택 외(2007a)는 교통량과 가해 차량 속도가 사고 심각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한 반면 횡단보도는 차량 속도의 저해 요소로 작용하여 사고 심각도를 낮추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오주택 외(2007b)는 도시부 신호 교차로 내 사고 건수를 대상으로 포아송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교통량과 주거지역이 사고와 양의 관계가 있고, 자전거도로와 버스정류소는 음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신혜정 외(2012)는 이항로짓모형을 통해 법규위반, 자전거 횡단로, 남성 이용자 등의 변수에서 사고피해가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곡선 및 경사도로는 조심성을 오히려 증가시켜 사고율을 낮추는 것을 확인하였다.
황선근·이수기(2018)는 음이항 회귀분석을 통해 상업용건물 밀도, 토지이용혼합도, 인구수, 자전거·차량 통행량, 차량 제한속도, 사거리 밀도, 공원면적 비율, 가로수 밀도, 평균 경사도, 하천면적 비율이 모든 모형에서 유의한 변수로 나타났다. 이들은 후속연구를 통해 모든 모형에서 하천면적, 평균 경사도, 인구수, 자전거 통행량, 횡단보도 개수, 3지 교차로 개수, 평균 차선 수, 자전거 전용도로 면적, 자전거 편의시설이 유의한 변수로 분석되었다(황선근·이수기, 2021).
Cai et al.(2016)은 음이항, 영과잉 음이항, 허들 음이항 모형 등 다양한 모형을 활용한 자전거사고 요인 분석을 설계하였다. 그 결과, 공간적 파급효과를 고려한 영과잉 음이항 모형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그리고 자동차 주행거리, 신호교차로 밀도, 보도·자전거도로 연장, 인구밀도, 도보·자전거·대중교통 통근자 수가 유의한 변수로 확인되었다.
Zahabi et al.(2011)은 개인 속성정보가 포함된 자동차 대 보행자 또는 자전거 사고데이터와 개인·도시환경 요인 간의 관계에 대하여 순서형 로짓분석을 수행하였다. 이 연구는 각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5가지의 서로 다른 크기를 가진 버퍼를 형성하고 그 내부에 포함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도시환경요인을 구축하였다. 분석 결과로는 교차로가 보행자사고의 심각도는 낮추지만 자전거사고의 치명률을 높이는 상반된 특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hen(2015)은 시애틀 내 교통존에서 발생한 자전거사고 수에 대해 포아송 로그정규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도시환경요인 중 가구와 직장 수를 사회적 요인으로 포함하였다. 그 결과, 간선도로 자전거도로 연장, 최고제한속도, 교통신호, 토지이용혼합도가 양의 영향을 미치고 3지 교차로 수, 비간선도로 자전거도로 연장은 음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와 연구진은 후속연구에서 다양한 독립변수를 추가하고 공간효과를 고려한 모델링을 통해 더욱 정밀히 분석하였다(Chen et al., 2018). 그 결과, 버스정류소 및 버스노선 밀도 등 대중교통시설, 주거지역, 고밀도, 토지이용혼합도 등의 변수가 사고와 양의 관계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Ding et al.(2020)는 영국의 통계집계구역 기준으로 생산된 다양한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교통량 변수를 분석하였다. 각 집계구별 인구밀도, 성별비율, 고령인구비율, 백인비율, 가구소득, 가구형태비율, 연간 총 자전거 사용시간 및 이용횟수, 연평균 일교통량이 있다. 분석한 결과, 도로 밀도, 상업지역, 고령인구, 남성비율, 백인비율, 가구소득 등과 자전거사고 간에 양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oudon and Kang(2017)는 미국 워싱턴주 내 교차로와 미드블록에서 발생한 자전거사고를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독립변수의 특성에 따라 다른 크기의 원형 버퍼를 공간적 분석단위로 활용하였다. 교통, 근린환경, 토지이용 변수와 함께 소득, 인종 등의 사회경제적 지표도 분석하였다. 가산자료 모델링에서는 교차로 밀도, 2-3차선, 차도 폭, 자전거도로, 주거 밀도, 비백인 인종, 주류시설, 문화시설 등이 사고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연구의 차별성
기존 자전거사고 선행연구를 검토한 결과, 내용과 분석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연구의 차별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첫째, 자전거 교통사고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력을 반영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하였다. 기존 국내 자전거사고 연구의 경우 점진적으로 인구 밀도, 교통량 등의 노출 변수를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교통사고가 지역적·인구사회학적 취약성을 반영하는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취약계층 관련 변수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행정안전부, 2010; 김은정·김태환, 2014; Peden et al., 2004; Haegerich et al., 2014). 가령, 가구소득, 고용률과 같은 경제적 지표(Zahabi et al., 2011; Chen, 2015; Moudon and Kang, 2017; Ding et al., 2020) 또는 인종(Moudon and Kang, 2017; Ding et al., 2020) 및 가구특성(Cai et al., 2016; Ding et al., 2020)과 같은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분석한 사례가 있었다. 이를 참고하여 사례-대조 연구의 분석 단위에 알맞은 동시에 국내 가용 데이터를 고려하여 국토통계지도의 공시지가, 유소년인구, 고령인구 변수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둘째, 신뢰도 높은 사고자료와 정밀한 데이터 처리과정을 적용한 사례-대조 연구 설계를 고안하고 이에 필요한 대조군(비사고지점) 추출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이 과정을 상세히 공개하여 방법론적 측면에서 기여하고자 하였다. 특히 국내 연구가 활용하였던 사고데이터는 현재 시점에서 구득하거나 접근하기 어렵다는 자료적 한계가 있었다. 이 경우 데이터의 신뢰성이나 전처리 과정 등을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없어 그 분석결과를 크게 신뢰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는 현재 도로교통공단에서 공식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정보’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다만, 이는 이름 그대로 사고다발지역이며 현재 그 중심점 또는 면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표본 크기나 데이터 특성에 따른 분석적 한계가 따른다. 이러한 자료적 한계를 반영한 사고위험요인 분석을 위해 사례-대조 연구를 설계하였다. 이를 위해선 사례군인 사고다발지역과 비교 가능한 대조군인 비사고다발지역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사례군을 활용하여 대조군을 객관적으로 구득하는 알고리즘을 고안 및 적용하고 그 전처리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여 연구의 공공성을 증진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한계효과 그래프를 시각화하여 연구 성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였다.
