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미군 공여구역 반환 후 개발 지연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통제집단합성법(SCM)을 통한 의정부시 실증분석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how the 2007 return of U.S. military bases in Uijeongbu, and the prolonged development delays that followed, relate to changes in the city’s industrial structure. Using the Synthetic Control Method, it compares the actual city with a “Synthetic Uijeongbu” built from Gyeonggi-do cities without base returns. Because the donor cities underwent no return, the estimated gap reflects the combined effect of the return and the ensuing delay, not the delay in isolation.
The results indicate an uneven, rather than across-the-board, restructuring of employment composition. Public Administration rose well above the counterfactual; since returned sites mainly hosted public institutions, this is most plausibly read as public-sector employment compensating for delayed private development. Knowledge-based Services, by contrast, stagnated, consistent with Uijeongbu being left out of the capital region’s shift toward a knowledge economy. Aggregate indicators—per-capita GRDP, total employment, and average firm size—did not diverge significantly, suggesting the change was concentrated in employment composition rather than overall activity.
Overall, post-return development delays may act as a localized channel of regional disparity. The findings point to policy options worth considering, such as long-term, low-cost leasing and more flexible regulation, while the single-city design counsels caution in generalizing.
Keywords:
U.S. Military Base Return, Synthetic Control Method (SCM), Regional Industrial Structure, Development Delay, Uijeongbu키워드:
반환공여구역, 통제집단합성법, 지역 산업 구조, 개발 지연, 의정부시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의정부시와 동두천시를 비롯한 경기 북부의 지자체들은 한국전쟁 이후 지난 70여 년간 국가 안보라는 대의명분 아래 국토방위의 중추적 임무를 수행해 왔다. 특히 서울과 인접하여 수도 방어의 전략적 요충지로 기능해 온 의정부시에는 한국군뿐만 아니라 미군도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도심 핵심부에 장기간 주둔해 왔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 탈냉전 기류와 미군의 해외 주둔 전략 재편에 따라 이러한 안보 지형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2002년 한미 양국 국방부 장관은 「연합토지관리계획(Land Partnership Plan, LPP)」에 서명하며 전국의 미군기지를 평택과 대구 등 주요 거점 지역으로 통폐합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의정부시에 위치한 미군기지들 또한 순차적으로 한국 측에 반환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주한미군이 경기도 내에서 점유하고 있던 면적은 총 215km2로 이는 한반도 내 전체 미군기지 면적의 87%에 달하며, 의정부시의 경우 전체 면적(81.54km2)의 약 7%에 해당하는 5.9km2가 미군기지로 사용되어 도시 공간 구조의 물리적 단절을 초래해 왔다. 다만 장기 주둔 기간 동안 미군기지가 군 관련 소비와 고용 등을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한 측면도 존재하므로, 기지의 경제적 역할이 일률적으로 부정적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본 연구는 기지 주둔 자체의 공과(功過)를 평가하기보다, 반환 이후 개발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둔다.
당초 미군기지의 반환은 군사 시설로 인해 낙후되었던 기지촌 이미지를 탈피하고, 단절된 도심 공간을 연결하여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반환 결정 이후 20여 년이 지난 현재, 기대되었던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었으며, 오히려 반환 절차의 지연과 반환 이후 개발사업의 장기 표류로 인해 기존의 소규모 사업체 중심 산업 구조를 대체하지 못한 채 지역 경제의 침체가 가속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장인봉·박한상(2013), 하혜영(2017) 및 구자문·안병국(2024) 등 선행연구 역시 미군 반환공여구역이 미군기지가 위치했던 도시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반환 및 개발 지연으로 인해 인구와 산업 측면에서 장기적인 공동화 현상이 관찰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경제 피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단순한 행정적 지연을 넘어선, 반환 및 개발 과정의 구조적 모순에 기인한다. 현행 제도상 미군이 반환한 기지는 지자체에 무상으로 귀속되거나 양여되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의 일반재산으로 귀속된다. 즉,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해당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국방부로부터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 구조다. 이러한 유상 매각 구조는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선(先)이전 후(後)매각’ 방식으로 추진되는 데서 비롯된다. 국방부는 대체시설 건설에 소요되는 재원을 반환 부지 매각 대금으로 충당하고자 하므로, 반환재산의 매각은 재원조달의 전제가 된다. 이에 국방부는 이전 대상 기지의 매각을 주장하는 반면, 미군기지가 소재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부지의 무상공여를 요구하여 양자의 이해가 충돌해 왔다(국회예산정책처, 2005).
구체적으로 반환 절차는 국방부가 환경 관련 법에 따라 환경오염 정화를 완료한 후, 지자체가 국방부에 부지 매수를 요청하면 지자체와 국방부에서 각각 추천한 국가 공인 감정평가 기관이 토지 가격을 평가하고, 그 산술 평균값으로 매각 대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적, 절차적 장벽이 지자체의 감당 범위를 초과한다는 점이다. 의정부시와 같이 재정자립도가 낮은 경기 북부 지자체의 경우, 도시의 핵심 가용 자원인 반환 공여구역을 공공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하여도 수천억 원에 달하는 토지 매입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개발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게 된다. 2026년 1월 기준 특별법에 따른 국비 지원은 공원이나 도로와 같은 일부 기반 시설 조성에 한정되어,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단지나 기업 유치 용지 매입비는 전액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1)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예를 들어 의정부시에 위치한 캠프 레드클라우드(Camp Red Cloud)의 경우 토지 매입 비용만 약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데 반해 의정부시의 2023년 전체 예산이 약 1조 3천억 원 규모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부지를 매입하여 공공 목적으로의 활용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의정부시의회, 2024.3.12). 또한, 민간 투자를 유치하려 해도 복잡한 매입 절차, 캠프 시어즈 사례와 같이 반환 후 발견되는 추가적인 환경오염 리스크, 그리고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중첩된 규제로 인해 실제 착공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어 사업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구자문·안병국(2024)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반환 공여 부지 69곳 중 실제 개발이 완료된 곳은 2곳뿐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빈터로 방치되어 있거나 한국군에 의해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국가 안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 온 지역에 대해, 반환 과정에서조차 정당한 보상 대신 비용의 전가가 이루어지면서 개발 지연이라는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 토지 매입비 부담, 환경 정화 책임, 중첩 규제 등은 개발이 지연되는 원인에 해당하며, 그 자체가 지역 경제에 직접 작용하는 경로는 아니다. 개발 지연이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전달 경로는 다음과 같이 상정할 수 있다. 첫째, 반환 부지가 장기간 유휴 상태로 남으면서 신규 지식기반산업 등 민간 투자가 입지할 공간적 기회가 차단된다(성장 기회의 상실). 둘째, 막대한 매입비를 전제로 한 민간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 재원으로 조성 가능한 공공기관 유치가 사실상 유일한 현실적 활용 수단으로 남는다(공공부문에 의한 대체). 셋째, 이러한 구조 전환의 부재 속에서 기존의 소규모 사업체 중심 산업 생태계가 그대로 유지된다. 본 연구는 이 가운데 첫 번째와 두 번째 경로를 중심으로 개발 지연의 경제적 효과를 실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통제집단합성법(Synthetic Control Method, SCM)을 적용하여 미군기지 반환을 경험하지 않은 유사 도시들의 가중 조합으로 구성한 ‘합성 의정부(Synthetic Uijeongbu)’를 구축하고, 실제 의정부시의 경제 지표와 비교 분석한다. 이때 추정된 격차는 반환이 없었을 반사실적 경로와 비교한 것으로, 2007년 반환과 그 이후 장기 개발 지연이 결합된 실제 경로의 복합적 효과로 해석한다. 특히 본 연구는 개발 지연의 효과가 인구·종사자 수의 총량적 감소라는 단일한 방향으로 나타나는지, 아니면 도시의 산업 구성을 특정 방향으로 재편하는 형태로 나타나는지에 주목한다. 구체적으로 반환 후 개발 지연이 ① 공공기관 유치를 통한 공공부문 고용의 확대와 ② 지식기반산업의 입지 기회 상실이라는 상반된 두 방향의 구조 변화를 동반하는지를 핵심 연구 질문으로 설정한다.
