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Planning Association
[ Article ]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61, No. 4, pp.138-156
ISSN: 1226-7147 (Print) 2383-917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6
Received 17 Jan 2026 Revised 04 Jun 2026 Accepted 12 Jun 2026
DOI: https://doi.org/10.17208/jkpa.2026.08.61.4.138

도시 관리 관점에서 본 고밀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의 제도적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서울특별시 이촌1동을 중심으로

정재용** ; 정동혁***
A Study on the Institutional Problems and Improvement Measures of High-Density Apartment Complex Remodeling from an Urban Management Perspective: Centred on Ichon 1-dong, Seoul
Chung, Jae-Yong** ; Joung, Dong-Hyuck***
**Professor, Department of Architecture, Hongik University, Korea (First Author) jchung@hongik.ac.kr
***Master’s Course, Department of Architecture, Hongik University, Korea (Corresponding author) ghtmekzm@naver.com

Correspondence to: ***Master’s Course, Department of Architecture, Hongik University, Korea (Corresponding author: ghtmekzm@naver.com)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structural limitations of the current apartment remodeling system from an urban management perspective, focusing on high-density complexes pursuing remodeling as a second-phase improvement (Re-redevelopment) where conventional reconstruction is no longer viable. Progressive regulatory relaxation has shifted remodeling toward a quasi-reconstruction model, raising concerns about insufficient public contribution obligations.

Using Ichon 1-dong, Seoul, this research compares the Gangchon Apartment remodeling and Hangang Mansion renewal projects across three categories — urban planning equity, urban carrying capacity, and physical residential environment — using indicators including floor area ratio (FAR), net density, infrastructure contribution, and D/H ratio.

Three key issues are identified. First, remodeling special provisions apply density differently from the zoning-based FAR system, with Gangchon reaching 484.7% against a legal ceiling of 250–300%. Second, public contribution obligations are structurally asymmetric: Hangang Mansion contributed 9,538 m2 for 781 additional units, while Gangchon bears no such obligation despite 113 additional units and 651 parking spaces. Third, the constraint of preserving existing frames forces horizontal expansion, reducing the D/H ratio from 0.78 to 0.56 and creating a canyon effect.

This study proposes two categories of improvement: general measures including environmental performance standards and integration into the urban improvement framework; and Re-redevelopment-specific measures including differentiated density regulations based on current FAR. All measures aim to balance urban public interest with development feasibility.

Keywords:

High-Density Apartment, Remodeling System, Re-redevelopment, Urban Management, Urban Planning Equity

키워드:

고밀아파트, 리모델링, 재-재정비, 도시 관리, 도시계획적 형평성

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1960년대 도입 이후,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대량 공급되며 보편적인 주거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서울시는 강남개발, 노후불량주거 재개발 등 지속적으로 아파트 공급을 해왔으며, 아파트의 주거유형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반포, 압구정, 이촌 등 1960년대 초기 개발된 아파트지구는 당시 근린주구 개념을 적용하여 계획적으로 건설되었다. 그러나 이런 아파트들은 시간이 지나 노후화로 재건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1990년대 후반부터 이촌동 공무원아파트 등을 시작으로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문제는 1990년대에 이미 1차 재건축을 완료하여 고밀화된 아파트 단지들이 다시 노후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단지들은 기존 용적률이 이미 용도지역별 법적 상한에 근접하거나 이를 상회하고 있어, 현행법상 재건축을 통한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리모델링(이하 리모델링)이 유일한 주거환경 개선의 대안으로 부상하며 초고밀 개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촌1동과 같이 재건축을 앞둔 노후 단지와 이미 고밀화되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혼재된 지역에서는 도시계획상의 용적률 상한을 넘어서는 계획안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택법』의 리모델링 규제 완화는 이러한 고밀 단지들이 도시 관리 계획상 밀도 관리 기준을 상회하는 개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지역 전체의 주거환경(바람길, 일조, 교통) 등 도시 및 주거환경에 물리적 부담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아직 첫 재건축을 추진하지 못한 노후 아파트 단지와 형평성 문제를 넘어, 기반시설 수용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과밀 개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하나의 근린생활권 내에서 주거환경과 도시 기반시설 등의 과부하 방지를 위해서는 도시 계획적 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그러나 현행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는 『주택법』과 『건축법』으로 관리되면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의 절차를 따르는 재건축과 달리 도시정비계획의 틀 밖에 놓여 있다. 이로 인해 도시 관리계획하의 토지이용계획에서 관리하는 용적률 규제조차 실효성 있게 작용하지 않는 제도 적용의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본래 용도지역제와 도시 관리계획은 기반시설 수용 능력 및 쾌적한 주거 여건 확보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리모델링은 별도의 밀도 제어 기제 없이 추진됨에 따라 기존 도시 관리 체계에 의한 조절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정비 방식의 불균형이 유발하는 주거환경 저하 가능성을 고려할 때, 건축물 중심의 리모델링 제도를 도시 관리 체계 내로 편입시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1990년대에 재건축을 완료한 단지들이 이제 노후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이촌1동과 같은 재-재정비 구조는 향후 서울 전역의 고밀 주거지에서 점차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재로서는 특수한 사례이지만, 가까운 미래의 도시 관리 과제로서 선제적인 제도적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이촌1동 사례를 중심으로, 1차 재건축 완료 후 고밀화된 단지가 2차 정비수단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재-재정비(Re-redevelopment)의 특수한 조건하에서, 리모델링과 재건축이 도시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도시 관리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현행 제도의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선행연구 고찰 및 차별성

1) 선행연구의 고찰

아파트 리모델링 밀도 완화 및 법규와 관련된 선행연구는 다음과 같다.

(1) 제도 및 활성화 방안 중심의 연구

김영주(2014)는 한국 리모델링 시장의 부진 원인을 규명하고, 제도적 지원책 마련을 통한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였다. 정혜진·김기호(2005)의 연구는 리모델링의 계획방향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리모델링에 따른 공간변화 유형을 도출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들의 연구는 리모델링 사업을 장려하기 위한 활성화와 단위세대 평면 개선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도시적 차원의 영향력에 대한 고려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2) 법·제도적 문제점 및 도시 관리 체계 관련 연구

권영섭(2008)의 연구는 용적률과 높이제한 기준 완화로 인한 일조 확보 문제점과 리모델링으로 인한 주차대수, 스프링클러, 바닥 충격음 차단 등의 한계와 문제점을 중심으로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주로 단지 내부나 단위세대의 거주환경 개선 측면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쳐, 주변 도시 공간과의 관계를 다루는 거시적 관점은 미흡했다.