Ⅲ. 연구방법론
1. 사례-대조 연구설계와 대조군 구득과정
본 연구에서는 자전거 사고다발지역 발생여부를 종속변수로 하는 사례-대조 연구를 수행하였다. 사례-대조 연구는 특정한 사고나 질병 등의 발생 여부에 따라 대상 집단을 사례군(발생)과 대조군(미발생)으로 사전에 분류한 후, 특정 사건에 대한 노출 여부를 사후적으로 분석하여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분석기법을 의미한다(Aschengrau and Seage, 2020). 이 방법론은 희귀질환과 같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아 표본의 확충이 어려운 소수의 사례군을 연구할 때 적합할 뿐만 아니라 시간을 두고 관찰하는 코호트 연구에 비하여 시간과 비용을 경제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김용희 외, 1995; Woodward, 2014).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례군(case group)과 비교할 수 있는 대조군(control group)이 필요하다. 문자 그대로 보자면, 대조군이란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이 아닌 지역이다. 그러나 사례-대조 연구에서의 대조군이란 사례군과 동일한 표본 크기와 위험노출도를 지닌 상태에서 무작위 추출된 데이터를 의미한다(Woodward, 2014). 전희정 외(2022)는 GSV(google street view) 기반의 이미지 분류모형을 구축하기 위해 본 연구설계와 유사하게 사례군(자전거 사고다발지역)을 활용하여 대조군(자전거 비-사고다발지역)을 구득하였다. 이들은 사례군의 기본 반경인 200m의 두 배인 400m 버퍼의 둘레에서 다른 조건 없이 대조군을 무작위로 추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사례-대조 연구의 대조군 구득 요건인 동일 위험노출도 요건을 추가로 고려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간적 자기상관성 문제를 완화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데이터 처리 과정 및 알고리즘을 상세히 공개하여 후속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수행한 대조군 추출 알고리즘은 Kang et al.(2019)의 연구를 참고하였다. 이 연구는 보행자 사고지점을 사례군으로 하여 대조군인 보행자 비-사고지점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핵심 아이디어는 사례군의 point 데이터에서 생성한 Voronoi diagram2)과 도로 네트워크를 교차시키는 것이다. 모든 diagram의 경계는 그 중심점인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사례군과 대조군의 버퍼가 중첩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Kang et al., 2019). 또한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인 자동차가 통행하는 도로 네트워크와 교차시킴으로써 위험노출도를 유사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대조군의 성립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Woodward, 2014; Aschengrau and Seage, 2020).
이를 참고하여 본 연구에서도 사례군인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의 point를 기준으로 Voronoi diagram을 생성하였다. 그리고 이를 차도(road) 네트워크3)와 교차시켜 총 9,937건의 대조군 모집단 데이터를 구득하였다. 이 지점들은 자전거 비-사고다발지역의 중심 point를 의미한다. 즉, 이 방법을 통해 사례군과 가장 멀리 떨어져 분석단위가 겹칠 가능성이 적은 대조군 데이터를 구득할 수 있다. 이 대조군은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일 잠재적 위험성이 있으나 실제로 그렇지 않은 지역을 나타낸다.
