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publication date 03 Apr 2020
연구개발특구와 지역 산업의 입지 관계에 관한 연구 : 대전광역시 공장입지를 중심으로
Abstract
This study evaluated the Industry of Daejeon, known as the National R&D Region, and investigated the spatial relationship between Daedeok Innopolis and factories in Daejeon. We summarized the current status of Daejeon’s factories and the characteristics of Daedeok Innopolis. The study used the Intertype L12 function, which can be used to determine spatial correlations among industries. A spatial location analysis was conducted between 3,176 registered factories from 38 categories in Daejeon and 92 research and educational institutions in Daedeok Innopolis Zone I. As a network analysis, we measured centrality and plotted a network structure. Consequently, first, we found that the research and educational institutions of Daedeok Innopolis are connected to the entirety of Daejeon City through traditional core industries. These industries include chemical, machinery, and light, through electric-electronic, high-tech machinery, and medical and precision industries. Second, institutions in Daedeok Innopolis are not in the mainstream overall factory network, but they have the highest closeness centrality. Third, the non-manufacturing factories related to Daedeok Innopolis belong to research-related service industries. From the research results, Daejeon constitutes a regional innovation system. The suggestion is that by supporting the technology commercialization of technology-based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SMEs), a spatial perspective approach is needed to clarify supply and demand and induce embeddedness. Furthermore, based on the International Science Business Belt, the financial environment and internationalization infrastructure must be improved in regions where these are insufficient compared to Daejeon’s metropolitan area
Keywords:
Industrial Location, Regional Innovation System, Research Park, Factory, Network Analysis키워드:
산업입지, 지역혁신체제, 연구특구, 공장, 네트워크분석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
연구개발특구는 전국적이고 종합적인 R&D 특구로 개념을 확장해 왔다. 그 출발점인 대덕연구단지는 1973년 대전 인근 약 5km 지점에 개발되어, 2000년대 대덕밸리로 확장하였다. IMF위기와 닷컴열풍에 따른 벤처창업, Porter(1990, 1998)의 혁신클러스터 도입 등에 힘입은 것이었다(강병수, 2005; 강현수, 2006; 최송호, 2008). 이후 입주기관·기업의 상호연계와 지원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1)이 제정되면서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가 발족하였다(민완기·신동호, 1999; 오덕성·강병주, 2002; 기영석, 2004; 류덕위, 2007). 또,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연구개발특구도 지정되어, 연구개발특구는 지리적 개념에서 복합적인 지리·제도적 개념으로 진화하게 되었다(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013).
대덕특구는 현재 대전 도시권의 한 축을 이루는 공간으로, 대전엑스포93을 계기로 대전이 연구개발 중심도시로서 자리매김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에 힘입은 대전의 과학도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전의 산업 공간이 실제 연구개발특구와 어떤 공간적인 관계를 가지고 구성되어 있는지 이해하는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공간적으로 대덕특구는 기존의 대덕연구단지(I지구 27.8km2, V지구 3.9km2)와 대전 제3·제4일반산업단지(III지구 3.2km2), 대덕테크노밸리(II지구 4.3km2)를 통합한 것이다. 그 외에 일부 개발이 진행 중인 북부 그린벨트지역(IV지구 28.2km2)까지 총 67.5km2로, 면적상으론 인근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맞먹는 대규모 공간이다. 2018년초 기준 45개 연구기관, 47개 비연구 공공기관 및 비영리기관, 1,784개 기업이 입주하여, 연구개발비 8조 원, 매출액 16조 원(대전광역시 GRDP의 약 39%)을 기록하고 있다(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홈페이지).
최근 지자체 주도의 행정 빅데이터 배포가 늘어나면서, 대전광역시는 2018년 11월 관내 3,000여 개 공장의 전수목록(공장설립신고기준)을 공개하였다. 이 목록은 공장의 현 주소, 면적, 업종, 설립시점 등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이 자료를 가공하여 대덕특구와 대전시 내 공장들의 입지 관계를 살펴보면서 시작되었다. 이제까지 대전의 지역산업은 주로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분석되어 왔지만, 대전 전역의 공장을 대상으로 분석한 예는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2. 연구의 목적과 범위
본 연구는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도시를 형성해 온 대전시의 공장들이 어떤 공간적 입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이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혁신체제론 등의 산업입지 이론을 정리한 후, 대전 공장입지와 대덕특구의 공간적 맥락을 짚어보도록 한다. 대덕특구는 국가 주도의 과학연구거점으로 지역연계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있어 왔으며,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최인호, 2019). 지역산업과의 연계가 강하게 요구되는 이유는 대덕특구의 연구성과를 실용화하기 위해서 결국 근접 공간에서 이 성과를 받아 기업을 영위할 만한 토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기영석, 2004; 류덕위, 2007, 황성호·이재우, 2018).
본 연구의 범위는, 특구의 산업 공간 시야를 대전시 차원으로 확장하고 기존 연구가 충분히 다루지 않았던 산업입지의 공간분석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연구 대상은 2019년 11월 시점에 대전시가 제공한 대전시 관내 설립 신고된 공장 3,176개소의 목록과, 같은 시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제공한 대덕특구 I지구(구 대덕연구단지) 내 92개 공공 연구·교육기관 및 공공·비영리기관(이하 ‘특구기관’)의 목록이 중심이다. 연구의 결과는 향후 광주, 부산 등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연구개발특구 후속 개발에 있어 지역혁신체제의 수립과 산업네트워크의 형성, 업종별 산업 배치 등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기존연구
1. 지역혁신체제
지역혁신체제(Regional Innovation System, RIS)란 ‘기업, 대학·연구기관, 지방정부, 금융기관, 언론 등 지역의 혁신 주체들이, 착근성(embedded)을 특징으로 하는 지역의 제도·의식·문화적 환경을 통해, 체계적으로 상호작용하고 학습하여 혁신창출과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유기적인 체계’를 말한다(Cooke et al., 1997; 길병옥·최병학, 2007; 김재덕, 2011; 정기덕·정선양, 2018). 1992년 Cooke가 제창하여 90년대 중반 무렵 서구 유럽을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개념(송성수, 2009)으로, 기존의 국가혁신체제(NIS)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경도되어 실질적인 경쟁력의 강화 단위인 지역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시각에서 출발하였다(강현수, 2006). 1980년대 유럽 곳곳에 국가주도의 과학단지(science park)가 유행처럼 조성되었으나 지역 경제와 고립되어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결과물이기도 하다(강병수, 2005; 강현수, 2006).
