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Planning Association
[ Article ]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61, No. 4, pp.281-293
ISSN: 1226-7147 (Print) 2383-917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6
Received 31 Dec 2025 Revised 10 Jun 2026 Accepted 24 Jun 2026
DOI: https://doi.org/10.17208/jkpa.2026.08.61.4.281

지방자치단체 경사도 규제 기준과 지형 특성의 비교 분석: 조례 기준과 DEM 기반 지형자료를 중심으로

황진후** ; 이상욱*** ; 유영재**** ; 전성우*****
Spatial Characteristics of Local Government Slope Regulation Standards: Comparing Ordinance Criteria with DEM-Based Terrain Data
Hwang, Jin-hoo** ; Lee, Sang-wook*** ; Yoo, Young-jae**** ; Jeon, Seong-woo*****
**Research Professor, OJeong Resilience Institute, Korea University (First Author) i0255278@korea.ac.kr
***Doctorate Candidate, Division of Environmental Science & Ecological Engineering, Korea University dltkddnr8962@korea.ac.kr
****Senior Researcher, Climate Disaster Research Department, Korea Research Institute on Climate Change giftedyoo@kric.re.kr
*****Professor, Division of Environmental Science & Ecological Engineering, Korea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eepps_korea@korea.ac.kr

Correspondence to: *****Professor, Division of Environmental Science & Ecological Engineering, Korea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eepps_korea@korea.ac.kr)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entire set of slope regulation standards stipulated in the Ordinance on Urban or Gun Planning of local governments nationwide and compared them with digital elevation model (DEM)-based topographic data to analyze the conformity between institutional standards and topographic reality. The practical constraints of slope regulation on potentially developable spaces were quantitatively evaluated, targeting development-use areas excluding urban and water areas. As a result of the analysis, the slope standards were set at 10° to 30° for each local government, and even with the same standard, the spatial impact of the regulation varied significantly depending on the region's topographic characteristics. It was found that in flat areas, the effect of slope regulation on development sites is limited. In contrast, in areas with mountainous terrain, a large share of development sites are included in the regulation. This study suggests that gradient regulation should be designed differently to reflect the region's topographic characteristics and spatial structure rather than a uniform development restriction standard, and provides basic data for setting reasonable gradient standards in the future.

Keywords:

Development Permit, Slope Regulation, Ordinance on Urban/Gun Plan, Digital Elevation Model, Land Use Regulation

키워드:

개발행위허가, 경사도 규제, 도시·군계획조례, 수치표고모형, 토지이용 규제

Ⅰ. 서 론

경사도(slope)는 도시계획과 국토이용 관리에서 중요한 입지 결정 요인으로, 지형적 제약을 통해 토지이용의 잠재성과 한계를 결정한다. 경사가 급한 지역은 토사유출, 사면붕괴, 배수 불량 등의 물리적 위험이 높아 기반시설 설치와 개발이 제약되며, 이는 토지의 환경적 수용성과 개발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경사도는 단순히 지형 특성을 넘어 산지 보전, 토양유실 방지, 수문환경 안정화, 생태계 보호, 경관 유지 등 다양한 생태·환경적 기능과 관련된다(Luan et al., 2021; 차아름 외, 2022). 즉, 경사도는 도시 및 비도시지역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복합적 지표로, 도시공간의 형성과 환경적 안정성을 매개하는 핵심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지형적 요인은 도시 확장의 공간적 패턴을 결정짓는 주요 제약으로 작용한다. 도시는 일반적으로 평탄지에서 우선적으로 확장되지만, 가용 토지의 한계에 도달하면 경사지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른바 ‘slope climbing’이라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Shi et al.(2023), Zhou et al.(2021)은 중국의 주요 도시들을 분석하여 경제성장 및 기반시설 확충이 이러한 확장을 촉진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Zhang et al.(2025)은 인구밀도와 경사도의 상호작용이 도시 확장의 공간적 경향을 가속화하며, 사회경제적 압력이 강한 지역일수록 지형 제약이 완화된 형태의 도시확장이 진행된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도시확장이 단순히 지형적 한계에 의해 제약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동력과 정책적 개입이 결합된 복합적 공간 재편 과정임을 시사한다. 국내 연구에서도 경사도는 도시 스프롤 억제와 녹지축의 유지에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Ryu and Chi, 2021), 저경사지에서 개발이 집중되고 급경사지에서 보전이 유지되는 경향은 경사도가 도시 확장의 경계를 형성함을 보여준다(류지은 외, 2017).