공간적 분석단위는 원형 버퍼(circular buffer)이고 그 반경4)은 800m, 400m, 200m로 총 세 가지다. 따라서 분석모형의 개수도 버퍼 크기에 따라 총 3개다. 그러나 이 버퍼를 분석단위로 활용할 경우, 서울시와 같이 제한된 공간적 범위에서는 사례군과 대조군의 버퍼가 중첩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공간 정보가 서로 중복될 경우 그 단위를 넘어 관측 정보가 누출되는 공간적 파급효과(spatial spillover effect)가 발생하므로(Griffith, 1987; 김광구, 2003; 전용완, 2011)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조군 모집단의 표본을 미리 정제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사례군 버퍼의 두 배 크기(1,600m, 800m, 400m) 이내에 포함되는 대조군 표본을 제거하였다. 이와 같이 사전에 대조군 표본을 정제할 경우 어떠한 대조군의 버퍼도 사례군의 버퍼와 중첩되지 않는다. 사례군 표본크기와 동일하게 대조군을 무작위 추출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총 768건의 종속변수 데이터를 구축하였다. 사례군과 마찬가지로 대조군인 비-사고다발지역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독립변수를 공간적으로 구축함으로써 분석을 위한 데이터세트 준비를 완료하였다.
2. 분석 모형
연구 대상인 종속변수는 자전거 사고다발지역 발생여부로 구성된 이항형 범주이므로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binary logistic regression)을 수행해야 한다. 이 분석모형은 성공 또는 실패와 같이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는 상황에서 연구 대상이 어떤 집단의 특성에 가까운지 예측하는 통계적 모형이며 이를 분류 모형(classification model)으로도 볼 수 있다(이군희, 2018). 이항로짓모형은 다음 식 (1) 같이 정의된다. 이때, πi는 i번째 표본이 자전거 사고다발지점일 확률이고 1–πi는 자전거 비-사고다발지점일 확률을 의미한다. βp는 p개의 도시환경변수에 대한 로지스틱 회귀계수를 가리킨다.
(1) |
이항 로지스틱 회귀모형은 0과 1의 값만 취하는 종속변수의 범위를 실수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오즈(odds; 승산) 개념을 사용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오즈에 자연로그(loge)를 취한 로그오즈를 활용하면 값의 범위를 음의 무한대에서 양의 무한대로 변환할 수 있다. 이러한 로그오즈의 값은 해석이 어렵기에 주로 자연상수(e)를 밑으로 하고 회귀계수를 지수로 하는 지수함수의 값인 오즈비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이희연·노승철, 2017; 고길곤, 2018).
3. 연구 자료
종속변수는 사례군 384건과 대조군 384건, 총 768건의 자전거 사고다발지역 발생여부로 구성된 이항형 데이터다. 사례군은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raffic accident analysis system, 이하, TAAS)에서 제공하는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정보’이다. 대조군은 3장 1절에 따라 사례군을 활용하여 객관적으로 추출한 비교 집단인 ‘자전거 비-사고다발지역정보’다.
2022년 기준 TAAS 교통사고정보 개방시스템 정보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정보는 “반경 200m 내에서 자전거 사고가 4건 이상 또는 사망사고 3건 이상이 발생한 구역”을 뜻한다. 이 데이터는 사망자, 중상자, 경상자, 부상신고자 수 등 각 사고다발지역 내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고유형의 피해자 수에 대한 수치 정보를 포함한다. 또한 사고다발지역의 면적에 해당하는 polygon과 중심좌표인 point 데이터를 모두 제공한다. 본 연구는 사고다발지역의 중심좌표에 해당하는 사고다발지점 point 데이터를 사례군으로 사용하였다.
시간적 범위인 2019-2021년 사이에 발생한 서울시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인 사례군 표본 수는 384건이고 그 공간적 분포는 <그림 1>과 같다. 이후 사례군과 동일한 수로 대조군 역시 384건을 추출함으로써 종속변수의 총 표본 수는 768건이 되었다.
독립변수는 크게 가로환경, 대중교통시설, 토지용도와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구성되고 최근 연도인 2021년도 자료를 기준으로 구득하였다. 이전 연도의 자료를 활용할 경우 그 이후의 변수 간 상호관계를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Chen, 2015). 다만, 2021년도 자료가 없을 시에는 그 이전 중 가장 최근 자료를 구득하는 것으로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가로환경 요인은 크게 통행환경의 자전거 편의성 또는 가로 연결성을 반영하는 지표로 구성되었다. 자전거 편의성은 보도, 자전거도로, 차도 등 통행환경과 관련된 변수로 구성하였다. 버퍼 기반의 연구이므로 각 버퍼에 포함되는 polyline의 전체 길이를 합산하였다. 자전거 편의성은 보도와 자전거도로의 연장이 길수록 높고 차도의 연장이 짧을수록 낮다고 간주하였다. 그리고 자전거 편의성이 높을수록 자전거 사고율이 높아진다고 전제하였다. 이를 통해 사고율과 보도와 자전거의 연장은 양의 관계가 있고 차도 연장은 음의 관계가 있다는 세부 연구가설을 수립하였다. 가로 연결성(street connectivity)이란 두 지점 사이를 얼마나 효율적이고 직접적으로 통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가로망의 성질을 뜻한다(Frank et al., 2003). 이는 주로 3지 교차로 또는 4지 교차로로 측정될 수 있다(EPA, 2014; Barrington-Leigh and Millard-Ball, 2019). 3지 교차로는 쿨데삭(cul-de-sac)과 같이 차량의 통행이 유리하고 보행 접근성이 낮은 근린환경에서 관찰된다. 반면에 4지 교차로는 자동차에 의존하지 않고도 보행과 자전거를 통해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가로환경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3지 교차로 개수가 적고 4지 교차로 개수가 많을수록 가로 연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가로 연결성이 높을수록 비동력 통행이 원활하여 자전거 사고율이 높을 것으로 가정하였다. 이를 통해 사고다발지역 발생확률과 3지 교차로 수는 음의 관계가 있고 4지 교차로 수는 양의 관계가 있다는 세부 연구가설을 수립하였다.
