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publication date 25 Oct 2023
한 폐광촌 주민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체험에 대한 현상학적 접근
Abstract
The Government of Korea has made consistent institutional efforts to support the economies of abandoned mining villages in Korea. An illustrative case is the Blooming Coal Mine Village project, conducted in the abandoned mining village of Seongju in Boryeong-si, Chungcheongnam-do, Korea, as part of the 2011 Village Art Project. For a long time, the project’s evaluation revealed conflicting views around the effectiveness, particularly between residents and the project implementers. Therefore, this study employed a phenomenological approach to comprehensively understand long-time village residents’ lived experiences and perspectives concerning the public art project. In the data-collection stage, we used the “3 Es” method to describe residents’ experiences in layers: experiencing, enquiring, and examining. We also collaborated with research participants to compose, analyze, and interpret the data. Our results suggest that residents’ experiences with and perceptions of the public art project relied on a sequential and complex formation process. The specific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residents had ambivalent perceptions of the public art project: While they appreciated its purpose and interest, they rated its performance as poor. Second, this ambivalence arose from memories of the once-splendid coal-mining village and an enduring sense of pride. Lastly, residents viewed the project as an improper response to the local community’s problems. Overall, this study has implications for urban policy, as it provides an opportunity for reflection upon urban regeneration centered around art projects in Korea that, until recently, had no clear direction.
Keywords:
Abandoned Mining Villages, Public Art Project, Lived Experience, Phenomenological Approach, Criticism of Urban Regeneration Project키워드:
폐광촌, 공공미술 프로젝트, 체험, 현상학적 접근, 도시재생 비판I. 들어가며
1. 왜 폐광촌인가, 왜 성주폐광촌인가?
우리나라 석탄산업은 주요 기간산업을 뒷받침하는 동력산업으로서 196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의 기반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발생한 수차례의 석유파동과 주유종탄(主油從炭) 정책의 시행으로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정헌주, 2004; 한형성, 2019). 그러던 중 1980년대 중반부터는 국제유가의 안정과 청정에너지 보급의 영향으로 급격한 사양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Lyu et al., 2022). 결국 1989년 정부가 석탄산업합리화정책을 추진하면서 석탄산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정성호, 2006). 전국 수백 개 탄광이 줄줄이 문을 닫자(박창석, 2013; 유동헌·권혁수, 2013), 배후지로 기능하던 탄광촌도 몰락했다(정성호, 2004). 이들 석탄산업의 폐허는 폐광촌이라 불린다(신진숙, 2018; 채수홍, 2004).
폐광촌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인 노력은 꾸준히 이어졌다. 정부는 1995년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전국 폐광지역 7개 시군, 즉 강원도 태백시·삼척시·정선군·영월군과 전라남도 화순군, 경상북도 문경시, 충청남도 보령시 등을 폐광지역진흥지구로 지정하였다. 이후 20여 년간 약 4조 원의 재원을 투입하며 폐광지역의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폐광지역의 경제자립을 위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카지노업·관광업 등 대체 산업을 육성하였다. 또한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주택을 개보수하는 등 지역의 정주환경을 개선하였다.
그간 폐광지역의 진흥을 위한 노력은 주로 강원도 지역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강원랜드’를 위시한 문화관광산업의 육성이 대표적인 사례다(최윤서·노승국, 2021). 학술적 관심 역시 강원도에 집중되었다. 김정우·한기웅(2019), 김준교·김은정(2010), 박준식·박성원(2019), 이길훈(2023), 장희순(2010), 조명기·배윤기(2011) 등 탄광의 산업유산 활용 방안을 탐구한 다수의 연구가 강원도 소재 폐광지역을 다루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런데 2011년 시행된 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는 소외된 폐광지역인 충청남도 보령시에 위치한 작은 마을, 성주폐광촌 ‘꽃피는 탄광마을’에 주목하였다. 이에 우리는 이 독특한 사례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2. 공공미술 프로젝트, 마을미술 프로젝트
2011년 성주폐광촌에서 수행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마을미술 프로젝트(Art Village Project)’다. 2009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자체적인 추진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다(김도근·이권영, 2022; 리동인, 2015). 이는 뉴딜 예술정책(New Deal art projects; O’Connor, 1969)의 일종으로 예술가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 낙후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박수진, 2022). 구체적인 목표는 공공미술로 지역의 특색을 살린 상징적 공간을 조성하는 것, 지역주민의 공동체 참여문화를 활성화하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 그리고 예술가에게 다양한 창작활동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 등이다(표 1;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 2010). 2021년 현재, 전국 66개 지방자치단체 121개소에서 프로젝트가 수행되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성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반된다. 사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한다. 지역을 재생하고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거나(2015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 2016),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선도적 모델이라는 평가(아름다운맵, 2018)가 주를 이룬다. 부산광역시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그림 1)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김현정, 2011; 황동열·류희진, 2015). 미술계 일각에서는 장소성·지역성에 기반한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미술의 영역을 커뮤니티로 확장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본다(김소라·이병민, 2016; 박수진, 2022).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수행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의미한 인구 유입, 고용 증가가 나타났다는 연구(한경동 외, 2018)1)도 있다.
