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publication date 31 Oct 2023
대도시 원도심 빈집 고착화와 재사용 영향요인에 관한 질적 연구 : 부산 아미동·초장동을 사례로
Abstract
In recent years, urban areas, particularly old downtowns, have witnessed a surge in vacant houses, highlighting the need for measures to prevent their persistence and promote reuse. This qualitative study, conducted within the framework of Grounded Theory, focused on Seo-gu Ami-dong and Chojang-dong in Busan, representative areas of declining downtowns. The aim was to identify specific factors, based on the perspectives of owners and residents, that are associated with the occurrence, persistence, and reuse of vacant house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terviews with residents and analyzed using coding and categorization techniques. The findings revealed that the occurrence of vacant houses was influenced by youth outflow due to local decline and decreased housing demand caused by an aging population. Factors contributing to the persistence of this phenomenon included local decline, owner indifference due to non-local residency, failure to manage unauthorized housing, owners’ economic vulnerability, and neglect of housing bought for investment purposes. Local residents’ desire to maintain community and affordable housing demand among vulnerable populations also led to vacant house reuse. This study underscores the need for measures to address vacant houses in areas with vulnerable elderly populations and provides foundational insights for practical solutions to address persistent housing vacancy in major cities’ old downtown areas that are plagued by unauthorized housing.
Keywords:
Vacant Houses, Persistence, Reuse, Qualitative Research, Grounded Theory, In-depth Interview키워드:
빈집, 고착화, 재사용, 근거이론, 심층 인터뷰Ⅰ. 서론
인구감소와 저성장 시대에 본격 진입한 한국은 농어촌지역뿐 아닌 지방 대도시에서도 원도심을 중심으로 빈집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2015년 기준 전국 빈집비율은 평균 6.45%이나, 서울특별시를 포함한 6대 광역시(대도시)의 평균은 4.42%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일부 광역시의 원도심, 예를 들어 부산광역시 서구의 경우는 9.30%로 매우 높은 값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농어촌지역 빈집비율 12.91%와 비교하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카마타 요코, 2022).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된 빈집은 붕괴위험, 범죄 유발 등 근린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조정희, 2020). 특히, 주택이 밀집된 대도시 원도심에서 장기간 방치된 빈집은 주변의 빈집 발생에도 영향을 미쳐 지역 쇠퇴 악순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카마타 요코·강정은, 2021). 따라서 고착빈집의 우선적인 정비와 함께 빈 상태가 지속되지 않고 재사용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지역에서 빈집 문제가 제기되면서 빈집 발생 요인을 밝히고자 하는 연구가 다수 수행되었다(노민지·유선종, 2016; 김현중 외, 2018; 박정일·오상규, 2018; 이다예, 2020; 카마타 요코·강정은, 2020; 김지윤·김호용, 2021; 카마타 요코·강정은, 2021). 그러나 많은 선행연구가 정량적 연구설계를 기반으로 빈집 발생요인을 논의하다 보니, 수량적 데이터의 수집이 어려운 영향 요인들, 예를 들어 소유자의 연령, 소득, 거주지역, 주택상속 특성 등이 연구에서 제외되는 한계를 보이며 대부분 결론 및 토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자 특성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논의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이에 본 연구는 그간의 양적 연구들이 증명하지 못한 숫자 뒤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해 근거이론 기반 질적 연구방법론을 활용하여 어떤 요인들(what)이 어떻게(how) 대도시 원도심 지역의 빈집 발생과 고착화, 재사용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복합적이고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데이터 수집 문제로 정량적 연구에서 고려하기 어려운 빈집 소유자 측면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기반의 질적연구는 연구주제에 대한 연구자의 높은 수준의 이해를 기반으로 참여자로부터 정보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지역의 맥락을 잘 이해해야 하며, 인터뷰 참여자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대도시 원도심인 부산광역시 서구 아미동과 초장동의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현지 전수조사를 통한 빈집 실태조사를 진행하였으며, 단독주택 빈집의 발생, 고착화,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을 정량적인 방법으로 분석한 바 있다. 연구진은 장기간에 걸친 연구대상지에 대한 조사와 지역 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빈집과 관련한 풍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인터뷰 참여자를 선택하고 심층인터뷰를 진행하였다.
Ⅱ. 선행연구 고찰
1. 빈집 발생 요인에 관한 정량적 연구
그간 빈집 발생 요인을 밝히기 위해 많은 선행연구가 통계분석을 활용한 정량적인 접근방법으로 진행되었다. 통계청 주택총조사에서 1995년부터 시군구 또는 시도 단위 빈집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 2021년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광역지자체에서 빈집실태조사가 위무가 되어, 각 지자체는 빈집정보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빈집 데이터 마련이 정량분석을 위한 기반이 되어 있다.
시군구를 분석단위로 거시적으로 빈집 발생 요인을 분석한 연구는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하여 OLS회귀모델이나 빈집 분포의 공간적 이질성을 고려한 지리가중회귀모델 등을 구축하여 수행하였다. 선행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지방 대도시지역의 자연적인 인구감소와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출, 그리고 교외 신도시 개발로 인한 인구이동 등이 빈집 발생의 주된 요인이며, 원도심을 중심으로 빈집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노민지·유선종, 2016; 김현중 외, 2018; 카마타 요코·강정은, 2020; 김지윤·김호용, 2021).
개별건축물 단위의 미시적 연구는 주택의 빈집 여부를 종속변수로 하는 이항로짓모델이나 빈집의 영향을 주는 근린의 수준을 고려할 수 있는 위계선형모델을 구축하여 진행되었다. 대도시 원도심을 대상으로 진행된 미시적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건축물의 물리적 취약성, 불리한 접근성, 열악하고 낙후된 근린환경, 급경사지와 같은 지형적 요건, 정비사업 지연과 같은 정책적 요건 등이 빈집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을 밝히고 있다(박정일·오상규, 2018; 이다예, 2020; 카마타 요코·강정은, 2021).