현재의 대덕특구가 벤처기업입지, 산업단지를 포함하면서 하나의 클러스터로 작동하고 있음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송성수, 2009; 황두희 외, 2018), 클러스터 이론보다는 지역혁신체제가 대덕특구의 포괄적인 배경이론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기영석, 2004; 이선제·정선양, 2014; 최인호, 2019). 클러스터 이론은 그 출발이 기업의 가치사슬연계이기 때문에(임덕순 외, 2004), 과학연구공원, 기술거점으로서의 대덕특구의 정체성까지 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권오혁, 2000; 송성수, 2009). 최근 대학의 역할과 주체 간 네트워크의 탈공간성을 강조하는 트리플힐릭스(triple helix) 이론도 대두하고 있으나, 아직은 대덕특구의 정체를 설명하기보다는 지향점으로 선언되는 과정에 있다(이선제·정선양, 2014; Yoon and Park, 2016)(<Figure 1> 참조).
지역혁신체제의 구성요소는 하부구조(infra-structure)와 상부구조(super-structure)로 구분된다. 하부구조는 물리적인 도시인프라시설과 행위자(대학·연구기관, 금융기관, 지방정부 등)로 구성된다. 상부구조는 해당 지역의 제도, 문화, 규범 등이 포함된다(권오혁, 2000). 혁신체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독립성, 지역밀착형금융, 교육기관 및 연구소 존재, 기업 내·기업 간 협력, 우호적 노사관계 등이 필요하다(송성수, 2009).
기영석(2004)에 따르면 지역혁신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역의 산업생산체계와 과학기술체계를 서로 유기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중개기관, 기구 및 법·제도가 필요하다. 그 결과물은 국지적으로는 혁신클러스터의 형태를 이루게 되고, 광역적으로는 개별지역의 전략산업 육성에 필요한 산업인력, 입지, 정보기반 등을 포함한 개념이 된다(기영석, 2004; 최인호, 2019).
지역의 산업적 특성은 크게 분석 지식(첨단산업), 합성 지식(전통 제조업), 상징 지식(문화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Martin and Trippl, 2013). 이들 세 가지 지식기반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나 보상체계가 다르므로 지역정부는 세 가지 기반의 특성을 고려해 지원하되 상호 교류, 환류를 통해 다양성에 의한 혁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최인호, 2019).
지역혁신체제와 관련한 비교적 최근의 국외 사례 연구로는 Fritsch and Slavtchev(2008), Belussi et al.(2010), Tsai and Chang(2016) 등이 있으며, 공통적으로 교육·연구기관과 산업체의 지식교류가 지역혁신체제의 핵심이 된다는 결론을 얻고 있다. Fritsch and Slavtchev(2008)는 지역혁신체제 효율성 결정요소를 측정하기 위해 독일의 93개 행정구역의 지식생산함수를 구성하였는데, R&D 고용규모, 대학에 제공되는 산업체의 펀드, 과학연구소 입지수 등이 주요 요소로 확인되었다. Belussi et al.(2010)는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Emilia Romagna) 지역의 78개 생명과학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석을 통해, 해당 지역의 혁신은 지역 내 공공연구기관에 기반을 두고 지식 원천과 고객·산업체를 지역 외부로 확장하는 개방형 지역혁신체제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Tsai and Chang(2016)은 타이완의 신주(Hsinchu) 과학단지 효율성 결정요소를 AHP 기법으로 도출하였는데, 산업클러스터효과, 지식인프라 구축, 파트너기업 및 모기업의 지리적·관계적 근접성, 해외자본 및 기술의 수입, 지역혁신정책의 활약을 다섯 가지 최중요 요소로 꼽았다.
2. 기존 대덕특구·대전지역의 산업입지 연구
현재까지 대덕특구 분석 연구는 혁신클러스터 발전 과정과 클러스터 내 행위자들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다수 축적되어 왔으나(이선제·정선양, 2014), 모도시인 대전시와 연계된 시각의 산업입지 연구는 드물다. 기존 대덕특구 연구의 주된 초점은 ‘국가적’ 과학기술거점이었기 때문이다(강병수, 2005; 송성수, 2009; 황두희 외, 2018). 그러나 일부 지역혁신체제(RIS) 연구들은 시야를 특구 밖으로 확장해 지역 연계성을 고려하거나 이를 확대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다(기영석, 2004; 강병수, 2004; 강현수, 2006; 이상빈 외, 2008; 이선제·정선양, 2014).
대덕특구 혁신클러스터 형성과정에 관심을 가진 연구는 종종 진화적 관점에서 논의되었는데, 그 대상을 특구 자체로 한정지었다(설성수 외, 2002; 임덕순 외, 2004; 최송호, 2008; 송성수, 2009; 황두희 외, 2018). 그러나 대덕특구 내 산업단지가 확장되어 오면서 대덕특구가 대전시 내에서 가지는 산업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한편, 특구 내 산업활동이 특구의 첨단과학 분야에 한정되지 않게 되어(강병수, 2004), 연구개발특구의 산업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전시 스케일의 광역적인 접근이 필요하다(이선제·정선양, 2014; 황두희 외, 2018).
대덕특구 행위자 네트워크 관련 연구들은 연구대상을 연구단지·특구로 한정짓지는 않았지만 설문 등 주요 조사는 대덕특구 입주자 및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하였다(고석찬·김인환, 1999; 신동호, 2004; 이상빈 외, 2008). 흥미롭게도, 대덕특구 내 벤처창업이 집중되었던 1990년대에는 기업과 연구기관과 연계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고석찬·김인환, 1999), 2000년대 초반에는 오히려 그 체감도가 감소하였다(신동호, 2004; 이상빈 외, 2008). 이는 특구 내 기업들이 창업 시에는 사업주 출신 기관의 비공식 네트워크에 의지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연계를 유지시켜 줄 시스템은 부족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다만, 연구개발특구특별법 제정 이후 등 대덕특구와 지역의 체계적 상호작용을 위한 제도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이선제·정선양, 2014).
