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Planning Association
[ Article ]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58, No. 6, pp.128-143
ISSN: 1226-7147 (Print) 2383-917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Nov 2023
Final publication date 22 Sep 2023
Received 06 Apr 2023 Revised 08 Aug 2023 Reviewed 21 Aug 2023 Accepted 21 Aug 2023
DOI: https://doi.org/10.17208/jkpa.2023.11.58.6.128

공간 프로빗 모형을 이용한 소멸위기지역의 공간경제요인 분석

김슬기** ; 김의준***
Analysis of Spatial Economic Patterns in Regions with Declining Populations by Applying Spatial Probit Models
Kim, Seulki** ; Kim, Euijune***
**Doctorate Candidate, Department of Agricultural Economics & Rural Development and Integrated Program in Regional Studies & Spatial Analytics, Seoul National University skkim1120@snu.ac.kr
***Professor, Department of Agricultural Economics & Rural Development, Integrated Program in Regional Studies & Spatial Analytics and Research Institute of Agriculture and Life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euijune@snu.ac.kr

Correspondence to: ***Professor, Department of Agricultural Economics & Rural Development, Integrated Program in Regional Studies & Spatial Analytics and Research Institute of Agriculture and Life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euijune@snu.ac.kr)

Abstract

This study employs spatial probit models based on a Bayesian approach in the context of South Korea to investigate the spatial economic patterns that increase the likelihood of a region experiencing population decline. Of the regions analyzed, 135 (59.7%) exhibit declining populations, with 66.3% of rural counties falling into this category. These regions are predominantly concentrated in the southwestern part of non-metropolitan areas, particularly in the coastal area surrounding three sides of the territory. As potential risk clusters of regions experiencing population decline are inherent in the southeastern part of the territory, the clustering pattern is expected to shift from a small sub-cluster to a large cluster covering the central and eastern areas. The estimation results indicate that the probability of a region undergoing a population decline may be heightened by factors such as fragile fiscal autonomy, sluggish growth rates of businesses and workers, a less specialized knowledge service sector, population density below a specific threshold, outflows of young individuals, extensive urbanized areas, and inadequate road accessibility. Decomposing the effects of independent variables on the probability of a region experiencing population decline into three components revealed road accessibility has a larger direct effect (66.14%) intrinsic to the region compared to the spillover effects (33.86%). This indicates that poor road accessibility exacerbates the self-reinforcing vicious cycle of depopulation within a region. Conversely, the location quotient of the knowledge service industry exhibits the most significant negative spillover effects (39.2%) on population loss in surrounding areas, which suggests the presence of spatial contagion effects.

Keywords:

Regions with Declining Populations, Population Decline, Vacant Housing, Spatial Probit Model, Spillover Effects

키워드:

소멸위기지역, 인구감소, 빈집, 공간 프로빗모형, 파급효과

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정부는 인구감소, 지역소멸, 초고령사회 임박의 3대 인구 리스크가 2020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였다(관계부처 합동, 2021b). 2020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며, 장기간 지속된 고령화로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기 시작하였다(통계청, 2023). 저출생·고령화 구조 속에서 비수도권의 청년들이 일자리와 교육의 기회를 찾아 수도권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수도권 인구(2,596만명)가 비수도권 인구(2,582만명)를 추월하였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은 지역 격차를 확대시키고 있으며,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관계부처 합동, 2021a).

지방소멸은 일본 창성회의 의장인 마스다 히로야(増田寛也)가 2014년 발간한 『지방소멸(김정환 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저자는 일본의 지방소멸 지역을 20~39세 여성인구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곳으로 정의하고, 지방 도시에서 인구감소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40년에는 시구정촌 869개(49.8%)가 소멸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마스다의 분석기법을 국내에 적용한 결과, 전국 기초자치단체를 기준으로 소멸위기지역은 2005년 33곳(14.47%)에서 2021년 106곳(46.49%)으로 증가했으며, 2047년에는 모든 시군구가 소멸위기지역이 될 것으로(소멸위험 진입단계 72곳, 소멸 고위험단계 157곳) 예측하였다(이상호 외, 2021; 감사원, 2021).

행정안전부는 지역의 인구감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1년 10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근거하여 연평균인구증감률, 청년순이동률, 재정자립도 등의 지표를 토대로 시군구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고시하고, 10년 동안 연간 1조 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행정안전부, 2021). 지방소멸대응기금은 2022년 기준으로 기초자치단체의 투자계획에 따라 7,500억 원(75%)을 차등 배분하고, 광역자치단체에 2,500억 원(25%)을 정액 배분하였으며(행정안전부, 2022), 2023년 1월부터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시행하여 국가가 행·재정적으로 인구감소지역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방소멸 대응 전략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가 소멸위기지역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일률적으로 출산율 향상 시책을 출추진하는 등 지방소멸의 원인에 부합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해왔다는 것이다(김현호 외, 2021; 하혜영·김예성, 2021; 차미숙 외, 2022a). 따라서 소멸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소멸위기지역의 특성을 파악하여, 이를 근거로 위기의 원인에 대응하는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구형수 외, 2018; 김현호 외, 2021).

이러한 배경하에 본 연구에서는 226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베이지안 접근법(Bayesian Approach)에 기반하고, 연계함수로 프로빗(Probit) 함수를 취하는 공간 프로빗 모형(Spatial Probit Model)을 활용하여 지역의 소멸위험 확률을 높이는 공간경제 요인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 정의하는 소멸위기지역이란 지역의 여건 변화에 가장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명백한 징후로 간주되는 인구와 빈집 지표를 토대로 2010년~2020년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증감률을 적용하여 인구가 감소하고 빈집이 증가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을 진단하고, 소멸위기지역이 마주한 공간경제 요인을 분석함으로써 한정된 국가 재원하에 효율적으로 소멸위기지역 예방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Ⅱ. 이론적 논의