맹다미 외(2018)의 연구는 주택법 규정에 의한 연면적의 최대 증가범위1)를 정하고 있지만 실제 밀도를 결정하는 용적률의 증가범위 혹은 기준이 없어 도시 관리 측면의 계획적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장재일(2025)의 연구는 현재의 리모델링 사업은 용적률 완화 방식이 다른 사업에 비해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형평에 문제가 있고, 개발 규모를 제어하는 용도지역제도와의 정합성에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적절한 용적률 제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기준이 요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선행연구의 한계 및 연구의 차별성

선행연구를 종합해 볼 때, 초기 연구들은 리모델링의 사업성 개선과 단위세대 내부의 물리적 환경 보완에 집중하였으며, 최근 연구들은 제도적 완화가 가져올 법적 모순이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본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들과 달리 다음과 같은 차별성을 갖는다.

첫째, 분석의 초점을 단지 내부의 환경 개선이 아닌, 이미 고밀화된 단지가 리모델링을 통해 추가 증축될 때 발생하는 도시적 과부하에 두었다. 기존 연구들이 일반적인 리모델링의 특성을 다루었다면, 본 연구는 용적률이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단지가 선택하는 초고밀 개발이 주변 도시 공간의 질(인동간격, 통경축 등)에 미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둘째, 이촌1동 전체 정비사업 현황을 생활권 차원에서 거시적으로 검토한 후, 단지별 개발 이력에 따른 ‘재-재정비’ 과정의 제도적 모순을 규명하였다. 1차 재건축 완료 후 2차 정비를 추진하는 고밀 단지와 최초 정비를 앞둔 저밀 단지가 동일 생활권 내에 혼재하는 이촌1동의 특수한 조건을 활용하여, 아직 첫 번째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은 저밀도 단지(한강맨션)와 1990년대에 이미 1차 재건축을 완료하여 고밀화된 상태에서 다시 리모델링(2차 정비)을 추진하는 단지(강촌아파트)를 대조하였다. 이를 통해 개발 이력의 차이가 정비 방식의 비대칭성을 유발하고 공공기여 의무가 제한된 상태에서 밀도 증가가 이루어지는 리모델링 구조가 도시 기반시설 수용 능력에 미치는 과정을, 단지 차원의 실증이 생활권 단위의 도시 수용력 문제로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분석했다는 점에 연구의 주된 의의가 있다.

3. 연구의 범위 및 방법

1) 연구의 범위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서울시 용산구 이촌1동 일대로 한정한다. 이촌1동은 1차 재건축을 완료하여 고밀화된 단지가 2차 정비수단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재-재정비 구조와, 1차 정비사업을 앞둔 저밀 단지의 재건축이 동일 생활권 내에 혼재하는 지역으로서, 사업 방식에 따른 도시 관리 관점의 형평성과 기반시설 수용력 문제를 검토하기에 적합한 사례이다. 내용적 범위로는 정비사업 방식의 차이가 주거 밀도와 기반시설 수용력에 미치는 물리적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고밀 주거지 정비 시 발생하는 도시적 과부하와 관리 체계의 쟁점을 도출하는 데 중점을 둔다.

2) 연구의 방법

본 연구의 구체적인 내용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 및 주거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이론 고찰을 통해 분석의 틀을 구성하고,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와 재건축 제도의 차이점을 검토한다.

둘째, 이촌1동의 현황 조사를 통해 기존 도시 인프라의 개선 없이 증가하는 세대수와 주차 수요 등 도시적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셋째, 개발 이력과 기초 밀도가 상이한 두 사례, 즉 1차 재건축을 완료하여 2차 정비 시점에서 사업성 부족으로 재건축이 불가능한 고밀단지의 리모델링(강촌아파트)과 1차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저밀 단지의 재건축(한강맨션)을 선정하여 심층 비교 분석을 실시한다. 두 사례는 사업 전 밀도 조건이 상이하여 사업 후 수치의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으나, 본 연구의 목적은 동일 밀도 조건에서의 성과 비교가 아닌 동일 생활권 내에서 정비 이력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제도적 비대칭 구조를 규명하는 데 있으므로, 이러한 대조적 사례 선정은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 의도적 설계임을 밝힌다. 이를 통해 정비 방식에 따른 밀도 과밀화가 주변 도시 환경에 미치는 총체적 영향을 분석한다. 특히 세대수 증가에 따른 교통·주차 부하의 가중, 공공기여 의무 유무에 따른 기반시설 확보의 비대칭성, 순밀도 수용 방식의 차이를 중점적으로 규명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동간격(D/H) 저하에 따른 수직적 위압감과 도시 경관의 차폐 현상 등은 밀도 과밀화로 인해 파생되는 물리적 부작용으로서 종합적으로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이상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건축물 중심의 리모델링 심의를 도시 관리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Ⅱ. 이론적 고찰

1. 공동주택 리모델링과 재건축 제도

본 장에서는 앞서 서론에서 확인한 선행연구의 한계, 즉 도시적 차원의 실증 분석 부재와 제도적 비대칭 구조 규명의 필요성을 해소하기 위한 이론적 프레임워크를 구성한다. 1절에서는 리모델링·재건축의 법제도 체계를 비교하고, 2절에서는 도시환경 이론을 고찰하여 도시계획적 형평성, 도시 수용력, 물리적 주거환경이라는 세 가지 분석 범주의 이론적 근거를 도출한다. 3절에서는 이를 종합하여 제3장 사례분석의 기준이 되는 분석의 틀을 완성한다.

1)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 변천 및 취지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노후 건축물의 장수명화를 통해 자원을 절약하고, 주민의 주거 성능을 신속하게 개선하며, 기존 공동체의 해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주거지 정비의 대안으로 도입되었다. 2001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법제화된 이후 관련 제도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개정이 되고 있다.

개정 직후 용어 정의부터 기준과 범위의 설정, 조합 설립과 같이 사업의 안정성 측면에서의 법 제도발전이 이루어져왔고, 2003년에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주택법』에 도입 이후에는 세대수 증가(기존의 15% 이내)와 기존 세대의 전용면적 증가(30~40% 이내)를 허용하는 등 사업성 제고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자세한 변천은 위 <표 1>과 같다.

History of changes in the remodeling system

그러나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완화된 용적률, 건폐율, 높이제한 등의 건축 기준은 당초의 ‘수선’의 개념을 넘어 실질적인 인구 유입을 수반하는 고밀 개발로 변모하였다. 이에 서울시는 2016년 『2025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리모델링 수요 관리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였다. 해당 기본계획은 자치구별 리모델링 추진 현황 파악과 사업 가이드라인 제시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인접 단지 간 누적 밀도나 기반시설 수용력을 광역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기제로는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즉, 현행 제도는 개별 단지 단위의 사업관리에 그칠 뿐, 근린주구 전체의 도시 수용력을 고려한 밀도 통제 체계로는 미흡한 실정이다.