이처럼 경사도는 도시화의 물리적 경계를 규정함과 동시에 환경적 안정성을 조정하는 요인으로 기능하지만, 현실의 도시계획에서는 법적·행정적 규제로 제도화되어 작동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Domingo et al.(2021)은 스페인의 도시계획 조례를 분석하여 경사도와 환경보전구역 지정이 토지전환률을 유의하게 낮춘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지형적 제약이 행정적 규범과 결합할 때, 경사도가 단순한 자연조건을 넘어 제도적 입지 통제 장치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경사도는 도시개발의 물리적 한계를 규정할 뿐 아니라, 행정적 규제와 현실의 지형이 맞물려 작동하는 공간정책의 교차점에 위치한다(Luan et al., 2021).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제도적 구조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근거한다. 이 법은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석채취, 토지분할, 물건의 적치를 개발행위허가 대상으로 규정하며, 경사도 등 구체적인 개발행위허가기준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군계획조례」에 위임되어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지형, 개발 수요, 환경정책 등을 반영하여 경사도 허가기준을 자율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정책적 판단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으나, 동시에 동일한 경사도 기준이라도 지형 조건과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또한 경사도는 도시의 환경적 안정성과 경관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Jiang et al.(2024)은 산악도시에서 경사도 기반의 개발 확장이 경관 단편화를 심화시키고 생태적 연결성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하였으며, 이는 경사도 규제가 단순한 개발 제한을 넘어 도시의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관리수단임을 시사한다. 나아가 경사도와 법적 입지규제가 도시화 확률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Kim and Kim, 2022)는, 경사도가 물리적 제약이자 제도적 변수로서 도시개발 가능성과 환경적 수용성을 동시에 매개함을 보여준다. 결국 경사도는 도시의 공간적 확장, 환경적 안정성, 제도적 통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작동하는 변수로서, 그 규제 기준의 현실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은 도시계획의 합리성과 형평성을 검토하는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 차원에서 각 지자체의 조례상 경사도 기준이 지형 조건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검토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들이 개별 지역이나 사례를 중심으로 제도적 특징을 검토하는 데 머문 반면, 지형적 현실과 행정적 기준의 정합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전국 단위 연구는 부재하다. 이에 본 연구는 전국 시·군·구의 「도시·군계획조례」를 전수 조사하여 경사도 규제 기준의 수치적 특성과 지역별 차이를 분석하고, 각 지자체의 기준값을 수치표고모형(DEM, Digital Elevation Model)에서 산출한 평균 경사값과 비교하였다. 나아가 기준 경사값을 초과하는 토지의 면적 비율과 개발가용지 중 기준 초과 면적의 비중을 정량적으로 산정하여, 경사도 규제가 입지 가능성과 개발 여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별 지형 특성과 경사도 규제 기준 간 정합성을 검토하고, 경사도 규제의 공간적 영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Ⅱ. 재료 및 방법

본 연구는 전국 시·군·구의 「도시·군계획조례」에 규정된 개발행위허가기준 중 경사도 관련 조항을 전수 수집하여, 각 지역의 규제 기준을 정량화하고 지형자료와 비교함으로써 제도적 기준과 지형적 현실 간의 부합성을 평가하였다. 연구는 크게 네 단계로 구성된다(Figure 1).

Figure 1.

Flow chart

첫째,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조례 및 군계획조례에서 경사도 관련 개발행위허가기준을 추출하여 지역별 기준값을 구축하였다. 둘째, 수치표고모형(DEM)을 이용하여 각 지자체 행정구역의 평균 경사도를 산출하고 이를 기준값과 비교하였다. 셋째, 조례 기준값을 초과하는 토지의 면적 비율을 산정하여 행정 기준과 지형 간의 불일치 정도를 평가하였다. 마지막으로, 개발가용지에서 기준 초과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산정하여, 경사도 규제가 개발 가능 영역에 미치는 제약 수준을 분석하였다.

1. 지방자치단체 도시·군계획조례의 경사도 기준 구축

경사도 규제 기준의 지역별 차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2024년 기준 전국 시·군·구의 「도시·군계획조례」를 전수 수집하였다. 자료는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최신 조례 원문을 확보하였으며, 본문 중 ‘개발행위허가의 기준’ 등 경사도 관련 조항을 중심으로 관련 문구를 추출하였다. 자료 구축 과정에서는 자동화 프로그램이나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각 조례 원문을 수작업으로 검토하여 경사도 기준과 적용 조건을 정리하였다.