1. 개념 검토

지방소멸은 일본에서 유래한 용어로, 이에 대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공통적인 정의는 없다. 다만,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제2조에서는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이 우려되는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소멸이 우려되는 수준은 명확하지 않다(김현호 외, 2021).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2016)는 마스다의 분석기법을 바탕으로 지방소멸 지역을 65세 이상 고령인구와 20~39세 여성인구의 비가 0.5 이하인 지역으로 정의하였다. 인구의 재생산력에 기반한 정의는 대부분의 지방소멸 연구에서(고문익·김걸, 2021b; 구형수 외, 2018; 강동우, 2019; 정성호, 2019; 하혜영·김예성, 2021) 그대로 적용되어왔다. 그러나 기존 논의되고 있는 지방소멸 개념은 출생과 사망으로 인한 자연적 증감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한계가 지적되면서 인구의 사회적 유출에 초점을 두고 정의하는 연구도 있다. 차미숙 외(2022b)는 지방소멸을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하여 지방이 무거주화 되고 과소 지역화되는 현상이라고 했으며, 하혜수(2017)는 도시화 진전으로 인해 지역에 사람이 살지 않는 상태라고 제시하였다. 김현호 외(2021)는 인구감소, 생활 위협, 지역공동체 위기 관점에서 복합적 요인으로 인한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주민의 생존과 지역공동체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태라고 정의하였다. 이를 정리하면, 지방소멸의 정의는 사용 목적과 의도에 따라 연구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저출생과 고령화,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중소도시의 인구감소와 그로 인한 지역의 쇠퇴과정에 개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지방 중소도시의 인구감소는 두 가지 조건하에 자기 강화적인(self-reinforcing)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인구감소 과정이 일어나는 지역 내에서 변화를 가져온다. 둘째,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변화가 해당 장소로의 이동에 영향을 미쳐 더 많은 지역 인구가 유출되고 더 적은 인구가 유입된다. 즉, 첫 번째 조건이 다른 부정적인 조건을 만들고, 이것이 또다시 새로운 부정적인 조건을 만들거나 첫 번째 조건을 강화시켜 자체 강화되는 하향 나선(downward spiral)을 만드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Friedrichs, 1993; Elshof et al., 2014). 따라서 지방의 인구감소는 단순히 지역 낙후 문제를 넘어 유출지(origin)와 유입지(destination) 등 다른 지역들과의 관계적인 맥락 또는 지역 불균형 측면에서 함께 살펴봄으로써 지역 외부에 존재하는 외생적인 원인으로까지 논의의 범위를 확장시켜 지역 인구감소의 결정요인들을 정교화할 수 있다(이상림 외, 2018).

인구변화에 대한 지역적, 공간적 관점에서 축소도시(shrink-ing city), 쇠퇴도시(declining city) 논의 등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구양미, 2021; 김현호 외, 2021). 먼저, 지방소멸과 축소도시는 공통적으로 인구감소에 초점을 두고 정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의미로 사용할 수 있지만 엄격히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는 없다(Jeong and Gim, 2023; 고문익·김걸, 2021a). 지방소멸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수가 감소하여 미래에 지역의 생존 위협과 관련된 현상을 의미하는 반면, 축소도시는 심각하고 지속적인 인구감소를 경험하여 인구 및 경제적 측면에서 도시기능이 줄어드는 특정 유형의 도시를 지칭한다. 결국 축소도시는 인구가 감소하여 도시 인프라 유지관리의 경제적 효율성이 저해되면서 새로운 도시관리에 대한 접근방식이 필요하여 등장한 개념으로, 기존 성장 위주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토 및 도시의 공간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도시쇠퇴가 가속화된다는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다(Herrmann et al., 2016; 이삼수 외, 2018). 축소도시 용어는 1990년 독일 통일 이후에 동독이 겪은 급격한 인구 및 경제적 변화를 가리키는 데 도입되었으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불가피하게 규모가 줄어드는 도시로 정의된다(Pallagst et al., 2013; Martinez-Fernandez et al., 2012; 구형수 외, 2020). 축소도시를 진단하는 기준은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주로 인구 측면에서 개념을 규정하였다. Oswalt and Rieniets(2006)는 50년간 10% 이상 또는 연평균 1% 이상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 10만 이상의 도시를 축소도시로 진단하였다. Schilling and Logan(2008)은 축소도시를 40년간 25% 이상 인구가 줄어들고, 버려지거나 비어있는 부동산이 증가하는 오래된 산업도시로 정의하였으며, Hollstein(2014)은 인구감소와 경제 침체를 겪고, 공실이 발생하는 지역이라고 하였다. 구형수 외(2016)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여 물리적 스톡의 공급 과잉이 나타나는 도시라고 제시하였다. 쇠퇴도시의 주요 현상도 축소도시와 유사하다. 그러나 축소도시는 도시가 오랜 기간 구조적인 악순환에 빠져 회복이 어려운 상태이지만, 쇠퇴도시는 도시 성장주기 중 하나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성장단계로 전환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구형수 외, 2016;).

최근에는 도시재생 관점에서 도시의 축소와 쇠퇴가 침체, 낙후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스마트 축소(shrinking smart), 스마트 쇠퇴(smart decline), 우아하게 축소하기(shrink gracefully), 창조적 축소(creative shrinkage) 등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도시의 축소와 쇠퇴를 성장 과정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기회로 삼는 전략을 채택하기도 한다(이희연·한수경, 2014; 성은영 외, 2015).

2. 지방소멸의 원인

국가의 인구규모는 저출생, 고령화 등 인구의 자연적 증감에 영향을 받지만, 지역의 인구규모는 지역 간 인구이동에 의한 사회적 증감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인구의 유출이 지방 중소도시의 소멸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하혜영·김예성, 2021). 이상림 외(2018)는 자연증가율과 인구성장률 사이에는 양(+)의 상관성이 있지만 자연증가가 인구감소를 결정하지는 않으며, 인구증감지역은 자연적 증감보다는 사회적 증감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밝혔다. 한편, 차미숙 외(2021)는 인구감소지역의 34%가 자연적 증감과 사회적 증감의 영향을 모두 받고 있으며, 이들 지역의 77%가 인구 5만명 미만의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지방 중소도시에서 인구가 유출되는 현상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구형수 외, 2016), 국내에서는 주로 일자리 현황, 지역 산업구조 변화, 신규 외곽개발, 교통시설 투자, 생활기반시설 개발 등이 지방소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Table 1> 참조).