리모델링의 본래 역할은 노후화된 공동주택의 시설을 정비하여 건물 성능을 회복시키고, 전면 철거와 신축을 수반하는 재건축 없이도 건물 수명을 연장하는 데 있다. 국토해양부(2010)는 <그림 1>과 같이 준공 후 15~20년이 경과한 건축물에 리모델링을 시행하면 성능이 회복되어 재건축 시기를 5~10년 이상 늦출 수 있음을 제시한 바 있다. 즉, 리모델링은 재건축을 대체하는 사업이 아니라 재건축을 유예함으로써 건물의 물리적 수명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2010) 스스로도 현재의 국내 리모델링이 “지속가능한 건설수단으로서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유사재건축(조기시행재건축)과 같은 개념으로 리모델링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처럼 리모델링은 『건축법』 제5조(설계의 완화)를 인용하는 『주택법』상의 특례를 통해, 용도지역 기반 용적률 체계와 다른 방식으로 밀도가 적용되는 제도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본래의 수선 목적에서 이탈한 사업성 위주의 고밀 개발이 제도적 관리 공백 속에서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제도적 구조가 재건축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불균형을 야기하는지는 다음 절에서 구체적으로 고찰한다.

Figure 1.

Conceptual schematic design of remodeling and renewalSource: A Study on the Feasibility of the Expansion of Households in the Remodeling of Apartment Houses (2010) Ministry of Land, Transport and Maritime Affairs.

2) 정비사업 방식에 따른 법·제도 적용 체계 분석

공동주택 노후화에 대응하는 두 핵심 사업 방식인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근거 법령의 이원화로 인하여, 도시 밀도 관리의 관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재건축은 『도시정비법』에 근거하여 도시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반면, 리모델링은 『주택법』에 근거하여 개별 단지의 사적 주거 성능 향상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절에서는 두 제도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3가지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1) 용적률 규제의 법적 모순과 형평성

재건축은 『국토계획법』상의 용도지역별 용적률 상한을 엄격히 준수하며, 초과 용적률 부여 시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의 기부채납을 전제로 한다. 반면, 리모델링은 『주택법』에 근거하여 ‘법령 완화’를 통해 『국토계획법』상의 상한을 초과하는 증축이 가능하다. 이러한 법적 이원화는 용도지역제 기반의 도시 관리 원칙을 저해하고 타 정비사업과의 형평성 논란을 야기하여, 계획적 일관성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한 밀도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장재일, 2025).

(2) 기반시설 기여 의무의 비대칭성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개발 밀도는 기반시설의 용량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에 재건축은 『도시정비법』에 근거하여 증가된 밀도만큼 공공시설 기부채납을 의무화함으로써 도시 기반시설의 수용력을 유지한다. 그러나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세대수와 용적률 증가를 수반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응하는 기반시설 확충 의무가 부재하다.

이는 리모델링 단지의 수익성은 향상시킬 수 있지만, 주변 지역 전체에는 교통 혼잡 및 인프라 과부하라는 ‘외부 불경제’를 발생시키게 되며, 공공기여 부담이 비대칭적으로 분배되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즉, 현행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제도는 원인자 부담 원칙과의 정합성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한 제도적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이인성·유나경, 2010; 전유신·문태훈, 2003).

본 연구에서의 공공기여 형평성 논의는 개발이익의 규모에 대한 분석이 아닌, 유사한 밀도 증가를 수반하는 두 정비 방식 간 기반시설 기여 의무의 제도적 구조 차이에 한정하여 검토함을 밝힌다.

(3) 물리적 계획의 유연성과 구조적 한계

물리적 계획 측면에서도 두 사업 방식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재건축은 전면 철거 후 신축을 통해 주동 배치와 평면 구성, 지하주차장 계획에 있어 높은 자유도를 가지며, 이를 통해 지상부의 개방감(통경축) 확보가 용이하다. 반면,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유지한 채 증축해야 하므로 평면 확장과 지하 공간 굴착에 구조적·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또한 주거 성능 개선차원(층간소음, 스프링클러 등)에서도 제약이 따른다. 특히,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은 기존 세대 전용면적 확장과 신규 세대 확보를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건축물의 부피(volume)를 비대화시킨다. 이는 인동간격 협소화와 차폐율 증가로 이어져 일조, 바람길, 도시경관을 저해하는 등 재건축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물리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모델링은 장수명화·자원순환·공동체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재건축이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순기능을 지닌 정비수단이다. 그러나 이상에서 살펴본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제도적 차이는 <표 2>와 같이 용적률 규제의 형평성, 기반시설 기여 의무, 물리적 계획의 자유도 측면에서 근본적인 제도적 비대칭을 보이고 있어 도시 관리적 관점에서의 보완이 요구된다.

Comparison of characteristics between remodeling and renewal legal framework

이러한 비대칭 구조가 실제 도시 공간에서 어떠한 물리적 영향을 주는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도시환경적 측면에서의 이론적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어지는 절에서는 주거환경 및 도시계획 이론을 고찰하여 핵심 계획요소를 도출하고, 이를 종합하여 제3장 실증 분석의 기준이 될 분석의 틀을 완성하고자 한다.

2. 도시환경 이론

1) 도시환경에 관한 이론연구

우리나라의 도시계획 및 주거 관련 법령은 도시공간과 주거환경의 본질적 목표로 ‘쾌적성’과 ‘안전성’을 명시하고 있다. 『국토계획법』은 국토의 이용 원칙으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규정하고 있으며, 『주택법』 제1조와 제3조 또한 국민의 주거안정과 쾌적한 주거생활 보장을 국가의 책무로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취지는 도시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인간이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영유하는 정주공간으로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전제조건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법적 이념은 단순히 현행 제도의 목표일 뿐만 아니라, 근대 도시계획이 형성되던 시기부터 이어온 주거환경의 본질적 가치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20세기 초,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도시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oward., E의 전원도시이론부터 Perry, C.의 근린주구이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었다. 초기 도시계획은 계획 인구와 계획면적을 기본으로 설정하고 그 영역 안에 도로, 학교, 상점, 공원 등 주요 사회간접시설의 적정 규모와 위치를 제안하였다. 1920년대 미국 뉴욕시 지역계획협회(Regional Plan Association of New York)에서 주거 단지의 계획 원리로 제시된 근린주구 이론은 도시의 기본 단위로서 “근린주구”를 제안하며, 쾌적한 주거환경을 강조했다. 이는 공공시설인 초등학교, 상점, 공원 등을 도보권(Walking Distance)에 배치한다는 원칙과 충분한 녹지 및 공원 공간을 확보하여 휴식과 여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에 기반을 둔다.