위의 선행연구들은 분석모델에 소유자 특성에 관한 요소를 포함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이유는 데이터 수집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소유자 특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수행하여 살펴보고자 하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일부 수행되었다. 강미나 외(2017)는 대도시인 대구시와 중규모 도시인 전주시를 대상으로 빈집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통계적인 방법으로 빈집 발생 요인을 분석하여, 빈집 발생 요인의 지역 간 차이를 확인하였다. 이 연구는 추가적으로 주민의식 설문조사를 통해 소유자 특성 및 방치 사유를 조사하였다. 대구시와 전주시 모두 빈집 소유자가 외지나 타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서류 전달이 어려운 등 연락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을 확인하였다. 주민들이 생각하는 빈집 방치 이유로 대도시인 대구광역시의 경우 향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며 빈집을 유지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이에 반해, 전주시는 집을 관리하기가 어려워 방치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 간 차이가 나타났다.
김준영·함성일(2022)은 전라북도의 14개 시·군 거주민 설문조사(510부)를 활용하여 거점도시에서는 빈집에 대한 인지 수준은 높지 않지만 부정적 인식은 상대적으로 높고, 반면 중소도시에서는 빈집에 대한 인지수준은 높으나 상대적으로 부정적 시각은 높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빈집 실태조사와 함께 수행된 소유자 설문조사를 분석하였는데, 전체 빈집 중 5.9%의 소유자만이 회신하여 정보 제공에 매우 소극적임을 확인하였다. 빈집에 대한 향후 조치로, 소유자들은 철거보다 임대·매매나 현상태 유지를 희망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일반 시민들은 빈집에 대한 철거에 동의하는 경우가 많았고, 시군의 행정담당자도 현재 진행되는 프로젝트 대부분이 철거임을 밝혀, 빈집 소유자의 의견과는 차이를 나타냈다.
이들 국내 선행연구는 소유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빈집을 소유하고 있는 소유자의 특징, 빈집으로 방치하는 이유, 활용의사 등에 대해 빈도분석 등을 활용하여 결과를 서술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에 반해 국외에서는 빈집별 소유자의 특성과 연계하려는 노력이 일부 진행되었다. Berland et al.(2023)은 미국 축소도시인 오하이오 주 톨레도와 뉴저지 주 트렌턴를 대상으로 부지의 식생 번식으로부터 판단되는 방치 부동산의 관리 상태에 소유자 특성이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인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소유자는 개인, 투자자, 비영리단체로 구분되었으며, 개인과 투자자의 경우 거주지역을 같이 고려하였다. 분석 결과, 소유자가 개인인 경우, 또 개인 소유자가 해당 부동산과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부동산의 관리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Suzuki and Hino(2018)의 연구에서 도쿄 수도권 교외지역에 위치하는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의 빈집을 대상으로, 임대목적이 아닌 2년 이상의 빈집을 “장기 방치 빈집”으로 정하여, 접도조건과 건물면적으로부터 활용도가 높은 빈집과 그렇지 않은 빈집으로 분류하였다. 분류한 빈집에 대해 지자체가 진행한 빈집 소유자 대상 빈집 활용 의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활용도가 높은 빈집이 왜 장기간 방치되는지에 대해 검토하였다. 연구 결과, 소유자가 빈집을 방치하는 이유로 매각가격의 불일치가 가장 많았다. 또 소유자의 빈집 활용 의도 여부를 종속변수로 소유자 특성에 관한 로짓분석을 실시한 결과, 소유자가 젊은 층일 경우 빈집 활용 의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 빈집 발생 요인에 관한 질적 연구
빈집 발생 요인으로 소유자 특성을 고려하는데, 질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연구도 소수이지만 진행되었다. 한수경(2018)은 지방 중소도시인 전라남도 익산시 구시가지의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빈집 고착화 요인에 관한 이항로짓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과소필지와 도로접근성, 외부의 개발수요, 고령자 비율 등이 빈집의 고착화에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빈집 고착화 이유를 더 잘 설명하기 위해 근린 주민 대상 심층 인터뷰를 통한 질적 분석을 추가적으로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빈집 소유자와 연락의 어려움, 빈집 소유자와 수요자의 거래 미스매치, 고령화나 경제적 취약성으로 인한 관리 부재, 빈집 상속인의 무관심 등이 빈집 고착화의 요인으로 도출되었다.
조정희(2020)는 경기도 안양시, 평택시, 고양시를 대상으로 지자체가 진행하는 빈집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빈집 여부를 종속변수로, 개별주택의 물리적 특성과 소유자 특성, 그리고 지역 특성을 고려한 위계선형로짓 모델을 구축하여 빈집 발생 요인을 도출하였다. 소유자 특성은 등기부등본 자료를 활용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소유자가 외지 거주인 경우, 또는 상속으로 주택을 소유하는 경우 주택이 빈집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추가적으로 서울, 부산, 인천, 경주의 구시가지에 빈집을 소유하는 빈집 외지 거주 소유자 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결과, 지역쇠퇴로 인한 주택 수요 감소, 수요자-공급자 거래 미스매치, 소유자의 빈집 활용에 소극적 태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수경(2018), 조정희(2020) 연구는 심층인터뷰 기반의 질적인 접근을 시도하였으나, 이는 정량적 분석모형의 설명을 보완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질적연구를 위한 이론적 기반, 방법론 등에 대한 정보를 알기 어려워 체계적인 질적 연구방법론이 활용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3. 연구의 차별성
다양한 선행연구가 빈집 발생과 방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고자 노력하였다. 선행연구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대부분의 연구는 정량적 모델을 활용하여 지역의 사회·경제적 특성, 개별주택의 물리적·입지적 특성 등이 빈집 발생에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이에 별도로 설문조사를 집계하거나 심층인터뷰 조사를 통한 정성적인 접근을 통해 소유자 측면의 요소가 빈집 고착화에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고 있다. 선행연구들은 공통적으로 빈집이 방치된 직접적인 원인으로 방치를 원하는 소유자의 의도를 들고 있다. 그러나 소유자가 방치를 선택하게 되는 배경에 대해서는 소수의 질적연구에서 많이 접근하고 있으며, 더 많은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논의를 기반으로 이제는 소유자의 특성과 다양한 사회·경제적, 물리적 특성을 모두 고려하여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이론으로 도출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근거이론에 의거한 질적인 분석방법론을 주요 연구방법론으로 채택하여 빈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이론을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는 대도시 원도심에서도 무허가주택이 많아 주택 소유자 데이터 수집이 어려운 쇠퇴지역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많은 연구가 빈집 발생에 초점을 맞춘 것에 한 발 더 나가 빈집의 고착화와 재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도 함께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카마타 요코·강정은(2021)의 연구가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빈집 고착화, 재사용 요인을 살펴봤던 것을 심층 인터뷰 기반의 질적인 연구방법론 적용을 통해 진화·발전시키고자 하였다.