Causes of regional population decline

먼저, 지방소멸의 원인으로 일자리 기회, 산업구조 등 경제적 요인 측면에서 살펴본 연구로 이상호(2016)는 산업단지의 낙후와 쇠퇴가 젊은 여성을 지역에서 떠나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을 밝혔다. 더 나아가 이상호(2018)는 소멸위기지역, 고용위기지역, 혁신도시에서 인구이동을 유발하는 요인을 분석하였고, 지방 제조업의 위기는 산업 기반을 붕괴시켜 인구 유출을 가속화하며, 비수도권 혁신도시는 교통시설, 대도시 인접 여부 등에 따라 주변 지역 인구를 흡수하는 곳도 있다고 하였다. 고문익·김걸(2021b)은 지역의 소멸위험을 촉진하는 경제적 요인은 재정자립도, 지역총생산액임을 지적하였으며, 유한별 외(2021)는 소멸위험 정도가 높은 지역은 일자리 기반이 취약하여 지역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하였다. 허문구 외(2022)는 인구감소지역 유형을 구분하여 혁신, 산업구조 고도화, 고부가가치기업, 지역성장 4개 부문에서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모든 유형에서 공통적으로 청년인구의 부재가 인구감소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외지역으로 구성되는 인구감소지역 유형에서는 사업체 수가 인구감소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농·산·어촌지역 유형에서는 청년인구, 핵심 생산가능인구, 제조업 및 서비스업 다양성, 지식기반서비스 취업자, 재정자립도 등이 인구감소를 촉진한 반면, 사업체 및 종사자 수, 특허건수가 인구감소를 완화하였다. 나아가 지역 간 공간적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구형수 외(2018)는 공간적으로 인접 지역 노동시장과의 연계성으로 인해 인접 지역의 고용률이 높을수록 해당 지역의 지방소멸 위험도 높아질 수 있음을 파악하였다.

도시의 공간구조 측면에서 개발밀도에 대한 논의 역시 인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고밀개발과 혼합토지이용으로 도시를 압축개발함으로써 도시의 무분별한 외연적 확산 및 팽창을 방지하고 주요 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의 견해가 있는 반면, 과도한 집중으로 소음, 환경문제, 교통혼잡, 오픈스페이스 상실 등 도시의 어메니티(amenity)를 감소시킨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Glaeser, 2011; 김병석 외, 2017). 남기찬 외(2012)는 공간계량모형을 이용하여 밀도가 낮은 도시에서는 중심성 및 군집성이 낮은 도시가 더 높은 인구성장 양상을 보이고,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중심성과 군집성이 높은 도시일수록 더 높은 인구성장률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김병석 외(2017)는 인구밀도는 인구성장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고용밀도는 인구증가에 음(-)의 영향을 가진다고 주장하였으며, 김리영·양광식(2013)은 중소도시와 비도시지역에서는 교통기반시설 확충을 통한 대중교통 접근성이 인구 유·출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교통시설 개발로 인해 지역 간 접근성이 향상되는 경우 경제적 요소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경제활동의 공간적 집적을 강화할 수도 있는 반면, 경제적 자원의 유출과 재분배로 인해 지역 인구가 유출되고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반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Deng et al., 2019; Bosker et al., 2018; Guirao et al., 2018).

기성 시가지나 지역경제 수준을 나타내는 요소는 비선형적이고 비대칭적으로 확산되는 특성을 갖는 반면, 인구는 지역 조건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지역의 다양한 맥락을 전부 반영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상황을 진단하는 편리하고 유용한 지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Duranton and Puga, 2014; Turok and Mykhnenko, 2007). 그러나 인구감소로 인해 가장 즉각적으로 눈에 띄는 명백한 징후이자 도시의 기능과 관계를 재구상할 수 있는 기회요소 중 하나는 유휴시설 중에서도 빈집의 발생이다(Glock and Häußermann, 2004; Stacy, 2018; Hollstein, 2014). 실제로 경상북도 지역주민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소멸을 체감하는 순간에 대한 응답으로 ‘빈번히 눈에 띄는 빈집(28.7%)’이 ‘폐교(44.0%)’에 이어 많이 언급된 항목이기도 하다(최예술, 2023). Baba and Asami (2017)는 도시수축의 공간적 상황을 공간적 도시수축(spatial urban shrinkage)으로 정의하고, 빈집비율을 도시수축의 핵심 지표로 활용하여 사회경제적 및 건축환경적 영향 요인을 분석하였으며, Park et al.(2021)은 도시의 빈집을 도시쇠퇴의 징후로 보고, 우리나라의 인구감소도시는 빈집문제를 함께 겪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이렇듯 최근에는 지역의 공간적 상황을 반영하기 위한 진단 지표로 인구뿐만 아니라 빈집 지표를 함께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으나 이를 활용한 실증분석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미 인구감소지역이 지정된 상황에서 소멸위기지역을 진단하는 척도로 인구와 빈집 지표를 동시에 고려하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채택하고자 한다. 따라서 선행연구를 참고하여(Oswalt and Rieniets, 2006; Pallagst et al., 2013; Schilling and Logan, 2008; Martinez-Fernandez et al., 2012; 이희연·한수경, 2014; 구형수 외, 2016) 2010년~2020년 지난 10년간 연평균증감률의 절대적 기준값 0%를 토대로 인구의 연평균증감률이 감소하고 빈집의 연평균증감률이 증가한 지역을 소멸위기지역으로 정의한다. 소멸위기지역을 결정하는 요인은 앞서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경제적 구조, 산업구조, 인구통계학적 구조, 공간구조 범주로 구분하여 실증분석한 후에 향후 정책 수립시 지향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Ⅲ. 분석방법 및 자료

1. 공간 프로빗 모형(Spatial Probit Model)