- 가설 1. 자전거 친화적 가로환경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1.1. 자전거 편의성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1.2. 가로 연결성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1.2.1. 3지 교차로 수와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음의 관계에 있다.
- 1.2.2. 4지 교차로 수와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대중교통시설은 보행 또는 자전거 이용을 촉진할 수 있고 해당 시설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을수록 자동차 이용률을 낮출 수 있어 건강도시의 중요한 변수로 알려져 있다(CDC, 2023; Nieuwenhuijsen and Khreis, 2019). 대중교통 요인으로는 공공자전거 대여소 개수, 버스정류소 개수, 철도역사 유무를 사용하였다. 공공자전거 대여소, 버스정류소, 철도역사 등 대중교통시설이 많을수록 자전거 이용이 크게 활성화되어 사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였다. 두 번째 연구가설은 대중교통 접근성과 사고다발지역 발생확률 간의 관계를 반영한다.
- 가설 2. 대중교통 접근성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2.1. 공공자전거 대여소 개수와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2.2. 버스정류소 개수와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2.3. 철도역사가 있는 곳은 없는 곳에 비해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이 높다
토지용도 요인은 개별 토지용도와 이를 토대로 산출된 토지이용혼합도(land use mix, 이하 LUM)로 구성된다. 이 변수들은 시설 접근성을 반영한다. 시설 접근성은 특정 시설물까지의 거리 또는 특정 공간 내의 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Ewing and Cervero, 2010). 주거지역 인근에 업무, 여가, 쇼핑, 관광 등 다양한 도시 기능이 많을수록 시설 접근성이 높아져 보행 및 자전거를 통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Frank et al., 2003; Stevenson and Gleeson, 2019). 개별 토지용도인 주거용 건물5), 상업용 건물, 업무시설, 문화시설, 교육복지시설 변수를 측정하기 위해 버퍼 내 연면적의 합계를 활용하였다. LUM은 표준화 엔트로피 지수로 측정하였다6). 이는 한정된 지역 내에 입지한 건물 및 시설의 다양성을 나타낼 수 있다. 개별 시설의 접근성 또는 토지이용혼합도가 높을수록 차량보다 보행 및 자전거를 이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Frank et al., 2003; Nieuwenhuijsen and Khreis, 2019; van Wee, 2019). 이처럼 시설 접근성이 높을수록 자전거 교통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가정하였다. 이를 반영한 세 번째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 가설 3. 시설접근성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3.1. 주거용건물 연면적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3.2. 상업용건물 연면적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3.3. 업무시설 연면적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3.4. 문화시설 연면적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3.5. 교육복지시설 연면적과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3.6. 토지이용혼합도와 사고다발지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사회경제적 요인은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수준이 교통수단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전제하였다(Gilroy, 2020; 리브커 야퍼·아나욱 더코닝, 2020). 그리고 취약계층과 사고피해는 양의 관계에 있고, 사고 발생은 다시 취약계층의 생활 유지능력을 저해하여 피해 수준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WHO, 2016; United Nations, 2018). 건강도시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아이, 노인 등 취약계층이 편안하고 독립적으로 휴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므로(김은정·김태환, 2014) 사회경제적 변수를 분석함으로써 취약계층을 연구 범위에 포함시키고자 하였다.
지역의 경제적 취약성을 분석하기 위해 활용한 변수는 공시지가 데이터다. 주로 가구소득, 고용률, 인종과 관련된 지표를 활용하여 교통사고와 경제적 특성 간의 관계를 분석한 해외 연구를 참고하였다(Zahabi et al., 2011; Chen, 2015; Moudon and Kang, 2017; Ding et al., 2020). 인구사회학적 취약성은 교통사고와 크게 연관된 요소 중 하나다. 한국도로교통공단(2022b)의 사고통계에 따르면 고령인구(65세 이상)는 자전거 교통사고 중 가장 높은 사고율을 보이는 연령대다. 유소년(0-14세)이 포함된 20세 이하의 자전거 교통사고 건수 또한 고령인구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역 내 종합적인 인구 현황만 파악할 수 있는 인구밀도, 가구밀도 등의 변수만을 분석한 선행연구와 달리(Chen, 2015; Cai et al., 2016; 황선근·이수기, 2018), 본 연구는 교통사고의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유소년 및 고령인구 데이터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 세 가지 변수 모두 국토통계지도에서 최소 100m 단위까지 격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이를 원자료로 사용하였다. 다만, 100m 격자 데이터의 경우 자치구별로 제공되는데 각 구별 경계부에서 결측치가 확인이 되어 이를 평균으로 대치한 이후 분석을 진행하였다. 사회경제적 취약성과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의 관계에 대한 연구 가설은 다음과 같다.