2. 연구방법 및 범위
통제집단합성법을 통해 의정부와 합성 의정부를 비교하는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처치 시점 이전의 데이터 패턴을 가장 잘 모사하는 가중치 조합을 산출하여 합성 대조군을 생성한다. 이후 실제 의정부시의 관측값과 합성 의정부의 추정값 간의 격차를 계산하여, 기지 개발 지연이 초래한 산업 구조의 왜곡 효과를 정량화한다. 마지막으로 도출된 결과가 통계적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대조군 도시들에 대해 위약 검정(Placebo Test)을 수행하고, 처치 전후의 평균제곱근예측오차(Root Mean Squared Prediction Error) 비율(Post/Pre RMSPE Ratio)을 통해 결과의 강건성(Robustness)을 검증한다. 여기서 Pre-RMSPE는 처치 이전 기간에 실제 의정부시와 합성 의정부시 간 예측오차의 평균적 크기를 나타내며, 값이 작을수록 합성 대조군의 사전 적합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미군 공여구역 반환 및 개발 지연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직접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경기도 의정부시를 처치 지역으로 설정한다. 대조군 집단 또는 통제집단은 경기도 내 31개 시·군 단위 지자체 중 서울과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미군기지 반환이라는 처치를 겪지 않은 17개 지자체로 구성하여 IMF 외환위기,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거시경제적 충격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간적 범위는 1996년부터 2016년까지 총 21년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미군기지 반환 논의가 본격화되었던 2002년 「연합토지관리계획」 체결 이전의 시계열을 충분히 확보하여 모형의 적합도를 높이고, 2007년 실제 반환 개시를 처치 시점으로 잡아 반환 이후 10년 이상의 장기적 효과를 추적하여 미군기지 반환 후 개발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밝혀내고자 한다.
Ⅱ. 선행연구 검토 및 이론 고찰
1. 선행연구 검토
군사기지의 재배치와 반환은 단순한 군사·외교적 사안을 넘어, 지역경제 구조와 도시공간 체계의 재편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건이다. 냉전 종식 이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군 병력 규모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기존 군사기지를 폐쇄하거나 재조정하였으며, 미국 역시 1988년부터 2005년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Base Realignment and Closure(BRAC)’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100개 이상의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폐쇄 또는 재배치를 추진함으로써 군사 인프라의 효율성 제고를 도모하였다(Paloyo et al., 2010). BRAC 프로그램의 초기 네 차례(1988~1995년)를 대상으로 한 Poppert and Herzog(2003)의 분석에 따르면, 약 8년간 총 97개 기지에서 398,592명의 군인 및 국방부 민간 인력이 감축되었으며, 폐쇄된 기지의 총면적 또한 1,878km2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처럼 대규모로 추진된 미국의 군사기지 이전 및 재배치 정책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촉발하였고, 그 경제적·공간적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려는 다양한 후속 연구를 낳았다.
기존 우려와 달리, 미국의 사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다수의 선행연구는 군사기지 폐쇄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거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회복세를 보인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Bradshaw, 1999; Hultquist and Petras, 2012; Poppert and Herzog, 2003).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된다. 첫째, 연방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완화 정책이 성공적인 완충재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Poppert and Herzog(2003)에 따르면, 미국방부 산하 경제조정국(Office of Economic Adjustment, OEA)은 기지 폐쇄 지역에 계획 수립 및 기술 지원을 위한 보조금을 제공하였으며, 폐쇄된 기지의 토지와 시설을 지방자치단체나 개발 당국에 무상 혹은 저가로 양도함으로써 사실상의 공공 자본 투입 효과를 발생시켰다. 둘째, 군사기지 자체가 지역경제와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못한 채 분절된 경제 공간으로 기능했을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하여 Bradshaw(1999)는 군사기지는 물품 구매나 군인들의 소비가 기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되는 경향이 있어 지역 내 타 산업과의 연계성이 낮으며, 이에 따라 기지가 폐쇄되더라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기지 폐쇄의 경제적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초기 연구들은 RIMS II나 IMPLAN과 같은 전통적인 투입-산출 모델을 주로 활용하였으나, 이러한 방식은 자원의 기회비용이나 가격 조정 메커니즘을 반영하지 못해 피해 규모를 과대평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후속 연구들은 역사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계량 경제학적 방법론을 도입하여 보다 정교한 인과관계 규명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Poppert and Herzog(2003)는 패널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지 반환과 인프라 재활용의 시차 효과를 분석하였고, Paloyo et al.(2010)은 GIS를 활용한 버퍼 존 설정과 패널 고정 효과 모형을 적용하여 공간적 범위를 세분화하고 인과관계를 추정하였다. 또한 Lee(2018)는 가장 최근인 2005년 BRAC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주(State) 수준의 경기 변동을 통제한 패널 모형을 적용하여, 기지 폐쇄가 지역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충격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거나 일시적임을 재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법론들은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적절한 비교 대조군을 설정하는 데 있어 여전히 한계를 보인다. 기지 폐쇄 대상 지역과 완벽하게 유사한 경제적 특성을 가진 대조군을 현실에서 찾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데이터 주도적으로 가상의 대조군을 생성하여 비교할 수 있는 통제집단 합성법과 같은 대안적 방법론의 적용이 요구된다.
한편, 미군기지의 재배치 및 조정은 해외 미군 주둔 기지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냉전 종식 이후 독일 내 미군 병력이 1990년 약 21만 명에서 2000년대 중반 6만 4천 명 수준으로 급감한 사례를 분석한 aus dem Moore and Spitz-Oener(2012)는 기지 철수가 지역 노동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임을 실증하였다. 이들은 미군이 완전히 철수한 지역의 민간 고용이 매년 0.4~0.7%씩 감소하였으며,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로 인해 임금 조정 대신 실업률 상승이라는 수량적 조정이 발생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포르투갈 아조레스 제도의 라지스(Lajes) 공군기지 축소 사례를 다룬 Fortuna et al.(2022)은 기지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도서 경제에서 기지 감축이 지역총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가 상당함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는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적 지원과 같은 완화 정책이 동반될 때 이러한 경제적 충격이 상당 부분 상쇄되거나 관리 가능함을 시사하며, 해외 주둔 미군 감축 시 적절한 보상 기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이후 용산, 동두천, 의정부, 평택 등 주요 미군기지의 이전 및 재배치가 진행됨에 따라 관련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 초기 국내 연구는 주로 정책적·제도적 논의에 집중되었다. 2002년 「연합토지관리계획」 개정과 2006년 「주한미군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제정을 기점으로, 하혜영·권용훈(2015)은 민간 투자 난항과 반환 지연 등 기지 재개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발전종합계획의 한계를 검토하였다.
한편, Kim(2018)은 미군기지 반환 이후 한국의 지자체들이 직면한 환경오염과 재개발의 난관을 비판적으로 고찰하였다. 연구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모호한 환경 조항으로 인해 오염 정화 책임이 명확히 규명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에 따른 막대한 정화 비용과 법정 공방이 부지 반환과 재개발을 장기간 지연시키는 핵심 요인임을 밝혔다.
이러한 SOFA 환경조항의 한계는 학술 문헌에 앞서 정부·입법 기관의 공식 진단에서도 확인된다. 협상 실무를 평가한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2003)은 2001년 SOFA에 따라 합의된 「환경보호특별양해각서」가 공지의 급박하고 중대한 위험에 한정되어 오염 치유의 수준과 기한을 정하지 못하고 법적 구속력도 결여하고 있어 실질적 치유책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하였으며, 국회예산정책처(2005) 역시 한국 환경법이 미군시설 구역에 적용된다는 명문 규정이 없어 SOFA 환경조항의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평가하였다. 이는 미군기지가 떠난 후에도 오염과 유휴지 방치라는 문제가 지역 사회에 잔존하여 기지 반환이 즉각적인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시사한다.
이러한 논의는 지방정부의 재정·경제적 손실을 다룬 연구로 이어진다. 장인봉·박한상(2013)과 구자문·안병국(2024)은 반환 공여구역 개발 비용과 환경오염 정화 부담이 지방정부에 전가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국비 지원의 형평성 문제와 더불어 단순한 토지 전환을 넘어선 지역경제 회복과 공간 재구조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정성적 연구들은 지원의 당위성을 확립하고 제도의 구조적 모순을 밝히는 데 기여했으나, 실제 발생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정량적으로 식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최근에는 반환 부지 개발의 효과를 분석한 계량 연구가 등장하고 있다. 이남석 외(2016)는 부산 캠프 하야리아 반환 사례에서 헤도닉 모형을 통해 기지의 공원화가 주변 아파트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박상진·김형규(2020)는 동두천과 의정부를 대상으로 이중차분법 분석을 진행하여, 기지 이전 후 인구와 종사자 수가 감소하고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산업 구조 변화를 포착하였다.
그러나 기존의 국내 실증 연구들은 분석 단위가 미시적이거나(아파트 가격), 대조군 설정에 있어 공간적 상관성이나 주변 지역으로의 파급 효과를 충분히 통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특히 동일 도시 내 행정동 간 비교에 국한될 경우, 기지 반환의 충격이 인접한 대조군 지역으로 전이되는 파급 효과를 간과하여 부정적 영향이 과대 추정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시 단위의 시계열 자료를 활용한 통제집단합성법을 도입하여, 기지 반환이 도시 전체의 경제에 미친 순수한 인과 효과를 실증하고자 한다.