Ⅲ. 연구 방법
1. 근거이론 기반 질적연구
본 연구는 현장에서 수집된 자료에 근거하여 이론을 구축하고자 하므로 질적연구 접근 가운데 근거이론(Grounded Theory) 분석을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선택하였다. 근거이론은 심층 인터뷰 조사에서 수집한 질적 데이터를 활용하는 연구방법으로 1967년 사회학자인 Glaser와 Strauss에 의해 개발되었다(Glaser and Strauss, 1967). 근거이론이란 데이터 해석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데이터에서 설명력이 있는 개념을 생성하여 이론을 구축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일반적인 질적연구에 있어서 분석의 초점이 현상을 설명하는 기술에 맞추어지는 반면, 근거이론의 경우 데이터에서 추상화된 개념을 도출하여 개념간의 관계성을 파악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김영천·정상원, 2017). 빈집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발생부터 고착화하는 과정, 또는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프로세스적 특성을 가진 사상을 설명하는데 근거이론이 적합하다.
근거이론은 간호학에서 시작하여 교육, 심리,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그 방법론은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본 연구는 Strauss and Corbjn(1998)의 근거이론 분석 절차를 채택하였다. 이는 분석 절차가 명백하고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다수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다.
근거이론에 기초분석의 절차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우선, 수집한 인터뷰 내용을 텍스트화한 다음, 텍스트화된 문장을 여러 차례 세분화하면서 내용에 적합한 라벨링 작업(코딩)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이들을 요소별로 집약하면서 범주화(개념화)한다. 이 절차를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나타나지 않을 때까지 반복한다. 최종적으로 이렇게 추출한 개념에서 이론을 구축한다.
2. 사례지역
한국은 최근 농어촌과 중소도시뿐 아니라 대도시에서도 빈집 문제가 심각한 지역이 나타나고 있다. 맞춤형 대책 마련을 위해 대도시 원도심 쇠퇴지역을 대상으로 빈집 발생, 방치 원인과 재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 연구가 다양하게 수행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부산광역시 원도심으로 경사지에 노후 단독주택이 밀집한 서구 아미동과 초장동을 대상지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부산 원도심 배후에 입지하고 경사지가 많은 이 지역은 한국전쟁 피난촌으로 시작하였으며, 산업화 시기에 저소득층 노동자들의 거주지로 인구가 증가하였다. 이 과정에서 국공유지를 불법점유하는 무허가주택들이 급경사면에 무질서하게 지어졌다. 1980년대에 들어 산업구조의 변화와 공장의 외지 이동 등으로 인구유출이 시작하여, 근년 빈집의 증가 및 장기방치로 인한 고착화가 지역쇠퇴를 가속하고 있다(카마타 요코·강정은, 2021). 아미동과 초장동의 인구는 2019년 시점에서 12,487명이며, 2014년부터 19.9% 인구가 감소하였다.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32.8%(부산시 18.2%), 기초생활수급자 가구 비율이 19.8%(부산시 8.6%)로 취약계층이 집중하고 있다(통계청, 기관별 통계, 2021). 지자체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이나 도시재생사업, 빈집정비사업 등을 통해 계속해서 사례지역을 포함한 부산 원도심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왔으나, 계속해서 빈집은 늘어나고 있다(카마타 요코·강정은, 2021).
선행연구(카마타 요코·강정은, 2021)에서 사례지역 전수조사를 통하여 2017년과 2020년 두 시점의 단독주택 빈집 GIS DB를 구축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지역의 빈집비율은 2017년 8.98%(340호)에서 2020년 13.55%(498호)로 급증하였다. 2020년 기준 3,675호 단독주택 가운데 2017년에는 빈집이 아니었다가 2020년 조사 시 빈집으로 확인된 빈집은 252호로 나타났으며, 2017년 빈집 340호 가운데 72.35%인 246호가 2020년에도 빈집으로 남아 고착화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2017년 빈집이었다 2020년에는 사용되고 있는 빈집도 66호가 확인되어, 빈집의 고착화와 재사용에 대한 심층면접 기반 질적연구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상지의 지도와 빈집분포 현황, 주택지의 모습을 <Figure 1>에 표시하였다.
3. 인터뷰와 범주화 절차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반구조화 방식 1대1 대면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진행되었다. 인터뷰 조사에 앞서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를 거쳤으며, 인터뷰 대상자에게 충분한 설명 후 자발적인 연구 참여 동의를 확인하였다. 인터뷰 대상자의 선정은 목적표집으로 효과적인 연구수행을 위해 연구목적에 부합하는 소수의 대상자를 선정하였다(노성호 외, 2020).