본 연구에서는 베이지안 접근법(Bayesian Approach)에 기반하고, 연계함수로 프로빗(Probit) 함수를 취하는 공간 프로빗 모형(Spatial Probit Model)을 활용하여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을 높이는 공간경제 요인을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공간자료를 이용할 때, 공간적 자기상관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전통적인 회귀모형을 사용하면 오차의 기본 가정을 위배하여 추정된 모수의 신뢰성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종속변인이 연속적(continuous)이지 않고 이산(discrete)한 공간자료의 경우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최소자승법(OLS)이나 최대우도법(MLE)은 좋은 추정량이 되기 위한 통계적 조건을 위배하기 때문에 LeSage(1998)의 베이지안 접근법(Bayesian Approach)에 기반하여 공간 프로빗(Spatial Probit), 공간 로짓(Spatal Logit) 모형 등을 활용하여 추정할 수 있다. 확률적 접근과정에서 공간 프로빗 모형은 누적표준정규분포를 따르고, 공간 로짓 모형은 로지스틱 분포의 확률분포함수를 사용하지만, 두 모형의 통계적 엄밀성에 대해서는 모두 신뢰할 만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성우 외, 2006). 베이지안 접근법에서는 여러 확률변수들의 분포(다변량분포)로부터 하나의 확률변수 분포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핵심적이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분석방법으로 MCMC(Markov Chain Monte Carlo) 기법 중 하나인 깁스 표본추출방법(Gibbs Sampler)을 활용한다.

공간 프로빗 모형은 공간적 의존도를 가정하는 방식에 따라 공간 자기회귀 프로빗 모형(Spatial Autoregressive Probit Model, 이하 SAPM모형)과 공간 오차 프로빗 모형(Spatial Error Probit Model, 이하 SEPM모형)으로 구분된다. 공간적 의존도가 종속변인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가정하는 SAPM모형의 식은 다음과 같다.

(1) 

종속변인 yN×1 벡터이며, y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인은 N×k벡터이다. 공간자기회귀계수인 ρ는 스칼라(scalar)이며, β는 독립변인으로부터 추정될 모수이다. 공간가중행렬(spatial weighted matrix)인 WN×N 벡터 형태로 공간적 자기상관을 통제한다. 오차 εN×1 벡터로, 평균이 0이고 분산이 σ2인 서로 독립적이며 분포가 동일한 정규분포를 따른다.

SAPM모형은 독립변수의 세 가지 효과인 직접효과(direct effect), 간접효과(indirect effect), 총효과(total effect)로 분해할 수 있다. 기본 식 (1)y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2) 

여기서 (I-ρW)-1은 공간승수(spatial multiplier)로서 공간적 파급효과를 나타낸다. 식 (2)에 기댓값을 취하고 k번째 설명변수인 xk항에 대해 편미분을 하면 다음과 같다.

(3) 

직접효과는 (I-ρW)-1βk의 대각행렬로 설명변인의 영향력이 해당 지역에 미치는 효과를 나타낸다. 간접효과는 (I-ρW)-1βk의 비대각행렬이며, 설명변인의 영향력이 주변지역으로 파급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공간적 의존도가 오차항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가정하는 SEPM모형의 식은 다음과 같다.

(4) 

결국 SAPM모형에서는 공간승수효과가 전체 변인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SEPM모형에서는 오차항에만 영향을 준다. 이때, 오차 u는 공간가중행렬이 포함된 식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λ는 공간가중행렬로 처리한 u의 공간오차계수를 나타낸다.

공간상 이웃관계 및 지역들 간 잠재적 상호작용의 강도를 나타내는 공간가중행렬을 구축하는 방법으로는 일반적으로 공간 인접성(spatial contiguity)과 공간 거리(spatial distance) 방식이 사용된다. 인접성 방식은 각 공간 단위가 인접한 경우에만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객체의 크기와 분포가 유사한 격자 데이터에 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Wang et al., 2015) 이 연구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각 공간 단위가 서로 멀어질수록 상호영향력이 약화되는 공간적 관계를 고려하여 역거리(inverse distance) 방식에 기반한 공간가중행렬을 구축하였으며, 각 행의 합이 1이 되도록 가중치를 조정하는 행 표준화(row-standardization)를 수행하였다.

2. 자료 및 변인

이 연구의 분석대상은 섬 지역을 제외한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이다. 종속변인은 자료의 안정성 측면에서 일시적인 변동에 민감하지 않도록 인구와 빈집의 지난 10년간 연평균증감률을 토대로 구축하였다. 이는 앞서 이론적 논의에서 검토하였듯이 인구는 지역 조건의 변화에 가장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만 지역적 맥락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므로, 도시의 기능과 관계를 재구상할 수 있는 기회요소이자 지역의 공간적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빈집을 함께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2010년~2020년 지난 10년간 인구의 연평균증감률이 감소하고 빈집의 연평균증감률이 증가한 지역을 소멸위기지역으로 정의하여 1로 설정하고, 기타 지역을 0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함으로써 소멸위기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이질성을 반영하고 해석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하였다. 2012년 출범한 세종시의 경우 2015년~2020년 5년간 연평균증감률을 활용하였다. 분석에 활용한 자료는 통계청과 국가교통 DB를 가공하여 사용하였다. 인구는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활용하였으며, 빈집은 전국 가구의 20% 가구를 표본으로 선정하여 현장조사한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활용하였다. 여기서 빈집은 기준시점(매년 11월 1일)에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의미하며, 신축 주택이나 매매·임대·이사·미분양 등으로 일시적으로 비어있는 집도 빈집에 포함하되 폐가는 제외한다. 독립변인은 2020년을 기준으로 하되, 아직 공표되지 않은 자료는 가급적 최신자료를 활용하였다. 지역의 공간경제 요인은 앞서 선행연구 검토를 바탕으로 경제적 구조, 산업구조, 인구통계학적 구조, 공간구조 범주로 분류하였다(<Table 2> 참조).