각 조례의 경사도 기준은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도, 특별자치시, 시, 군 단위의 자치단체별로 정리하고, 수치형으로 명시된 허가기준을 기록하였다. 하나의 지자체에서도 세부 공간유형에 따라 경사도 기준이 달리 설정된 경우가 있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모든 유형별 기준값을 구분하여 기록하였다. 또한 용도지역, 행정구역, 보전 목적 등에 따라 복수의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적용 대상별로 독립된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반면 특정 사업 유형이나 개별 개발행위에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예외 조항은 전국 단위 비교의 일관성을 위해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구축된 자료는 지자체명, 적용 공간유형, 경사도 기준값 및 적용 조건 등의 속성정보를 포함하는 DB 형태로 정리하였으며, 최종적으로 행정구역 단위의 경사도 규제 기준 분포를 비교·분석하는 데 활용하였다.

2. 수치표고모형(DEM)을 이용한 경사도 산정 및 비교

지형 조건을 반영하기 위하여 해상도 10m의 수치표고모형(DEM)을 활용하였다. 도시·군계획조례에서는 경사도를 원칙적으로 현장 측량을 통해 일정 수평거리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전국 단위에서 지형 조건을 일관된 기준으로 비교하기 위해 DEM 기반의 경사도 산정 방법을 적용하였다. 실제 개발행위허가 과정에서는 현장측량 및 수치지형도를 활용하여 경사도를 산정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전국 단위 비교를 위해 10m 해상도의 DEM을 활용하였다. DEM은 전국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클리핑(clipping)하여 각 시·군·구 단위의 경사도를 산정하였으며, 경사 계산에는 ArcGIS Pro의 Spatial Analyst 모듈 내 Slope 함수를 사용하였다. 경사도는 인접 셀 간 고도차를 이용한 1차 미분 기반 알고리즘으로 계산되었으며, 출력값은 도(degree) 단위로 변환하였다. 본 연구의 경사도 분석은 10m×10m 공간해상도를 갖는 셀 단위에서 산정한 후 행정구역 단위로 집계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개별 사업의 허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국 단위에서 경사도 규제와 지형 특성 간의 관계를 비교하기 위한 결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후 각 행정구역별 평균 경사도와 지자체의 조례상 경사도 기준값을 비교하여 두 변수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3. 조례 기준 초과 토지 비율 산정

조례 기준값과 DEM 기반 경사도를 비교하여 각 지역에서 조례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의 면적 비율을 산정하였다. 이를 위해 DEM 경사도 래스터를 각 지자체의 조례 기준값을 기준으로 이진화하고, 기준값을 초과하는 픽셀의 총면적을 행정구역 전체 면적으로 나누어 기준 초과율을 계산하였다. 이때 기준 초과율은 다음 식으로 정의된다(식 (1)).

(1) 

해당 지표는 각 지역에서 행정적으로 설정된 경사도 규제 수준이 지형 조건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나타내며, 제도적 규제가 지형적 현실을 과대 또는 과소 반영하는 정도를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4. 개발가용지 내 경사도 규제의 공간적 제약 평가

경사도 규제가 잠재적 개발 가능 범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하여,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제공하는 대분류 토지피복지도(1:25,000, 2010년대 후반 기준)를 활용하였다. 대분류 토지피복지도는 전국 단위에서 일관된 분류체계를 제공하며, 본 연구는 세부 토지이용 유형의 차이를 분석하기보다 시가화건조지역과 수역을 제외한 잠재적 비개발 공간을 구분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대분류 수준의 분류체계를 적용하였다. 개발가용지는 본 연구에서 정의한 토지피복 기반 개념으로, 전체 국토 중 이미 개발된 시가화건조지역과 물리적으로 개발이 불가능한 수역을 제외한 잠재적 비개발 공간을 의미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발행위허가는 용도지역·용도지구, 기반시설, 환경적 영향 등 다양한 요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된다. 따라서 법적 의미의 개발행위허가 가능지역을 전국 단위에서 일관되게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경사도 규제의 공간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하여 토지피복 기반의 개발가용지 개념을 적용하였다.

분석 과정에서는 개발가용지 내 DEM 기반 경사도를 각 지자체의 조례상 기준값과 비교하여, 기준값을 초과하는 면적의 비율을 산정하였다(식 (2)).