대덕특구 및 대덕특구 내외부 공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은 민완기·신동호(1999), 강병수(2004), 기영석(2004), 강현수(2006), 이상빈 외(2008) 등이 있으며, 2000년대 이후 지역혁신체제(RIS)가 기본적인 이론적 기반이 되어 왔다. 신동호(1998)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 수행된 연구들은 대덕연구단지의 지역사회 연계와 기여를 낮게 서술·평가하였다. 1990년대 중후반까지도 이런 평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오덕성, 1996; 신동호, 1998; 권오혁, 2000). 그러나 1990년 이후 연구단지 북측으로 첨단산업단지들이 조성되어 대전지역의 핵심동력으로 성장하기 시작하고(강병수, 2004; 기영석, 2004), 1990년대 말 파생창업(spin-off)한 벤처기업들이 급증하면서(민완기·신동호, 1999; 권오혁, 2000), 연구특구와 지역경제의 연결성은 더욱 관심을 받게 된다(오덕성·강병주, 2002; 황성호·이재우, 2018; 최인호, 2019).
강병수(2004)는 대전 지역경제에 영향력이 큰 제3, 제4일반산업단지 SWOT 분석을 통해 각 단지에 전통제조업체와 벤처기업이 혼재하고 있으며 클러스터 활성화 관점에서 인력, 기술, 자본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기영석(2004)은 대전의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단지의 연구개발 결과를 구매해 줄 대기업 등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였다. 강현수(2006)는 대덕연구단지의 지역혁신체제 기여도를 살펴보면서 대전의 기존 산업단지 입주기업과 별다른 상호협력이 없는 이유가 이미 전통산업에 맞춰져 있는 기존 기업과 첨단산업을 지원하는 국책연구기관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였다. 류덕위(2007)는 2000년대 초반 대전지역의 산업기반이 대덕특구에서 파생창업한 기업들이 성장하기에 취약했음을 지적하였다. 벤처금융지원의 부족, 관내 세계적 첨단기업의 부재로 기업 성장에 불리했으며, 지역 자체의 낮은 수요와 높은 토지가격도 첨단제조기업 입주에 장애가 되었다. 이상빈 외(2008)는 설문조사를 통해 대덕특구 내 기업네트워크에 있어서 지리적 근접성이 잘 활용되지 않았다고 진단하였다. 특히 특구 내 기업들은 대전시 내부뿐 아니라 특구 내에서도 별다른 정보를 찾지 않았으며, 주로 해외 또는 현지공급자에게 정보를 수득하고 있었다. 다만 생산 원재료의 조달은 지역공급자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이었다.
황성호·이재우(2018)는 대덕특구 내 산업단지인 대덕테크노밸리 입주기업의 유입과 유출을 고찰하였다. 입주기업 업종은 일반적인 산업단지와 비슷한 기계, 금속 위주였으며, 75.7%가 직선거리 10km 미만에서 유입했다. 또, 시내 유입은 소기업 위주, 시외 유입은 대기업 위주였다. 최인호(2019)는 대덕특구가 특구지정 이후 보인 외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탑-다운식의 국책연구 중심으로 운용되어 지역 산업기반과의 연계가 여전히 부족하며, 결국 지역기업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해 대덕특구발전에 한계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수요 창출을 위한 지자체 역량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주문했다.
산업정책·입지 관점에서 대전을 다룬 연구로는, 강병수(2001), 신희권(2003), 길병옥·최병학(2007), 심재권(2008), 강병주(2011), 박재수·박정용(2015) 등이 있다. 강병수(2001)는 대전시 내 지식기반산업의 활성화를, 길병옥·최병학(2007)은 국방클러스터 특성화를, 신희권(2003)은 첨단문화산업단지 사례를, 박재수·박정용(2015)은 무선통신산업을 정책 제언적 시각에서 다루었다. 강병주(2011)는 대전의 산업지향점을 녹색성장으로 설정하고, 대덕특구 내 관련 전문기관 및 벤처기업 현황을 토대로 그린IT(태양광, 배터리, 배전 등), 녹색기술(그린홈, 수소에너지 등), 녹색환경(폐자원활용, 자연복원 등), 첨단의료복합으로 특화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심재권(2008)은 대전, 충남의 산업별 입지상계수(LQ)와 저출산고령화의 관계를 분석하였으며, 대전의 저출산 고령화 심화와 함께 건설업과 광공업은 쇠퇴하는 반면, 3차 산업 중심의 실버산업은 지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판단하였다.
별도로 확인해 둘 연구로는 노근호·김윤수(2004), 권재중·주경식(2009), 안유정·이만형(2015), 김희철·홍성조(2015) 등이 있다. 권재중·주경식(2009)은 수도권과 대전의 바이오산업의 입지요인을 비교하면서, 서울 중심으로 형성된 바이오산업의 입지가 1990년대 벤처창업 확대로 수도권과 대전으로 양분되었으며, 2010년대 이후 다시 전국으로 확산되어 갔음을 확인하였다. 입지요인으로 서울과 대전은 창업 시기에 중요한 전문인력·기술의 확보와 정부지원 영향이 컸으며, 경기도 지역은 생산과 판매에 집중하기 위한 교통이점, 낮은 지가 등이 관계가 깊었다. 안유정·이만형(2015)은 지역 뿌리내림(embeddedness) 개념을 대전과 충북지역 노후산업단지에 적용하여, 산업단지 내 기업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분석하였다. 입주가 오래된 기업들은 인접 업체와의 공급사슬의 형성 등으로 지역 뿌리내림 현상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홀로는 이전하기 어려운 공간적인 종속성도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노근호·김윤수(2004)는 충북지역 전자정보기기산업 및 바이오산업 업체 읍면동 주소를 바탕으로 혁신클러스터 집적도를 추정하였다. 충북지역의 지역혁신역량은 우수한 것으로 판단되나, 기업지원체계는 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나 생산클러스터와는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철·홍성조(2015)는 수도권과 충청권의 신성장동력산업 업체 읍면동 주소를 이용해 업종별 입지중심점과 집적성향(최근린지수)을 추정하고, 입지중심점의 이동 경향을 살펴보았다. 입지중심점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는 주로 남하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점차 다변화하였다. 집적성향은 대체로 크지 않은 가운데, 제조업은 확산성향을,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집중성향을 보였다.