Variable description

먼저, 경제적 구조에는 재정자립도, 사업체수 증가율, 고용자수 증가율 변인이 포함된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수입 자체충당 능력을 나타내는 세입분석지표이며, 재정자립도가 높을수록 재정운영의 자립능력이 우수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을 낮추는 요인일 것으로 예측된다. 사업체수와 종사자수 변인은 2017년~2019년 3개년 연평균증가율을 이용하여 구축하였다, 사업체수 증가율은 지역의 경제적 활동 수준을 나타내고, 고용자수 증가율은 지역의 노동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변인으로 이들은 지역인구의 이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일자리 기회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일자리 기회가 많은 곳에서는 소멸위험의 가능성과 부(-)의 관계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구조에는 지식서비스산업(Knowledge-based Service Industry) 특화도, 산업다양성 변인이 포함된다. 지식서비스산업은 주로 도시지역에서 발달한 3차 산업을 대표하는 산업으로(박종훈, 2018), 미래 지역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산업이 특화되어있으면 소멸위험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에서는 산업발전법에서 구분하는 지식서비스산업 분류에 기반하여 지식서비스산업 LQ지수를 산출하였으며, 해당 값이 1보다 크면 지역 내 지식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전국 평균에 비해 특화된 것으로 해석하였다. 산업다양성은 주로 지역의 산업구조를 나타내는 지표로 산업별 다양성과 이질성을 측정하는 데 활용되고, 나아가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고도화를 대리하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다(허문구 외, 2022). 본 연구에서는 산업구조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허핀달-허쉬만지수(Herfindahl-Herschman Index)를 활용하여 산업다양성을 측정하였다. 본래 이 지수는 값이 낮을수록 산업이 다양함을 의미하지만, 해석의 편의를 위해 역수로 치환하여 값이 높을수록 다양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변형하였다. 산업이 다양할수록 고용에 있어 여러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소멸위험의 가능성과 부(-)의 관련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통계학적 구조에는 인구밀도와 청년 순이동률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성장하는 도시의 경우 인구밀도도 높아지며 장기적으로는 교외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Kasanko et al., 2006; Sole-Olle and Viladecans-Marsal, 2004; 한경희·성현곤, 2022).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거주 생활반경이 줄어들고 녹지공간이 부족해지며 대기오염이 악화될 수 있는 반면, 노동력이 집적하게 되므로 지식과 기술이 쉽게 전파되어 혁신에 정(+)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Hakeem, 2017). 또한 인구밀도는 지역 공동체 기능의 유지비용 절약 및 인구감소 예방 등의 측면에서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으므로(김현호 외, 2021), 이러한 관점을 종합해볼 때 지역의 소멸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구밀도의 경우 제곱항을 고려하였는데 이는 대도시에서는 일정 이상의 인구밀도가 유지될 뿐만 아니라, 인구규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구밀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각종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김동근, 2018) 고려한 것이다. 청년 순유입률의 경우, 청년층의 대도시 집중, 즉 사회적 이동에 의한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지역 내 유입되는 청년 전입률에서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청년 전출률을 차감한 청년 순이동률 변인을 모형 내에서 통제하였다. 특히, 지방의 청년인구 유출은 지방 인구감소를 감소시키고 지역경제 활력을 저하시키는 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수도권으로의 인재 유출 등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감안하면(이상림 외, 2018), 청년 순이동률의 감소는 소멸위기지역을 가속화하는 요인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간구조에는 시가화면적, 도로 접근성, 수도권 더미변인이 포한된다. 일반적으로 1인당 시가화면적은 도시스프롤의 대리변인으로 사용된다. 이때 스프롤 현상(urban sprawl)은 도시가 무질서하고 불규칙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을 일컫는데, 도시스프롤로 인해 기성시가지에서는 유휴 자원이 증가하면서 경제적 활력이 저하되는 동시에 신시가지에서는 기반시설 공급에 대한 재정지출이 증가하여 지방정부의 재정 효율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구형수 외, 2016). 일반적으로 스프롤 현상은 시 단위보다는 도심지 외곽부의 군 단위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과는 정(+)의 상관관계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에서 교통 접근성은 Hansen(1959)의 정의에 따라 두 지역 간 공간적 상호작용의 잠재적 기회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간주하였다. 출발지(origin)와 도착지(destination)를 기준으로 각 지역의 규모를 나타내는 지역총생산과 이동비용 증가에 따라 감소하는 공간적 상호작용을 반영하는 저항함수를 적용하여 도로 접근성을 산출하였다. 저항 모수(spatial decay parameter)인 β의 값은 Kim and Yi(2019)에서 추정한 0.017 값을 이용하였다. 국가교통 DB에서 제공하는 도로망 자료를 토대로 지리정보시스템(QGIS)의 QNEAT3 플러그인을 활용하여 네트워크분석을 진행하고, 지역 간 최단 통행시간 행렬을 구축한 후에 접근성 지수를 계산하였다. 교통 인프라 투자로 인해 통행비용이 감소하고 지역 간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이유진·김의준, 2016), 도로 접근성이 우수할수록 소멸위험의 확률이 낮아질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Ⅳ. 분석결과

1. 소멸위기지역의 현황

종속변인에 대해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검정하여 소멸위기지역의 전반적인 군집경향을 확인한 결과, Global Moran’s I 검정 통계량이 0.343으로 나타나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간적 자기상관성은 종속변인이 명목자료일 때보다 등간 또는 비율자료일 때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희연·노승철, 2012).

<Figure 1>의 좌측 그림은 본 연구의 종속변인인 소멸위기지역의 분포를 나타낸다.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소멸위기지역은 135곳(59.7%)으로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중 66.3%가 소멸위기지역에 해당한다. 소멸위기지역은 세종시를 경계로 하여 비수도권에 분포되어있는데, 특히 이러한 현상은 해안지역에서 두드러졌고 비수도권의 서남부에 집중되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도 소멸위기지역에 포함되는 곳이 있었는데 서울의 북부지역(강북구, 성북구, 노원구, 도봉구, 중랑구 등), 경기도와 인천의 경계지역(계양구, 부평구, 남동구, 부천시, 광명시 등), 경기 북부지역(동두천시, 포천시, 연천군) 등이 해당하였다. 혁신도시를 포함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충북 음성군이 소멸위기지역에 포함되었으며, 지방 혁신도시가 입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들은 해당 지역 주변으로 소멸위기지역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비수도권 혁신도시의 공간적 분포는 대도시 인접 여부, 수도권까지의 거리, 교통시설 등에 따라 주변 지역의 인구를 흡수하는 혁신도시가 있다고 밝힌 선행연구 결과(이상호, 2018)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혁신도시는 해당 기초자치단체의 일부 도시에 한정되어있다는 점에서 혁신도시의 인구 흡입현상은 후속 연구에서 보다 세밀한 지역 단위를 대상으로 분석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Figure 1.