2. 통제집단합성법(Synthetic Control Method, SCM)
통제집단합성법은 Abadie and Gardeazabal(2003)이 제안하고 Abadie et al.(2010; 2015)이 체계화한 준실험적 방법론으로, 단일 대조 지역을 임의로 고르던 전통적 비교 연구의 한계를 넘어 잠재적 대조군 집단(Donor Pool) 내 여러 지역에 데이터 주도적으로 가중치를 부여·결합하여, 처치 이전 처치 지역의 특성과 추세를 가장 유사하게 모사하는 가상의 합성 통제집단(Synthetic Control Unit)을 구성한다.
본 연구가 기존의 이중차분법 대신 통제집단합성법을 도입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평행 추세 가정(Parallel Trend Assumption)의 완화이다. 군사기지 도시는 기지촌 형성 등 고유한 역사적·산업적 경로를 겪어왔기에, 기지가 없는 일반 도시를 대조군으로 설정할 경우 두 집단이 사전에 동일한 추세를 보였을 것이라는 가정을 충족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Abadie et al.(2010)은 캘리포니아 담배 규제 정책 연구를 통해, 통제집단합성법이 처치 이전의 결과변수 경로를 매칭함으로써 관찰되지 않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요인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는 본 연구와 같이 도시 쇠퇴나 성장의 경로가 상이할 수 있는 도시 간 비교 분석에서 추정의 편향을 최소화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둘째, 자의적 대조군 선정에 따른 선택 편향의 완화이다. 연구자가 임의로 비교 대상을 선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관적 개입을 배제하고,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으로 구성된 ‘합성된 반사실(counterfactual)’을 구축함으로써 추정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다.
통제집단합성법은 초기 연구에서 바스크 지방의 분리주의 테러가 경제성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Abadie and Gardeazabal(2003)에 의해 제시되었으며, 이후 캘리포니아주 금연정책의 효과를 평가한 Abadie et al.(2010)을 통해 정책평가 분야의 표준적 도구로 확산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도시 및 지역 정책 분야에서 지역별 이질성과 시계열적 맥락을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는 도시재생, 기반 시설 투자, 균형발전정책 등 공간적으로 한정된 개입의 효과를 측정하는 데 통제집단합성법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Hanson and Rohlin(2021)은 도시 재개발 인센티브(STURIs) 정책평가 방법론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며, 통제집단합성법이 정책 대상 선정의 비무작위성으로 인한 내생적 선택 편의를 극복하는 데 탁월한 도구임을 강조하였다. 실제 적용 사례로 Scavette(2023)은 미국 뉴저지주 기업 특구의 고용 효과를 분석하는 데 본 방법론을 적용하여 기존 회귀분석의 한계를 보완하였으며, Castillo et al.(2017)은 아르헨티나의 관광 개발 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와 타 산업으로의 파급 효과를 규명하였다. 또한 Li et al.(2020)은 중국 고속철도 건설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며 도시 간 발전 격차를 해석하는 데 SCM이 유효함을 보였고, Stokan et al.(2026)은 주택 개보수 투자가 인종 간 자산 가치 형평성(equity)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방법론의 활용 범위를 사회적 가치 평가로까지 확장하였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도시 개발 및 재생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통제집단합성법을 적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김혜림·문태헌(2023)은 혁신도시 조성 정책이 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으나, 지역 인구 분야에는 긍정적이고 뚜렷한 효과가 있음을 밝혔으며, 최도형 외(2025)는 수도권 2기 신도시 개발이 서울의 인구 분산이라는 정책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했는지 규명하였다. 또한, 최충·이상협(2021)은 조선업 분야의 구조조정이 주변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를 확인하였고, 김민규 외(2024)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상권활력도에 미치는 영향, 김슬기 외(2025)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지가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 등 도시의 변화를 다양한 측면에서 실증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통제집단합성법이 정책의 단순한 ‘유무’를 넘어, 시차적 변화와 공간적 파급 효과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데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선행 연구의 흐름은 국방 시설 이전이나 미군기지 반환과 같이 공간적·사회적 충격을 동반한 대규모 정책평가에 통제집단합성법의 적용 가능성이 큼을 시사한다. 기지 반환은 특정 구역에 국한되어 발생하므로 적절한 통제집단 설정이 어려우나, 통제집단합성법은 개입 이전의 구조적 특성을 기준으로 ‘유사 도시’의 가중조합을 구성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반사실적 경로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통제집단합성법을 통해 기지 반환이 도시 경제에 미친 인과 효과를 식별하고, 정책의 시차적 영향과 구조적 변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Abadie et al.(2010)이 제시한 잠재적 결과 접근법을 기반으로 모형을 설정한다. 분석 대상이 되는 총 J+1개의 도시가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첫 번째 도시(i = 1)는 T0 시점 이후 기지 반환이라는 처치(treatment)를 받았으며, 나머지 J개의 도시(i = 2, ⋯ , J+1)는 처치를 받지 않은 대조군 집단이라 하자. 이때 시점 t(1 ≤ t ≤ T) 에서 처치 지역의 관측된 결과변수 Y1t와 처치가 없었을 경우의 잠재적 결과
의 차이, 즉 기지 반환의 효과 α1t는 아래 식 (1)과 같이 정의된다.
| (1) |
여기서 Y1t는 실제 관측 가능한 값이지만, 반환이 없었을 경우의 결과인
은 관측할 수 없는 반사실이다. 통제집단합성법은 대조군에 속한 J개 도시에 가중치 벡터 W = (w2, ⋯ ,WJ+ 1)′를 부여하여 선형 결합함으로써
을 추정한다. 이때 가중치 wj ≥ 0 이며
을 만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구성된 합성 대조군의 결과변수
은 아래 식 (2)과 같이 표현된다.
| (2) |
결과적으로 기지 반환 이후(t > T0)의 효과 추정치
는 실제 처치 도시의 관측값과 합성된 대조군 추정값 간의 차이(Y1t -
)로 계산된다.
그렇다면 최적의 가중치 W*은 어떻게 계산되는가? 통제집단합성법은 처치 이전 기간(t ≤ T0)동안 처치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설명하도록 가중치를 결정한다. 즉, 처치 이전의 결과변수 및 예측변수(predictors)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아래 식 (3)과 같은 최적화 문제를 통해 W*가 산출된다.
| (3) |
X1은 처치 지역(i = 1)의 처치 이전(t ≤ T0) 특성 벡터이고, X0는 대조군 지역들의 특성을 담은 k × J 행렬이다. V는 각 변수의 예측력에 따라 중요도를 부여하는 대각행렬로, 일반적으로 처치 이전 기간의 결과변수에 대한 평균제곱예측오차(Mean Squared Prediction Error, MSPE)를 최소화하도록 선택된다.
한편, 통제집단합성법은 전통적 회귀분석과 달리 대표본 이론에 근거한 표준오차를 산출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추정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Abadie et al.(2010)의 순열(permutation) 기반 위약 검정으로 평가하고, 결과가 특정 대조군 도시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지를 Abadie et al.(2015)의 Leave-One-Out 분석으로 검증한다. 두 검정의 구체적 적용 절차와 결과는 Ⅳ장에서 기술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처치 변수와 그 해석에는 다음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관측되는 외생적 변화는 2007년 미군기지의 반환이며, 합성 대조군은 이러한 반환을 경험하지 않은 도시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처치 이후 실제 의정부시와 합성 의정부시 간의 격차는 엄밀히 말해 ‘개발 지연만의 순효과’가 아니다. 본 연구의 합성 대조군은 반환을 경험하지 않은 도시들로 구성되므로, 추정치는 반환이 없었을 반사실적 경로와 비교하여, 2007년 반환과 그 이후 장기 개발 지연을 수반한 실제 경로가 의정부시에 미친 복합적 효과로 해석되어야 한다. 반환이라는 처치는 (i) 미군의 활동·소비 종료라는 직접적 철수 효과와 (ii) 부지의 유휴지화 및 개발 지연 효과를 동시에 내포하므로, 통제집단합성법이 식별하는 격차는 두 효과가 합쳐진 결과이며, 둘을 분리해내지는 못한다.