다른 한편에는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갖는 한계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무엇보다 관(官) 주도로 이루어진 탓에 주민의 참여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한다.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선정 단계에서부터 지역성을 고려하지만(박수진, 2022), 정작 그곳에 살아가는 주민의 특성과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2010)의 『2009 마을미술프로젝트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시행한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10명 중 9명은 프로젝트의 세부 명칭을 알지 못했다. 심지어 10명 중 8명은 미술작품이 완성되기 전까지 마을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마을주민의 프로젝트 참여의향은 33.3%인데 반해 실제 참여율은 1.4%에 그쳤다. 이를 두고 홍현철(2011)은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물리적 결과물과 주민 참여도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단상은 2011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2012)가 발간한 도록 『2011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몇몇 사례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처럼 관 주도의 프로젝트에서는 공공미술의 개념이 이내 소멸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김혜진, 2010). 공동체의 소통과 참여에 기반한 ‘공공미술’이라 하기 어려운 것이다.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마중물 성격의 사업(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이라는 점이 노정하는 한계도 있다. 1년 단위의 주기로 시행되므로 단기적이고 결과 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홍현철, 2011). 따라서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원대한 목적에 비하여, 단기적 성과가 드러나는 조형물의 설치와 허술한 미화적 치장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원형인 뉴딜 예술정책에서와 같은 장기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울러 미술작품의 유지보수 등 프로젝트 사후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자주 지적된다(김혜진, 2010; 리동인, 2015; 박수진, 2022). 혹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이러한 행태를 두고 “예산을 집행하고 돌아가 버리는 점령군”(김혜진, 2010)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성주폐광촌에서의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어떠했을까. 2011년 ‘다시 그려진 성주리 이야기’를 주제로 수행된 이 프프로젝트는 석탄산업의 사양화와 함께 악화일로를 걸은 성주폐광촌을 다시 살려내려 하였다. 하지만 사업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여전히 활력을 잃은 상태다. 주거환경은 열악해졌고 날로 늘어나는 공·폐가는 공포감을 자아낸다. 시커먼 미술작품들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성주폐광촌의 주민들이 과연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어떻게 체험(lived experience)했고, 또 체험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3. 연구의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성주폐광촌 주민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체험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다음의 세 가지 연구질문을 설정하였다. ⓐ “한 폐광촌 주민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 “이들이 갖는 인식의 발생 맥락은 어떠한가?”, ⓒ “이들에게 공공미술 프로젝트 체험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이들 연구질문에 대한 답은 본질적으로 계량화가 불가능한 체험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질적 렌즈를 통하여 이 현상에 접근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앞선 논의의 맥락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선입견을 배제한 채 이들의 체험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현상학적 접근법(phenomenological approach)을 택하였다.
II. 연구방법
1. 현상학적 접근법
현상학적 연구는 질적연구의 전통 중 하나로 현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한 인간이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경험을 인식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이해하려는 시도인 것이다(Patton, 2014). 따라서 현상학적 접근법에서는 연구의 대상, 즉 현상에 대한 연구참여자의 경험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연구자의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유기웅 외, 2018).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을 사사한 철학자들은 이러한 태도를 ‘판단중지(epoché)’ 혹은 ‘괄호치기(또는 판단유보; bracketing)’라고 간추렸다(Bednall, 2006; Gearing, 2004). 현상학적 연구자는 판단중지와 괄호치기를 통해 사물의 진정한 본성을 포착(van Manen, 2016)하는 데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
현상학적 접근법은 실증주의 패러다임으로 탐구하기 힘든 주제를 다루는 연구에 적합하다(Andriotis, 2009). 물론 현상학적 연구에서도 하나의 현상에 대하여 여러 사람의 경험이 갖는 공통적인 의미를 기술할 수 있으나(Casmir, 1983; Creswell and Poth, 2016), 실증연구에서와 같이 숫자와 통계로 요약하지는 않는다. 현상학에서의 현상이란 사실 체험의 의미에 가까워(Patton, 2014), 본질적으로 계량할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상은 항상 자기의식적(self-conscious) 체험의 맥락에서만 주어지므로 인간은 절대 남의 인생을 직접 체험할 수 없다(김영필, 2001; van Manen, 2016). 이에 현상학적 접근법에서는 ‘의식의 지향성(intentionality of consciousness; Stewart and Mickunas, 1990)’을 갖고 타인의 체험을 재현하려고 시도한다. 바로 여기에 현상학적 연구가 갖는 차별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치로 단순하게 요약할 수 없는 폐광촌 주민들의 체험과 이들의 해석을 탐구하는 데 현상학적 접근법을 활용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석탄산업의 사양화와 함께 잊혀간 폐광지역, 더구나 ‘주류’가 아니어서 상실감을 더 크게 겪을 수밖에 없었던 성주폐광촌 주민들의 인식과 경험을 계량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현상을 마주한 마을주민들로부터 자료를 구성하고 이들 체험의 본질을 복합적으로 기술하는 데 주력하였다.
2. 연구현장
성주폐광촌은 충청남도 보령시 성주면 성주8리에 위치하고 있다(그림 2). 성주폐광촌은 강원도 삼척시의 도계폐광촌과 더불어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수행된 몇 없는 폐광지역이라는 점에서 사례의 전형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저자 구한민이 한국광해관리공단(現 한국광해광업공단) 주최 ‘2019 폐광지역 도시재생 공모전’에 참여하며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당시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도계리 일원, 전라남도 화순군 동면 복암리 일원 등도 후보지였으나, 도시의 중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자족성이 크게 낮은 마을을 조사하겠다는 자체적 기준에 따라 이곳을 찾게 되었다. 저자 구한민은 해당 공모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연구질문을 착상하였다. 하지만 마을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이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연구를 수행할 수가 없었다. 이에 2023년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이후 본격적인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성주면 석탄산업의 전성기였던 1988년 당시 성주8리의 인구는 1,4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듬해 시행된 석탄산업합리화정책의 여파로 탄광이 줄줄이 문을 닫으며 10년 만인 1998년 533명, 즉 3분의 1 수준으로 인구가 줄게 되었다. 이후 지속하여 쇠퇴한 이곳 폐광촌에는 2023년 6월 현재 225가구, 356명2)이 살고 있다. 가구당 인구수는 1.58명으로 우리나라 평균인 2.29명(통계청, 2022)을 크게 밑돈다. <그림 3>과 <그림 4>는 2023년 성주폐광촌의 전경과 조감도다.