기존 연구에 비추어 본 연구의 차별성을 정리하면, 대전의 산업클러스터 및 산업입지와 관련해 본 연구와 같이 공간적 접근을 한 연구는 드물다. 기본적인 대전시 도시공간에 대한 연구는 정영환·강인호(2006) 등 다수 축적되어 있으나, 산업에 관련한 공간분석적인 실증연구는 이상빈 외(2008), 황성호·이재우(2018) 등 소수이다. 특히 공장입지 등 입지 기반의 공간분석 연구는 찾기 어려웠는데, 입지정보를 활용한 연구는 김희철·홍성조(2015)가 있었지만 읍면동 단위의 연구였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초광역적인 것이었다.
Ⅲ. 분석의 틀
1. 공간 상관관계 함수
입지의 공간적 관계 분석은 동종(同種) 및 이종(異種) 간 상호 집중과 분산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의 공간적 상관성 연구는 주로 소매업 또는 제조업의 업종별 분포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있다(임재빈·정창무, 2008; 신우진·신우화, 2010; 김희철·홍성조, 2015).
점의 공간적 분포 패턴 분석 방법으로는 최근린거리법, 모란지수법, Getis-Ord’s G, Ripley’s K 함수 등이 있으며, 공간적 직관성을 활용한 응집면적법(신우진, 2001), 연접지수법(임재빈·정창무, 2008) 등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중 Ripley’s K 함수는 동종 점 분포의 집적, 분산을 통계적인 신뢰구간을 따져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응용한 Intertype K12(L12) 분석 방법을 적용하면 이종 간의 상호 집적-분산 관계도 판단할 수 있다(신우진·신우화, 2010).
Ripely’s K 함수는 특정 공간 내 점의 분포가 랜덤분포에 비해 얼마나 집적 또는 분산하였는지를 비교한다. 분석 범위 내 모든 점 간의 거리를 측정하고, 거리가 짧은 측정치부터 순차적으로 나열한 후, 랜덤분포의 경우와 비교한다. 만약 어떤 점 분포의 짧은 거리 빈도가 완전한 랜덤분포의 경우보다 많다면, 해당 분포는 집적성이 있는 점의 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것이 착안점이다(Kiskowski et al., 2009).
Intertype K12은 1번과 2번 타입 점 분포 관계를 분석하는 가운데, 1번 타입의 모든 점에 대해, 반지름을 늘려가며 편입되는 2번 타입 점의 개수를 누적한다. 이것이 랜덤분포의 기댓값보다 크다면 집적 경향을 보이는 것이며, 작다면 분산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랜덤 분포의 기댓값은 몬테 카를로(Monte Carlo) 기법을 이용해 추정하며, 이를 통해 도출한 신뢰구간을 벗어날 정도로 큰 값이 나타난다면 통계적으로 유의한 집적성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Goreaud and Pélissier, 1999).
Intertype L12은 K12함수를 변형한 것으로 대수적 변형을 통해 0보다 크면, 집적성을, 0보다 작으면 배타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인구독립성(population independence)이 전제된다면, 누적함수의 특성상 랜덤 분포의 경우에도 반지름 증가에 따라 절댓값이 증가하므로, 단순히 0을 기준을 하기보다는 99% 신뢰구간 등을 정하여 이보다 큰 절댓값을 가지는지를 확인한다(Goreaud and Pélissier,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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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는 1번 타입과 2번 타입의 상호관계에 따른 Intertype L12(r) 함수의 양태이다. 두 개 타입이 상호 집적성을 가질 경우, <Figure 2(a)>와 같이 L(r) 함수의 값은 크게 증가한다. 점선은 99% 신뢰구간으로, 각기 r 수준에서 점선보다 절댓값이 클 때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한다. 만약 두 개 타입이 상호 관계가 없어 집적성 또는 배타성이 없다면, <Figure 2(b)>와 같이 L(r) 함수는 0에 근사한다. 또, 두 개 타입이 공간적으로 서로 배타적인 관계일 경우 L(r) 함수는 음수로 나타나며 역시 아래쪽 점선보다 밑으로 내려갈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분산관계라 볼 수 있다. L12와 L21은 그 값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같은 결과를 보인다.
2. 네트워크 분석
네트워크 분석은 사회 네트워크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으로도 불리며, 상호 영향을 주는 행위자(즉, 네트워크 참여자) 간의 ‘사회적 관계’를 확인하는 방법론이다(손동원, 2002; 김용학, 2003). Knoke and Kuklinski(1988)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로는 거래, 의사소통(정보 전파), 상호침투(가치관, 사고방식 등의 동화), 도구적(서비스 이용), 감정적, 권위/권력, 친족 관계 등이 있다. 기관/기업 차원에서도 사회적 관계가 존재할 수 있는데(손동원, 2002), 본 연구와 관련해서는 생산의 가치사슬 형성, 기술·사업 정보의 전파, 인력 풀(Pool)의 유지 등이 네트워크의 주된 양태라 할 수 있다.
중심성은 네트워크 참여자 각자가 네트워크 내에서 가지는 성격과 그 수준을 수치화한 것(이수상, 2012)으로, 연결, 고유벡터, 매개, 근접중심성 등이 있다. ‘연결중심성’은 각 노드(네트워크 참여자)가 다른 노드와 연결된 숫자로서 단편적으로는 이 값이 클수록 네트워크 내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는 우회 연결되는 노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 도입된 개념이 ‘근접중심성’으로, 각 노드별로 다른 노드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최단거리를 합해 역수를 취한 것이다. 근접중심성이 높을수록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으며 정보, 자원의 확보와 배분에 유리하다. 연결중심성이나 근접중심성이 낮지만 노드 간 연결의 길목이 되는 노드는 별도의 중요성을 가진다. 이를 수치화한 것을 ‘매개중심성’이라 하며. 매개중심성이 높은 노드는 전체 네트워크 참여자 사이의 정보흐름과 교환에 있어서 중요한 중재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손동원, 2002).
‘고유벡터중심성’은 ‘위세중심성’으로도 불리며, 중심성이 높은 노드와 많이 연결된 노드에 높은 중심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이종상 외, 2018). 기존의 연결중심성과 근접중심성이 모든 노드를 평등하게 보고 ‘연결’ 자체에 초점을 두었던 것에 반해, 고유벡터중심성은 노드의 불평등을 전제로 한다(김희철·안건혁, 2012). 다만, 실제로는 네트워크 내 역할이 크지 않은 노드인데도 근접한 노드의 중심성이 지나치게 반영되어 결과가 왜곡되는 단점도 있다(이재윤, 2011).