다만 본 연구가 관측한 변화의 성격은 개발 지연 효과가 지배적임을 시사한다. 단순한 철수는 일차적으로 총고용·총수요의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본 연구가 포착한 핵심 결과는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정체와 공공행정의 상대적 확대와 같은 산업 구성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공공행정의 확대는 반환 부지에 공공기관이 실제로 입지한 결과이고,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정체는 해당 부지가 혁신 클러스터로 개발되지 못한 결과로써, 모두 철수 그 자체보다 반환 부지가 어떻게 활용되었는가(혹은 활용되지 못하였는가)라는 개발 지연 효과와 직접 연결된다. 군사기지가 지역 경제와 분절된 영역(enclave)으로 기능하여 폐쇄의 직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선행 연구(Bradshaw, 1999) 역시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물론 독일과 포르투갈 사례(aus dem Moore and Spitz-Oener, 2012; Fortuna et al., 2022)에서 보듯 철수 자체의 지속적 효과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며, 두 효과의 정량적 분리는 본 연구의 한계로 후술한다.
3. 연구의 차별성
본 연구는 연구 대상과 범위의 측면에서 기존 국내 연구들의 한계를 넘어 도시 차원의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인과 효과를 규명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그간 국내의 미군기지 반환 관련 연구는 주로 「연합토지관리계획」이나 관련 특별법 제정을 배경으로 한 제도적 논의, 환경오염 정화의 책임 문제, 혹은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과 같은 정성적 분석에 집중되어 왔다. 최근 들어 헤도닉 모형이나 이중차분법을 활용한 실증 연구가 일부 시도되었으나, 이는 아파트 가격과 같은 미시적 지표에 국한되거나, 기지 반환의 충격이 인접 지역으로 전이되는 파급 효과를 충분히 통제하지 못해 부정적 영향을 과대 추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비해 본 연구는 분석 단위를 도시 전체로 확장하여 시계열 자료를 구축함으로써, 기지 반환이 도시의 산업 구조 전반에 미친 순수한 인과 효과를 실증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구별된다.
또한, 방법론적으로는, 앞서 논의한 평행추세 가정의 완화와 데이터 주도적 반사실 구성이라는 두 이점을 통해, 기지촌 형성 등 군사도시 특유의 상이한 산업 경로에도 불구하고 추정 편향을 줄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나아가 본 연구는 기존 국내 연구가 주로 인구·종사자 수의 총량적 감소를 지적한 데에서 한 걸음 나아가, 반환 부지의 활용 양상이 도시의 산업 구성을 어떤 방향으로 분기시키는지를 실증한다는 점에서 발견의 측면에서도 차별성을 갖는다.
Ⅲ. 의정부시 미군기지 반환 현황
2002년 체결된 「연합토지관리계획」은 당초 기대와 달리, 의정부시를 비롯한 미군기지 소재 경기 북부 도시들에게 지역 발전의 기회보다는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해당 계획은 기지 반환 일정만을 명시했을 뿐, 반환 이후의 부지 상태, 환경오염 치유 책임, 토지 매입비 부담 주체 등 핵심적인 사안에 대한 구체적 합의나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초기부터 갈등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06년 제정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이하 공여구역법)」 또한 서론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지자체에 과도한 재정 부담을 지우고 있어, 실제 개발 현장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는 기제로 작동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의정부시 관내 미군 기지는 총 9개소이며, 이 중 반환 대상에 포함된 8개소의 총면적은 5,707,399m2에 달한다.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의정부시 반환 대상 공여구역의 과반인 5개 기지(캠프 라과디아, 에세이욘, 홀링워터, 카일, 시어즈)가 2007년에 집중적으로 반환되었다. 이는 의정부시 도시 공간 구조 개편의 물리적 기점이 2007년임을 시사하며, 본 연구가 실증 분석의 처치 시점을 2007년으로 설정한 근거가 된다. 2026년 1월 기준 현재 여전히 미반환 상태로 남아 있는 기지 역시 대부분 실질적인 철수가 진행되었으나 반환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미 반환된 공여구역 일부조차 잦은 정책 변경과 환경 정화 관련 법적 분쟁으로 인해 실질적인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유휴지로 방치되거나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반환 시점과 실제 개발 착수 사이의 시간적 간극이 확대됨에 따라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각 기지의 구체적인 반환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개발이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 중인 사례로는 캠프 홀링워터(Camp Falling Water), 캠프 에세이욘(Camp Essayons), 캠프 라과디아(Camp LaGuardia)를 들 수 있다. 의정부역 전면에 위치한 소규모 기지였던 캠프 홀링워터는 역전 광장 및 근린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며, 캠프 에세이욘 부지에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와 을지대학교 의정부 캠퍼스 및 부속병원이 성공적으로 유치되었다. 캠프 라과디아는 현재 1,400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와 공공청사 단지가 건설 중이다. 이들 기지는 의정부 원도심 일대에 위치한 상주 인원 500명 이하의 소규모 기지로서, 2007년 반환 이후 개발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2007년 동시 반환된 캠프 카일(Camp Kyle)과 캠프 시어즈(Camp Sears)는 반환 부지 개발이 직면하는 난맥상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다만 두 사례에서 나타난 문제는 성격이 구분된다. 캠프 카일에서 관찰된 민간사업자의 초과 수익 논란이나 시장 교체에 따른 사업 방향 번복은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이 공통으로 겪는 지방자치 및 거버넌스 차원의 문제에 가깝다(감사원, 2022; 의정부시의회, 2025.2.11). 반면 캠프 시어즈에서 반환 이후 추가로 발견된 유류 오염과 그에 따른 국방부-민간사업자 간 책임 분쟁은, 토지 매입비 부담 구조 및 SOFA 환경 조항의 모호성 등과 함께 반환 공여구역에 특수한 구조적 문제에 해당한다. 본 연구의 정책적 함의는 후자, 즉 공여구역 반환·개발 제도에 특수한 문제에 초점을 둔다.
과거 미군 유류저장소였던 캠프 시어즈의 경우 절반에 해당하는 구역에 경기북부광역행정타운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어 경기북부경찰청,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등 14개 기관이 입주를 완료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공 개발과 달리 함께 추진되었던 미래 직업 테마파크와 67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건설을 위한 민간 개발의 경우 공사 과정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류 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발견되어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국방부는 매각 전 환경 정화를 완료했으며 암반 오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뜻을 고수하는 반면, 민간사업자는 국방부의 부실 정화로 인해 공사 기간 연장 및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1,16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의정부시의회, 2024.11.4). 위 캠프 카일과 캠프 시어즈의 사례는 국방부, 지자체, 민간사업자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갈등 양상, 그리고 실제 개발 완료까지 겪게 되는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2020년 이후 반환된 캠프 잭슨(Camp Jackson), 캠프 레드 클라우드(Camp Red Cloud)는 지자체가 겪는 공여부지 개발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캠프 잭슨과 캠프 레드 클라우드는 당초 각각 문화예술 복합단지와 E-커머스 물류단지로 계획되었으나, 이후 각각 첨단산업 및 자족 시설 용지와 디자인 클러스터로 계획이 변경된 후, 최근 2025년 안은 다시 ‘디지털헬스케어 복합 허브’와 ‘미디어콘텐츠·AI 산업 거점’으로 제안되는 등 개발 방향이 여러 차례 수정되었다(의정부시의회, 2025.2.11; 경기도, n.d.). 이러한 잦은 계획 변경은 민간 투자자들에게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지자체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부지 매입이 필수적이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막대한 토지 매입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지자체는 결국 민간 주도의 공동주택 개발 등 수익성 위주의 개발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당초 목표했던 지역 경제성장의 청사진을 실현할 동력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캠프 스탠리(Camp Stanley) 역시 이러한 딜레마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캠프 스탠리의 경우 현재 대다수의 병력이 철수하였으나, 기지 남측의 헬리콥터 중간 급유 시설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어 반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의정부시, 2024.5.9). 반환 지연이 장기화되는 동안, 의정부시는 캠프 스탠리의 개발 계획을 ‘액티브 시니어시티’, ‘E-커머스 물류단지’, ‘IT 클러스터’ 등으로 여러 차례 변경해 왔다(의정부시의회, 2024.6.12; 경기도, n.d.). 부지 반환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계획만이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이러한 양상은, 공여구역 문제 해결에 있어 지방정부가 지닌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IV. 통제집단합성법 분석