사례지역인 아미동과 초장동은 각각 20개, 12개의 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고착빈집이 많은 통과 빈집재사용 사례가 많은 통의 통장을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조사계획단계에서는 인터뷰 대상을 고착빈집 소유자 또는 빈집재사용 주택 거주자로 설정하였으나, 연락이 어렵거나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해당 구역의 빈집이나 주민에 관한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통장이 인터뷰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를 위한 통장 선정을 위해 빈집 GIS DB를 참고로, 아미동과 초장동을 고루 조사할 수 있도록 선정하였다. 고착빈집과 빈집재사용이 많은 통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더 이상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되는 수준까지 인터뷰 조사를 진행하였다. 최종적으로 고착빈집이 많은 6개 통의 통장(아미동 3개통, 초장동 3개통)과, 빈집재사용이 많은 6개 통(아미동 3개통, 초장동 3개통)의 통장에 대해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조사기간은 2022년 10월 한 달 동안이며, 인터뷰는 1인당 약 1시간 소요되었다. 인터뷰 내용은 대상자의 동의하에 모두 녹음하였으며, 인터뷰 진행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먼저 대상 통에 대해 빈집 GIS DB에서 추출한 고착빈집(또는 빈집재사용)을 지도에 표시하여, 해당 주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가능한지를 확인하였다.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가능할 경우, 해당 주택이 빈집이 되는 과정(빈집으로 된 이유, 시기 등), 소유자에 대한 정보(나이, 거주지, 연락 여부 등), 해당 건물 상태와 근린환경, 빈집이 고착화하는 과정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자유롭게 구술하도록 하였다. 추가적으로 통장 입장에서 해당 빈집이 방치되는 이유를 자유롭게 말하도록 하였다. 빈집재사용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가능할 경우, 해당 주택 거주자에 대한 정보(가구 구성, 나이 등), 이사 오기 전 거주지, 이사 오게 된 이유, 재사용이 될 때까지 과정을 포함해서 자유롭게 구술하도록 하였다. 만약 해당 고착빈집 또는 빈집재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어려운 경우, 해당 빈집 외에도 통장이 파악하고 있는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술하도록 하였다. 또한, 통장의 빈집 발생, 고착화, 또는 빈집재사용에 대해 그간의 생각과 의견을 구술하도록 하였다.
인터뷰 자료 분석 단계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이루어졌다. 먼저 녹음한 인터뷰 내용은 모두 텍스트로 변환한 다음, 빈집 발생에 관한 부분, 발생한 빈집이 고착화하는 부분, 또는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관한 부분으로 나누어, 코딩 및 범주화하였다. 이 단계는 선행연구 및 현지조사를 통해 사례지역의 맥락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질적연구 방법론에 대한 학습과 연구를 수행한 연구진 2인이 각각 코딩을 진행한 결과를 상호 토론을 통해 종합하여 정리하고, 범주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범주화한 자료는 다시 인터뷰에서 얻은 주택 현황과 근린환경, 주택 소유자의 인적 사항 등을 참고로 시간적 및 사회적 구조화, 즉, 담화구조화(Narrative structuring)를 하고, 추출한 요인별로 빈집 발생부터 고착화, 또는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정리하였다. 이때 필요에 따라 선행연구 결과를 참고로 해석을 추가하였다. 마지막으로 대도시 원도심 지역에서 빈집 발생부터 고착화되는 과정, 또는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도식화하였다.
Ⅳ. 분석결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내용은 빈집발생, 고착화, 재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요인별로 범주화하여 도출된 요소를 정리하였다. 빈집이 나타나는 데는 ‘거주민의 고령화’, ‘지역쇠퇴와 청년층의 유출’이 중요한 요인이며, 빈집의 고착화에는 ‘지역쇠퇴와 취약한 근린환경, 노후 불량주택’, ‘소유자의 외지 거주’, ‘국공유지 점유와 무허가주택’, ‘재개발’, ‘빈곤’이 영향을 미친다. 빈집 재사용에는 ‘지역민 세대 분리’, ‘주택 노후화에 따른 지역 내 이주’, ‘지역공동체’, ‘저렴한 주택’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영향요인별 내용은 이어지는 절에서 정리하였으며, 내용 중 인터뷰 문장들은 실제 인터뷰 중 해당 요인을 잘 표현하는 일부 사례를 정리하였다.
1. 빈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상지를 포함하여 대도시 원도심은 60·70년대 산업화와 함께 급격하게 성장한 지역으로 해당 지역에 정착하여 살아온 원주민들은 이미 상당히 고령화되었다. 대상지를 포함한 부산광역시 서구의 고령자 비율은 2021년 시점에서 32.8%로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한 상황이다(통계청, 2021). 거주민의 고령화는 독거노인의 증가로 이어지고, 독거노인이 건강상의 이유로 요양원에 입원하거나, 자녀의 거주지로 이주하거나, 사망으로 인해 빈집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이 분은 내 생각에 A번길 이 집은 저기 같아. 돌아가시고 그분도 빈집이요. 그게 근데 그것도 한 5, 6년. 본 어머니가 계시던 분이 돌아가셨어요. (고착지역1 인터뷰)”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시설로 가시고. 시설로 가시면 밥도 나오고. 그때 집을 버리고 그럴 때 빈집이 되는 거죠. 또 혼자 놔두면 자식들도 불안하니까 모시고 요양원이나 그런 데 또 입원을 한다. 안 그러면 자기가 데리고 가든지 그런데 빈집이 되는 경우도 있고. (고착지역2 인터뷰)”