Location of regions with declining populations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이항 종속변인으로는 소멸위기지역의 공간적 분포를 확인할 수 있지만, 공간적 자기상관성에 근거한 군집패턴을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2020년의 인구 대비 빈집비율을 활용하여 국지적 차원에서 공간적 군집패턴을 분석하였다(<Figure 1>의 우측 그림). Local Moran’s I 통계량으로 LISA(Local Indicator of Spatial Association)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공간적 상관 정도는 모란 산포도(Moran scatter plot)에 기반하여 HH(high-high), HL(high-low), LH(low-high), LL(low-low)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여기서 HH(LL)유형은 높은 값(낮은 값) 주변에 높은 값(낮은 값)이 존재하는 국지적 차원의 공간적 군집지역을 의미하며, HL유형은 높은 값 주변에 낮은 값이, LH유형은 낮은 값 주변으로 높은 값이 존재하는 패턴으로 공간적 이례지역을 가리킨다. LISA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해당지역과 주변지역 모두 인구 대비 빈집비율이 높은 HH유형은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63곳(27.9%)으로 영토의 서남부와 동쪽 권역에서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좌측 그림에서 확인한 소멸위기지역의 분포가 공간적 군집에 기반한 결과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또한 앞서 소멸위기지역의 분포를 고려하면, 영토의 동남부에서도 향후 소멸위기지역 클러스터가 형성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지역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소멸위기지역 클러스터가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반면, 인구 대비 빈집비율이 낮은 지역들이 군집한 LL유형은 68곳(30.1%)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은 변인들의 기초통계량을 보여준다. 재정자립도의 평균은 24.9%로 전남 신안군에서 6.6%로 가장 낮았으며, 서울 강남구에서 6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수 및 종사자수 증가율은 광주 동구와 경남 함안군에서 각각 -4.1%, -3.2%로 가장 낮았으며, 세종시에서 14.9%, 12.1%로 가장 높았다.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의 평균은 0.952로 전국 수준에서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가 1을 넘지는 못하여 전국적으로 지식서비스산업이 특화되어있다고 볼 수는 없으나, 서울 노원구의 경우 1.3으로 지식서비스산업이 특화되어있었고, 경북 고령군의 경우 0.4로 지식서비스산업이 가장 특화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종로구로 11.1의 수준을 보인 반면, 산업다양성이 가장 낮은 곳은 경남 함양군으로 2.5 수준의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양천구로 km2당 약 2만 6천명의 밀도를 보였지만, 강원 인제군에서는 km2당 약 19명의 낮은 인구밀도를 보이고 있었다. 청년인구의 순유입률은 경기 하남시에서 13.2%로 나타나 지역 내로 유입되는 청년인구의 전입률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전출률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전북 임실군에서는 -17.5%의 음(-)의 순유입률 즉, 청년인구의 전입률보다 전출률이 높아 청년인구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구 천만명당 시가화면적의 경우 전남 영암군에서 약 4,680km2로 높았고, 전남 신안군에서 약 105km2로 낮은 값을 나타냈으며, 도로 접근성은 서울 서초구에서 가장 우수하고 전남 진도군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Descriptive statistics

2. 소멸위기지역 결정 요인

<Table 4>는 공간 프로빗 모형을 활용하여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을 결정하는 요인을 추정한 결과를 보여준다. 공간계량모형에서는 공간적 파급효과를 나타내는 공간가중행렬의 계수인 공간자기회귀계수(ρ)와 공간오차계수(λ)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이성우 외, 2006). 추정한 공간 프로빗 모형을 살펴보면, SAPM모형에서 공간자기회귀계수가 0.275, SEPM모형에서 공간오차계수가 0.456으로 모두 유의수준 1% 내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 소멸위기지역이 될 가능성은 해당 지역의 공간경제 요인에도 영향을 받지만 주변지역과도 상호작용하여 인근 지역으로 파급효과가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stimation of spatial probit models

SAPM모형 및 SEPM모형에서 공통적으로 소멸위기지역의 확률을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경제적 구조 중에서 재정자립도, 사업체수 증가율이, 산업구조 중에서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 산업다양성이, 인구통계학적 구조 중에서 인구밀도, 청년인구 순이동률이, 공간구조 중에서 시가화면적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역의 경제적 구조를 반영하는 재정자립도의 영향력은 SAPM모형에서 -0.0283, SEPM모형에서 -0.0297으로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과 유의한 부(-) 관계를 지니는 것으로 드러나, 지자체가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우면 소멸위기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멸위기지역은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으로, 이러한 지역에서는 지역주민의 소득과 소비가 감소하여 지방세 수입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지방 정부의 예산 확보와 정책 추진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공공서비스의 제공이 어려워지거나 제한되어 주민들의 삶의 질과 생활 환경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재정자립도가 인구유입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지방소멸위험지수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들을(고문익·김걸, 2021b; 허문구 외, 2022)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체수 증가율의 영향력 크기는 두 모형에서 각각 -0.1232, -0.1149로 유의하게 나타나 사업체수 증가율이 낮을수록 소멸위기지역의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두 가지로 해석 가능한데, 사업체의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해 사업체수의 이전을 의미하는 동시에, 사업체를 유지하기 위한 지역여건이 불리하여 기업의 창업보다 폐업이 더 많은 현상을 의미할 수도 있다. 사업체의 수도권 집중은 대기업의 분포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이러한 현상은 지역 산업을 쇠퇴시키고 청년고용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하혜영·김예성, 2021). 고용자수 증가율은 사업체수와 함께 일자리 부문을 나타내는 지표로 고용 상태와 일자리 창출 또는 감소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표이다. 이는 SEPM모형에서 -0.0782로 확인되어 고용자수가 줄어들수록 소멸위기지역이 될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지역에서 고용자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지역의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위해 요구되는 인력이 많다는 것을 함의하며, 결국 지역경제의 생산성이 낮아지는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허문구 외, 2022).