2) 한국의 도시계획에서의 밀도 관리와 용적률 기준

서구의 근린주구 이론이 제시한 ‘밀도 관리를 통한 도시환경의 쾌적성’이라는 개념은 한국의 도시계획 체계에서 ‘용도지역제’와 ‘용적률 규제’를 통해 제도적으로 구현되었다. 현행 『국토계획법』이 토지의 이용 목적과 기반시설의 용량에 비례하여 건폐율과 용적률의 상한을 법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도시의 무분별한 과밀화를 억제하고 최소한의 주거환경을 담보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이자 강제적 규범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03년 법 개정 이후, 일반주거지역은 도시기반시설의 확충 가능성과 개발 밀도에 따라 제1종, 제2종, 제3종으로 세분화되어 관리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고밀 개발이 허용되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이라 하더라도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를 통해 법적 상한선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도시 전체의 환경 부하를 조절하고 있다. 구체적인 기준은 다음 <표 3>과 같다.

FAR standards for general residential areas

<표 3>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시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250%로 제한하고 있으며 재건축을 포함한 정비 사업에서 250% 기준을 초과하기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도로·공원 등의 기부채납(공공기여)을 제공함으로써 기반시설 부하를 상쇄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전제된다. 즉, 250%는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물리적 한계선으로 작용해왔다.

3) 용적률 규제와 순밀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용적률 규제는 도시 과밀화를 방지하고, 도로·상하수도·학교 등 기존 도시 기반시설이 감당 가능한 도시 수용력(urban carrying capacity)을 유지하게 하는 핵심 기제이다. 그러나 용적률은 본질적으로 건축물의 물리적 규모를 제어하는 수단일 뿐, 실제 거주인구나 활동 밀도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용적률은 건물이 도시와 주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이다. 즉, 건물의 용적률은 대지의 면적과 건폐율 그리고 높이와 상관관계를 이루며, 이는 건물의 규모에 의한 일조, 통풍, 외부공간 등의 관리에 사용하는 수단으로 더 적합하다.

용적률과 건폐율 규제로 운영되는 용도지역제는 세대수, 인구 그리고 자동차 소유 등 거주 및 활동 밀도를 관리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따라서 도시기반시설의 실질적 부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용적률과 더불어 세대수 밀도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적정 밀도에 대한 도시계획적 논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거듭해 왔다. 20세기 초반 C. Perry의 근린주구 이론은 쾌적성을 위해 저밀도 개발을 지향하였다. 구체적으로 공간적 범위는 초등학교 도보 통학권인 반경 약 1/4마일(약 400m)로 설정하였으며, 계획 밀도는 약 1ha당 약 78~90인 수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개발 이론은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고 토지 이용 효율을 높이는 ‘콤팩트시티(compact city)’를 지향함에 따라 고밀개발의 타당성이 높이지고 있다.

이러한 고밀화 추세 속에 실질적인 주거환경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순밀도(net density)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 순밀도는 공공용지를 제외한 순수 주거 용지 면적 대비 거주인구 혹은 세대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개별 단지 내 거주자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과밀도를 반영한다.

이와 관련하여 임희지 외(2018)는 기반시설 용량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고밀화는 도시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초고밀지구’를 양산할 위험이 있음을 경고하며, 이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표 4> 분류 기준에 따르면, 고밀(High Density)단계는 통상적인 법적 상한 용적률(250~300%)을 준수하는 일반 아파트 단지의 밀도(600~800인/ha)를 의미한다. 반면, 초고밀(Ultra-High Density)단계는 인구밀도 800인/ha(세대밀도 320세대/ha) 이상으로, 이는 기존 주거지역의 기반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임계치를 초과한 상태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도로 혼잡과 인프라 부족이 상시화되며, 도시 계획적 관리가 시급한 과부하 구간으로 정의하였다(임희지 외, 2018).

Classification criteria by density hierarchy of residential areas

결국, 도시 수용력 관점에서 볼 때 현행 리모델링 제도의 가장 큰 맹점은 도시 관리 체계의 제도적 관리 공백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재건축이 규제를 통해 적정 밀도를 유지하는 반면, 리모델링은 별도의 기반시설 확충 없이 고밀 개발이 이루어지므로, 앞서 <표 4>에서 정의한 ‘초고밀(Ultra-High Density)단계로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고밀화가 도시환경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포착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의 세부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분석의 단위를 구체화하고자 한다.

4) 아파트단지의 주거환경 요소

도시 및 주거환경을 조성 및 보전하려면 주거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주택개발촉진법(현 주택법)』과 『건축법』에서는 아파트단지 개발 시 지켜야 할 주거 전용면적, 주거동의 높이,2) 인동간격,3) 조경면적4) 및 외/내부 시설기준5)을 명시하여 최소한의 물리적 수준을 관리해왔다. 법령 등을 종합하면, 주거환경을 결정짓는 요소는 물리적 환경과 거주자의 생활양식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이를 본 연구의 분석 방향에 맞춰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범주로 재구성하였다.

(1) 물리적 밀도 및 형태 요소

① 밀도

용적률 및 건폐율은 단지의 물리적 규모를 결정하는 기초지표이자 도시차원의 개발 용량을 산출하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도시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대밀도나 인구밀도 등을 통해 주거지역의 밀도를 측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단지의 순밀도는 실질적인 도시에 영향을 주는 활동 밀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밀도이므로 도시적 차원에서 더 중요할 수도 있다.

② 주거동의 형태, 배치 및 인동간격

주동의 배치와 그 동간 간격은 일조권 확보와 사생활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 형태요소이다. 재건축은 동지기준 2시간 이상의 세대 내 일조권을 확보해야 하는 기준이 적용되지만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 유지로 인해 이러한 기준도 완화되어있다. 그 외 프라이버시와 바람길 확보 같은 질적 환경요소를 가늠할 수 있는 단지의 차폐도는 법적 기준이 미비하다. 인동간격의 축소는 고밀화된 단지 내 바람길 형성을 저해하여 미기후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공간적 폐쇄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된다(오휘영·이주형, 1989; 권영섭, 2008).