성주폐광촌의 마을미술 프로젝트는 ‘다시 그려진 성주리 이야기’를 주제로 2011년 7월부터 약 5개월간 수행되었다(그림 5). 폐광촌의 특색을 살리는 동시에 광부의 고단했던 삶을 조명하고자 폐석탄을 재료로 한 작품을 여럿 설치하였다. 또한 기존의 유휴공간을 재활용하여 역사·지리·생태·환경 등 다양한 테마의 새 공간을 조성하였다. 이를 통하여 주민들과 함께 문화적 전성기를 마련할 불씨를 만들어 가고자 했다(2011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 2012).
당시 성주폐광촌에 설치한 미술작품 14개3)는 ‘꽃피는 탄광마을 입구 조형물’(①), ‘호박이 넝쿨째’(②), ‘광부의 미소’(③), ‘벽 부조 1’(④), ‘성주리 가족’(⑤), ‘마을쉼터’(⑥), ‘보따리 볼라드’(⑦), ‘터미널 갤러리’(⑧), ‘벽 부조 2’(⑨), ‘빵집 할머니 슈퍼’(⑩), ‘성주리 게시판’(⑪), ‘꽃피는 마을회관’(⑫), ‘버스정류장 벤치’(⑬), ‘오리 돌솟대’(⑭) 등이다. <그림 6>에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우리가 임의로 부여한 작품의 번호와 함께 이들을 언급하기로 한다.
3. 연구참여자
첫 연구참여자는 마을 어귀에서 우연히 만난 최판순 할머니였다. 우리는 이 할머니를 시작으로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을 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세 번의 방문을 통하여 다섯 명4)의 연구참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성주8리에 탄광 취락이 처음 형성되었던 당시부터 20~30여 년을 거주한 터줏대감이었다. 연구참여자에 대한 정보는 <표 2>와 같다.
2023년 3월 31일 첫 방문 당시 최판순 할머니가 게이트키퍼(gatekeeper)5) 역할을 해주어 마을공동체에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었다. 이날은 할머니들과 오랜 시간 잡담을 나누며 라포르(rapport)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였다. 약 1개월 후인 5월 19일에 재차 방문하였을 때는 할머니들께서 우리를 마치 손자 대하듯 반겨주시며 이것저것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마을회관 내에서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생활하시는 할아버지들께 우리 연구의 취지를 대신 설명해주기도 하셨다. 특히 우리와 연락처를 교환한 안복녀 할머니는 “여름방학이 되면 마을회관에 자리를 내어줄 테니 하룻밤 놀러 오라”고 하실 정도로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주셨다.
4. 자료의 구성방법
본 연구에서는 참여관찰, 심층면담, 현지조사 등 세 가지의 방법을 활용하여 자료를 구성하였다. 이들 방법은 각각 연구참여자의 삶을 직접 경험(experiencing)하고, 대화를 통해 인식을 탐구(enquiring)하고, 현지에 있는 자료를 직접 조사(examining)하는 것으로 ‘3Es’라고도 불린다(Wolcott, 1994). 이처럼 현상학적 접근법에서 자료를 다각화·중층화하는 것의 목적은 ‘두꺼운 기술(thick description)’로 가능한 한 현상의 진실성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우리는 총 3회의 현장 방문에서 구성한 자료를 토대로 코딩과 분석을 수행하였다. 구체적인 자료의 구성방법과 내용은 <표 3>과 같다. 우선 참여관찰 자료는 마을과 공공미술 프로젝트 미술작품 14점에 대한 우리의 관찰과 감상을 기술한 것이다. 두 저자가 각자 독립적으로 자료를 구성하고 이를 종합하였다. 다음으로 심층면담 자료는 연구참여자인 마을주민 5인과 대화한 기록이다. 현상학적 연구의 취지에 알맞게 비구조화된 면담을 시행하였다. 면담 과정에서는 오래전 시행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연구참여자에게 명확하게 인지시키기 위하여 도록, 사진 등 시각 자료를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지조사 자료는 관련 문헌과 언론보도를 검토하여 구성하였다. 성주폐광촌, 마을미술 프로젝트 등 관련 키워드로 검색하여 나타나는 자료를 망라하였다. 프로젝트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정작 연구현장에는 검토할 만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았다.
한편 2023년 8월 31일 우리는 연구참여자와 연구결과를 공유하기 위하여 초고 몇 부와 다과를 준비하여 연구현장을 다시 한번 방문하였다. 마침 이날 마을에 행사가 있어 많은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본 연구가 마을의 긍정적인 변화에 밀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5. 자료의 분석
우리는 Glaser(1965)가 주창한 반복적 비교분석법(constant comparative method)에 입각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반복적 비교분석법의 과정은 크게 개방 코딩(open coding), 범주화, 범주 확인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유기웅 외, 2018). 구체적으로는 Creswell and Poth(2016)가 Moustakas(1994)의 논의를 단순화하여 제시한 현상학적 자료의 분석법을 따랐다.
개방 코딩 과정에서는 우선 구성한 자료를 마디별로 나누어 유의미한 진술 또는 정보를 나열하였다. 본 연구가 현상학적 접근법을 택했다는 점에서 ‘현상 그대로(in that which is alive; Strauss, 1987)’를 나타내는 데 유용한 인비보 코딩(in vivo coding)을 활용하였다(Saldaña, 2016). 충청도 방언을 쓰는 연구참여자들의 표현은 가능한 한 그대로 살렸다. 각 진술은 동등한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수평화(horizonalization)하였고, 반복되거나 중복되지 않도록 목록화하였다. 다음으로는 의미 있는 진술 또는 정보를 더 넓은 단위로 범주화하였다. 순차적으로 세 개의 위계 즉, 코드-범주-주제를 갖도록 조직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참여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에믹한(emic) 접근과 연구자의 배경지식에 기반한 에틱한(etic) 접근을 넘나드는 구조 코딩(structural coding; 전가일, 2015)을 함께 이용하였다.