직·간접적인 네트워크 관계를 종합 이해하는 것은 중심성 수치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직관적인 시각화가 필요하다. 네트워크 시각화는 그림으로 표현해 구성자들의 네트워크 내 위치(position)를 이해하도록 돕는데, 주로 Kamada and Kawai(KK) 알고리즘이 사용된다(임재빈·정창무, 2008). KK는 비교적 적은 노드(30개 내외)로 구성된 비방향성 네트워크 시각화에 널리 쓰이며, 직·간접적인 연결거리가 가까울수록 가까이 자리를 잡도록 한다(Kamada and Kawai, 1989; Gibson et al., 2012; Gorgoni et al., 2019). 그 결과물은 흥미롭게도 근접중심성보다도 고유벡터중심성이 더 잘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Sharif and Djauhari, 2012; Sasaki et al., 2017).
3. 분석 방법
연구대상 점 데이터는 총 3,268개로, 대전시 관내 등록 공장 3,176개(중분류 기준 38개 업종), 대덕특구 I지구 내 공공 연구·교육기관 및 공공·비영리기관 92개(이하 ‘특구기관’)이다. 제공받은 주소 리스트를 지오코딩하여 공간 좌표를 취득하였으며, 오류 주소는 재조사하여 반영하였다.
아파트형 공장이나 대학의 창업보육센터에 입지하는 공장들은 주소가 같아 단순 지오코딩 시 좌푯값이 같은데, 이 경우 계산에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좌표 겹침을 방지하기 위해 지오코딩한 x, y좌표에 작은 랜덤값을 더하였다. 대덕특구 내 아파트형공장 건물의 일반적인 필지면적은 1,000제곱미터를 넘지 않으므로, 랜덤값은 0~30미터를 무작위 배정하였다. 이 작업은 공간거리를 현실화하였다기보다는 기술상의 것으로, 실제 해석할 경우 조심할 필요가 있다. 실제 공간에서는 단순히 층이 다를 경우는 거리가 없을 수 있고, 대학 내였다면 100미터 이상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30미터는 공간 구분의 최소해상도(즉, 분해능)로 전제하여, 30미터 이하의 값은 모두 30미터와 같은 것으로 판단한다.
공장들은 제10차 표준산업분류 38개 중분류 업종에 따라 고유번호를 가진다. 대전시 관내 공장은 10번부터 34번까지의 제조업종 외에, 35번부터 95번까지 비제조업종이 있다. 추가로 대덕특구 I지구 내 92개 기관들은 하나의 업종으로 간주하여 업종번호 100번을 부여하였다.
동일 업종 내 관계는 Ripley’s K함수를, 이종 업종 간 관계는 Intertype L12 함수 도출로 판단하였으며, 판단결과를 반영하여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작업에는 통계소프트웨어인 R의 SPATSTAT(공간통계), ADS(공간상관관계), SNA(네트워크분석) 패키지 등을 사용하였다.
Ripley’s K와 Intertype L12 함수의 99퍼센트 유의구간은 100,000회의 몬테 카를로 테스트로 추정하였으며, 반지름 30~5,000미터 구간에서 L(r)이 99퍼센트 유의구간을 한 번이라도 초과할 경우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일부 케이스는 반지름 30~100미터 구간에서만 99퍼센트 유의구간을 초과하고 이후 감소하였는데, 이 경우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반면 일부 케이스는 모든 반지름 구간에서 지속적으로 99퍼센트 유의구간에 근접하였으나 한 번도 초과하지는 못하였는데, 이 경우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2)
<Figure 3>은 ‘특구기관’(100)과 ‘전기장비제조업’(28) 간의 L12(r) 그래프이다. 반지름 약 120미터까지는 녹색점선(99퍼센트 유의구간)을 초과하여 이 반경 내에 집적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Figure 4>는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와 ‘전기장비제조업(28)’ 간의 L12(r) 그래프이다. 반지름 약 4,000미터까지 녹색점선을 초과하고 있어 이 반경 내에서 유의한 상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Figure 5>의 ‘특구기관(100)’과 ‘가구 제조업(32)’간의 L12(r) 그래프는 다른 결과를 보인다. 전 구간에서 음수를 보이지만, 아래쪽 99퍼센트 유의구간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특구기관(100)’과 ‘가구 제조업(32)’이 서로 떨어져 입지하려는 배타적인 공간상관성을 가진 것이 의심되지만, 유의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업종32가 '특구기관(100)'과 떨어져 있긴 하지만 일부는 '특구기관(100)'의 남동측 지점에 밀집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생각된다.
Ⅳ. 분석의 결과
1. 대전의 공장입지 현황과 대덕특구의 특성
대전시 내 설립 신고된 공장 3,176개소 중 산업단지(대덕특구 I 지구 포함) 내 공장(계획입지)은 1,916개소이고, 그 외 공장(개별입지)은 1,260개소로 계획입지 비율(60.3%)이 높은 편이다(<Figure 6> 참조). 가장 다수를 이루는 업종은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3)으로 649개소이며,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25)’ 387개소,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 395개소, ‘전기장비제조업(28)’ 323개소,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 290개소 순이다(<Table 1> 참조). 1990년대 초반까지도 대전 산업은 섬유·가죽, 종이·인쇄 등 전통적인 노동집약산업 중심이었으나(최영출, 1994), 현재는 금속가공, 전기전자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0개소 이상 입지업종 중 개별입지 비율이 높은 업종은 ‘의복, 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14)’ 96.7%,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18)’ 92.9%, ‘기타 제품 제조업(33)’ 79.4%, ‘가구 제조업(32)’ 75.0%, ‘음료 제조업(11)’ 72.9% 순이다.