③ 주차시설

주차 용량은 거주 편의성의 기준이 되는 핵심 물리적 요소이며,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27조(주차장)에 의거하여 세대당 주차 대수 및 설치 기준이 규정되어 있으나, 노후 단지의 주차 부족은 주변 도로의 불법 주차를 야기하여 도시 교통 흐름을 저해한다. 정비사업을 통한 대규모 지하주차장 확충은 용량 부족을 해결하지만, 동시에 차량 유입을 촉진하여 결과적으로 지역 교통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2) 사회적 공간 요소

① 외부공간(공지 및 녹지)

단지 내 외부공간은 주거환경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어린이 놀이터와 조경 등 『주택법』에 명시되어 있다. 외부공간의 양적, 질적 수준은 그 단지의 품격뿐만 아니라 거주자의 심리적 만족도에 큰 영향을 준다(오주용 외, 2006).

재건축사업의 경우,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 세대수 증가에 따라 기부채납을 하여 지역의 공공성을 높이지만 리모델링 사업은 기부채납 의무가 배제되어 있어, 단지 내부의 환경 개선에는 효과적이나, 도시차원의 공공성 확보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존재한다.

5) 지속가능한 도시환경 정책 접근방법

주거정비사업이 개별 단지의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발 밀도와 도시 기반시설 간의 균형을 맞추는 거시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에 본 절에서는 정비사업 방식에 따른 도시기반시설의 수용력 문제를 진단하고, 사업 방식 간 공공기여의 형평성 및 제도적 타당성을 분석하여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1) 개발방식과 도시기반시설의 수용력

도시의 기반시설과 개발밀도는 상호 비례하여 정합성을 유지해야 쾌적한 도시환경을 담보할 수 있다. 특히 기반시설 중 교통환경은 대중교통 접근성과 도로망의 소통 원활도를 포괄하는 핵심 요소이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대상 단지들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일반도로의 개선이 없이 단지별 정비사업만 진행될 경우 가로망의 서비스 수준은 급격히 저하된다(맹다미 외, 2018; 장재일, 2025).

도시기반시설은 도로망 외에도 ‘생활 편의 및 지원시설(생활 SOC)’ 및 ‘교육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을 포괄한다. 특히 상가, 병원, 체육시설, 관공서, 어린이집 등은 인구밀도 증가에 비례하여 확충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들이 재건축 사업에서는 일부 확충되는 것과 달리, 리모델링 사업에서는 법적으로 확충이 요구되지 않아 정비 후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 내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공원, 녹지, 놀이터 등 오픈스페이스는 주거 쾌적성 및 미기후 조절 능력과 관련된 요소이다. 도시 생태환경 관점에서 충분한 녹지는 도시환경에서 발생하는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등의 도시의 탄력성(resilience)을 높인다. 재건축 사업은 고층화를 통해 지상부 오픈스페이스의 추가 확보가 가능한 반면, 리모델링 사업은 수평·증축과 별동 증축으로 인해 오히려 오픈스페이스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특히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방식은 도시자연환경에 확보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2) 개발방식의 공공성 기여와 형평성

동일 생활권 내에서 상이한 정비 방식이 혼재될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은 ‘원인자 부담 원칙’의 훼손과 이로 인한 시장 왜곡이다.

현행 제도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기반시설 기여 없는 고밀개발’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기존 도시가 보유한 기반시설의 여유 용량을 비용 없이 잠식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결과적으로 정당한 비용(기부채납)을 지불하는 재건축 사업과 형평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공기여 없는 리모델링으로 사업 쏠림 현상을 유발하여 도시 전체의 질적 저하를 가속할 위험이 있다. 이는 건전한 도시 관리를 위해 시정되어야 할 정책적 과제로 판단된다.

(3) 도시계획적 형평성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노후 공동주택을 개선한다는 동일한 목적을 갖지만, 공공기여 의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제도적 형평성 측면에서 논의가 제기될 수 있다. 특히 개발밀도(세대수 및 용적률)의 증가가 도시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두 방식에서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므로, 이에 대한 제도적 접근 역시 달라져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일률적인 ‘세대수 증가 허용 기준(15%)’의 맹점이다. 현행 제도는 단지의 규모나 주변 인프라 용량과 무관하게 기계적인 비율(%)만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100세대 단지에서의 15세대 증가와 1,000세대 단지에서의 150세대 증가는 도시기반시설에 가하는 절대적인 부하량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어할 장치 없이 재건축 대비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도시 관리의 형평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과도한 규제 완화와 제도적 미비가 투기적 수요를 자극하여 불필요한 사업 추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구조상 리모델링은 재건축의 초과이익환수제나 기부채납 등 강력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제도적 우회로’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현 사례 대상 지역의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350%를 육박하는 현황 용적률에서 400% 이상의 용적률로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가 강한 지역에서 회피성 투자처로 변질될 위험성을 시사한다.

결국 주거환경개선은 공동주택단지 내부의 물리적 쾌적성뿐만 아니라 도시 차원의 기반시설 및 자연환경 수용력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국토계획법』 법령이 주거지역의 용적률과 기반시설 설치 기준을 엄격히 규제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도시 전체의 ‘시스템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향후 정책은 사업 방식(재건축·리모델링)의 구분을 넘어 증가하는 밀도가 도시에 미치는 총량적 부하를 기준으로 하는 통합적 관리 체계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 이론 고찰의 종합과 분석의 틀

현행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는 ‘노후 공동주택의 성능개선’이라는 미시적 목표와 ‘도시 관리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거시적 목표 사이에서 구조적인 쟁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론적 차원에서는 개발밀도의 상승이 반드시 도시기반시설의 수용력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으나, 주택법에서 법적 용적률 상한을 초과하는 완화규정으로 공공기여 의무는 부재한 ‘제도적 비대칭성’을 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늘어나는 용적률에 의해 물리적인 규모증가로 도시의 물리적 환경 또한 열악해진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이론적 당위와 제도의 괴리를 규명하기 위해, 리모델링과 재건축의 도시환경 영향을 비교·분석하는 틀을 1) 도시 계획적 형평성, 2) 도시 수용력(공공성), 3) 물리적 주거환경(쾌적성) 의 세 가지 범주(구체적인 분석 지표는 <표 5> 참조)로 설정하였다.

Framework for case analysis

각 범주는 앞서 고찰한 도시계획의 보편적 이론 및 법적 원칙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구체화하였다.

첫째, ‘도시계획적 형평성’ 범주는 도시 관리의 근간인 ‘용도지역제’와 ‘원인자 부담 원칙’에 기반한다. 『국토계획법』상의 용적률 상한 규제는 기반시설 수용 능력을 고려한 사회적 합의이자 강제적 규범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법적 상한 준수 여부와 기부채납 유무를 분석 지표로 설정하여, 리모델링 특례가 이러한 도시 관리의 보편적 형평성과 정책적 일관성을 저해하는지 평가하고자 한다.