분석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van Manen(2016)의 제안에 따른 검증 과정을 반복하였다. 우선 저자 구한민이 주도적으로 코딩 작업을 마친 후 저자 이상원이 이를 검토하였다. 변형 또는 수정은 두 저자의 논의가 합의에 이르렀을 때 이루어졌다. 최종적으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의미 있는 진술 또는 정보로부터 코드, 범주, 주제를 도출한 코딩의 전체 과정은 <부록 1>을 참고하라.
III. 한 폐광촌 주민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경험
1.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둘러싼 양면적 평가
성주폐광촌 주민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양면적’이었다. 2011년 시행한 마을미술 프로젝트에 대하여 대체로 부정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한편 일부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것은 주민마다 견해가 다르다기보다는 하나의 체험에 상반된 감정이 혼재되는 양가감정(ambivalence)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하여 다양한 형태의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였다. 크게 공공미술 프로젝트 그 자체에 대한 의견과 사후관리에 대한 의견으로 나눌 수 있었다. 우선 전자는 미술작품에 대한 무관심,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낮은 효능감 그리고 사업의 콘텐츠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는 부정적 감정의 스펙트럼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그림 7).
가장 낮은 단계인 미술작품에 대한 무관심은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쳐가거나 작품 앞에 차를 대는 행동으로 나타났다(그림 8, 그림 9). 다수의 마을주민은 미술작품이 언제 설치된 것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누가 만든 것인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면담 기록 1).
<면담 기록 1> “근데 시에서 헌 건지, 면에서 헌 건지... 어디서 해도 이건 어디서 헙니다. 공개를 해고 하는 게 아니고... 허는 사람들만 알거든 뭐든지. 그러니까 이게 어디서 마을 미술이다 하고 보면, 뭐 마을에 미술부가 구성이 돼 있다든지 하면 모르는데...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한 건지 시나 면이나 이런 데서 한 건지조차도 주민으로서는 모른다 그거야.” - 최판순 할머니와의 면담 내용 中
이러한 무관심은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낮은 효능감과 이어졌다. 한 주민은 이걸로 마을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면담 기록 2). 외부인의 시선 역시 “활기가 넘치는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다(남정현, 2014).” “시간이 멈춘 듯 느껴졌다(청금, 2013).”는 등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초 마을에 문화적 활기와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듯 보였다.
<면담 기록 2> “이렇게 우리도 지나다니면서 보면은 이제 탄광 아저씨가 그렇게 생겼고 저렇게 생겼고... 그런데 좀 더 잘해놨으면 좋을 뻔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도 하고 그러지. 마을 분위기가 달라질 거라고는 없잖아요? 분위기, 분위기까지는...” - 안복녀 할머니와의 면담 내용 中
우리가 만난 많은 주민은 마을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하였다. 치장 위주로 이루어진 사업의 콘텐츠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루었다. 사실 주민들은 프로젝트 실시 초반부터 “벽화나 조형물 제작 대신 시설을 보수하거나 도로를 정비해달라.”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한다(2011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 2012). 그러나 사업의 취지가 기반시설 정비가 아닌 미술작품과 연계한 지역재생이었기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제안이었다.
미술작품의 콘셉트에 대한 반감도 컸다. 폐광촌이라는 지역의 특색을 살려 광부들의 고단한 삶을 예술로 조명하려 하다 보니 자연스레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술작품이 많이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마을 초입에 설치된 작품 ‘광부의 미소’(③)가 대표적이다(그림 10). 하천 변의 공장 건물 외벽에 설치된 이 작품은 지금 녹슬고 빛바랬으며 이끼까지 끼어있다. 미소를 짓는 광부를 그렸지만, 오히려 음습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안 그래도 우중충한 동네에 “새카만 것”들을 설치하니 분위기가 더 어두워졌다고 토로했다(면담 기록 3).
<면담 기록 3> “이게 말하자면, 이거(마을미술 프로젝트) 하는 사람들은 여기가 옛날 광산이니까, 광산 했던 동네니까. 이게 그걸 아마 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한 것 같은데. 동네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런 걸 너무 많이 봤단 말이에요. 이런 걸... 광산하면 이거 맨날 새카만 거 이런 걸 하고 했는데. 거기다 동네도, 말하자면 깨끗하지도 않잖어요. (중략) 주민들 입장에서 봐서는 그렇지 않아도 동네가 우중충헌데, 새카맣게 해놓으니 반감을... 동네가 이런 데다 왜 더 새카맣게 해놓느냐 이거죠.” - 박기준 할아버지와의 면담 내용 中
마을주민들의 건의로 일부 작품들은 철거되었다고 한다. 성주폐광촌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마을회관 앞에 설치했던 ‘마을쉼터’(⑥), ‘보따리 볼라드’(⑦), ‘성주리 가족’(⑤) 등이 사라졌다. 지금 이 자리에는 형형색색 예쁜 꽃들이 심긴 화단이 있다. 직관적으로 의미를 알기 힘든 거뭇한 조형물이 어르신들의 눈에는 달갑지 않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작품에 대한 유지와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우리가 직접 작품들을 감상하고 받은 인상은 “사라졌다.”, “방치되었다.”, “더럽다.”, “녹슬었다.”, “쓰레기가 쌓여 있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철거된 작품 외에도 ‘성주리 게시판’(⑪), ‘오리 돌솟대’(⑭) 등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이 사라졌고, ‘버스정류장 벤치’(⑬)는 받침돌만이 작품이 있었던 위치를 알려주었다. ‘터미널 갤러리’(⑧)는 크게 훼손되어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고, ‘빵집 할머니 슈퍼’(⑩)는 폐박스와 고물을 적치하는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화려한 색으로 칠했었던 ‘꽃피는 마을회관’(⑫)은 여느 마을회관과 같은 평범한 색상의 페인트로 덧씌워졌다. 예전의 모습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벽 부조 1’(④), ‘벽 부조 2’(⑨)는 비교적 잘 보존된 편이나, 일부가 훼손, 변색되었다(그림 11). 그나마 온전한 형체가 남아있는 것은 마을 어귀에 설치한 ‘꽃피는 탄광마을 입구 조형물’(①), ‘호박이 넝쿨째’(②) 그리고 ‘광부의 미소’(③) 등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이 슬고 빛이 바래거나 곳곳이 훼손되어 있었다(그림 12).