- 가설 4. 사회경제적 취약성과 사고발생지역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4.1. 공시지가와 사고발생지역 발생확률은 음의 관계에 있다.
- 4.2. 유소년인구 수와 사고발생지역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 4.3. 고령인구 수와 사고발생지역 발생확률은 양의 관계에 있다.
Ⅳ. 분석 결과
1. 기술 통계
기술 통계는 크게 기초통계량, 상관분석 및 다중공선성을 고려한 최종모형 선정과정으로 이루어졌다. 분석모형이 총 세 개이므로 버퍼 크기에 따라 기초통계표도 총 세 종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표 1). 이중 토지이용혼합(LUM)은 로그화하고 사회경제적 요인은 평균이 0이고 분산이 1인 정규분포를 갖도록 표준화하였다.
Pearson 상관계수를 이용한 상관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800m 모형에서는 각각 도보와 차도·상업용 건물, 고령인구와 주거용 건물·유소년인구, 공시지가와 상업용 건물·업무시설 사이에 상관성이 높았다. 400m 모형에서는 각각 도보와 차도, 고령인구와 주거용 건물·유소년인구, 공시지가와 업무시설 사이에, 그리고 200m 모형에서는 주거용 건물과 고령인구 사이에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상관계수의 절댓값이 0.6 이상이면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아 분석결과에 지장을 줄 수 있다(이희연·노승철, 2017). 반면에 나종화(2017)는 상관계수가 비교적 높더라도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언급하였다.
이처럼 연구자에 따라 상관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본 연구는 상관성이 높은 변수군이 연구에 중요한 분석대상이라고 판단하여 제외하지 않기로 하였다. 다만, 최종 분석모형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독립변수 간 강한 상관성이 나타나는 다중공선성 문제를 진단하는 지표인 분산팽창인수(variance inflation factor, 이하 VIF)가 5 이상인 변수가 있는 모형 후보를 배제하는 방법으로 보완하였다.
2. 최종 분석모형 선택
최종 분석모형은 다음의 세 단계를 걸쳐 선정되었다. 첫째, 하나씩 변수를 누적하여 반복적으로 모델링하였다. 최소 2개부터 모든 독립변수를 포함하는 완전 모형(full model)으로 나아가며 변수의 추가에 따른 분석 효과를 점진적으로 검토하였다. 둘째, VIF가 5 이상으로 나타나는 변수가 포함된 모형 후보를 제외하였다. 셋째, 남은 후보군에 대하여 단계선택법(stepwise)을 적용한 후 모형 적합 지표를 비교하여 최종 분석모형을 선정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 단계선택법 적용 후에도 VIF가 5 이상인 변수가 확인되면 해당 변수가 포함된 모형도 추가로 제외하였다.
이 과정에서 유소년인구 변수가 포함된 완전 모형은 VIF가 5를 모두 초과하여 이를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이후 유소년인구 변수가 제외된 완전 모형에 대하여 단계선택법을 적용하였다. 단계선택법을 적용한 이전과 이후 모형들의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R2, AIC, 로그우도비(log-likelihood) 등의 평가지표를 참고하였다.7) 그 결과, 단계선택법 적용한 모형들이 완전 모형에 비하여 AIC가 감소하였으나 R2과 로그우도비는 증가한 점에 근거하여 단계선택법 적용 이전인 완전 모형을 최종 분석모형으로 선정하였다.
3. 추론 통계
최종 분석모형에 대한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는 <표 2>와 같다. 3개 중 2개 이상의 모형에서 유의한 변수는 보도, 자전거도로, 차도, 3지 교차로, 4지 교차로, 공공자전거 대여소, 버스 정류소, 철도역사, 업무시설, 교육복지시설, 토지이용복합도, 공시지가, 고령인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모든 모형에서 유의하게 나타난 변수는 교육복지시설 연면적, 토지이용복합도와 공시지가 평균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변수들의 유의확률은 공통으로 5% 이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로지스틱 회귀모형에서 종속변수는 로그오즈(로짓) 형태이므로 추정된 회귀계수에 지수함수(exp)를 취하여 오즈비(odds ratio, OR)8)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로환경 요인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보도 길이는 한 단위 증가할 경우 400m와 2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1.17배와 1.34배로 변한다. 자전거도로 길이는 한 단위 증가할 경우 400m와 2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1.19배와 1.63배로 변한다. 차도 길이는 한 단위 증가할 경우 400m와 2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0.88배와 0.66배로 변한다. 3지 교차로 개수는 한 단위 증가할 경우 800m와 4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0.90배와 0.82배로 변한다. 4지 교차로 개수는 한 단위 증가할 경우 800m와 2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1.25배와 1.40배로 변한다.