대전의 산업단지는 대전1, 2일반산업단지(231.3ha, 1969년~1979년 조성), 대전3, 4일반산업단지(319.5ha, 1989~1993년 조성 후 2005년까지 추가조성, 2008년 대덕산업단지로 개칭), 대덕테크노밸리(427.0ha, 2001년~2009년 조성), 대전하소친환경산업단지(30.6ha, 2014년~2018년 조성)가 있으며, 대덕특구 I지구도 국가산업단지로서 포함할 수 있다(출처: 대전광역시 홈페이지 산업단지 현황). 등록 공장수는 대덕테크노벨리가 772개소, 대전1, 2산업단지가 381개소, 3, 4산업단지가 388개소이다. 대덕특구 1지구(구 대덕연구단지) 내 공장도 349개소에 이르는데, 벤처기업 등이 많아 변화폭이 크다(<Table 1> 참조). 공장수와 근로자수로는 대덕테크노밸리가 3, 4산업단지에 비해 규모가 크지만, 생산액 기준으로는 대덕테크노밸리(22,418명, 17,928억 원)와 대전3, 4산업단지(11,709명, 18,303억 원)가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대전1, 2산업단지의 근로자수와 생산액은 4,513명, 8,059억 원이다(2018년 4분기 기준).
산업단지별 업종구성은 대전1,2산단과 3,4산단은 비교적 유사한 반면, 대덕테크노밸리는 구별된다. 경공업(업종10~19)의 경우 대전1, 2산단과 3, 4산단은 전체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대덕테크노밸리는 0.3%에 불과하다. 반면 대덕테크노밸리는 1, 2산단과 3, 4산단에 비해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 ‘전기장비 제조업(28)’,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1, 2산단과 3, 4산단이 대덕연구단지와 독립적으로 개발된 반면, 대덕테크노밸리는 혁신클러스터 개념을 바탕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대덕특구의 입주기관은 총 1,876개로, 45개 연구·교육기관, 47개 비연구 공공·비영리기관이 소재하고 있으며, 1,784개 기업이 입지한다(2018년 초 기준)(<Figure 6> 참조). 주 기능은 과학기술 중심지로, 특화 분야는 IT융복합, 바이오메디컬, 나노융합, 정밀기기를 내세운다(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홈페이지). 1970년대는 기계·화학공학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나 80년대 중반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력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충남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의 이전·정착과 반도체·생명공학 혁명에 힘입어 전기·전자·바이오 분야가 강화되었다(송성수, 2009). 그 외 국방·원자력 등 전략산업 연구개발 기관과 업체도 집적하고 있다.
대덕특구 공공 연구·교육기관은 주로 최초 대덕연구단지로 개발된 I지구에 밀집하고 있고(<Figure 7> 참조), 그 외 기업 연구소, 소규모 스타트업기업들도 I지구에 입지하는 경향이 있다. I지구는 개발제한구역을 개발하면서 토지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용적률 등에 특혜를 주는 대신 ‘교육·연구 및 사업화시설구역’으로 묶어 입주와 토지거래에 제한을 두어 왔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시험공장 외에 대규모 공장은 입지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학 등에서 전문인력이 꾸준히 배출되고, 첨단연구장비가 밀집하고 있기 때문에 타 지구보다 소규모 창업에 유리하다(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2017).
최근에는 단순히 ‘모여 있는 공간’에서 벗어나 창업·생산을 유도하는 ‘지원받는 공간’이 되도록 제도보완을 하고 있다(황두희 외, 2018). 황혜란 외(2013)에 따르면, 대덕특구(당시 대덕연구단지) 내 창업열풍은 2000년과 2001년에 최고치를 이뤄 출연연구기관이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최송호, 2008). 이후에는 열풍이 잦아들었으나 당시 창업한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제 나름의 연구·개발·생산 생태계를 구성하였다. 이선제·정선양(2014)도 2000년대 중반이후 생산기능이 확장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기업가적 대학의 역할 강화를 통한 창업기능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II지구(대덕테크노밸리)와 III지구(3, 4산업단지)도 특구에 포함되어 요건에 따라 창업, 기술이전, 펀딩 등의 지원, 각종 세제 혜택 및 가산점을 받는다. 특히 II지구는 본 캠퍼스가 대덕특구 밖에 위치한 대전권 주요대학 등의 창업보육센터가 다수 입주해 있고 대형 지식산업센터가 많아 특구 내외의 혁신 과정을 연계한다.
2. 업종별 공간상관성(집적성) 분석결과
38개 업종 및 ‘대덕특구(100)’ 간 상호 공간상관성을 판단한 결과, 유의한 업종 내, 업종 간 집적성이 확인되었다. 반면, 유의한 업종 내, 업종 간 배타성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99% 유의수준에서 확인되는 유의한 집적관계는 <Table 2>와 같다.
먼저 동일 업종 내 집적성의 경우, Ripley’s K 함수로 분석한 결과 '특구기관(100)', 입지수가 적은 몇몇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조업, 그리고 ‘자동차 및 부품 판매업(45)’, ‘연구개발업(70)’은 통계적으로 유의한(99%) 수준으로 집적성이 있었다. 집적성이 확인된 제조업종을 나열하면 ‘식료품제조업(10)’, ‘섬유제품 제조업; 의복 제외(13)’, ‘의복, 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14)’, ‘목재 및 나무제품 제조업; 가구 제외(16)’,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18)’,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21)’,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제조업(22)’,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23)’, ‘1차 금속 제조업(24)’,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기계 및 가구 제외(25)’,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 ‘전기장비 제조업(28)’,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30)’,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 ‘가구 제조업(32)’, ‘기타 제품 제조업(33)’이다.
이종 업종 간 집적성의 경우, 총 92개 점으로 구성된 ‘특구기관(100)’은 10개 업종과 집적성이 확인되었다. ‘식료품제조업(10)’,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21)’,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 ‘전기장비 제조업(28)’,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 ‘기타 제품 제조업(33)’,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 조절 공급업(35)’이 해당된다.
이 중,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과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은 관내 100개 이상의 공장이 입지하면서도, 연관 업종수는 20개 이하로 적은 업종들로, 상대적으로 '특구기관(100)'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Figure 8> 참조). 업종26(총 395개소)의 소분류업종으로는 ‘반도체 제조업’ 27개소, ‘전자 부품 제조업’ 108개소, ‘컴퓨터 및 주변 장치 제조업’ 60개소, ‘영상 및 음향기기 제조업’ 41개소가 포함된다. 업종27(총 290개소)의 소분류업종으로는 ‘의료용 기기 제조업’ 92개소, ‘측정, 시험, 항해, 제어 및 기타 정밀 기기 제조업’ 187개소, ‘사진장비 및 광학기기 제조업’ 9개소, ‘시계 및 시계 부품 제조업’ 2개소가 포함된다.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21)’과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은 관내 공장이 40~50개로 적긴 하지만 역시 연관업종수가 적어 '특구기관(100)'과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Figure 9> 참조). 업종21(총 52개소)의 소분류업종으로는 ‘기초 의약 물질 및 생물학적 제제 제조업’ 26개소, ‘의약품제조업’ 11개소, ‘의료용품 및 기타 의약 관련제품 제조업’ 15개소가 포함된다. 업종31(총 42개소)의 소분류업종으로는 ‘선박 및 보트 건조업’ 8개소, ‘철도장비 제조업’ 9개소, ‘항공기, 우주선 및 부품 제조업’ 22개소, ‘그 외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3개소가 포함된다.