둘째, ‘도시 수용력’ 범주는 ‘순밀도’ 개념을 차용하였다. 도시 인프라가 파괴되지 않고 수용할 수 있는 개발의 한계치를 측정하기 위해, 단순 물리적 부피(용적률)를 넘어 실제 활동 인구 부하를 나타내는 ‘순밀도’를 핵심 지표로 설정하였다. 이를 통해 리모델링으로 인한 세대수 증가가 기반시설 수용 임계치를 초과하여 도시 전체에 과부하를 가하는지 실증한다.

셋째, ‘물리적 주거환경’ 범주는 근린주구 이론의 쾌적성 지표와 더불어 아시하라 요시노부의 외부공간 이론을 반영한다. 건축물의 높이(H)와 인동간격(D)의 상관관계를 통해 공간의 폐쇄성과 위압감을 규정한 이 이론에 따르면, D/H=1은 심리적 개방감의 균형을 유지하는 임계치로 작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분석 지표로 삼아, 인동간격(D/H)의 축소와 주거동의 연속 길이 비대화가 세대 내 일조권 저해 및 도시경관의 차폐와 수직적 위압감 등 물리적 환경의 질에 미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도출한다.

이상의 분석의 틀을 바탕으로 정량적 데이터 비교 외에도 배치도의 Figure & Ground 도면으로 개발 전후의 건폐율과 주거동의 배치를 시각적으로 제시함으로 물리적 환경의 차이를 제시하고자 한다.

제4장에서는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이 동시 추진되고 있는 서울시 용산구 이촌1동의 사례를 분석한다.

본 분석에서는 정비사업의 물리적 비교를 넘어, 단지별 개발이력에 따른 재-재정비(Re-redevelopmet)의 특성을 핵심 기제로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1990년대에 이미 1차 재건축을 완료하여 고밀화된 상태에서 리모델링을 통한 2차 정비를 추진하는 단지(강촌아파트)와 첫 번째 정비사업을 앞둔 저밀단지(한강맨션)를 대조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정비 시차에 따라 먼저 고밀화된 단지가 리모델링으로 추가 증축될 때, 별도의 기반시설 확충 없이 기존의 도시 인프라에 가하는 누적 부하량과 공공기여의 비대칭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비 이력’의 차이가 도시 수용력과 관리체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도출함으로써, 현행 리모델링 특례가 지닌 제도적 무임승차의 구조적 모순을 입증하고자 한다.


Ⅲ. 이촌동 및 단지 사례 분석

1. 서울시 용산구 이촌1동 변천사와 현황

이촌동은 일제강점기에 빈민층 마을이 존재하였으나 1925년 홍수로 인해 거주를 불허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한강의 넓은 백사장을 매립하여 대규모 주거단지로 조성하여 한국 최초의 고급아파트가 도입되었다. 주로 공무원과 외인 아파트로 구성이 되었으며, 이 시기의 특징으로는 낮은 용적률의 저층 중심개발을 볼 수 있다.

1990년대는 공무원 아파트 재건축 등을 통해 용적률이 높은 한가람, 강촌, 이촌 코오롱 등 중층 판상형 아파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재까지는 고밀도 정비 및 도시 재생기로 볼 수 있는데 각종 규제완화와 공공기여 연계로 인해 2015년 렉스 아파트가 초고층 아파트(래미안 첼리투스)로 재건축되면서 고급화 추세가 가속화되었다.

현재는 한강변의 인기 주거지로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동시에 추진되는 곳이다.

2. 이촌1동 공동주택 리모델링 및 재건축 현황 분석

이촌1동의 현재 공동주택 정비사업(재건축과 리모델링) 추진상황을 보면 재건축 4개 단지와 리모델링 7개 단지가 추진 중이다.

사업 대상지의 공간적 분포 현황은 <그림 2>와 같다.

Figure 2.

Renewal project sites in Ichon 1-dongSource: Compiled by the author.

재건축 단지는 대체적으로 1970년대 완공된 단지로 노후화가 많이 진행되었으며 낮은 층수와 낮은 용적률 단지로 현행 법적 용적률 상한 기준을 준수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1990년대에 재건축을 1회 완료 한 단지로서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의 상한 용적률(300%)에 근접하거나 초과하는 아파트단지로 재건축이 불가능하여 리모델링으로 추진 중이다.

<표 6> 공동주택 리모델링과 재건축 단지 현황 및 추진 내용을 보면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범위 내에서 개발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으나, 리모델링 단지들은 용적률 상한선 범위를 초과하는 계획이 대부분이다.

Status of renewal and remodeling complexes in Ichon 1-dong

특히, 한가람, 강촌 그리고 이촌 코오롱 단지들은 준주거지역에 해당되는 용적률을 계획하고 있다. 이 세 단지들은 재건축을 1990년대 말에 한번 완료하여 300% 이상의 용적률로 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도시 기반시설 용량을 초과하는 누적 고밀화를 야기하여 도시환경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촌1동의 정비사업 추진에 따른 개발 규모를 추산하면, 재건축을 통해 1,339세대, 리모델링을 통해 662세대가 늘어나 총 2,001세대가 증가할 것이다. 이는 보유 차량 대수가 3,000대 이상 증가한다는 뜻이다. 최대 규모인 한강맨션 재건축 단지는 세대수와 교통량 유발 측면에서 도시기반시설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공공시설 용지로의 기부채납을 통해 기반시설 확충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반면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기부채납 의무가 없어 공공기여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이는 도시기반시설의 부하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촌동은 남측의 한강과 북측의 철도로 배리어가 있어서 추가적인 도로 개설이 어렵고, 공원녹지 및 편익시설을 확충할 공간적 여유 또한 부족한 실정으로 종합적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전체적인 정비사업 규모를 고려할 때 해당 지역은 체계적인 ‘정비기본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며,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리모델링 사업 또한 이 계획의 틀 안에서 통합적으로 관리 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이와 관련하여, 이촌1동 일대는 『서빙고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어 있어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에 관한 도시 관리 기준이 존재한다. 실제로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은 『서빙고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의 지침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용적률과 층수 계획을 확정하였다. 그러나 리모델링은 『주택법』상의 특례를 통해 리모델링 세대증축에 대한 유효한 밀도 통제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즉, 지구단위계획이라는 도시 관리 기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에 한해서는 그 실효성이 작동하지 않는 제도적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가 제안하는 것은 새로운 계획의 수립이 아니라, 기존 지구단위계획의 틀이 리모델링 사업에도 실효성 있게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를 보완하는 것이다.