사실상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흔적은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오히려 최근 새로이 설치한 ‘꽃피는 탄광마을’ 종합안내도와 이정표 그리고 곳곳에 핀 봄꽃들이 마을의 정체성을 더 크게 드러내는 듯 보였다. “마을을 가꾸던 초기의 열정이 사라진 탓”(남정현, 2014)이다.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마을미술 프로젝트로 설치한 미술작품의 사후관리 실태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성주폐광촌에 만든 총 14점의 작품 중 6점의 작품만이 양호하게 보존되고 있었다. 심지어 이장을 비롯한 다수의 마을주민이 마을을 어둡게 만드는 일부 작품을 철거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었다(2015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 2016). 이듬해에 다시 조사하였을 때도 작품들의 상태는 비슷했다. 주민들이 요구한 이전 설치, 철거는 예산 문제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아름다운맵, 2018). 우리가 연구현장을 방문하였을 때, 일부 작품의 철거는 실시되었으나 여전히 다른 작품에 대한 유지나 보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사업을 시행한 주체가 스스로 “충남 보령 등은 전혀 보수가 진행되지 않아 앞으로 철거 또는 보수가 꼭 되어야 하는 지역이다(아름다운맵, 2018).”라고 평가하고도 5년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 이를 방치하는 연유를 알기 어려웠다.
긍정적인 시선은 주로 외부자의 입장이었다. 주로 이곳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거나(박명진, 2011; 박상진, 2011), ‘탈바꿈’했다는(이찰우, 2011) 등의 언론보도다. 시 관계자의 인터뷰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동일하게 실려있는 것으로 보아 보도자료에 기초하여 작성된 기사들로 추정된다. 혹자는 “늙고 공허해진 시골 마을의 변화 시도”이자 “문화·경제적 소외의 흔적을 어루만지는 변화”라고 평가했다(고미, 2012). 그러나 마을주민들은 “바깥에서 온 사람들이 바라다볼 때 느끼는 것하고 달러~”라며 이러한 의견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마을주민들은 소외된 폐광촌에 보여준 관심과 한때 생계의 터전이었던 탄광촌을 기억하려 노력해주었다는 점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미술작품을 설치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거나, 처음에 만들었을 때는 봐줄 만했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여전히 아쉬운 마음이 지배적이지만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취지 그리고 예술가들의 노력에 대한 호응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각의 평가와 같이 성주폐광촌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하여 ‘재탄생’, ‘탈바꿈’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일부 마을주민들이 지닌 긍정적인 시선도 양가적인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 화려했던 탄광촌의 기억과 여전한 자부심
성주폐광촌 주민들은 대체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취지와 관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양가적 태도는 어떠한 맥락에서 발생하였는가? 우리의 분석 결과는 이것이 한때 경제적으로 융성하고 공동체가 활성화되어 있었던 탄광촌에 대한 기억 그리고 마을 주변의 수려한 자연환경에 대한 여전한 자부심에서 기인하였다는 점을 가리킨다.
마을주민들은 산업 일꾼이 삶을 영위하는 터전으로서의 탄광촌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는 “동네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지역경제가 번영했던 시절이었다. 한 주민은 택시를 타고서 잔돈이 남아도 안 받을 정도였다고 기억했다(면담 기록 4). 당시 주변 지역에서는 “성주탄광에 가면 공무원 월급의 세 배를 받을 수 있다.”라거나 “반짝거리는 구두를 신은 신사보다 장화를 착용한 광원이 유흥업소에서 환대받았다.”라는 말도 있었다고 한다(홍금수 외, 2011).
<면담 기록 4> “여기 사람들 고향이 전국적으로 다 있어. 강원도 광산했던 사람. 전라도 사람 많고, 가까우니까. 또 서천 이쪽에서 다 왔어. 곳곳에서 다 왔으니까... 탄광 때문에 이 마을이 생긴 거에요. 이 광산에서 한 달에 나오는 게 대천해수욕장 거기서 1년 나오는 것보다 더 많다고 그랬죠. 돈이... 택시 타서 7천 원 나오면 만 원짜리 주고 거스름돈이 남아도 안 받았어요. 그 정도였어...” - 박기준 할아버지와의 면담 내용 中
성주리 일대의 취락은 1935년경 한 일본인에 의하여 성주산탄전이 발견된 이후 1950년대 성주탄광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박종서·강홍준, 2003). 이후 취락은 정부의 석탄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호황기를 맞으며 198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성장하였다(그림 13, 그림 14, 그림 15). 성주폐광촌이 자리 잡은 성주8리 일대의 취락은 비교적 늦게 형성되었다. 당시 성주리에서는 벌뜸, 양지뜸 등 기존 촌락과 민가를 위주로 마을이 형성되었던데다 성주8리 광업소들과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었던 탓이다.