대중교통 요인에서는 수치형 및 범주형 변수의 해석이 다소 상이하다. 수치형 자료부터 살펴보면, 공공자전거 대여소 개수는 한 단위 증가할 경우 800m와 2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1.16배와 1.32배로 변한다. 버스정류소 개수는 한 단위 증가할 경우 800m와 4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0.94배와 0.95배로 변한다. 철도역사 변수는 범주형이므로 철도역사가 없는 경우에 비해 철도역사가 있는 경우의 오즈가 800m와 400m 모형에서 각각 1.72배와 1.90배만큼 차이가 난다.
토지용도 요인 중 유의한 변수는 업무시설, 교육복지시설과 토지이용혼합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시설 연면적은 한 단위 증가할 시 800m와 2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0.93배와 1.50배로 변한다. 교육복지시설 연면적은 한 단위 증가할 시 모든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0.86배, 0.83배와 0.59배로 변한다. 토지이용혼합도는 한 단위 증가할 시 모든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4.64배, 1.91배와 1.22배로 변한다.
끝으로 사회경제적 요인은 유소년인구를 제외한 나머지 두 변수 모두 높은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공시지가 평균은 한 단위 증가할 시 모든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0.56배, 0.48배와 0.56배로 변한다. 고령인구 합계는 한 단위 증가할 시 800m와 400m 모형에서 오즈가 증가 전보다 각각 6.73배와 2.01배로 변한다.
이항로짓분석 결과에 대하여 오즈와 오즈비를 이용하여 회귀계수를 해석할 수 있으나 이는 정작 독립변수의 증가에 따른 종속변수의 발생 확률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한편, 한계효과(marginal effect)를 이용하여 회귀계수를 해석한다면 “독립변수가 변할 때 사건이 발생할 확률의 변화 크기”(고길곤, 2018)를 구체적으로 알아내고 이를 시각화할 수 있다. 이때, 분석대상을 제외한 나머지 변수의 영향력을 통제한 가운데 한계효과를 측정해야 하므로 연속형 변수는 평균으로, 범주형 변수는 참조 집단으로 통제한 후 분석을 수행하였다(Ludecke, 2021).
<그림 2.1>과 <그림 2.2>를 통해 유의한 버퍼 구간 내 개별 독립변수에 대한 한계효과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유의하지 않은 모형별 변수의 그래프에는 음영을 적용하였다. 사고다발지역 발생확률이 높아지는 도시환경요인으로 보도, 자전거도로, 4지 교차로, 공공자전거 대여소, 철도역사, 토지이용혼합도, 고령인구 변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에 사고다발지역 발생확률이 낮아지는 변수는 차도, 3지 교차로, 버스 정류소, 교육복지시설, 공시지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업무시설은 사고다발지역 발생확률이 800m 모형에서는 낮아지고 200m 모형에서는 높아져 공간적 범위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Ⅴ. 논의 및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는 상기 세 가지 최종 분석모형 중 두 가지 이상의 모형에서 유의한 변수를 중심으로 논의 및 정책적 시사점을 전개하였다. 보도와 자전거도로 연장이 긴 지역에서 사고다발지역 발생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해서는 선행연구의 분석결과도 다양하다. 일부 연구는 자전거로 통행할 수 있는 도로공간이 많아지므로 사고율이 낮아진다고 주장하였다(오주택 외, 2007b; Chen, 2015). 반면에 다른 연구는 오히려 통행량이 증가하여 사고발생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해석하였다(Moudon and Kang, 2017; 황선근·이수기, 2018; Chen et al., 2018). 본 연구에서는 국내의 자전거도로 설치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그 연계성이 부족하다는(권성대 외, 2015) 현실이 반영되어 두 변수가 사고위험요소로 작동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차도 역시 그 폭, 차선 수, 형태에 따라 사고에 미치는 영향과 심각도가 다양하여 길이의 총합으로 그 영향력을 일반화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도로도 통행량의 증감에 따라 운전자의 조심성 또는 차량속도에 영향을 주어 사고율을 낮춘다는 의견과 통행량 유발에 따른 사고율을 증가시킨다는 해석이 혼재하기 때문이다(김도훈 외, 2008; Zahabi et al., 2011; 신혜정 외, 2012; Robartes and Chen, 2017, Moudon and Kang, 2017; 황선근·이수기, 2021). 이 연구에서는 차도 총길이를 변수로 사용하였으므로 도로율이 높은 곳은 자전거 통행 및 접근 자체가 어렵기에 사고율이 낮은 것으로 추정하였다.