“할머니가 사시다가 딸 집에 지금 서울이 아니고 인천인가 어디 가 계시는데, 내 한테 한 번씩 연락해 지금. 누구 새로 올 사람, 들어올 사람 있으면 좀 주라 하면서 내 한테 열쇠를 맡겨 놨어요. 이 할머니가. (재사용지역6 인터뷰)”
연구 대상지역은 경사지 골목에 협소한 주택들이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시기에 조성된 이래 많은 변화없이 그대로 노후화되어 물리적 주거환경(협소, 노후화, 옛날 구조)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또한 해당 지역에서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지역의 물리적, 경제적 쇠퇴로 새로운 사람들의 유입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젊은 층이 일자리와 쾌적한 생활 여건을 찾아 부산광역시 내 다른 지역이나 수도권 등의 관외로 지속적으로 유출하였다. 새로운 유입인구 없이 기존에 거주하고 있던 청년층의 지속적인 유출은 빈집의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여기 빈집이 된 집들이 거의 이유가, 공이 같을 거예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이제 부모님하고 살다가 부모님이 세상 배리고(돌아가시고) 자제분들이 살다가... 이제 여기가 집이 좁잖아요. 그렇죠? 다 좁고 슬럼화가 되다보니까 나가죠. 나가면서 빈집도 많이 생기고. (고착지역3 인터뷰)”
“대게가 개인 주택 같은 경우에는 연세가 있으시고 부모님만 남아 있고, 다음 세대들은 자꾸 타 지방으로 자꾸. 돈을 벌어야 되니까. 여기에는 지금 부산에는 그게 없잖아요. 공단이 자꾸 외곽으로 내보내잖아요. 그러면 출근하려면 지역이 너무 멀다 보니까 회사 따라서 사람이 나가는 거예요. (고착지역5 인터뷰)”
“그리고 또, 그게 아니고 거기 사시는 분이 바깥, 조금 시내 쪽으로 다운타운 쪽으로 나가면서 시내에서 집을 구해가지고 살면서 이 집을 그대로 방치, 두고 간 경우가 또 있고. (고착지역3 인터뷰)”
2. 빈집 고착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장기적인 지역의 물리적, 경제적 쇠퇴와 청년층의 유출은 직접적인 빈집 발생의 요인이면서 동시에 주거 수요 감소로 이어져 빈집이 고착화되고 확대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노후화되고 협소하며 옛날 구조를 가진 빈집은 새로운 거주민을 찾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건너편 쪽에 이 집도 예전에 집을 내놨다가 뭐 누가 들어올 사람 없으니까. 그러니까 집 구조가 좀 그렇죠. (고착지역6 인터뷰)”
“매매가 가능했으면, 이 집이 팔렸으면 다른 사람 소유가 되어 들어오는데. 이 동 자체가 오래되다 보니까 노후화 돼 가지고 새로 들어올 사람들이 없고. (고착지역5 인터뷰)”
“뭐 한 20년 정도 됐다, 우리가 옛날에 살 때 보면 응접실 같은 거 없이 방만 이렇게 살았거든요. 방만. 옛날 집들은 보면 방이 다 작아요, 사실. 적다 보니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적은 방에 살라 생각 안 해요. (-생략-) (구조를) 적어놓으니까 매매가 잘 안 되는 거죠. (고착지역5 인터뷰)”
다수 선행연구가 빈집 발생에 주택의 접도조건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강미나 외, 2017; 이다예, 2020). 인터뷰 조사를 통해 경사지 골목 안쪽에 위치하고 차로 접근이 어려운 접근성이 나쁜 지역에 위치한 빈집이 고착화되는 경향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년 정도 빈집이 방치된 것에 대해) 아우 안 됩니다. 계단도 올라가야 되고. 큰 도로에서는 오토바이가 올라갈 수 있잖아요. 오토바이가 이래 올라가면 B라는 절이 있어요. 그 밑에까지 밖에 오토바이가 못 와요. 그러면 여기는 전부 다 걸어가야 돼요. 여기는 전부 계단이에요. 오토바이도 못 올라가요. 오토바이는 여기서 정지하고 들고(올라가야 돼요). (고착지역2 인터뷰)”
발생한 빈집이 장기간 방치되어 폐가가 되어도 철거되지 않고 고착화되는 주된 요인은 앞에서 언급된 젊은 층의 외지 이주와도 연관되어 있다. 고령 부모 사망 후 빈집을 상속받은 자녀는 외지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외지 거주 소유자는 빈집에 관한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고, 상속받은 빈집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주민들은 외지에 거주하는 소유자와 연락이 두절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붕괴 우려가 높은 폐가라도 소유자 동의가 없으면 철거 처리가 어려워 방치될 수밖에 없다. 인터뷰를 통해 폐가임에도 대책이 없는 상황에 주민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후에 자제분들이 거기서 거주를 안 했죠. 옛날 어르신이 살아계실 때도 거기서 거주는 안 했어요. 그런데 어르신이 돌아가시니까 바로 그때부터 빈집이 폐가가 된 거죠. 이래 오랫동안 방치하다 보니까 폐가가 된 거죠. (고착지역4 인터뷰)”
“옆에 바로 붙어 있거든, 살고 있는 집이. 그래 이웃에서 자꾸 뜯어 달라고 하는데 내가 어찌할 수가 없어요. 지금 동사무소 알아봐도 이름을 아나, 주소를 아나 이 사람을. (재사용지역6 인터뷰)”
“그거(빈집)를 처음에 말을 하니까 이사를 가버렸어. 그래서 잘 몰라가지고 이제 그분을 우연치 않게 길에서 봤어. 그 말을(빈집 관리에 대한 말) 했더만은 ‘내가 세금을 내고 있는데 왜 그걸 갖고 난리냐’면서 난린기라요. 신고는 많이 넣었는데 저기는. 잘 안 해주던데. (고착지역1 인터뷰)”
“너무 폐허가 되다보니까 그 집을 이렇게 뜯을라고 수차례도 그걸(신고를) 해봤지만 그게 구청에서 개인 소유 재산이다보니까 마음대로 손을 못 대는 기라. (-생략-) 그래 갖고 이제 연락을 지금은 안 하지 뭐. 아예 떨어줄 수도 없고 저것도 뭐 그러니까 나도 포기하고. 그것도 너무 막 하려니까 사람이 막 피곤한기라. (재사용지역3 인터뷰)”
사례지역은 한국전쟁 피난촌으로 시작하여, 경제성장 시기를 거처 국공유지에 무단점유하는 형태로 자연발생적으로 지어진 무허가주택들이 많다. 특히 하나의 필지에 여러 채 주택이 들어서 있는 사례가 많으며, 이러한 주택들은 접도조건 등이 현행 건축법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대도시 원도심 쇠퇴지역에는 이러한 배경을 가진 무허가 주택지가 곳곳에 남아 있다(정인아·우신구, 2019).