1967년 대한탄광에서 광업권을 인수한 대한석탄공사는 성주8리에 광부·직원을 위한 연립형 가옥을 건축하며 지금의 신사택(그림 16)을 완성하였다(홍금수 외, 2011). 한 주민에 따르면 당시 시내에서도 드물었던 병원과 목욕탕이 들어설 정도로 지역경제가 번성했었다고 한다. 이 마을에는 경로당과 놀이터도 있었다(박종서·강홍준, 2003). 탄광의 배후지로 기능하는, 하나의 작은 ‘계획도시’였던 셈이다(그림 17). 2023년 현재의 공간구조와 비교하여 보아도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18).
자부심이 높은 산업 역군들이 뭉쳐서 살아가는 이 마을은 그야말로 ‘옆집 숟가락 개수도 훤히 알 정도’의 유대감 높은 공동체였다. 다들 탄광 하나만 바라보고 외지에서 찾아온 사람들이다 보니 똘똘 뭉칠 수밖에 없었다. 새로 마을에 입주하면 이웃 주민들에게 전입을 신고하는 것이 ‘통과의례’였다(면담 기록 5). 마을주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남자들의 일과는 출근, 안보·안전교육, 작업지시, 입갱(入坑), 작업, 중식, 작업, 퇴갱(退坑), 목욕, 휴식, 취침 등으로 빡빡하게 짜여 있었고(홍금수 외, 2011), 여자들은 소일거리를 전전하거나 집안 살림을 하며 가계를 꾸리는 데 물심양면으로 기여했다.
<면담 기록 5> “그전 80년도, 81년, 82년도... 광산 돌아갈 적에 그때가 사실은 그때가 오히려 인심이 더 좋은 것 같아. 좋았던 거 같아. 내가 생각할 적에... 내가 생각할 적에... 그 당시에는 인심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면 이장이나 누구한테 내가 여기 어디 어디에 들어온 사람 아무개다라고 신고하는 사람이 있어요? 없지...” - 이종기 할아버지와의 면담 내용 中
화려했던 시절은 저문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마을주민들의 자부심은 여전하다. 성주폐광촌 동쪽 성주산 자락에는 연간 10만 명 이상의 전국 단위 관광객이 찾는 성주산자연휴양림이 있다(그림 19). 이 휴양림은 꽃을 숨겨놨다는 뜻의 ‘화장(花藏)골’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은 예전부터 물 맑고 공기 좋은 동네로 유명했다고 한다.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께서는 입을 모아 꼭 한번 가보라며 추천하셨다.
굳이 성주산자연휴양림을 찾지 않아도 아름다운 곳이 성주폐광촌이었다. 매번 찾을 때마다 이 마을은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왔지만, 봄기운이 무르익은 5월은 최고의 풍경을 선사해주었다. 곳곳에 예쁜 야생화가 피어있었고, 마을주민들이 화분에 심은 꽃들도 파릇파릇 자라났다(그림 20). 꼭 10년 전인 2013년 6월에 이곳을 방문한 청금(2013) 역시 “골목을 걸으며 많은 꽃을 보았다.”, “빈집도 많지만 사람 사는 집은 표식처럼 식물이 심어져 푸르름을 더하고 있었다.”, “담 위에도 꽃 잔치가 열렸다.”라며 아름다운 마을의 풍광을 묘사하였다. 우리가 본 풍경, 우리가 느낀 감정과 비슷했을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에도, 마을주민들은 그렇지 못한 인문환경 탓에 관광객을 마주하기 부끄럽다고 했다. 한 주민은 성주산자연휴양림이 너무 좋은 관광지인데, 우리 마을 때문에 빛이 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면담 기록 6). 다수의 마을주민은 방문객이 마을을 보고서 “돼지집”, “그지(거지)집”, “짐승 길르는(기르는) 집”이라고 한다며 흥분했다. 이는 방문객의 언행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낙후된 지역의 환경에 대한 분노였다.
<면담 기록 6> “여기 휴양림에 서울 경기도 분들이 많이 왔어요. 근데 이런 동네가 어디 있냐고, 이게 짐승 사는 동네지 이게, 이게... 그렇게 욕을 하고 갔어요. 관광객이... 이게 사람 사는 동네냐 하고 다니는 거예요. 내가 보기에는 여기가 산이 굉장히 좋아요. 산이 올라가기 등산하기도 완만하고, 여기도 들어가보면 시원하게... 성주산 여기 안에가, 참 우에까지 올라가 봐도, 안에 소나무도 많고 참나무도 많고, 이렇게 좋은 데가 별로 없어... 그런데 단지 우리 동네가 이렇게 지저분하기 때문에! 이것이 빛이 안나는거여...” - 박기준 할아버지와의 면담 내용 中
3. 당면한 문제와 괴리된 처방에 대한 시정 요구
앞선 두 주제를 통하여 마을주민들이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하여 갖는 부정적 감정의 스펙트럼은 화려했던 탄광촌의 기억 그리고 여전한 자부심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성주폐광촌 주민들에게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경험은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우리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하여 마을미술 프로젝트라는 현상을 체험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세계로 들어가 보았다. 그러자 이들에게 마을미술 프로젝트란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와는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주거환경의 개선이었다.
첫 방문에서 현장조사를 갈무리하려던 차, 보령 미산 막걸리 한 병을 들고 서성거리는 우리를 본 한 할머니께서 말을 걸어오셨다. 마을복지회관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던 김경희 할머니였다. 우리 연구를 소개해 드리자,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데 예산을 투입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강한 분노를 표하셨다. 마을에 빈집이 많아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개탄하시며 “그지집”, “소집”, “돼지집”, “쓰레기집” 등으로 이를 묘사하셨다. 이 마을에서는 낡은 주택을 개보수하고 정주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역설하셨다(면담 기록 7). 우리의 눈에도 마을 곳곳은 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그림 21).