반면, ‘식료품제조업(10)’,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 ‘전기장비 제조업(28)’,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은 공장수도 많고 연관업종수도 많아 본래 타 업종과 집적관계를 가지는 경향이 있어 '특구기관(100)'과도 집적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Figure 10> Left 참조).
또, 일반적으로 타 업종과 집적관계를 가지는 경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특구기관(100)'과는 유의한 관계를 보이지 않는 업종은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기계 및 가구 제외(25)’,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30)’을 꼽을 수 있다(<Figure 10> Right 참조). 특히 같은 운송장비업인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이 '특구기관(100)'과 밀접한 관계를 보임에도 자동차 제조업인 업종30은 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업종31과 업종30은 대체로 분포가 비슷하지만, 업종31은 특구 주변에만 입지하는데 반해, 업종30은 대전시 외곽에도 입지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 외 업종 34~95는 공장수가 11개 이하로 적고 연관업종수도 16개 이하로 적은 편이다.
3. 네트워크 분석 및 시각화
대덕특구 38개 업종 및 ‘특구기관(100)’의 집적관계는 업종과 업종이 맞물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특구기관(100)’과 ‘건축 기술, 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72)’는 직접적인 집적관계는 보이지 않았으나, 밀접한 업종으로 업종26, 업종27, 업종28, 업종29를 공유함에 따라, 간적접인 상호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62)’도 해당하는데, 역시 업종 26~29를 공유하고 있다.
<Table 3>은 4개 중심성을 추출하고, 고유벡터중심성이 높은 업종부터 내림차순으로 정렬한 것이다. 상위권 업종들은 대전시 산업의 핵심 업종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의 기초가 되는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기계 및 가구 제외(25)’가 가장 높은 고유벡터중심성을 보이며,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30)’,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이 뒤를 따른다. 전체적으로 고유벡터중심성과 매개중심성은 유사한 순위를 보이는 가운데,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제조업(22)’,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23)’이 고유벡터중심성에 비해 매개중심성이 높다.
‘특구기관(100)’은 고유벡터중심성이 31위로 낮고, 매개중심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근접중심성은 가장 높다. 이를 해석하면 ‘특구기관(100)’은 대전시 공장 네트워크 내에서 주류의 입장에 있지 않고 타 업종들이 상호 연계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업종보다도 타 업종들과의 관계적 거리가 가깝고 영향을 미치기 쉽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한 도시의 공장입지가 일반적인 기초 업종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이 당연한 것인 한편, 대전시의 경우 ‘특구기관(100)’이 제 나름의 역할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Figure 11>은 38개 업종(각 숫자는 업종번호)과 ‘특구기관(100)’의 네트워크 관계를 KK알고리즘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각 점(Node)의 크기는 해당 업종의 고유벡터중심성 값에 비례하도록 하였는데, 네트워크 도면 가운데 쪽에 배치된 노드일수록 고유벡터중심성도 큰 경향을 보인다. 또, 동일업종 내 유의한 집적관계가 있는 업종은 원으로 표시하였는데, 중심부에 가까운 경향을 보인다. 연결선(edge)은 Intertype L12 함수를 통해 확인한 유의한 집적관계가 있음을 의미하며, 역시 연결선이 많을수록 중심부에 가까운 경향을 보인다.
‘특구기관(100)’과 가장 긴밀한 업종은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이며, 이들 업종을 거쳐 간접적으로 ‘건축 기술, 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72)’,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62)’, ‘의복, 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14)’가 ‘특구기관(100)’과 관계를 갖게 된다.
‘전기장비 제조업(28)’,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와도 관계가 깊은데, 이들은 고유벡터중심성과 매개중심성이 높은 업종들로 타 업종과의 집적관계를 매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기계 및 가구 제외(25)’,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30)’은 비록 ‘특구기관(100)’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1, 2위의 고유벡터·매개중심성을 가지고 대전시 여타 업종들과 산업관계를 매개한다. 그 외 ‘식료품 제조업(10)’,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18)’, ‘기타 제품 제조업(33)’, ‘섬유제품 제조업; 의복 제외(13)’, ‘출판업(58)’도 관계가 형성된다.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21)’은 <Figure 11>만으로는 해석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본래 업종21은 ‘특구기관(100)’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음에도,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은 물론이고, 직접관계가 없는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기계 및 가구 제외(25)’, ‘건축 기술, 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72)’,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62)’보다도 ‘특구기관(100)’에서 멀리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간접관계가 누적된 결과일수 있으나, 노드 수가 늘어남에 따라 왜곡이 늘어날 수 있는 KK알고리즘의 한계이기도 하다. 또 ‘특구기관(100)’의 고유벡터중심성이 낮아 같이 중심성이 낮은 업종72가 중심성이 높은 업종21보다 바깥쪽에 배치되었을 착시의 우려도 있다. 따라서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노드 수를 줄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Figure 12>는 제조업종(업종10~33)과 ‘특구기관(100)’만을 가지고 KK알고리즘으로 작성한 네트워크 도면이다. 업종21은 업종31, 업종26과 같이 ‘특구기관(100)’에 가깝게 배치되어 있으며,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과 ‘전기장비 제조업(28)’,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이 그 다음 선에 올라와 있다. 제조업종만을 두고 보았을 때, 대전의 산업은 ‘식료품 제조업(10)’,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30)’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이 각 10번대 제조업종의 대표 산업분류번호라는 점에서 수긍할 만한 결과이다. 또 이들 핵심산업과 ‘특구기관(100)’을 중개하는 업종으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과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이 중요한 위치에 있다.
Ⅵ. 결론 및 토론
연구개발특구의 주요 연구·교육기관은 대전의 산업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본래 대덕특구는 대전시의 발전 맥락과 달리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대전시 산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산업단지 등 대전시 공장입지가 대덕특구 중심으로 형성되어감에 따라 연계성이 높아지게 되었다(강현수, 2006).