위와 같은 무허가주택 중 지상권을 인정받은 주택이라도 건축법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건축행위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주택이 노후화되어도 재활용하는데 장벽이 있으며, 부동산 가치도 다른 주택에 비해 매우 낮다. 국공유지 무단점유 무허가주택이 빈집이 되는 경우, 무허가주택의 지상권 소유자는 적극적으로 빈집을 재활용하고자 하는 동기도 약하고, 무허가주택에 거주하고자 하는 수요도 적어 빈집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튼 말하자면 여기는 뭐라 해야 되나. 소유자는 없고 연락처도 모르는 저기가(무허가주택이) 많고. 빈집이 말도 못 해요. (고착지역1 인터뷰)”
“무허가잖아요. 전부 다 거기는 거의 다 무허가에요. 무허가에다가 우리 집도 역시 무허가지만, 무허가는 차라리 팔아봤자 얼마 못받고. 100단위 200단위 이런 식으로 나가니까. (고착지역1 인터뷰)”
“여기 대부분 그런 데가 많겠지만 특히 저희 (고착지역3)통 같은 경우에는 무허가 건물이 많아요. 무허가. 건물 자체는 자기가 소유권이 있다 하더라도 땅이 시유지나 국유지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재산권 행사를 못 하죠. 그렇죠. 그러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 집을 그냥 방치를 해놓는 거죠. (고착지역3 인터뷰)”
“집이 전부 작고 초라하거든요. 그러니까 땅은 이미 자기 거는... 그거는 원래 시유지니까. 거기 증축도 할 수 없고 개축도 할 수 없고 지금 현행 법규상에 아마 신축도 할 수 없어요. 손을 대면 안 돼요. 시유지에는...(고착지역3 인터뷰)”
사례지역에서 현재 부민2 재개발 사업이 확정되어 계획 추진 중이며, 초장동 일부 지역은 재개발 예정지로 2022년 8월부터 사전타당성 심의가 진행 중이다. 사업예정지구 인접 지역에서는 재개발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빈집이 방치되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또 재개발구역에서는 건축행위에 제한이 있어 빈집이 방치되는 경우도 있었다. 소유자들이 재개발로 인한 투자목적으로 빈집을 방치하고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이 지역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대 거주자들은 재개발로 지역 커뮤니티가 소멸되고 거주환경이 바뀌는 측면에서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개발이 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기대감. 무허가 건물이지만 재개발을 한다든지 이렇게 할 경우에 거기에 따른 보상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그거를 보고 집은 비워놓고 자기는 다른 데 가서 주거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고착지역3 인터뷰)”
“너무 낡으니까 부서진 상태에서 기둥이 있어야지만 집을 짓는다고 저런 얘기가 있더라고. 근데 무슨 그게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되는 거야. 여기 있는 분들한테 그냥 집이 좀 그거 하더라도 보수할 수 있도록 그런 부분을 좀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되는데 전혀 그렇게... 어떤 부분은 지금 뭐 허가가 안 되는 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이게 뭐냐 하면은 제가 드문드문 들으니까 재개발이라는 그 어미를 잡고 지금 그런 부분에서 좀 막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고착지역6 인터뷰)”
“아파트 들어와서 어떤 그런 환경은 좋긴 하지만 이분들은 갈 데가 없잖아. 그리고 삶의 터전이 나이 드신 분들은 삶의 터전이 여태까지 여기 있던 부분에서 다른 데 가면 적응이 안 됐어요. 그런 분들 우울증이 많이 생기더라고. (고착지역6 인터뷰)”
심층 인터뷰를 통해 빈집 소유자의 경제적 상태가 빈집 고착화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주택에 저당권이 설정되어 소유자가 철거나 매각을 할 수 없어 빈집이 방치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또한 선행연구에서 소유자의 경제적인 여력이 없어 빈집을 정비하는 등 관리하기가 어려워 방치되는 사례도 있다(한수경, 2018).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은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관리해야 하나, 소유자가 자신의 주택을 관리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 여기서 나아가 집을 빈집으로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나타났다.
“제가 빈집이라고 체크를 했지만은, 이게 대부분 말을 들었는데 자식들이 빚을 좀 많이 진 상태에서 그런 부분이 있다고 들은 것도 있었고. (고착지역6 인터뷰)”
“그래 이 집을 뜯어야 만이 우리가 지금 만약에 예를 들어서 다치면 어떡할 거고. 그러니까 소유주가 흔쾌히 승락을 했어. 했는데 그 집을 뜯으라고 구청에서 인자 그걸 했는데 내가 왜 집을 떠들어 안 오냐고 이러니까 그 집이 잡혀가 있대. 저당이 잡혀가 있대. 그래서 그거를 돈을 내야만이 그 소유를 풀어줘야만이 그 집을 뜯는다는 게라. 그 사람이 잡고 있으니까 못 뜯게 하지. (재사용지역3 인터뷰)”
3. 빈집 재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사례지역의 주택들이 대부분 협소하거나 열악하다보니 가족 중 성인이 된 자녀들이 기존 거주지 인근의 주택을 구해 독립하면서 빈집이 재사용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 집이 네~, 빈집이었다가 C씨(20대 여성)가 자기 집이 화장실이 없으니까, 공동, 밖에 나가야 되니까 샤워실도 없고. 이라니까 이 집을 한 달에 그냥 10만원 대개 10만원인가 모르겠다. 그래 갖고 얻어서. (재사용지역2 인터뷰)”
“옆집에 살던 분이 아들 딸 부부 그리 살았는데 구입을 해가지고. 이제 리모델링을 해가지고 자제분들이 그렇게. 자녀분들이 대학교 사회생활 하다 보니까 여기 좀 협소하다 보니까, 집이 오랫동안 방치하고 있으니까 자기가 구입을 해가지고 자녀분들이 생활할 수 있게끔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거죠. (재사용지역4 인터뷰)”
사례지역을 비롯하여 대도시 원도심의 다수의 주택이 상당한 수준으로 노후화되어 있다. 주민 중 원래 살던 주택의 노후화가 심할 때 인근의 좀 더 양호한 빈집으로 이사하는 사례가 있어 빈집 재사용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었다. 빈집 가운데서도 입지나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주택을 중심으로 재사용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은 여과과정이 존재하고, 쇠퇴지역 내에서도 이러한 과정이 존재해 공가 중 물리적 또는 입지적으로 양호한 빈집은 재사용되기도 하나, 이와 함께 노후한 주택은 새로운 빈집으로 전환되기도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농촌지역의 빈집을 조사한 황정임 외(2012)의 연구에서 기존 거주 주택의 노후화가 지역 내 인근 주택으로의 이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
“(원래 살던 주택은) 너무 헌 집이어서 너무 100년 정도 됐어. 너무 헌 집이라서. 또 그러고 수리하고 들어오라고 하니까 부담이 가고. 또 (입지가) 높았어. 또 여기 여기(빈집재사용)는 도로변이잖아요. (-생략-) 그래서 이왕 이사도 못 가고 오래 살아나니까 또 떠나기도 그렇고 이러면 여기서 이제 그러면 새로. (재사용지역6 인터뷰)”
가족의 독립이나 살고 있는 주택 노후화로 새로운 집을 구할 때, 타 지역으로 떠나지 않고 기존 거주지 인근의 빈집을 선택하여 재사용하는 경우, 지역의 커뮤니티가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었다. 특히 고령자는 익숙한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고령자의 비중이 높은 사례지역에서는 빈집 재사용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었다.