교차로는 기존 연구에서 복잡한 도로형태로 인해 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김응철 외, 2007; Zahabi et al., 2011; Cai et al., 2016; Moudon and Kang, 2017). 이와 달리 본 연구는 3지 교차로와 4지 교차로를 각각 자동차 또는 사람 중심의 가로환경 특성을 반영하는 변수로 해석하였다. 그 결과 높은 가로 연결성을 대리하는 4지 교차로가 사고율에 증가시키는 반면에 3지 교차로는 사고율을 감소시키는 요소로 분석되었다. 3지 교차로에 대하여 서른 개의 표본을 추가로 무작위 추출하여 거리뷰를 확인한 결과, 해당 변수가 주로 간선도로와 도시고속도로 등 대도로 또는 아파트 단지의 출입구의 위치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장소는 앞서 차도 변수와 같이 자전거 통행이 미미한 대로변이거나 자동차의 감속이나 주의가 요구되는 단지 입구이므로 사고 유발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첫 번째 연구가설에서 가로환경 요인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던 자전거 편의성(1.1) 및 가로 연결성(1.2)은 자전거사고와 양의 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중교통 요인 중에는 공공자전거 대여소와 철도역사가 사고위험요소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는 대부분의 지하철역 출입구 인근에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를 배치함으로써 자전거와 대중교통 간 유기적 연계를 강화해 왔다. 그러므로 이 변수들이 사고발생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버스정류소는 사고다발지역 발생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Chen et al.(2018)은 버스정류소의 입지가 교통혼잡을 유발하여 자전거사고에 양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하였다. 그러나 여타 국내 선행연구는 공통으로 버스정류소가 속도제약시설과 같이 도로 내 차량 속도를 저감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사고를 억제한다고 보았다(김응철 외, 2007; 김도훈 외, 2008; 오주택 외, 2007b).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중앙 정류소를 확대하며 교통사고 저감에 기여한 점을 고려한다면 국내 선행연구의 해석이 설득력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두 번째 연구가설과 같이 대중교통 접근성(2)과 자전거사고 간에 대체로 양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복지시설을 제외하고 여타 토지용도9)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변수는 한 단위 증가할수록 모든 모형에서 사고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주로 유치원, 중고등·대학교 등의 교육시설과 노인복지시설로 이루어져 인근에 어린이·학생·노인 등 교통취약계층을 고려한 안전시설과 속도제약요소가 정책효과를 발휘하여 안전성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였다. 그렇기에 3.1번 연구가설에서 전제하였던 시설접근성과 자전거사고 간에는 양의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토지이용혼합도는 모든 모형에 걸쳐 선행연구의 결과와 동일하게(Chen, 2015; 황선근·이수기, 2018; Chen et al., 2018) 사고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향후 복합적 토지이용, 나아가 이러한 환경적 조건이 가능한 고밀도 도시에 잠재된 사고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토지이용혼합도와 자전거사고 간 양의 관계를 전제하였던 3.2번 연구가설은 재차 검증되었을 정도로 강한 인과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시지가는 지역의 경제적 수준을 반영하기 위해 분석 범위에 포함되었다. 이는 인종, 소득이 개인의 사회·경제·교육·문화적 배경을 반영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교통사고 위험성을 분석한 해외 문헌의 맥락을 반영한 변수다(Moudon and Kang, 2017; Ding et al., 2020). 그 결과, 모든 모형에서 공시지가가 높을수록 사고다발지역 발생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인류학자인 리브커 야퍼·아나욱 더코닝(2020)에 따르면 도시에서의 이동이란 “정치경제적 구조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세계의 산물”이므로 깊게는 불평등을 생산하는 구조적 현상인 동시에 가깝게는 개인의 배경과 정체성이 드러나는 도시적 현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두 변수 간 관계를 비추어 본다면, 일반적으로 지가가 높은 지역일수록 정주 환경의 양적, 질적 수준이 우수하여 자전거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는 그러한 지역일수록 개인의 소득도 높아 자전거보다 개인용 차량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기에 자전거 사고율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상대적으로 도시인프라가 낙후되어 있을수록 자전거사고의 위험이 더욱 크다고도 볼 수 있다. 이는 비단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재난 및 손상피해로 논의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즉, WHO(2016)가 지적한 바와 같이 지역적 수준이 낮을수록 위험요소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그로 인해 다시 상황이 악화하는 ‘불균형적인 불평등(disproportionate inequality)’의 구조적 모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고령인구 변수도 최근 사고현황통계와 동일하게 사고율과 양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도시안전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분석결과는 향후 교통사고를 비롯한 다양한 도시안전정책의 우선순위 지역을 선정할 때 지역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주요 정책수립기준으로 고려하기 위한 정책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이로써 네 번째 연구 가설인 사회경제적 취약성(4)과 자전거사고 간에는 양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분석결과에 근거한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시적인 공간 차원에서 차량 관련 시설뿐만 아니라 자전거 관련 통행환경에 중점을 두어 안전수준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가령, 자전거의 통행이 빈번할 것으로 여겨지는 보도, 자전거도로 등의 가로환경이나 공공자전거 대여소·철도역사 등 자전거 인프라가 입지한 곳을 위주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주거용 건물 변수로 노출 효과를 통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율이 높다는 의미는 특정한 도시환경요소에서 절대적으로 사고위험도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여러 선행연구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듯이 자전거도로를 분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오주택 외, 2007a; 권성대 외, 2015; Robartes and Chen; 2017; Chen et al., 2018). 