<면담 기록 7> “이게 뭐냐고! 돈 들여서 집 보수나 하지~ 이런 걸 뭐하러 하냐고... 이런 거나 좀 안 보이게 어떻게 하지. 뭘! 돈 들여서 뭐 이런 걸 하냐고... 저기 저 빵집 할머니 간판도 없어졌어. 이거 봐 그지집이 됐잖아요. (중략) 아주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결해 줄 생각도 안 하고... 이 뒤로 가면 다~ 빈집들이야 빈집... (중략) 이렇게 해놓고 사는데, 무슨 저런 게 필요가 있어~ 이런 칠을 해놓은 게 무슨 필요가 있냐는 거지...” - 김경희 할머니와의 면담 내용 中
어르신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지역사회가 마주한 문제였다. 대부분 고령층인 데다 진폐증 등으로 호흡기가 좋지 않으신 분들이 많아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였다. 일을 하려고 해도 주변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고 하셨다. 광업으로만 지역경제를 유지해온 곳이라 농업과 관련한 기반시설도 없었다. 어르신들은 대부분 정부와 폐광 관련 기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 나가고 계셨다. 국가 발전의 동력을 제공하고 국민에게 온기를 불어넣던 산업역군이 이제 가장 찬 곳으로 내몰린 것이다(홍금수 외, 2011).
일부 마을주민들은 다른 폐광지역과 비교하여 낙후한 환경에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 대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술회했다(면담 기록 8, 면담 기록 9). 성주폐광촌을 “대한민국 어딜 가도 찾을 수 없는 동네”, 심지어 “북한에도 없을 동네”라며 한탄했다. 특히 석탄산업으로 잘 알려진 강원도 지역에 제도적 지원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강원도 가면 겁나게 요란혀~ 얼마나 잘해놨다고~”라며 부러움을 표현하는 할머니도 계셨다.
<면담 기록 8> “동네가 이런 동네가 지금 대한민국 어딜 가도 없어... 내가 봤을 때는 북한에도 없어. 북한이라도 다 때려 부쉈지. 광산에 아니 강원도 태백 같은 데는... 예전에 여기 마을에 공사한 소장이 그 사람이, 자기는 집이 태백이야. 자기네는 옛날에 이미 정리를 다 했다 이거여. 그러면서 이런 동네를 보덜 못했다고. 그 사람이 얘기를 딱 하더라고요. 이거는 너무 했구나...” - 박기준 할아버지와의 면담 내용 中
<면담 기록 9> “우리나라 탄광, 이 탄광이라고 하는 데는 전부 다 문을, 합리화가 되고 문을 닫았기 때문에... 화순, 태백 이런 데 가보면은 어디서 탄광을 했는지, 어디서 광부들이 살았는지 전혀 알들 못 혀. 싹~ 정리가 되어가지고는,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가지고는 알들 못 하는데... 이 보령, 성주라는 데는 광산... 그냥 광부들이 살던 그냥 그대로야... (중략) 여기가, 어찌 여기가? 광산지대라 하는데, 광산지대가 아닌 거 같아. 이런 식으로 나가서 다른 데처럼 만들어 놓으면 안 되느냐 이런 얘기여. 왜 아직 광산 표시를 내고 이렇게 지저분하게 만들어 놓았느냐 이거야. 이게 제일로 아쉬운 거여...” - 이종기 할아버지와의 면담 내용 中
2013년 성주폐광촌이 떠들썩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Korea Land and Housing Corporation, LH)가 성주8리에 건립한 LH 성주 공공임대주택 ‘성주자연숲빌리지’(그림 22)에 마을주민 70여 가구가 입주한 것이다(송인용, 2013). 물론 300여 가구가 거주하던 성주8리의 주민 모두가 입주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한 주민은 “생활이 어려운 우리가 이런 곳에서 살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봤잖아요.”라며 환하게 웃었다고 한다(이영철, 2011). 그렇다. 마을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적절한 주거(adequate housing)’6)였다.
면담에 응한 마을주민들은 입을 모아 주택의 개보수와 기반시설의 정비를 희망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마을미술 프로젝트란 ‘변죽을 울리는 것’에 불과했다. 도록에 실린 예쁜 그림이 아닌, 진짜 삶의 터전인 마을에 산재한 공·폐가를 정리하고 정주환경을 정비하는 일종의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을 원하고 있었다. LH 성주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를 방증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23년을 기준으로 성주8리의 전체 건축물 53동 중 준공 이후 20년이 지난 노후 건축물은 43동에 달한다7). 비율로는 80%를 웃도는 수치다. LH 성주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섰음에도 여전히 마을주민 대부분은 ‘활~짝’ 웃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정책적 관심도 증대되어야 한다. 이곳 폐광촌 주민들은 산업화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나 이제는 세간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 “이거 아무리 건의를 해도 안 돼.”, “그 사람들이 진짜 나쁜 사람들이에요...”, “진짜 애들 말마따나 대통령한테 편지를 써야 되나...”와 같은 말에서 이들의 정치적·정책적 효능감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차 방문한 우리를 붙잡고서 마을을 도와달라 호소할 정도였다(면담 기록 10). 수년 전 대대적 재개발 사업이 추진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되었을 때 주민들이 느꼈을 허탈감은 상상조차 쉽지 않았다(면담 기록 11).