(2) 

해당 지표는 경사도 요인만을 고려하여 규제가 토지피복 기반의 개발 가용지를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정도를 나타내며, 다른 환경적·법적 요인은 분석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러한 접근은 경사도 규제의 공간적 작동 범위와 지역 간 형평성을 진단하고, 전국 단위에서 지형적 현실과 제도적 기준의 관계를 비교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Ⅲ. 결 과

1. 전국 조례 기준 분석

전국 지자체별 도시·군계획조례를 전수 분석한 결과, 개발행위허가 시 적용되는 경사도 기준은 최저 10°에서 최고 30°까지 다양하게 분포하였다.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경기도 수원시와 군포시는 10°를 개발 제한 기준으로 설정하여 완만한 경사에서도 형질변경을 제한하였다. 반대로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주거·상업·공업지역 한정), 경상북도 포항시(읍·면지역 한정), 안동시, 울릉군 등은 30°까지 개발을 허용하고 있어 지형적 제약이 크더라도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비교적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지자체별 단일 기준의 경사도 규제를 가진 지자체를 대상으로 했을 경우 25°를 경사도 기준으로 채택한 지역이 60개 지자체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는 20°를 설정한 지자체가 36개였다. 특히 25°는 도시 개발뿐 아니라 산지관리법의 산지전용허가기준으로도 활용되며, 25°를 채택한 많은 지자체에서는 산지관리법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외 21°를 적용한 지자체가 9개, 15°와 18°를 기준으로 설정한 지자체가 각각 8개 지역에 해당했다(Table 1). 전국 평균 경사도 기준은 21.58°였다(Figure 2, Appendix_Table 1).

Distribution of local governments applying a single fixed slope criterion for development permit

Figure 2.

Spatial distribution of slope criteria(°) for development permission based on local urban·gun planning ordinances in Korea

반면, 하나의 지자체 내에서도 복수의 경사도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었다(Table 2). 이러한 복수 기준 운영은 크게 용도지역을 기준으로 차등화한 경우와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차등화한 경우로 구분된다.

Local governments applying multiple slope criteria by zoning and administrative categories

용도지역별 차등 규제를 실시한 도시는 도시지역 또는 녹지지역에 엄격한 기준을, 비도시지역에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형태가 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지자체는 주거·상업·공업지역에 대해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도시 기능 강화를 고려하고 있었다. 또한 김포시와 같이 개발 가능지역과 보전지역을 구분하여 차등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도 확인되었다.

행정구역 단위로 차등화된 기준을 적용한 사례도 확인되었다. 이들 지자체는 도시화 수준이나 지역 특성의 차이를 고려하여 동일 지자체 내에서도 서로 다른 경사도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일반지역에는 20°를 적용하되, 곶자왈·보전 지역·중산간 지역 등 환경보전 필요성이 높은 지역에는 10°의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등 가장 세분화된 경사도 규제 체계를 운영하였다.

종합하면, 경사도 기준이 높은 지역은 대체로 산악지 비율이 높고 개발압력이 낮은 지역으로, 현실적인 지형 여건을 고려하여 개발 가능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경사도 기준이 낮은 지역은 평야 지대가 넓고 도시화 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개발압력과 난개발 가능성을 고려하여 보다 엄격한 경사도 규제를 적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경사도 규제가 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도시화 압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 수치표고모형(DEM)을 이용한 지자체별 기준경사규제와 평균 경사도 비교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10m 해상도의 수치표고모형(DEM)을 이용하여 행정구역별 평균 경사도를 산정하고, 이를 각 지자체의 도시·군계획조례에 규정된 개발행위허가기준 경사도와 비교하였다. 두 값의 차이는 기준경사도에서 DEM 기반 평균 경사도를 뺀 값(△Slope)으로 정의하였다.

분석 결과, 지자체별 △Slope는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였으며, 동일한 경사도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지형 조건과의 정합성은 현저히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Slope 값이 가장 높은 값을 보인 상위 10개 지자체(Table 3)는 대체로 평균 경사도가 매우 완만하나,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경사도를 설정한 지역이다. 속초시(주거·상업·공업지역)는 기준경사도 30°를 적용하고 있으나, DEM 기반 평균 경사도는 3.48°로 △Slope 값이 26.52°로 나타났으며, 대구광역시의 주거·상업·공업지역 역시 평균 경사도 2.68°에 비해 기준경사도 25°를 적용하여 22.32°의 큰 차이를 보였다. 서해안 지역의 태안군, 서산시, 무안군 등 주요 평야 지역에 위치한 지자체들도 평균 경사도가 10° 미만임에도 25° 내외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지형적 조건에 비해 완화된 경사도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op 10 Local governments with the largest positive ΔSlope