3. 사례 1 이촌 강촌아파트 리모델링 분석

1) 단지 연혁 및 배경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동 402번지 일대에 위치한 강촌아파트는 1970년대 공무원아파트를 모태로 하여 1998년에 재건축된 단지이다. 당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힘입어, 기존 지상 5~13층 규모의 저밀도 단지가 용적률 339%, 최고 22층의 고밀도 단지로 재편되었다. 현재 준공 25년 차에 접어들어 건물 노후화 및 주거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높은 현황용적률로 인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통한 2차 정비사업 단계에 진입하게 되었다.

2) 단지 현황 및 개발계획

총 1,001세대 규모의 강촌아파트는 1990년대 후반 중층 아파트가 갖는 전형적인 물리적 한계를 안고 있다. <그림 3>의 (a) 배치도와 (c) 현황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ㄷ’자 형태의 주거동이 밀집해 있으며, 지상부는 주차공간과 휴게공간이 혼재되어 외부 공간의 쾌적성이 낮다. 특히 세대당 주차대수는 1.06대에 불과하여 주차난을 겪고 있으며, 이는 주거환경의 질을 저하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Figure 3.

Comparison of current status and renewal plan of Gangchon apartmentSource: (a), (b) Site plans constructed by the author; (c) cited from Magazine H; (d) cited from Maeil Business Newspaper.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강촌아파트는 수평 증축과 별동 증축을 병행하는 리모델링 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림 3>의 (b)계획안 같이 기존 주동의 전·후면 확장을 통해 전용면적을 넓히고, 단지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하여 113세대를 추가 확보하여, 총 1,114세대의 대단지로 재편될 예정이다. 또한 주차장을 지하 5층까지 수직 확장하여 세대당 주차대수를 1.54대(총 651대 증가)로 개선하였으며, <그림 3>의 (d) 조감도에서 확인되듯 기존22층 규모의 주거층을 25층, 일부 29층까지 수직 증축하여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를 확보하였다. 아울러 지상에 산재하던 노후 시설들을 통합하여 대규모 선큰 광장 및 커뮤니티 시설로 재구조화함으로써, 단지의 물리적 성능과 자산 가치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3) 도시환경 영향분석

강촌아파트의 리모델링 계획안 <표 7>을 토대로, 본 연구의 분석 틀인 도시 계획적 형평성, 도시 수용력, 물리적 주거환경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Overview of Gangchon apartment remodeling project

(1) 도시 계획적 형평성

분석에 앞서 강촌아파트의 특수한 조건을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촌아파트는 1998년 1차 재건축을 완료하여 현황 용적률이 이미 339%에 달하는 고밀 단지로, 현행 용도지역 체계상 재건축을 통한 사업성 확보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법정 용적률 상한(250~300%)범위 내에서만 개발이 허용되어 오히려 현재보다 세대수가 감소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은 해당 단지가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배경을 형성하며, 본 연구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즉, 강촌아파트 사례는 일반적인 리모델링이 아닌, 이미 고밀화된 단지가 추가 증축을 추진하는 고밀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의 전형적 사례로서, 이 특수성이 오히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으로서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문제는 현황 용적률이 이미 법정 상한을 초과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특례를 통해 추가 세대증축이 허용된다는 점이며, 바로 이것이 본 연구가 지적하는 제도적 사각지대의 본질이다.

대상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서 원칙적으로 용적률 250%(최대 300%)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 리모델링 계획안은 용적률 484.73%를 확보하였는데, 이는 제도적 상한선을 약 1.6배 이상 초과하는 수치로 사실상 준주거지역(400~500%)에 준하는 초고밀도 개발이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이는 도시 관리의 근본과 용도지역제의 밀도 관리 원칙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용적률 총량에 대한 고려 없이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세대수 증가’ 허용 기준은,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재건축 사업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논의가 제기될 수 있는 제도적 과제임을 보여준다.

(2) 도시 수용력

도시 수용력 측면에서 가장 큰 쟁점은 사업 전후 세대수 증가에 따른 공공기여의 부재이다. 강촌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1,001세대에서 1,114세대로 113세대(약 11.3%)가 증가하며, 주차대수 역시 기존 1,066대에서 1,717대로 651대가 증가하여 주변 교통 환경에 상당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증가에 따른 공원, 교육 및 여가 시설들의 부담 역시 커지지만 <표 7>의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이러한 사업 전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도로, 공원, 녹지 등에 대한 기부채납은 전무하다. 재건축 사업과는 달리 리모델링 사업은 인구와 교통 유발 등에 대한 도시기반시설을 위한 기여를 하지 않는다. 리모델링은 기존 도시 인프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를 띠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물리적 주거환경

강촌아파트리모델링사업은 건폐율이 37.13%까지 상승하고, 기존 22층(약 61m)에서 29층(약 90m, 주거용도 25개 층 및 스카이라운지)으로 수직·수평증축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문제는 주동 배치의 변경이 불가능한 구조적 한계 속에서 고밀화가 진행되어, 수평 증축 분만큼 인동간격이 더욱 축소된다는 점이다.

이를 아시하라(1998)의 공간 분석에 대입해 보면, 현재 약 0.78(48m/61m) 수준인 D/H비(인동비율)는 사업 후 수평 증축에 따른 간격축소(약 43.5m)와 주동의 수직증축 (25층, 약 78m)이 맞물려 0.56(43.5m/78m) 수준으로 급격히 악화된다. 이는 균형점인 1.0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단지 내부는 시각적 개방감이 상실된 채 거대한 벽에 둘러싸인 ‘협곡 현상(Canyon Effect)'이 예측된다.

즉, 기존세대의 평면증가와 추가 분양세대 확보라는 두 개의 물리적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의 폐단을 잘 보여준다.

더욱 주목할 점은 국지적 개방감의 소멸과 경관 가이드라인의 역행이다. 서울특별시 경관계획(2016)에서는 가로 경관의 위압감 완화를 위해 주동의 연속 길이를 50m 내외로 권장하며, 불가피하게 길어질 경우 ‘메스 분절(Mass Segmentation)’을 통해 시각적 투과성을 확보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현재 강촌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길이가 긴 판상형 주동(60~65m)과 일부 소규모 판상형 주동(29~41m)이 혼재되어, ㅡ자형 판상형 주동사이로 시선과 바람이 통하는 ‘숨구멍(void)’이 존재한다. 그러나 리모델링 계획에서 이 단형 주동들을 수평 및 별동 증축으로 연결하여, 주거동의 길이가 약 107m의 ㄷ자형 거대 매스로 변모하게 된다. 추가 세대 확보를 위해 기존 주동 사이의 이격 공간까지 증축 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단지 내 주요 통경축이 차단되고 대지 내부의 개방감은 현저히 저하되었다. 이를 통해 수평증축과 별동증축으로 세대수 확보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현행 제도 및 심의 기준의 적용 방식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4. 사례 2 이촌한강맨션 재건축 사업 사례분석

1) 단지 연혁 및 배경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동 300-23번지 일대에 위치한 한강맨션은 1971년 대한주택공사가 공급한 국내 최초의 중대형 고급 아파트 단지이다. 현재 지상 5층, 23개 동, 660세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황 용적률이 약 101%에 불과하여 서울 시내 재건축 대상지중 매우 높은 사업성을 보유한 곳으로 평가된다.