본 연구는 연구개발중심도시로 알려져 있는 대전의 산업을 조망하면서, 도시 활력의 원동력인 대덕특구와 대전시 생산 산업의 공간적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대전시의 공장입지와 대덕특구 특성을 정리하고, 업종 내·업종 간 공간상관성을 통계기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Ripley’s K 함수 및 Intertype L12함수를 이용해 대전시 내 38개 업종 3,176개소의 등록공장 전체 및 대덕특구 I지구(구 대덕연구단지) 내 92개소의 연구·교육기관 간의 공간입지분석을 실시하였다. 또 네트워크 분석으로서 중심성을 측정하고, 이를 시각화하기 위해 KK알고리즘을 이용한 네트워크 도면을 작성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대덕특구의 연구·교육기관은 전기·전자, 첨단기계, 의료·정밀 산업을 매개로, 전통적 중심산업인 화학, 기계, 경공업으로 연결해 대전시 전체와 연결된다.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은 대덕특구의 특징적 3대 업종이라 할 수 있으며, 이들이 ‘전기장비 제조업(28)’,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 ‘화학 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의약품 제외(20)’,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기계 및 가구 제외(25)’,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30)’으로 집적관계를 확장하고 있다.
둘째, 대덕특구 내 기관들은 전체 공장 네트워크상 주류의 위치에 있지는 않으나, 가장 높은 접근성(근접중심성)을 보인다. 비록 특구 내 기관들의 작은 변화로는 전체 공장 네트워크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대덕특구, 특히 대덕특구지 I지구(구 대덕연구단지)가 대전시 전체 산업네트워크에서 가지는 중요성은 명확히 수립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셋째, 대덕특구와 관련된 비제조업 공장은 연구관련 서비스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건축 기술, 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72)’,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62)’, ‘출판업(58)’, ‘연구개발업(70)’이 주요 업종들로 추후 광주 등 타 연구개발특구 조성 시에 함께 고려해야 할 업종들로 판단된다. 다만 이들 업종이 양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지는 않았다. 이들 업종과 타 업종과의 집적관계도 크지 않았는데,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26)’,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31),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21)’이 이들과 대덕특구가 연결되는 주요 매개자 역할을 하였다.
의외의 결과로는 ‘특구기관(100)’과 ‘의복, 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14)’,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기계 및 가구 제외(25)’ 간의 관계였다. ‘특구기관(100)’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 같았던 업종14는 간접적이나마 집적관계가 있었는데, 그 주요 연결점은 ‘의료, 정밀, 광학 기기 및 시계 제조업(27)’이었다. 반대로 ‘특구기관(100)’과 관계가 깊을 것으로 예상했던 업종25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는데, 업종25가 대덕특구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국방산업과 관계가 깊을 뿐 아니라, 자신을 제외한 37개 생산업종 중 32개 업종과 직접적인 집적관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의외였다. 업종25는 대전시 전역에 입지하고 있는데, 그만큼 자생력이 강해 대덕특구와의 공간적 집적관계가 필요 없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본 연구는 수도권의 기능을 분담하게 될 대전·세종·충청권의 특수한 역할에 주목하는 가운데, 장기적인 연구기반이 될 수 있도록 우선 지역의 기반이 되는 대전시의 산업공간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기존의 특구 중심의 연구들과 차별성을 가지고자 지역화·도시화경제 등의 산업·혁신클러스터 논의보다는 지역혁신체제 이론에 근간하고자 하였다.
과학기술거점인 대덕특구 I지구와 대덕특구 내 산업단지 및 대전시 전반의 공장입지 관계를 살펴볼 때, 대전은 지역혁신체제를 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교육기관과 공장들이 연쇄적인 상호 집적구조를 이루고 있었으며, 그 집적성에서 벗어난 업종은 드물었다. 겨우 10여 년 전에 대덕특구 내 벤처기업들이 지역과 유리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보면 고무적인 결과이다. 연구·교육기관들이 공장들의 산업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할 수는 없었지만, 근접중심성으로는 최고수준에 있다는 것은 오랜 기간 구축되어 온 대전의 연구개발 중심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를 적극 발전시켜나감은 물론 광주, 대구 등에서 추진되는 타 연구개발특구 등의 지역혁신체제 수립에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함에 있어서 공간적 시각에서 접근해 수요·공급 시장을 제공하고 뿌리내림을 유도해야 한다. 대전의 경우 비교적 자유롭게 실험적인 기술을 개발해 저렴하게 이전할 수 있는 공공 연구·교육기관이 대덕특구에 집중해 있고, 대전시 인구 150만 명 외에도 군사 중심지인 계룡시, 국가행정 중심지인 세종시, 의약·식품 중심지인 청주시 등은 특별하고 거대한 배후시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대덕특구 내 기술창업자가 지역 내에서 충분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가치사슬을 연결해 줘야 한다. 이들의 시장을 명확히 해 주지 못할 경우 지역 내 뿌리내림에 실패하고 소멸하거나 무작정 수도권으로 이전할 우려도 있다.
한편으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기반으로 수도권에 비해 빈약한 지역의 금융환경과 국제화 기반시설도 개선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이들 지원이 필수적인 기술중심적인 신생기업이 일정 이상 성장하였을 때 기업환경의 부족을 느끼고 타 지역으로의 이탈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연구특구로의 전환과 비즈니스 엑셀러레이션 등의 제도적 보완, 창업보육센터 개설과 산업단지 확충 등의 물리적 보완 등 혁신클러스터를 형성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으나, 금융과 국제기능은 보다 큰 지역혁신체제의 스케일에서 논의될 때 실현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대전시뿐 아니라 주변 지역의 산업과 인프라를 종합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의 한계로서 본 연구는 공장, 기관의 공간적 집적성을 기준으로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있어, 실제 가치와 인력, 재화 등의 이동과 발현은 분석하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한 기존 연구결과를 참조하는 한편, 지속적인 설문조사, 질적 인터뷰 분석 등을 통한 사례분석 등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본 연구는 민간연구기관의 실질적 영향이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적 기관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민간연구기관의 설치 형태와 규모 등이 매우 다양하고 명시적인 구분이 어려워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지역혁신체제의 현장을 더욱 다각적으로 분석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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