지역의 산업구조를 나타내는 요인 중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의 계수는 SAPM모형 및 SEPM모형에서 각각 -1.3214 및 -1.4668로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가 낮을수록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지식서비스 산업은 정보, 지식, 기술, 창의성 등 지식 자원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므로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고급기술과 지식을 보유한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고, 산업 간 유기적인 연결과 클러스터가 형성되기 쉬운 특징을 갖는다. 따라서 경제적 취약성과 인력 부족 등으로 경쟁력이 약해지고 산업구조 다변화가 어려운 여건에 처해있는 소멸위기지역은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다양성의 경우, SAPM모형에서 0.1416, SEPM모형에서 0.1555로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과 유의한 정(+)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어 산업다양성을 보유한 지역이 지식의 습득과 전파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반대의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앞서 기술한 지식서비스산업의 특화도와 연관지어 해석해본다면, 소멸위험지역은 한정된 재원하에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산업군을 유치하는 것보다는 특정 산업군에 집중 투자하고 산업을 집적(clustering)시키는 전략이 우선되어야 함을 유추해볼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결과는 경제지리학에서 강조해온 연관다양성(related variety) 개념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관다양성이란 특정 지역 내에서 기능적으로 상호연결된 범주 내에서 확산되는 다양성의 정도를 의미하는데(Frenken et al., 2010), 산업의 전문화와 다각화가 적절한 균형에 도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조성철 외, 2020). 즉, 이종 산업군의 다양화가 아닌, 동일 산업군 내에서 다양한 하위 산업들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지역의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Wixe and Andersson, 2017; 송창현 외, 2019)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인구통계학적 요인 중 인구밀도는 SAPM모형 및 SEPM모형에서 모두 1% 수준의 유의수준을 나타냈다. 인구밀도 일차항은 양(+)의 부호인 반면, 제곱항은 음(-)의 부호로 나타나, 인구밀도와 소멸위기지역의 관계는 초기에는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지역의 인구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해야 소멸위기지역의 확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해당 결과는 성장도시의 도심부는 높은 인구밀도를 갖는 반면, 쇠퇴도시의 도심부는 인구밀도가 낮을뿐더러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낮아진다는 선행연구 결과(Fee and Hartley, 2011)와 일치한다. 특히 대도시권의 경우 일정규모 이상의 인구밀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을(김동근, 2018) 고려하면, 인구밀도가 소멸위기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변곡점을 지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지역의 인구밀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인프라 부족, 주거환경의 악화, 사회적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멸위기지역의 확률을 낮추는 적정 인구밀도에 대한 보다 세밀한 결과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후속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청년인구 순이동률의 영향력은 SAPM모형에서 -0.0697, SEPM모형에서 -0.0771로 나타났으며, 1% 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였다. 청년들이 더 나은 교육 및 취업 기회, 생활 환경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갈수록 지역 내에서는 점차 청년인구가 줄어들면서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겪게 된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높은 교육수준이나 기술력을 갖춘 인재들이 지역에서 이탈하는 두뇌유출(brain drain)을 동반하여 해당 지역에서는 미래 기술 수준이 하락하고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도시의 공간구조를 나타내는 요인 중 시가화면적의 영향력은 두 가지 모형에서 모두 1% 유의수준하에 소멸위기지역의 가능성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이 연구에서 시가화면적은 도시스프롤의 대리변인으로서 도시 중심으로부터 뻗어나가는 무계획적인 저밀도 난개발을 나타내기 위한 지표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도시스프롤은 인구와 고용이 증가하여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교외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지자체가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대응을 취한다면 오히려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하고 도시가 발전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신정엽·김진영, 2012). 따라서 도시성장에 따른 개발압력 측면에서 단순히 시가화면적이 넓을수록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시가화면적이라는 단일 원인이 아닌 다른 경제적, 사회적 요인과 서로 연관되어 소멸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도로 접근성의 경우, SEPM모형에서 영향력이 -0.0145로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과 부(-)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교통 인프라 투자 정책이 지역의 소멸위기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교통 인프라 개발로 인해 향상된 접근성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다면적인 성격을 지닌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산업 생산성 향상, 경제활동의 공간적 집적, 노동과 상품시장의 확대, 자유로운 인구의 이동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을 증대시켜 지역의 인구와 경제성장을 유도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접근성이 우수해지면서 경제자원이 주변부로 유출되어 도시가 수축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and Han, 2016). 따라서, 이 연구의 결과는 교통시설 개발에 따른 접근성 향상이 소멸위기지역의 가능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부정적인 효과보다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향후 접근성 향상과 지역 인구 변화 간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Table 5>는 앞서 방법론에서 검토한 SAPM모형의 식 (3)에 따라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에 대한 독립변인의 세 가지 효과(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로 분해한 결과를 보여준다. 직접효과는 지역 내 특정 공간경제 변인이 소멸위기지역의 확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의미하는 반면, 간접효과는 특정 지역 내 공간경제 변인의 변화가 주변에 이웃한 지역들이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에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의미한다. 간접효과는 해당 변인의 변화가 다른 지역들을 통해 공간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파급효과를 유발한다는 것을 반영한 개념이다. <Table 5>에서 각 변인에 귀속되는 개별 효과에 대해 절대값의 평균을 나타내는 평균효과를 고려하면, 특정 지역이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은 인접 지역들과의 공간적 상호작용에 의한 영향(36.45%)보다 해당 지역 내에서 발현되는 공간경제 요인에 더욱 의존하는 것으로(63.55%) 나타났다. 또한 모든 설명변인에 있어 총효과 대비 직접효과의 비중은 간접효과의 비중보다 높아 지역의 공간경제 요인은 모두 자기강화적인 특성을 지니는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효과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는 변인은 도로 접근성(66.14%)이 가장 높았으며, 사업체수 증가율(64.74%), 청년인구 순이동률(64.61%) 순으로 나타났다. 