1. 분석자료 및 분석절차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처치 지역은 의정부시이며, 이에 대한 반사실을 구성하기 위한 대조군 집단은 경기도 내 31개 시·군 단위 지자체 중 지리적·구조적 유사성을 고려하여 설정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통제집단합성법은 대조군 선정에 따른 선택 편향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론이나, 여전히 대조군 집단의 구성에서 연구자의 판단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본 연구의 대조군 집단은 경기도 내 시 단위 지자체 중 분석 기간 내 미군기지 반환이나 신규 이전을 경험한 하남, 파주, 동두천 등을 제외하고, 처치를 경험하지 않은 17개 지자체로 한정하였다(<그림 1> 참조). <표 2>의 기술통계에서 나타나듯 대조군 집단 내 지자체 간 이질성이 존재하나, 통제집단합성법은 대조군 지역들의 선형 결합을 통해 처치 지역의 특성을 최적으로 복제하는 가상의 대조군을 산출한다. 이 과정에서 처치 지역의 사전 추세와 상이한 구조적 특성을 가진 유닛은 최적화 알고리즘에 의해 가중치(wj)가 0으로 수렴하여 자동 배제되므로, 대조군 집단 내의 일부 이질성이 분석 결과의 편향을 초래하지 않는 강건성을 지니며, 이는 대조군 선정에 있어 연구자의 임의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분석 변수의 경우 공여구역 개발 지연이 지역 경제의 구조적 재편에 미친 영향을 다각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설계하였다. 우선 성과 변수로는 산업 구조의 질적 고도화 및 고용 역량을 포착할 수 있는 인구 대비 산업별 종사자 수를 설정하였다. 특히 미군기지의 장기 주둔 및 반환 이후 개발 지연과 연관되어 나타날 수 있는 산업 구조의 특성을 실증하고자, 주요 산업을 ① 공공행정, ② 지식기반 서비스업, ③ 전통 서비스업, ④ 제조업의 4대 핵심 부문으로 세분화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아울러 지역 경제의 총량적 규모와 고용 구조의 특성을 다각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체 종사자 수, 기업규모(사업체당 평균 종사자 수)를 보조 지표로 활용하였다. 다만 기업규모는 산업 구성에 따라 좌우되는 측면이 있어 그 자체로 산업의 영세성을 단정하는 지표라기보다, 지역내총생산 및 지식기반 서비스업 결과와 함께 해석할 때 의미를 갖는 보조 지표로 사용하였다. 이는 통제집단합성법에서 성과 변수가 단순한 수치적 변화를 넘어 지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을 대변해야 한다는 방법론적 취지에 부합한다. 자료는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를 활용하였으며, 분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기준에 따라 지식기반 서비스업(J, K, M, N)과 전통 서비스업(G, H, I, L, R, S)을 재분류하여 투입하였다. 통제집단합성법의 핵심인 최적 가중치 산출을 위해 투입되는 예측 변수(Predictors)로는 인구, 1인당 지역내총생산, 기업 밀도 등 지역의 기초 체력을 반영하는 지표를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처치 시점(T0)을 5개의 주요 미군기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반환된 2007년으로 설정하였다. 2002년 「연합토지관리계획」 체결이 선언적 의미의 충격이었다면, 캠프 라과디아, 에세이욘 등 도심 핵심 부지의 실제 반환이 이루어진 2007년은 개발 기대 심리와 규제라는 현실적 제약이 충돌하며 구조적 왜곡이 실물 경제에 투영되기 시작한 실질적인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또한 분석 기간을 1996~2016년으로 한정함에 따라, 이 기간 내 의정부시에서 발생한 미군기지 반환은 2007년 5개 기지(반환 대상 8개 중 과반)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면적 기준으로는 캠프 스탠리·잭슨·레드클라우드 등 대규모 기지가 2020년 이후 반환되었거나 향후 반환이 예정되어 있으나, 이들은 모두 본 연구의 분석 기간 밖에 위치한다. 더욱이 2007년 반환된 기지들은 원도심 핵심부에 입지한 소규모 부지로서 도심 공간 재편의 물리적 기점에 해당한다. 따라서 미군기지 반환이 기지별로 상이한 시점에 진행된 단계적 과정임에도, 분석 기간 내에서는 2007년을 사실상 단일한 처치 시점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본 연구의 처치 전 기간(1996~2006년)은 Abadie et al.(2010)의 18년 등 대표적 사례에 비해 다소 짧은 편이다. 그러나 Abadie(2021)가 보인 바와 같이 합성 대조군 추정량의 편향은 처치 전 기간의 길이 자체가 아니라 일시적 충격의 크기와 처치 전 시점 수의 비율에 따라 통제되는바, 본 연구는 3년 이동평균 전처리로 일시적 충격을 완화하였으며, <표 3>에서 제시되었듯이 충분히 낮은 Pre-RMSPE를 통해 합성 대조군이 처치 이전의 추세를 충실히 재현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Abadie(2021)가 권고한 처치 시점 백데이팅(backdating) 방식의 시점 위약 검정을 수행하여(5절 참조), 이러한 사전 적합이 특정 처치 연도 설정에 따른 우연한 산물이 아님을 추가로 검증하였다. 아울러 분석의 시간적 범위는 시 단위 사업체·지역내총생산 통계의 가용성에 의해서도 제약된다.
이하 본 연구는 미군기지 반환과 개발 지연이 의정부시 지역 경제 구조에 미친 인과적 효과를 식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4단계의 분석 과정을 수행한다.
첫째, 합성 대조군(synthetic control)의 구성 및 가중치 최적화이다. 시계열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거시경제적 잡음(noise)을 제거하기 위해 3년 이동평균(moving average) 등의 전처리를 선행한 후, 의정부시와 가장 유사한 경제적 궤적을 지닌 가상의 비교 도시를 생성하기 위해 대조군 집단 내 지자체들에 부여할 최적 가중치를 산출한다. 이때 Kaul et al.(2015)이 지적한 바와 같이, 사전 기간의 모든 연도별 결과변수를 예측 변수로 투입할 경우 모델이 결과변수의 단순 시계열 적합에만 과몰입하여 타 경제 지표들의 설명력을 상실시키는 ‘공변량 무력화’ 위험이 존재한다. 반대로 특정 단일 연도의 값만을 투입할 경우, 외환위기 등에서 비롯된 일시적 변동에 과적합 될 우려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결과변수와 통제 변수를 구분하는 두 단계의 변수 구성 전략을 채택하였다.
우선, 1단계로, 결과변수에 대해서는 사전 기간을 전반기(1996~2000년)와 후반기(2001~2006년)로 나누어 각 구간의 평균값을 예측 변수로 투입하였다. 전반기 평균은 외환위기 시기를 포함한 초기 산업 구조의 수준을, 후반기 평균은 처치 직전의 추세를 반영한다. 두 구간 평균을 함께 투입함으로써 합성 대조군이 처치 이전 결과변수의 수준과 추세를 모두 모사하도록 하는 한편, 모든 연도를 투입할 때 발생하는 공변량 무력화와 단일 연도 투입에 따른 잡음 과적합을 동시에 회피하였다. 2단계로, 통제 변수(인구, 1인당 지역내총생산, 기업 밀도)에 대해서는 사전 기간 전체(1996~2006년)의 평균값을 적용하였다. 이는 특정 시점의 우연한 일치가 아닌, 도시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경제 기초 여건이 유사한 비교 대상을 선정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변수 구성은 모든 결과변수에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며, 결과변수의 시계열적 형태를 절약적으로 포착하는 동시에 산업 구조와 경제 규모 등 실질적인 공변량들이 합성 대조군 구성에 유의미하게 기여하도록 보장함으로써 추정의 구조적 타당성을 제고하였다.
둘째, 인과적 효과의 추정 및 시각화이다. 최적화된 가중치를 바탕으로 산출된 ‘합성 의정부’와 ‘실제 의정부’의 인구 대비 산업별 종사자 수 추이를 비교한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07년을 처치 시점(T0)으로 두 궤적 간의 이격(gap)을 측정하며, 이 차이를 미군기지 반환이라는 처치(treatment)로 인해 발생한 누적된 경제적 손실 또는 구조적 변화의 크기(magnitude)로 해석한다.
셋째, 위약 검증(Placebo Test)을 통한 통계적 유의성 검토이다. 통제집단합성법은 전통적인 회귀분석과 달리 표준오차 산출이 어려우므로, Abadie et al.(2010)이 제안한 순열 검정 방식을 차용한다. 처치가 발생하지 않은 대조군 내 모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가상의 처치를 가정하여 통제집단합성법 분석을 반복 수행한 뒤, 의정부시에서 관찰된 효과의 크기가 다른 도시들의 우연한 변동 범위(distribution of placebo effects)를 유의미하게 벗어나는지를 통해 결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한다.
넷째, 분석 결과의 강건성 및 질적 타당성 확보이다. 특정 대조군 유닛이 결과에 과도한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나씩 제외하고 모델을 재추정하는 ‘Leave-One-Out’ 테스트를 수행한다. 아울러 최종적으로 합성 대조군 구성에 높은 가중치가 부여된 도시들과 의정부시 간의 사회·경제적 공통점을 질적으로 재검증한다. 이는 Abadie(2021)가 강조한 양적 결과와 질적 맥락 간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분석 결과의 해석적 신뢰도를 담보하는 최종 단계이다.