<면담 기록 10> “이렇게 심각한데 나라 어른들이 안 들쳐다 봐. 어떻게 해결을 해 줘야 하는데..., 이 안에도, 이 안에도 빈집이고... (중략) 내 얘기 들어줘서 나도 감사합니다. 어떻게, 좀 어떻게, 여기 뒤에 가서 사진 좀 찍어다가. 뒤에가 더 더러워. 마을에 도움 좀 줘봐요. 그 동네 가니까 못 쓰겠다고 그래. 우리나라에도 어떻게 요새도 그런 데가 있나 몰라... 하여튼 좀 어떻게 이런 데 좋은 데 사진 찍지 말고 이거 찍어!” - 김경희 할머니와의 면담 내용 中
<면담 기록 11> “수년 전에 개발해준다고 시장님이 허락을 했어요. 개발해준다고 오케이 그랬는데... 그래서 시청 무슨 본부장도 전부 와서 여기 회의를 열었어. 주민들이 다 모여서 다 얘기를 했어요. 구상도 다 했어. 여기를 밀어서 아파트 100세대를 짓고, 여기를 깨끗이 정리를 다 해주겄다. 그러고 여기 사는 사람들은 여기서 2년, 3년 후에 들어와서 사는데, 조건을 말하자면 보증금을 반 정도만 주는 식으로 하든지 이것은 다음에 추후에 하자 그랬지. 그런 식으로 다 하기로 했는데... 어디에서 굴러들어 온 사람한테 넘어가버린 거야... (중략) 그래서 회의를 네 번 하고서 이게 그냥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버린 거여. (중략) 내가 지금 제일 지금 아쉬운 게... 그러다 보니까 이거는 현재 지금 개발을 못하고 있는거지. 벌써 몇 년이 흘렀는디...” - 박기준 할아버지와의 면담 내용 中
4. 공공미술 프로젝트 경험과 인식의 형성 과정
앞서 첫 번째 주제에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인식이 양가적임을 확인하였다. 두 번째 주제에서는 이러한 인식이 발생한 맥락이 화려했던 탄광촌의 기억과 여전한 자부심과 관계되어 있음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주제에서는 이들에게 공공미술 프로젝트란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와 동떨어진 대책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을미술 프로젝트라는 현상이 성주폐광촌 주민들에게 체험되고 인식되는 일련의 과정은 <그림 23>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IV.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렌즈를 통하여 한 폐광촌 주민들이 경험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고자 하였다. 성주폐광촌이라는 특수한 지역성과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맥락에 바탕하여 이들의 체험을 탐구하였다. 참여관찰, 심층면담, 현지조사 등 세 가지 자료구성방법을 활용하여 현상을 중층적으로 기술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성주폐광촌 주민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경험과 인식이 복잡한 일련의 형성 과정을 따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첫째, 주민들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인식은 양면적이었다. 프로젝트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그 취지와 관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나의 현상에 대한 상반된 감정이 혼재되는 양가적 태도가 나타났다. 둘째, 주민들의 양가감정은 화려했던 탄광촌의 기억과 여전한 자부심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과거 지역경제가 탄탄하고 이웃 간의 정이 살아있던 마을공동체에 대한 노스탤지어(nostalgia) 그리고 여전히 물 맑고 공기 좋은 동네의 주민이라는 긍지가 있었다. 셋째, 주민들에게 마을미술 프로젝트란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와 동떨어진 처방일 뿐이었다. 이들은 시종일관 주택을 개보수하고 기반시설을 정비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아울러 이러한 인식과 경험은 하나의 맥락을 이루고 있어, 이들의 체험을 종합하여 구조적으로 기술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하여 발견한 것은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무용성이 아니다. 성주폐광촌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가들에 대한 아쉬움을 함의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현상학적으로, 즉 있는 현상 그대로에 접근함으로써, 한 폐광촌 주민들이 경험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무엇이었는지 기술했을 따름이다. 다만 그 결과는 마을미술 프로젝트 ‘다시 그려진 성주리 이야기’가 이들의 삶을 다시 그려내지는 못했다는 점을 명확히 가리킨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이상봉 황진문화예술연구소 대표도 유사한 인식을 공유하는 듯하다.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고미, 2012)를 통하여 “대상으로 선정된 지역이나 마을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는 처음 계획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성주리에서의 작업은 아쉽다.”고 밝힌 바 있다.
본 연구는 최근까지 맹목적으로 시도되어 온 일부 미술·치장 위주의 폐광지역 도시재생에 대하여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의가 있다. 비단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주민들의 의견과 괴리된 관 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은 효과가 있을 수 없음을 시사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는 도시재생사업에서 공공의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강조한 구한민(2021)의 지적과 궤를 같이한다. 아울러 본 연구는 우리나라 도시계획, 지역개발 관련 분과학문에서 잘 활용되지 않았던 질적연구방법, 특히 현상학적 접근법으로 해석주의적 시도를 하였다는 점에서 방법론적 의의가 있다. 실증주의적 접근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도시 복잡계의 다양한 현상을 고려하면 향후 질적 렌즈를 통한 실체적 접근이 꾸준히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과 인식의 맥락을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 향후 근거이론(grounded theory)을 활용한 현상 이론화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면, 공공미술 프로젝트 비판과 관련한 논의를 종합하는 데 학술적 근거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가 갖는 다양한 의의에도 비판의 가능성은 상존한다. 우리가 주목한 연구현장은 특수하고 또 고유한 맥락을 가진 곳이다. 또한 대표성 있는 연구참여자를 만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이들의 경험이 굴절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연구결과의 전이성(transferablity)이 낮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8). 향후 연구에서는 다른 폐광촌에서도 유사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체험 양상이 발견되는지 병렬적으로 비교·검증함으로써 실천적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혁신인재육성사업으로 지원되었음. 이 논문의 초고는 2023년 한일차세대학술포럼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와 2023 International Conference Asia-Pacific Planning Societies에서 발표된 바 있음. 저자들은 연구에 흔쾌히 참여하여 주신 충청남도 보령시 성주면 성주8리 마을주민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림. 저자는 질적연구의 세계를 알려주신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객원교수 이광호 박사님과 질적연구에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연세대학교 교육연구소 연구교수 전가일 박사님께 깊은 사의를 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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