“(성인된 가족이 인근 빈집을 구해 독립한 사례) 이런 집에 안 살아도 임대 아파트 살아도 주거급여비로 나갈 수 있잖아. 그런 데 가도 된다고 해도 할머니 옆에 산다고 굳이 안 간다 하더라고. 더 나은 집에 갈 수 있다 해도 안 간다, 이라더라고. (재사용지역2 인터뷰)”
“뭐 30년 넘게 살았는데 이 나이 들고 60 넘었는데 가가지고 또 새 터전 마련하라면... 이웃이 무시 못하거든. (재사용지역6 인터뷰)”
“그리고 또 이런 산동네가 또 정이 많잖아요. 야박한 거 잘 없다. 얼마나 정이 많은지. 그리고 진짜 잘 해주신다, 어르신들이. 아이고 통장, 이라면서. 뭐 있으면 나는 먹고 그게 좋지. 나 아파트 진짜 공짜로 가서 살아라도 나 아들 집에 가고 딸 집에 가면 못 살겠대요. (재사용지역6 인터뷰)”
앞서 언급한 세대분리, 주택 노후화에 따른 지역 내 이주, 지역공동체는 지역 내부에서 빈집으로 이주하였을 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면, 지역의 저렴한 주택가격은 외부에서 해당 지역으로 유입될 때 특히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에 따르면, 드물지만 저렴한 주택에 대한 수요가 있으며, 특히 사례지역은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저소득계층에 주거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지역이 되고 있었다.
“골목 안에 집이 비어 있다가 이사 온 집에 한 집이 있기는 있는데. 네. 남자분이 둘이 형제 같더라고. 근데 오신 분이 있어. 있는데 와서 보니까 처음에는 싸서 집을 사가지고 왔는데, 와가지고 보니까 안 좋다고. 재개발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이렇게 말씀하시지. (재사용지역5 인터뷰)”
“어디 가서 이 100만 원에 20만 원 15만 원. 그리고 수급자들은 또 20만 원까지 달세를 또 지원해 주거든. 20만 원 선에서까지는 달세를 해 주니까 자기는 100만 원만 있으면 들어올 수 있잖아. 어디 가서 100만 원 가지고 방 두 칸에 뭐 하나 해가지고 살겠노. 할배들, 수급자들. 지금 우리 동에는 수급자만 서른다섯인가 그래요. 들어오는 사람은 있다 하면 수급자. (재사용지역6 인터뷰)”
“없어 없어요. 한 번 비면 잘 안 들어가. 근데 어쩌다가 보면은 혼자 사는 남자들이 전세 없이 달세를 조금 주고 살아라 하면 사는 한 사람은 봤어. 우리 통에는 지금 그런 단계가 한 개 있어. (재사용지역3 인터뷰)”
4. 빈집 발생부터 고착화, 재사용 메커니즘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사례지역에서 빈집 발생부터 고착화, 또는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은 <Figure 2>와 같이 도식화할 수 있다.
급경사면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주거지인 사례지역은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협소한 골목, 많은 계단, 생활서비스 시설 부족 등 취약한 근린환경과 노후 불량주택으로 지역의 물리적 쇠퇴가 발생하였다. 특히, 과소필지에 협소하게 지어진 주택이 노후화되고, 지역 특성상 많은 무허가주택과 국공유지 점유 주택들의 건축행위가 제한되어 주택개량이 어려워지면서 지역의 물리적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과거 원도심 인근에 위치했던 산업지역 등이 도시 외곽으로 이동하고, 사례지역 주변에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경제적인 쇠퇴도 뚜렷해졌다. 이러한 지역의 물리적, 경제적 쇠퇴로 지역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유출되면서 주택에 대한 내부 수요가 감소하게 되었다. 또한, 지역 내 거주민이 고령화되면서 자녀거주지, 요양원 등으로 이주하거나 사망하면서 기존 거주지가 빈집으로 전환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지역 내 청년 유출, 거주민 고령화는 빈집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더불어 청년층 유출의 중요한 이유가 된 지역의 물리적, 경제적 쇠퇴는 지역의 매력도를 감소시켜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도 거의 없게 되어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빈집이 증가하게 되었다.