2. 합성 대조군의 구성 및 적합도 평가
<표 2>의 기술통계에서 나타나듯, 대조군 집단과 의정부시 간에는 뚜렷한 구조적 이질성이 존재한다. 특히 제조업(t=-15.77***)과 1인당 지역내총생산(t=-12.34***) 등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의정부시는 대조군 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인다. 이는 의정부시가 일반적인 경기도 내 도시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산업적 경로를 걸어왔음을 시사하며, 따라서 단순 평균 비교를 적용할 경우 추정의 심각한 편향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통제집단합성법은 대조군 지역들의 선형 결합을 통해 처치 지역의 특성을 최적으로 복제하는 가상의 대조군을 산출한다. 전통 서비스업(t=0.69)이나 공공행정(t=-1.21)과 같이 통계적 차이가 유의하지 않은 변수들을 통해 비교 가능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제조업과 같이 구조적 격차가 큰 변수들에 대해서는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가중치(W*)를 조정함으로써 의정부시의 고유한 산업 구조까지도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처치 지역의 특성과 부합하지 않는 유닛은 자동적으로 배제되므로, 대조군 집단 내의 일부 이질성이 분석 결과의 강건성을 저해하지 않는다.
실제 분석 결과 <표 3>의 Pre-RMSPE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제조업을 제외한 주요 성과변수에서 합성 의정부시는 처치 이전 실제 의정부시의 경제적 경로를 비교적 정밀하게 재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규모와 지식기반 서비스업 등 변동성이 큰 지표에서도 낮은 오차율을 기록하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구축한 합성 대조군이 2007년 이전 의정부시의 경제적 기반과 시계열적 추세를 매우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2007년 이후 관측되는 실제값과 합성값 간의 격차는 모형의 적합 부족이 아닌, 미군 공여구역 개발 지연이라는 외생적 충격에 의한 인과적 효과로 해석함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 한편, 처치 후/처치 전 RMSPE 비율이 높은 경우, 정책효과가 실제 개입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지식기반 서비스업과 공공행정 분야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 4>에 제시된 합성 대조군 구성의 경우 변수의 특성에 따라 참조하는 도시들의 구성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공공행정과 전통 서비스업의 경우 안양과 수원이 주요 대조군으로 선정되었고, 지식기반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구리와 남양주가 주요 대조군으로 선정되었다. 전체 고용률과 기업규모 등 구조적 지표에서는 남양주와 구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의정부시의 전반적인 산업 구조와 고용이 경기 북부의 전형적인 주거 중심 도시들과 유사한 궤적을 그려왔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결과만으로 반환이 원활히 진행되었을 경우 안양·수원과 유사한 성장 경로를 밟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산업 구조의 불균형적 재편: 공공부문 확대와 지식기반 성장 기회의 상실
분석 결과를 우선 공공행정과 지식기반 서비스업이라는 두 가지 핵심 차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두 부문의 결과는 반환 이후의 개발 지연이 의정부시 산업 구조를 한편으로는 공공부문 의존적인 방향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지식기반 성장 기회의 상실이라는 방향으로 재편하였음을 보여준다.
우선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분석 결과는 미군 공여구역 반환 이후 개발 지연이라는 제도적 조건 아래에서 발생한 미래 성장 동력의 상실을 드러낸다. <그림 2>에서도 드러나듯이 해당 지표는 총 18개 도시 중 5위, 처치 후/처치 전 RMSPE 비율 8.49를 기록하였다. 이는 처치 이후 의정부시와 합성 대조군 간의 괴리가 처치 이전 대비 8.49배 확대되었음을 의미하며, 의정부시가 수도권의 지식 경제 전환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격차에는 경기 북부 전반의 입지·규제 여건이 함께 작용하므로, 개발 지연은 혁신 인프라가 입지할 공간적 기회를 제약한 하나의 경로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지식기반 서비스업 대조군 구성에서 구리(70.1%)와 남양주(20.2%)가 주요 비교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의정부시의 지식기반 서비스업 기반이 경기 동북부의 주거 중심 도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의정부시가 자족 기능을 갖춘 산업 도시로의 성장 경로보다, 주거 중심 도시의 궤적에 가깝게 머물러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IT, BT 클러스터 등 미군 공여구역 부지를 다양한 산업 기반으로 개발하려 했던 계획들이 정체된 상황을 고려할 때 개발 지연이 지역의 혁신 기반이 들어설 공간적 기회를 차단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편, 이러한 지역 경제의 공백은 공공행정 분야에 의해 상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공행정 분야의 분석 결과는 18개 도시 중 2위, 처치 후/처치 전 RMSPE 비율 4.92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의정부시 고용 구조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타 도시 대비 이례적으로 급증했음을 보여준다(<그림 3> 참조). 이는 표면적으로는 공공부문의 성장으로 보일 수 있으나, 지식기반 서비스업 및 제조업의 쇠퇴와 결부하여 해석할 때 심각한 구조적 불균형을 시사한다.
공공행정 분야 대조군 구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안양(63.3%)과 고양(30.4%)은 민간 산업과 공공행정이 균형 있게 성장한 모델이지만, 의정부시는 실제값이 합성값을 크게 상회하는 양상을 보임으로써, 도시의 고용 구성이 민간 투자보다 공공 부문에 상대적으로 기울어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공공행정 고용의 확대는 중앙정부의 행정기관 재배치, 경기 북부의 광역행정 수요 증가 등 여러 외생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곧바로 ‘비효율적 자원 배분’으로 단정하기보다, 캠프 시어즈(경기 북부광역행정 타운)와 캠프 에세이욘(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등 반환 부지에 공공기관이 집중 입지한 사실과 결부하여 민간 개발 지연의 공백을 공공부문이 메운 보상적 대체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개연성이 높다. 즉, 지자체가 높은 토지 매입비를 감당하면서까지 공공기관을 유치한 것은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웠던 정황과 부합하며, 반환 공여구역 개발의 구조적 제약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의정부시가 자족 도시로 나아가기보다, 외부 지원에 기대는 수동적 소비 도시로 남아 있게 됨을 의미하며, 산업 구조의 불균형적 재편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4. 총량·규모 지표에서의 효과 부재와 판별 타당성
공공행정의 확대와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소외로 대변되는 산업 구조의 불균형적 재편이 소비 경제와 고용 기반에는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검토한다. 분석 결과, 전통 서비스업·1인당 지역내 총생산·총 일자리 수·기업규모 등에서는 합성 대조군과 유의한 격차가 관측되지 않았으며, 이는 개발 지연의 효과가 총량적 위축이 아니라 고용의 질적 구성에 집중되어 있음을 방증한다. 본 절에서는 이를 구체화하고 분석 결과의 판별 타당성을 검증한다.
제조업의 경우 Pre-RMSPE가 6.6329, 정규화 Pre-RMSPE가 41.42%로 나타나 사전 적합도가 다른 지표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표 3> 참조). 이에 제조업은 주요 인과 효과 해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다만, 제조업 부재 특성을 행정·주거 중심 도시인 구리(54.8%)·과천(45.2%)으로 포착하였다는 점은, 본 모형이 결과변수의 구조적 특성에 민감하게 반응함을 보여주는 정성적 방증으로 고려할 여지가 있다.
우선 전통 서비스업의 분석 결과는 18개 도시 중 17위, 처치 후/처치 전 RMSPE 비율 0.76을 기록하였다(<그림 4> 참조). 이는 의정부시의 전통 서비스업이 합성 대조군의 경로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격차 없이 유사한 추세를 유지했음(null effect)을 의미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서비스업 합성 대조군의 구성이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고소득 도시인 수원(67.9%)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의정부시가 이와 동조화된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두 가지 층위의 함의를 갖는다.
첫째, 전통 서비스업은 공여구역 반환 지연이라는 외생적 충격의 직접적인 영향권 밖에 위치해 있었다는 점이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등은 지역 주민의 필수재적 소비에 기반하므로, 산업 구조의 변화보다는 인구 규모와 같은 기초 변수에 비례하여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러한 외형적 유사성은 역설적으로 의정부시 서비스업의 저수준 균형 함정(low-level equilibrium trap)을 시사한다. 합성 대조군의 67.9%를 차지하는 수원이 높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서비스업의 질적 고도화를 이룬 도시임에도, 의정부시는 그와 유사한 1인당 서비스업 고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의정부시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대조군 평균을 크게 밑돈다는 점(<표 2> 참조)을 함께 고려하면, 양 도시가 동일한 고용 수준을 공유하더라도 그 고용이 기반하는 소득·부가가치 수준에서는 격차가 존재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질적 격차는 본 연구의 통제집단합성법이 직접 식별한 처치효과라기보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소득 기반의 구조적 수준 차이로부터 추론되는 해석이라는 점을 밝혀 둔다.