이러한 지역들은 전반적으로 평탄한 지형 비율이 높아 평균 경사도가 낮은 반면, 조례상 경사도 기준은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되어 있었다. 이는 경사도 규제가 개발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Slope가 가장 큰 음의 값을 보인 하위 10개 지자체(Table 4)는 평균 경사도가 높은 산악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였다. 정선군은 평균 경사도가 27.2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반면, 기준경사도는 20°로 설정되어 △Slope가 -7.27°로 나타났으며, 청송군, 무주군, 태백시, 삼척시 등 백두대간 산악 지역에 위치한 지자체의 경우 평균 경사도가 기준경사도를 크게 상회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지역들은 급경사지 비율이 높지만, 이에 비해 조례 기준은 낮게 설정되어 있어 많은 지역이 경사도 규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ottom 10 local governments with the largest negative ΔSlope

특히 과천시나 안양시의 녹지지역과 같이 도시 내부 녹지지역에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에서도 평균 경사도가 기준경사도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타났으며, 이는 경사도 규제가 도시 내 녹지 등 특정 용도지역에서 매우 강한 입지 제한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평균 경사도와 조례 기준 간의 차이만으로는 규제가 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동일한 평균 경사도를 가진 지역이라도 경사도의 공간적 분포에 따라 기준을 초과하는 면적 비율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 절에서는 각 지자체의 조례상 기준을 DEM 기반 경사도 자료에 적용하여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의 비율을 산정함으로써, 경사도 규제가 공간적 제약 효과를 분석하였다.

3. 조례 기준 초과 토지 비율 산정

앞 절에서는 조례상 기준경사도와 DEM 기반 평균 경사도의 차이를 통해 제도적 기준과 지형적 현실 간의 정합성을 비교하였다. 그러나 평균값 비교만으로는 규제가 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동일한 평균 경사도를 가진 지역이라도 경사도의 공간적 분포에 따라 기준 초과 면적의 비율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절에서는 각 지자체의 조례 기준을 DEM 경사도 자료에 적용하여 기준 초과 면적의 비율을 산정하고, 경사도 규제가 공간적 제약 효과를 가지는지를 평가하였다. 해당 지표는 행정구역 전체 면적 대비 기준 초과 면적의 비율로 정의되며, 경사도 규제가 지자체 공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수준을 나타낸다.

분석 결과, 조례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의 비율은 지자체 간 큰 차이를 보였다(Table 5). 기준 초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으로, 전체 면적 1,219.90km2 중 925.67km2가 조례 기준을 초과하여 기준 초과 비율이 75.88%에 달하였다. 이어 청송군(69.89%), 무주군(67.28%), 인제군(67.00%), 삼척시(66.85%), 태백시(66.09%) 등이 높은 기준 초과 비율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산악 지형의 비중이 높고 평균 경사도가 큰 지역으로, 행정적으로 설정된 경사도 기준에 비해 지형이 행정적으로 설정된 경사도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경사도 규제가 해당 지역의 공간 절반에 걸쳐 폭넓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Local governments with the highest proportion of land exceeding slope criteria (Entire administrative area)

반면, 조례 기준 초과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들은 대체로 서해안 및 내륙 평야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Table 6). 충청남도 태안군은 전체 면적 497.34km2 중 기준 초과 면적이 17.21km2에 불과하여 기준 초과 비율이 3.46%로 나타났으며, 평택시(5.08%), 이천시(5.90%), 서산시(6.52%), 무안군(6.66%) 등도 10% 미만의 낮은 기준 초과 비율을 나타냈다. 이들 지역은 행정구역의 대부분이 조례 기준 이하의 경사도로 구성되어 있어 경사도 규제가 공간적 개발 제약 요인으로 작동하는 범위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Local governments with the lowest proportion of land exceeding slope criteria (Entire administrative area)

4. 개발가용지 기준 경사도 규제의 실질적 제약 효과 분석

앞선 분석에서는 행정구역 전체를 대상으로 조례 기준 초과 토지 비율을 산정하였으나, 이는 개발 가능 공간에 대한 규제 효과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절에서는 기 개발된 시가화 건조지역과 개발이 불가능한 수역을 제외한 개발가용지를 대상으로, 경사도 규제가 개발가용지를 어느 정도 제약하는지를 분석하였다(Figure 3).