빈집이 발생한 후 장기간 재사용 되지 않은 상태로 고착되거나 폐가가 되어도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과정은 빈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쇠퇴, 지역청년 유출, 거주민 고령화 등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과 함께 추가로 소유자의 문제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고착빈집의 소유자는 외지 거주자인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소유자는 자신의 빈집에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해당 빈집을 철거하려 해도 소유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소유자들은 은행담보 등 권리상의 문제로 빈집의 처리가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또한 재개발, 정비사업도 빈집 고착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빈집 발생과 관련해서 다수 선행연구(박정일·오상규, 2018; 이다예, 2020)에서도 지적되고 있는 사항으로 재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소유자는 투자목적으로 빈집을 방치하기도 했다. 정비사업으로 지정된 후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연되는 경우, 주택에 대한 건축행위 제한 등으로 빈집의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반면, 빈집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쇠퇴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빈집이 재사용이 되는 사례도 존재하였다. 인터뷰 결과, 지역민의 이사로 빈집이 재사용되는 경우는 자녀 세대가 독립하여 세대분리가 이루어지는 경우와 기존 주택이 지나치게 노후화되어 있거나 정비사업으로 이사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지 않고 해당 지역의 비교적 상태가 좋은 빈집이 재사용되었다. 지역 주민의 이러한 결정에는 해당 지역의 주택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이웃 주민에 대한 신뢰, 지역에 대한 익숙함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공동체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물지만 지역 외에서 이주하여 빈집이 재사용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때는 경제적 취약계층이 저렴한 주택을 찾아 이 지역으로 유입된 경우였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부산광역시 원도심에 위치하고 도심공동화로 빈집 문제가 심각한 서구 아미동과 초장동을 대상으로 주민 심층 인터뷰 기반의 정성적 접근을 통해 빈집 발생부터 고착화, 또는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을 밝히고자 하였다. 사례지역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카마타 요코·강정은, 2021)에서 건축물 특성, 입지 및 근린환경, 경제적 요인, 정책적 요인이 빈집 신규발생과 고착화, 재사용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바 있었다. 본 연구는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 정량적 연구에서 반영되지 못한 빈집 소유자 또는 재사용 주택 거주자 특성 등 다양한 요인들을 포함한 세밀한 요인을 밝히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빈집 발생에는 지역의 물리적·경제적 쇠퇴로 인한 젊은 층의 유출과 주민 고령화가 중요한 직접 영향요인으로 도출되었다. 발생한 빈집이 고착화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우선, 빈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쇠퇴, 지역청년 유출, 거주민 고령화로 인한 주택 수요 감소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빈집 소유자의 외지 거주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무관심, 소유자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관리 부재, 재개발에 대한 기대로 투자목적의 빈집 방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외지 거주 소유자의 문제는 선행연구들에서도 공통적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본 연구가 대도시인 부산 원도심에서도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물리·환경적, 경제적인 지역쇠퇴가 빈집 발생과 고착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카마타 요코·강정은(2021)의 연구에서도 확인되었으나, 본 연구에서 이러한 열악한 근린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빈집이 고착화되는 맥락을 상세히 포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가장 차이점은 빈집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미세한 요인들을 도출하였다는 점이다. 쇠퇴지역임에도 일부 빈집의 재사용 사례가 있는데, 이는 지역 주민들의 세대 분리, 기존 주택의 노후화로 인한 인근지역 이사 등이 이유였다. 지역 내에서 빈집을 재사용하기로 결정하는데는 이 지역의 저렴한 주택가격과 지역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싶은 주민들의 심리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지역의 빈집은 경제적 취약계층에게는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집 재사용에 관한 정량적 선행연구(카마타 요코·강정은, 2021)는 수행된 바 있으나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요인은 한정적이었다. 질적인 방법론을 활용한 이번 연구를 통하여 정량화가 어려운 주민들의 심리적인 요소를 파악하였다.
급경사지라는 지형적으로 불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는 사례지역에서는 물리적인 환경개선이 쉽지가 않다. 이러한 지역에서 전면철거형의 재개발사업은 하나의 중요한 정비방안이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도 나타나듯 고령 취약계층의 세입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커뮤니티에 대한 신뢰와 의존도가 크고, 생활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면 커뮤니티를 유지하면서 빈집을 정비하고 활용하는 측면으로 개선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철거재개발에 대한 기대는 투자목적의 빈집 방치와도 연계되므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지 거주 소유자 문제는 철거 대집행의 기준 설정과 절차의 간략화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는 방치된 빈집은, 원활한 철거가 가능하도록 실용성이 있는 기준과 절차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현행 소규모주택정비법(2022년8월 시행)은 안전면이나 위생면에서 우려가 큰 빈집을 시장·군수 등이 철거 대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정량적이고 구체적인 철거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사례지역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붕괴위험을 느낄 정도로 안전면에서 문제가 있는 빈집임에도 재산권을 이유로 소유자 동의 없이 빈집을 철거하지 못해 주민들이 몇 차례 구청에 철거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붕괴위험의 기준을 구체화(예를 들어 지붕 파손 정도)하고, 인근 주민 동의 등을 근거로 빈집에 대한 철거 등의 정비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공유지 무단점유 무허가주택 빈집 등은 지상권 가치가 낮아 소유자가 방치하는 예도 있으므로, 이러한 빈집일 경우 철거의 절차를 간략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빈집 발생부터 고착화, 재사용되는 과정에 대해, 정량적 선행연구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측면을 고려하여 세밀한 메커니즘을 도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본 연구 결과가 주민 삶의 질을 고려한 효과적인 빈집 대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본 연구는 사례지역을 대상으로 연구가 수행되어, 결과의 일반화를 위해서는 더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고착빈집 소유자와 직접적인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소유자와의 연락문제가 빈집 고착화의 큰 요인이 되는 만큼 빈집 소유자와의 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국가차원에서 빈집실태조사가 전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빈집 소유자 정보관리 등이 체계화된다면 추후 연구를 통해 이러한 문제가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o. 2021R1A2C101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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