한편,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을 진단하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 총 일자리 수와 기업규모 지표는 의정부시가 겪은 구조적 고착화의 실체를 더욱 명확히 드러낸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의 경우 분석 결과 16위, 비율 1.44로 나타났으며, 총 일자리 수 분석 결과도 유사하게 14위, 비율 1.31로 나타났다. 이는 미군 공여구역 개발 지연이 대량 실업과 같은 즉각적인 양적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그림 5>, <그림 6> 참조).
대조군 구성을 보면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고양(68.3%)이, 총 일자리는 남양주(69.1%)가 가중치의 과반을 차지한다. 두 도시 모두 서울에 인접한 경기 북부의 대표적 주거 위성도시라는 점은, 의정부시의 총량적 산출과 고용이 자족적 산업 거점이 아니라 서울의 배후 주거지로서의 경로를 따라 형성되어 왔음을 시사한다. 즉 개발 지연이 총량의 붕괴를 초래하지는 않았으나, 동시에 의정부가 주거 위성도시의 평균적 궤적을 넘어 독자적 성장으로 도약하지도 못했음을 함께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양적 수준의 유지가 곧 질적 도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업규모 지표는 18개 도시 중 최하위인 18위(비율 0.35)로, 실제 의정부의 사업체 규모가 처치 전후 합성 대조군의 경로와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여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그림 7> 참조). 이는 개발 지연이 사업체 규모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결국 총량(지역내총생산·일자리)과 규모(기업규모) 지표가 모두 합성 대조군과 괴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의정부가 겪은 변화가 총량적 위축이나 사업체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고용의 질적 구성(지식기반 서비스업의 위축과 공공행정의 보상적 확대, IV-3)에 집중되어 있었음을 역으로 분명히 한다.
종합하면, 미군 공여구역 개발 지연은 도시의 경제 활동 자체를 멈추게 한 것이 아니라, 대기업 유치나 혁신 기업의 성장이 제약된 가운데 소규모 사업체 중심의 고용 구조가 지속되는 형태로 도시의 산업 구성이 고착되었다. 이는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고용률의 변화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의정부시가 대기업·혁신기업의 성장이 제약된 채 소규모 사업체 중심의 고용 구조와 외부 소득 의존이 지속되는 베드타운형 구조로 고착되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5. 통계적 유의성 및 강건성 검증
<표 3>에서 제시한 Pre-RMSPE는 실제 의정부시와 합성 의정부시 간의 처치 전 예측오차를 나타내며, 합성 대조군이 각 성과 변수의 처치 전 경로를 얼마나 정밀하게 재현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이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사전 적합도가 높음을 의미하지만, RMSPE는 변수의 단위와 규모에 따라 절대적 크기가 달라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아래와 같이 처치 전 평균값 대비 Pre-RMSPE의 비율, 즉 정규화 Pre-RMSPE(%)를 산출하여 변수 간 적합도를 비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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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활용한 7개 지표 중 제조업(41.42%)을 제외한 지식기반 서비스업(2.36%), 공공행정(4.92%) 등 6개 지표가 모두 5% 미만의 오차율을 기록하였다. 이는 제조업 데이터의 고유한 변동성을 제외하면, 합성 대조군이 의정부시의 산업적 특성과 추세를 매우 충실히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본 분석은 총 18개 도시(처치 지역 1개, 대조군 17개)라는 제한된 표본을 대상으로 수행되므로, 일반적인 대표본 이론에 근거한 p-value 검정 방식을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Abadie et al.(2010)이 제안한 순열 검정 논리에 기반한 위약 검증을 시행하였다. 이는 대조군에 포함된 모든 도시가 가상의 처치를 받았다고 가정하고 위약 효과를 산출한 뒤, 실제 의정부시의 변화 폭이 전체 분포 내에서 어느 정도의 순위를 차지하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의 핵심 종속변수인 지식기반 서비스업과 공공행정 분야 고용을 중심으로 인과적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과 분석 모델의 강건성을 검증하였다. Abadie et al.(2010)에 따라 처치 이전 평균제곱예측오차(Pre-MSPE)가 의정부시보다 5배를 초과하는 도시는 사전 적합도가 낮은 것으로 보아 시각화에서 제외하였다.
우선 <그림 8>에서 역시 확인할 수 있듯이, 공공행정 분야에서는 필터링된 도시 중 의정부시가 가장 독보적인 양(+)의 격차를 보였다. 이는 의정부시의 공공행정 비중 확대가 타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우연으로 설명하기 힘든 매우 이례적이고 강력한 현상임을 통계적으로 입증한다. 한편,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경우 위약 검증 결과, 의정부시보다 더 큰 음의 격차를 보인 도시로 고양시와 김포시가 식별되었다. 그러나 두 도시의 격차는 의정부시와는 성격이 다른 원인에 기인한다. 고양시는 합성 대조군에 판교테크노밸리를 보유한 성남(26.4%)이 포함되어 합성 추세가 고양시 자체의 산업 잠재력을 상회하도록 상향 추정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 2016년 인구 1,000명당 지식서비스 일자리는 성남 125명, 고양 34명으로 산업 기반의 격차가 크다. 반면 김포시는 한강신도시(2기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급증하면서 1인당 지표의 분모가 확대된 데 따른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최도형 외, 2025 참조).
따라서 두 도시의 하락 폭이 의정부시를 상회함에도, 그 원인은 각각 합성 대조군의 상향 편의(고양)와 신도시 인구 효과(김포)로서 산업 기반 형성이 물리적으로 차단된 의정부시의 구조적 정체와는 구분된다. 다만 의정부시가 위약 분포의 단일 최대 도시는 아니라는 점에서,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유의성은 의정부시가 가장 독보적 격차를 보인 공공행정 부문에 비해 다소 보수적으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 결과가 가중치가 높게 부여된 특정 대조군 도시의 특성에 지나치게 의존(over-fitting)하지 않는지 검증하기 위해 ‘Leave-One-Out(LOO)’ 분석을 추가로 수행하였다. 이는 합성 대조군을 구성하는 주요 대조군 도시를 하나씩 배제하며 반복 추정하는 방식으로, 모델의 민감도를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 분석 결과, 대조군 구성의 변화에 따라, 회색 실선들의 궤적에 일부 변동은 관측되었으나, 실제 의정부시의 추세선(검은 실선)은 여전히 모든 가상의 시나리오 범위를 벗어나 공공행정 분야는 최상단에, 지식기반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최하단에 안정적으로 위치함을 확인하였다(<그림 9> 참조). 이는 본 연구에서 도출된 의정부시의 공공부문 확대와 지식기반 서비스업 침체 현상이 특정 비교 대상의 특이점에 의해 유도된 편향된 결과가 아니며, 어떠한 대조군의 조합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매우 강건한 구조적 변화임을 입증한다.
한편, 미군기지 반환의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처치 시점의 설정이 결과를 좌우하지 않는지 검토하였다. 처치 시점을 실제 반환이 집중된 2007년 전후의 2005~2008년으로 변경하여 시점 위약 검정을 수행한 결과, 모든 시점에서 사전 적합이 낮게 유지되었으며(Pre-RMSPE 공공행정 0.54~0.57, 지식기반 서비스업 0.40~0.45), 의정부시의 순위 또한 공공행정 최상위권(1~3위)·지식기반 서비스업 중상위권(4~7위)으로 안정적이었다(<표 5> 참조). 특히 처치 시점을 2005~2006년으로 앞당길 경우 효과의 크기가 대체적으로 감소하였는데, 이는 2007년 이전에는 합성 대조군과의 격차가 존재하지 않았음(pre-trend 부재)을 의미한다. 반대로 처치 시점을 늦출수록 효과가 강화된 것은 개발 지연의 영향이 일회적 충격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누적적으로 확대되는 구조적 성격을 지님을 시사한다. 즉 효과의 발생은 실제 기지 반환이 집중된 2007년에 연동되며, 그 크기는 이후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양상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처치 시점 설정에 강건하다.