Figure 3.

Spatial distribution of exceedance rates of slope criteria within developable land

개발 가용지 기준 초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정선군으로 개발 가용지 1,204.35km2 중 922.01km2가 조례 기준을 초과하여 기준 초과 비율이 76.56%에 달하였다. 이어 청송군(71.07%), 무주군(68.34%), 인제군(67.83%), 삼척시(67.73%), 태백시(67.55%) 등 산악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초과 비율을 나타냈다. 이들 지역은 행정구역 전체를 기준으로 한 분석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개발 가용지로 한정하더라도 규제 강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산악 지역에서는 급경사지가 산림지 등 개발가용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경기도 안양시 등 일부 도시지역의 경우 개발 가용지의 면적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기준 초과 비율이 67.04%로 나타났다. 행정구역 단위로 분석하였을 때의 초과 면적인 40.77%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동일 지자체 내에서도 분석 대상 공간을 도시 내 개발가용지로 한정했을 경우 경사도 규제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Table 7).

Local governments with the highest exceedance rates of slope criteria within developable land

반면, 개발가용지 기준 초과 비율이 가장 낮은 지자체들은 대체로 서해안 및 수도권 평야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Table 8). 태안군은 개발가용지 480.87km2 중 기준 초과 면적이 17.11km2로 기준 초과 비율이 3.56%에 불과했다. 평택시(5.86%), 이천시(6.26%), 서산시(7.09%), 무안군(7.41%) 등도 10% 미만의 낮은 기준 초과 비율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개발 가용지의 대부분이 조례 기준 이하의 경사도로 구성되어 있어, 경사도 규제가 개발 가능 영역을 제한하는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ocal governments with the lowest exceedance rates of slope criteria within developable land

한편, 복수의 경사도 기준을 적용하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간 유형별 기준 초과 비율을 분석한 결과, 경사도 규제의 효과는 동일 지자체 내에서도 용도지역 및 행정구역 유형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Table 9).

Exceedance rates of slope criteria within developable land by spatial categories in local governments applying multiple slope standards

먼저, 도시-비도시지역의 구분에 따른 경사도 규제는 다른 차등화 유형과 달리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지자체에서는 비도시지역에 완화된 기준경사도를 적용하였음에도, 개발 가용지 기준 초과 비율은 도시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원주시,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횡성군, 고창군, 광양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규제 효과가 기준경사도의 완화 여부보다 급경사지가 비도시지역에 집중된 지형적 특성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인천광역시와 군산시는 도시·비도시 간 기준경사도를 차등 적용하였음에도 기준 초과 비율이 유사하게 나타나, 지형 조건을 고려하여 규제 효과를 공간적으로 조정한 사례로 해석된다. 