소멸위기지역을 결정하는 도로 접근성의 직접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은 공간구조 측면에서 지역의 취약한 도로 접근성이 소멸위기지역의 자기강화적 악순환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간접효과에서 영향력을 가지는 변인은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39.2%)가 가장 높았으며, 산업다양성(38.81%), 고용자수 증가율(37.17%)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산업구조 측면에서 낮은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는 해당 지역의 소멸위기 확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 가장 큰 파급효과를 유발함으로써 인근의 소멸위기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공간적 전염효과(contagious effect)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Average marginal effects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베이지안 접근법(Bayesian Approach)에 기반하고, 연계함수로 프로빗(Probit) 함수를 취하는 공간 프로빗 모형(Spatial Probit Model)을 적용하여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을 높이는 공간경제 요인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의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소멸위기지역은 135곳(59.7%)으로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의 66.3%가 소멸위기지역에 해당하였다. 소멸위기지역의 공간적 분포는 비수도권의 서남부에 집중되어있으며, 특히 영토의 3면을 둘러싸고 있는 해안지역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멸위기지역의 군집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LISA 분석을 실시한 결과, 소멸위기지역의 클러스터는 영토의 서남부과 동쪽 권역에서 형성되고 있었으며, 영토의 동남부에서도 잠재적인 클러스터 위험지역이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향후 소멸위기지역 클러스터는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공간적 불평등을 장기적으로 고착화하고 공간적 양극화를 강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공간 프로빗 모형을 적용하여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을 추정한 결과, 공간적 파급효과를 의미하는 공간가중행렬의 계수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여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은 해당 지역의 공간경제 요인에도 영향을 받지만, 주변 지역과도 공간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인근으로 파급효과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멸위기지역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취약한 재정자립도, 낮은 사업체수 증가율, 낮은 고용자수 증가율, 낮은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 높은 산업다양성, 일정수준 이하의 낮은 인구밀도, 낮은 청년인구 순이동률, 넓은 시가화면적, 취약한 도로 접근성으로 드러났다. 소멸위기지역이 될 확률에 대한 독립변인의 세 가지 효과로 분해한 결과, 지역의 소멸위기 확률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도로 접근성이었으며, 이는 지역의 도로 접근성 변화가 해당 지역에 다시 추가적인 변화를 유발하는 자기강화효과로 인해 지역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인접 지역들과 공간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주변지역으로 파급효과를 유발하는 간접적인 영향력이 가장 큰 변인은 지식서비스산업 특화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를 토대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소멸위기지역은 낮은 재정자립도로 인해 지방 정부의 예산 확보와 정책 추진에 제약이 따르고 지속적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따라서 소멸위기지역의 경제적 취약성을 해소하고 경제적 자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방 정부의 재정 건전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정책뿐만 아니라, 재원의 다변화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정부는 그동안 지역 내 기업의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이전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 제공, 투자 및 인프라 지원, 인력 양성 및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방안들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기업 이전 촉진 정책은 단순히 기업 이전을 용이하게 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입지를 옮긴 후에도 지역의 대학, 연구기관 등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산업구조 측면에서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전환함으로써 기존 산업들과 상호작용하고 다양한 시장 기회를 지원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소멸위기지역은 한정된 재원하에 효율적으로 산업구조를 다변화시키기 위해서 동일 산업군 내에서 다양한 하위 산업들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융합이 발생할 수 있도록 특정 산업군에 우선 투자하고 집적시키는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전략을 통해 수립한 지역 산업발전계획을 장기적으로 지역의 인적자원의 수급과 연계하여, 지역 노동시장의 고용기회를 보장하고 청년 인적자본의 공간적 재분배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한편, 공간구조 개발 측면에서 인구감소와 경제적 쇠퇴를 겪는 소멸위기지역은 기초생활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유지 비용이 증가하고 관리 효율성이 저해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공간의 적정규모화 대책으로서 압축도시(Compact City)를 도모하고, 이를 위한 실천 수단으로서 입지적정화 계획이 요구된다. 압축도시는 자원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도시의 기능과 주거기능을 공간적으로 집약한 도시를 일컫는 도시계획적인 개념으로(권규상·서민호, 2019), 도시 중심부는 고밀개발 및 혼합적 토지이용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밀도를 유지하고 교통인프라 투자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동시에 압축공간 밖 미개발지는 환경을 보전하여 식량생산 및 생태관광 공간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재편할 수 있다. 나아가 압축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마스터플랜 성격을 지니는 입지적정화 계획을 수립하여 새로운 도시기능을 유도하고 생활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세수가 증가하여 재원투자가 재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김동근, 2018).

이 연구는 지역의 여건 변화에 가장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명백한 징후로 간주되는 인구와 빈집 지표를 이용하여 소멸위기지역의 공간적 분포를 확인하고 소멸위기지역이 마주한 공간경제 요인을 분석함으로써, 한정된 국가 재원하에 효율적으로 소멸위기지역 예방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인구와 빈집 지표를 기준으로 소멸위기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두 가지 범주로 조작적 정의를 하고 이분법적인 방법론을 채택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빈집이 없거나, 반대로 빈집은 많은데 인구가 감소하지 않는 등 다양한 종속변인을 구성하여 spatial multinomial model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세밀한 지역 단위를 분석대상으로 하여 소멸위기지역의 적정 인구밀도 수준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2년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춘계산학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주최하는 제1회 국가균형발전정책 논문공모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논문을 수정·보완한 것이며,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3A2A01087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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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Figure 1.
Location of regions with declining populations

Table 1.

Causes of regional population decline

Table 2.

Variable description

Table 3.

Descriptive statistics

Table 4.

Estimation of spatial probit models

Table 5.

Average marginal effec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