마지막으로, 효과가 2007년 기지 반환에 연동됨을 확인하였으므로, 같은 시기 의정부시에만 작용한 다른 정책적 충격이 본 연구의 결과를 교란할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대조군 집단이 모두 경기도 내 시 단위 지자체로 구성되었다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한다. 수도권정비계획, 국가 균형발전 정책, 글로벌 금융위기 등 광역·전국 단위에서 공통으로 작용한 충격은 처치 지역과 대조군에 유사하게 영향을 미치므로 합성 대조군과의 격차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상쇄된다. 즉, 본 연구가 식별한 효과는 경기도 공통 요인을 제거한 후 의정부시에 특수하게 나타난 변화로 해석된다. 의정부시에만 국한된 대규모 산업·고용 정책이 2007년 전후에 별도로 시행된 바는 확인되지 않으며, 앞선 순열 위약 검정에서 의정부시의 변화가 다른 경기도 도시들의 분포를 뚜렷이 벗어났다는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Ⅴ. 결 론
1. 연구의 요약 및 시사점
본 연구는 통제집단합성법을 적용하여 미군기지 반환 및 개발 지연이 의정부시 지역경제에 미친 인과적 효과를 정량적으로 규명하였다. 1996년부터 2016년까지의 시계열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군기지 반환을 경험하지 않은 유사 도시들의 가중 조합으로 구성한 ‘합성 의정부’와 실제 의정부시의 산업 구조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기지 반환과 그에 수반된 개발 지연이 의정부시의 총량적 경제 위축이 아니라 산업 구성의 불균형적 재편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실증 분석 결과와 그에 따른 학술적·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상대적 정체와 공공부문의 보상적 확대로 요약되는 고용 구성의 불균형적 재편을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 실제 의정부시의 지식기반 서비스업 고용은 절대적으로는 완만한 증가에 그쳐 합성 대조군이 제시한 성장 경로를 크게 밑돌았으며(뚜렷한 상대적 고용 격차), 그 결과 수도권 남부를 중심으로 진행된 지식 경제 전환 흐름에서 소외되었다. 다만 위약 검정에서 의정부시가 단일 최대 격차 도시는 아니었던 만큼,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결과는 공공행정 부문에 비해 보수적으로 해석한다. 반면, 공공행정 분야에서는 합성 대조군을 상회하는 고용 증가를 확인하였다. 이는 민간 부문의 활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공공 일자리가 이를 메우는 불균형적 고용 구조가 굳어졌음을 시사한다. 즉, 미군기지 개발 지연은 의정부시를 자생적 성장 동력을 갖춘 혁신도시가 아닌, 외부 재정에 의존하는 행정·소비 도시로 전락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둘째, 총량·규모 지표에서는 개발 지연의 뚜렷한 인과효과가 관측되지 않았다. 총 일자리 수와 1인당 지역내총생산, 기업규모 모두 합성 대조군과 유의한 격차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개발 지연의 효과가 경제의 총량적 위축이나 사업체 규모의 변화가 아니라 고용의 질적 구성(지식기반 서비스업 위축과 공공행정 확대)에 집중되어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다만 의정부시의 사업체 규모가 처치 전후 모두 소규모 수준에 머문 것은, 반환 공여구역이 기존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 계기로 작용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셋째, 본 연구는 방법론과 발견의 두 측면에서 기존 연구와 구별되는 기여를 갖는다. 방법론적으로는, 아파트 가격 등 미시 지표나 정성적 제도 논의, 혹은 동일 도시 내 행정동 비교에 머물렀던 기존 국내 연구와 달리, 도시 단위의 시계열 자료와 데이터 주도적 반사실을 통해 기지 반환이라는 국지적 충격이 도시 전체의 산업 구조 경로에 미친 영향을 분리해 추정하였다. 발견의 측면에서는, 반환 이후 개발 지연이 공공부문 고용으로의 대체와 지식기반 서비스업 진입 기회의 상실이라는 상반된 두 방향의 구조 변화를 동반한다는 구체적 패턴을 제시하였다. 이는 기존 연구가 인구·종사자 수의 총량적 감소를 지적한 데에서 나아가, 반환 부지의 활용 양상이 도시의 산업 구성을 어떻게 분기시키는지를 실증했다는 점에서 추가적 기여에 해당한다.
2. 정책적 제언
이상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방향을 제안한다. 다만 본 연구가 의정부시라는 단일 사례를 분석한 것인 만큼, 아래 제언은 분석 결과로부터 직접 도출되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으며, 다른 반환 공여구역으로의 일반화에는 각 지역 여건에 대한 추가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장기적인 측면에서 ‘원인자 부담 원칙’에 입각한 국가 주도의 반환 공여구역 개발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의정부시의 재정적·구조적 한계는 지자체의 자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현재와 같이 지자체가 막대한 토지 매입비와 환경 정화 리스크를 전적으로 떠안는 구조 아래서는 개발 지연과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방부 일반회계로 귀속되는 토지 매각 대금 방식을 폐지하고, 공여구역을 지자체에 무상 양여하거나 장기 저리 임대하는 방식으로의 법적 검토가 요청된다. 이는 지자체 대상 공여구역 최대 99년 임대, 토지가 1%의 저렴한 임대료 등 최근 정부 제안 후 국회에서 입법 중인 내용이기도 하다(대한민국 국회, 2025).
둘째, 중기적 측면에서 수도권 규제의 유연한 적용과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의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의정부시는 과밀억제권역 등 중첩된 규제로 인해 민간 투자의 매력도가 현저히 낮다.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정체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반환 공여구역에 대한 규제 완화와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검토할 수 있으나, 어떤 산업 유형이 의정부시의 입지·노동시장 여건에 적합한지는 후속 연구를 통해 규명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현행 규제·재정 구조가 민간 주도 산업 개발을 제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환경오염 정화 프로세스의 투명화 및 신속화가 필요하다. 캠프 시어즈 등의 사례에서 보듯, 반환 후 발견되는 오염 문제는 민간 투자를 저해하는 핵심 리스크이다. 반환 협상 단계에서부터 지자체의 참여를 보장하고, 사후 발견되는 오염에 대한 국가의 무한 책임을 명문화하여 개발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3. 연구의 한계 및 향후 과제
본 연구는 미군기지 반환 및 개발 지연의 경제적 효과를 거시적 관점에서 실증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한계와 향후 과제를 남긴다.
첫째, 본 연구는 분석의 시간적 범위를 2016년까지로 한정하였다. 이는 2017년 이후 발생한 캠프 카일의 개발 중단이나 캠프 레드 클라우드의 잦은 계획 변경 등과 같은 정책적 불안정성뿐만 아니라, 2020년 이후 전 세계적 경제 위기를 초래한 코로나19라는 통제 불가능한 거시경제적 충격을 배제하기 위한 의도적인 방법론적 선택이었다. 최근 반환된 기지들의 경우 개발 방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거나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어서 구조적 추세를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해당 기지들의 개발이 본궤도에 오른 시점에 시계열을 확장하여 후속 연구를 진행한다면, 본 연구의 결과를 더욱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도시 단위의 총량적 지표를 활용하였기에, 반환 공여구역 인근 상권이나 지가 변화와 같은 미시적 공간 효과를 구체적으로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향후 GIS 기반의 공간 계량 모형을 결합한다면 기지 반환의 파급 효과를 더욱 입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가 추정한 효과는 미군기지 반환과 그에 수반된 개발 지연의 복합적 효과로서, 철수 자체의 직접 효과와 개발 지연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리하지는 못하였다. 본문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관측된 산업 구성의 변화는 개발 지연 효과와 직접 연결되나, 두 효과의 기여도를 분해하는 작업은 향후 과제로 남는다.
넷째, 본 연구는 5개 기지가 집중 반환된 2007년을 단일 처치 시점으로 설정하였으나, 실제 반환은 기지별로 시점이 상이하고 개발 진행 속도 또한 이질적인 단계적 과정이다. 2007년을 처치 시점으로 둔 것은 도시 공간 구조 개편의 물리적 기점이라는 점에 근거하나, 이러한 단순화가 장기 효과의 해석에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 있음을 밝혀 둔다.
다섯째, 자료 가용성의 제약으로 사전 관측 기간이 1996년 이후로 한정되었으며, 산업별 부가가치 등 보다 세분화된 경제적 성과 지표는 시 단위 장기 시계열 확보가 어려워 분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향후 자료가 확충될 경우 사전 기간의 확장과 산업별 부가가치 분석을 통해 결과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의정부시의 ‘잃어버린 시간’은 단순한 행정적 지연이 아닌, 국가 안보라는 대의를 위해 지역이 감내해야 했던 구조적 희생의 결과물이다. 본 연구가 제시한 실증적 증거들이 향후 미군 공여구역 관련 정책 수립에 있어 비용의 전가가 아닌 희생에 대한 보상과 실질적 균형발전으로 나아가는 논리적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6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분야 공동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6S1A5A2A03006178).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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