인천광역시의 경우 도시지역 15.96%, 비도시지역 15.33%, 군산시의 경우 도시지역 14.52%, 비도시지역 14.19%로 두 공간유형 간 기준 초과 비율의 차이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들 지자체는 도시-비도시 간 기준경사도를 차등 적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사도 규제가 적용되는 공간의 비율은 서로 수렴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는 해당 지자체의 경사도 기준 차등화가 규제 강도를 분리하기보다, 도시와 비도시 간 상이한 지형 조건을 고려하여 규제 효과를 조정하는 기능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녹지지역과 그 외 지역에 서로 다른 경사도 기준을 적용한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개발가용지 내 기준 초과 비율을 분석한 결과, 녹지지역에서 경사도 규제가 일관되게 강한 공간적 제약으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 성남시, 안양시, 과천시의 경우 녹지지역에 12°~15°의 엄격한 기준경사도를 적용하고 있는 반면, 녹지지역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15°~18°의 완화된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녹지지역에서의 기준 초과 비율이 각각 61.32%, 69.10%, 69.67%, 68.9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반면, 녹지를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기준 초과 비율이 3.08%에서 16.55% 수준에 그쳐, 녹지지역과 그 외 지역의 규제 효과 차이를 보여준다. 이는 녹지지역이 경사지의 비율이 높은 지역임과 동시에 제도적으로 강화된 경사도 기준이 적용됨으로써, 경사도 규제가 해당 녹지지역에서 입지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거·상업·공업지역과 그 외 지역에 서로 다른 경사도 기준을 적용한 지자체에서도 두 공간유형 간 규제 효과는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대구광역시, 속초시, 창원시는 주거·상업·공업지역에 완화된 기준경사도를 적용하고, 그 외 지역에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였다. 이에 따라 주거·상업·공업지역의 기준 초과 비율은 각각 1.55%, 0.68%, 0.08%로 매우 낮았으나, 그 외 지역은 59.64%, 61.71%, 59.66%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주거·상업·공업지역이 대체로 평탄한 지형에 위치하여 경사도 규제의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그 외 지역은 급경사지 비율이 높고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어 경사도 규제가 개발 제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김포시의 경우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공간유형을 시가화지역, 유보지역, 보전지역으로 구분하여 서로 다른 경사도 기준을 적용하는 지역이다. 시가화·유보지역에는 18°의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반면, 보전지역에서는 11°의 강화된 기준을 설정한다. 이에 따라 시가화지역 및 유보지역에서는 기준 초과 비율이 4.25%인 반면, 보전지역에서는 28.77%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공간유형별 기능과 관리 목적에 따라 규제 강도를 분리하여 적용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행정구역 단위로 경사도 기준을 차등 적용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개발가용지 내 기준 초과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동일 지자체 내부에서도 하위 행정구역에 따라 경사도 규제 수준의 차이가 나타났다. 포항시는 동 지역과 읍면지역을 구분하여 기준을 적용하였으며, 기준 초과 비율은 각각 31.85%, 26.59%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일반구 단위로 기준을 차등화한 용인시의 경우 수지구의 기준 초과 비율이 50.3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기흥구 35.12%, 처인구 30.72% 순으로 나타나 하위 행정구역 간 차이가 뚜렷하였다. 파주시 역시 법원읍, 파평면, 적성면 지역이 19.47%, 문산읍과 파주읍 지역이 8.93%, 그 외 지역이 12.87%로 나타나 행정구역별 규제 효과의 차이를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일반지역과 특수지역 간 경사도 규제의 제약 효과가 뚜렷하게 대비되었다. 개발가용지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일반지역에서는 조례 기준 초과 비율이 0.35%에 불과한 반면, 특수지역에서는 기준 초과 비율이 32.61%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 지역의 경사도 규제가 전 지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기보다, 중산간 지역, 보전 필요성이 높은 지역, 보호·관리 대상 지역에 선택적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Ⅳ. 고 찰