특히 서울은 급속도로 주거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면도로의 정비 또는 보차 구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보행자 및 자전거 사고의 위험성이 더 크다. 보차 구분 보도부터 시작하여 자전거도로를 차도와 분리하기 위한 가로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주거지 내 소로에는 도로 반사경 및 주의 표지판을 확대 보급하려는 등의 시설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거시적 공간 차원에서는 가로 연결성과 토지이용혼합도가 높아 보행·자전거이용·체육활동 등 활동 친화적인 지역에 대하여 교통정온화(traffic calming) 시설을 확대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물리적 시설의 입지나 도로형태의 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하고 자동차의 통행량과 속도를 낮추는 관리지침을 말한다. 구체적인 사례로 고원식 교차로·횡단보도, 과속방지턱, 교차로·차로폭 좁힘, 지그재그 도로, 소형회전교차로 등이 있다(국토교통부예구 제2019-267호). 이는 주로 사람 중심의 안전한 환경이 필요한 어린이·노인 보호구역, 보행자가 많은 주거지나 상업지 등에 주로 설치된다. 이를 통해 자동차와 공존하는 동시에 도시에서 안전하게 활동하고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지역적 취약성과 손상피해 간의 악순환을 완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도시안전정책이 필요하다. 본 논문의 분석결과를 통해 소득, 연령 등 지역 수준의 사회경제적 취약성이 높을수록 사고위험도가 높아지는 구조적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교통안전사업 투자평가지침(국토교통부고시 제2016-198호)에 따르면 시행 효과를 계량적으로 평가하는 경제적 요소와 형평성을 고려하기 위한 비경제적 요소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 교통안전 상관지표는 사고건수, 인구수, 차량등록대수, 교통시설비율 등 사업시행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분석양식이다. 이는 주로 사고와 양의 관계에 있는 지표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앞서 논의한 사회경제적 측면의 불평등적 요소가 반영된 평가항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물론 공시지가나 주택가격 등 단적인 지표를 그대로 평가에 반영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적 취약성이 도시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가운데 그 사회경제적 특질에 대한 평가항목을 고려하여 정책 대상지역을 선정하는 방식이 필요함을 제언하고자 한다.
Ⅵ. 결 론
본 연구는 자전거사고가 보행과 자전거 이용의 접근성이 높은 일상적 공간에서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실증하였다. 총 4개의 연구가설을 분석함으로써 자전거 편의성, 가로연결성, 시설접근성, 토지이용혼합도 등 건강도시 관련 지표와 자전거사고 간에 양의 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연령, 소득과 관련된 대리변수를 검토함으로써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사고피해에 더 노출되어 있음을 검토하였다. 향후 자전거 안전정책은 시선을 차량에서 사람으로 옮기고 일상적 공간에 내재된 사고위험성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인 서울특별시는 개별 도시의 특징이 두드러진 여타 해외도시와 달리 고밀도, 혼합적 토지이용, 편리한 대중교통시설 등 건강 친화적인 압축도시의 특성이 집약된 곳이다. 그러므로 해당 분석결과를 유사한 특성이 있는 다른 도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 연구는 서로 다른 크기의 버퍼에 기반한 모델링을 병렬적으로 수행하여 다양한 범위에서도 공통의 영향력이 있는 도시환경요인을 찾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발생 여부를 종속변수로 활용하는 사례-대조 연구설계와 이에 수반되는 정밀한 데이터 처리과정을 소개하였다. 이는 유사한 교통수단인 동시에 높은 사고율을 보이는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용 교통수단(personal mobility, PM) 교통사고 연구에도 방법론적 측면에서 기여할 수 있다. 끝으로 건강도시 차원에서 함의가 있는 물리적 도시환경과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지역적 취약성과 관련된 지표를 분석함으로써 도시적 현상으로서의 자전거 교통사고를 다면적으로 검토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교통사고 분석에서 핵심적인 노출(exposure) 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가진다. TOPIS(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의 ‘교통량 정보’나 서울시 정책지도(현 ‘대화형 인구·정책지도’)의 ‘자전거 이동경로 분포도’와 같은 교통량 데이터가 있으나, 서울시 전역을 포괄하기 어렵기에 주거용 건물을 노출 분석을 위한 대리 변수로 활용하였다. 추후에는 양질의 교통량 데이터를 직접 반영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또한, 교통사고의 경우 날씨, 운전자 습관, 음주 여부 등 개인적 속성이 사고 발생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음에도 연구 설계의 특성상 이를 활용하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따른다. 도시환경변수 중에는 높은 다중공선성을 가진 유소년인구 변수가 분석 과정에서 제외되었다는 점 역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밖에 데이터의 주관적 가공 및 해석, 버퍼의 설정 기준이나 표집편향으로 비추어질 공간적 자기상관성 완화과정과 같은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를 통해 재고하고자 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3년도 서울시립대학교 기초·보호학문 및 융복합 분야 R&D 기반조성사업에 의하여 지원되었음.
이 논문은 주저자의 석사학위논문 일부를 발췌하여 수정·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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