본 연구의 분석 결과,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경사도 규제 기준은 최저 10°에서 최고 30°까지 폭넓게 분포하였으며, 이는 지역별 지형적 특성과 개발 수요, 환경 보전 등 다양한 요인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기준은 각 지자체의 물리적·사회적 여건을 고려하여 설정되었으나, 지형 조건과의 관계를 함께 검토할 때 규제의 실효성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개발가용지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경사도 규제의 영향은 지자체 간 큰 편차를 보였다. 태안군 등 평탄한 지역에서는 개발가용지의 5% 미만만이 경사도 기준을 초과한 반면, 정선군 등 산악지역에서는 70% 이상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었다. 기준 경사 초과 지역이 낮은 지역에서는 경사도 규제가 입지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높은 지역에서는 개발가용지 대부분이 규제 대상이 되어 공간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점에서 동일 지자체 내에서도 공간 특성에 따라 차등화된 경사도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지자체는 용도지역, 행정구역 또는 보전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경사도를 적용하고 있었으며, 보전 필요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엄격한 기준을, 개발이 허용되는 지역에서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공간 특성에 맞는 차등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는 경사도 규제가 단순한 개발 제한 수단이 아니라 공간유형과 관리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는 계획 수단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경사도 기준의 절대적 수치보다 해당 기준이 지역에 미치는 규제 효과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지자체의 경사도 규제 기준 설정 및 개정 과정에서는 단순히 인접 지자체의 기준을 준용하거나 획일적인 수치를 적용하기보다, 지역의 평균 경사도와 지형 특성, 규제 대상 면적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제시한 기준 초과율과 개발가용지 내 규제 비율과 같은 지표는 경사도 규제의 영향 수준을 진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경사도는 개발 적정성을 판단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 개발행위허가 과정에서는 재해위험, 환경보전 가치, 생태적 민감성, 기반시설 수용능력 및 지역별 개발 수요 등이 함께 검토되므로, 향후에는 경사도 규제와 다양한 입지·환경 요인을 통합적으로 반영하는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기후변화로 산사태와 집중호우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경사도 기준은 단순한 개발 억제 수단이 아니라 재해위험 관리와 환경보전을 아우르는 공간계획 수단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경사도 규제의 작동 방식을 전국 단위에서 비교·분석하기 위해 몇 가지 해석상의 전제를 두었다. 본 연구에서 정의한 개발가용지는 토지피복을 기준으로 시가화건조지역과 수역을 제외한 잠재적 비개발지 공간으로, 법·제도적 의미의 개발행위허가 가능지역과는 구분된다. 이는 용도지역, 환경규제, 농지·산지 관련 규제 등 다양한 제도적 요인을 전국 단위에서 일관되게 반영하기 어렵고, 경사도 규제가 토지피복 기반 개발가용지에 미치는 영향을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연구 목적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개발가용지 내 기준 초과 비율은 특정 지역의 개발 가능 면적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라, 경사도 규제가 잠재적 토지이용 공간에 미치는 제약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접근은 지역 간 경사도 규제의 영향을 비교하는 데 유용하지만, 개발 가능성은 용도지역, 환경규제, 기반시설 여건, 관련 법령 등 다양한 제도적·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경사도 산정 방식 역시 개발행위 허가 과정에서는 관련 법령 및 지침에 따라 수치지형도 또는 현장측량 등을 활용하며, 지자체별 세부 기준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반면 본 연구에서는 전국 단위에서 지형 조건과 경사도 규제를 일관된 기준으로 비교하기 위해 DEM 기반 경사도를 활용하였다. 이에 따라, DEM 기반 경사도는 격자 해상도에 따라 국지적인 지형 변화를 단순화할 수 있으므로, 경사 기준값 부근에서는 측량 결과와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개별 필지 단위의 허가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국 단위에서 경사도 규제의 공간 영향 수준을 비교하기 위한 결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개발 가능성은 경사도뿐 아니라 임목축적, 재해위험, 환경보전지역 지정과 같은 제도적 요인과 도로 접근성, 기반시설 공급 수준, 개발 수요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본 연구에서는 경사도 규제의 독립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이러한 요인들을 포함하지 않았으나, 향후에는 다양한 입지 요인과 사회경제적 변수를 통합하여 경사도 규제가 개발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전국 지자체의 「도시·군계획조례」에 규정된 경사도 규제 기준을 전수 조사하고, 이를 수치표고모형(DEM) 기반의 지형 조건과 비교함으로써 제도적 기준과 지형적 현실 간 부합성을 분석하였다. 개발가용지를 대상으로 한 추가 분석을 통해 경사도 규제가 잠재적 개발 가능 공간에 미치는 제약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사도 규제 기준이 지역별 차이가 크며, 이와 함께 해당 지역의 지형적 특성에 따라 공간적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용도지역이나 행정구역 등에 따라 차등화된 경사도 기준을 부여한 지자체의 경우 공간 기능 및 관리 목적에 따라 규제 효과가 달라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경사도 규제가 획일적인 개발 제한 기준이 아니라, 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기능을 반영하여 유연하게 설계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개발가용지를 고려한 분석은 경사도 규제가 영향을 미치는 공간 범위를 평가하는 데 유용한 접근임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향후 경사도 기준의 합리적 설정과 공간 유형별 차등화된 규제 설계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지형 조건 및 제도적 규제 간의 정합성을 고려한 도시계획 수립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과제번호 RS-2024-00342764)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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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Appendix

Local governments classified by slope criteria for development permission

Figure 1.

Figure 1.
Flow chart

Figure 2.

Figure 2.
Spatial distribution of slope criteria(°) for development permission based on local urban·gun planning ordinances in Korea

Figure 3.

Figure 3.
Spatial distribution of exceedance rates of slope criteria within developable land

Table 1.

Distribution of local governments applying a single fixed slope criterion for development permit

Table 2.

Local governments applying multiple slope criteria by zoning and administrative categories

Table 3.

Top 10 Local governments with the largest positive ΔSlope

Table 4.

Bottom 10 local governments with the largest negative ΔSlope

Table 5.

Local governments with the highest proportion of land exceeding slope criteria (Entire administrative area)

Table 6.

Local governments with the lowest proportion of land exceeding slope criteria (Entire administrative area)

Table 7.

Local governments with the highest exceedance rates of slope criteria within developable land

Table 8.

Local governments with the lowest exceedance rates of slope criteria within developable land

Table 9.

Exceedance rates of slope criteria within developable land by spatial categories in local governments applying multiple slope standards

Appendix_Table 1.

Local governments classified by slope criteria for development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