2) 재건축을 통한 주거 공간의 개편

한강맨션은 <그림 4>의 (a)배치도에서 볼 수 있듯이 남향 위주의 판상형 병렬 배치로 채광과 통풍에 유리하고 인동간격 또한 쾌적한 편이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미설치로 인한 수직 이동의 불편, 커뮤니티 시설의 부재, 그리고 <그림 4>의 (c)현황사진에서 주동 사이로 엿볼 수 있듯이, 건물 간의 이격 공간마저 주차장으로 사용해야 할 만큼 지상 공간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재건축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Figure 4.

Comparison of current status and renewal plan of Hangang mansionSource: (a), (b) Site plans constructed by the author; (c) cited from Maeil Business Newspape; (d) cited from Seoul Urban Improvement Information System.

이에 한강맨션의 재건축사업은 기존의 저층·저밀도 단지를 용적률 255%, 지상 최고 35층, 총 1,441세대의 고층 주거지로 전면 개편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림 4>의 (b)계획안과 같이 물리적 변화의 핵심은 대규모 필지 정비와 기반시설의 확충에 있다. 또한 <그림 4>의 (d)조감도에 나타난 바와 같이, 사업계획상 단지 내에 공공공지, 공원, 도로 등 기반시설이 기부채납을 통해 조성 될 예정이며, 이는 단지 내부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주변 지역과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공공성 확보의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강맨션 재건축은 노후화된 아파트 단지를 대규모 기반시설 확충과 연계하여 고밀도 복합 주거지로 전환하는 전형적인 재건축 정비 모델을 보여준다.

3) 도시환경 영향 분석

아래 한강맨션 재건축 정비사업 계획안 <표 8>을 바탕으로 도시 계획적 형평성, 도시 수용력, 물리적 주거환경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Overview of Hangang mansion renewal project

(1) 도시 계획적 형평성

한강맨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은 2022년 12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해 사업의 법적·행정적 검증을 최종적으로 완료하였다. 이는 본 계획안이 『국토계획법』 및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가 규정하는 용도지역제의 틀 안에서 적법하게 수립되었음을 입증한다.

특히, 한강맨션은 『서빙고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의 지침을 순응하는 범위 내에서 용적률(약 250~300% 구간)과 층수(35층) 계획을 확정하였다. 이는 도시 계획이 의도한 적정 개발 밀도와 기반시설 용량의 균형을 준수한 결과이다. 즉, 특례조항을 적용받는 리모델링과 달리, 제도권 내에서 예측 가능한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도시 계획적 형평성과 제도적 균형을 모두 확보한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2) 도시 수용력

도시 수용력 측면에서 재건축 사업은 『도시정비법』 제92조(비용부담의 원칙)에 의거하여, 개발로 인한 기반시설 부하를 기부채납을 통해 해소하는 ‘원인자 부담 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7) 한강맨션은 기존 660세대에서 1,441세대로 781세대(약 118.3%)가 증가하는 사업 전후 변화에 상응하여, 예상되는 교통 및 환경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사업 부지의 약 11.3%에 달하는 9,538m2를 도로, 공원, 공공공지 등으로 기부채납하였다. 이러한 대규모 기반시설 확충은 단지 내부의 편의를 넘어, 이촌1동 일대의 부족한 녹지축을 연결하고 도로망을 개선하는 등 도시 전체의 수용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3) 물리적 주거환경

물리적 주거환경 분석 결과,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은 전면 철거 후 신축 방식을 통해 기존의 노후화된 판상형 ㅡ자 배치를 ‘탑상형 배치’로 전환함으로써 도시 경관의 질적 개선을 이루어 냈다.

첫째, ‘저건폐율·고층화’를 통한 개방형 공간 구조의 실현이다. 기존 단지는 5층 규모의 저층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인동간격(D)이 약 20~22m에 불과한 판상형 주동이 빽빽하게 나열된 형태를 띠고 있다. 비록 D/H비(21m/15m=약 1.4) 자체는 양호하나, 높은 건폐율로 인해 외부공간에 조경, 광장 및 보행로가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반면 재건축 계획안은 고층화로 건폐율을 20% 수준으로 낮추어 지상부의 쾌적한 오픈스페이스를 대폭 확충하였다. 배치도 분석 결과, 넓어진 중앙 광장과 통경축을 통해 주요 구간의 인동간격(D)은 건물 높이(H)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확보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하여 시각적 개방감을 극대화하였고, 매우 높은 수준의 외부공간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매스분절’을 통한 경관 가이드라인의 준수로, 기존의 약 81m의 판상형 주거동 대신, 서울시 한강변 관리기본계획(2015)이 권장하는 탑상형 주동을 도입하여 경관의 투과성을 높였다. 계획 개요 <표 8>상 총 건축면적(15,288m2)을 계획 동수(15개동)로 환산하면 1개동의 평균 바닥면적은 약 1,019m2로 산출된다. 이를 타워형 주동으로 가정하여 계산할 경우, 한 변의 평균길이는 약 32m 내외로 도출되며, 이는 서울시의 경관계획 권장 기준인 주동길이 50m[4호 조합 내외(50m)8)’] 이내로 양호한 규모라고 판단된다.

4) 소결

공동주택 성능개선을 위한 두 제도에 의해 추진되는 강촌 리모델링사업과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을 비교한 내용은 다음 <표 9>와 같다.

Comparative analysis of remodeling and renewal cases

현행 리모델링 제도가 고밀 단지의 2차 정비과정에서 도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앞서 설정한 분석의 틀, 즉 도시계획적 형평성, 도시 수용력, 물리적 주거환경의 세 가지 범주를 기준으로 두 사례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도적 이원화에 따른 ‘용도지역제의 무력화’이다. 앞선 개별 사례 분석에서 확인했듯 한강맨션(재건축)은 조례 기준인 250% 내외를 준수하는 반면, 강촌아파트는 이미 1차 재건축으로 법적 상한을 초과한 과밀 상태임에도 리모델링 특례를 통해 484.73%의 밀도를 확보하였다. 이는 2차 정비 시점에서 재건축의 공공기여 의무를 회피하면서 그에 준하는 개발 규모를 실현하는 구조로, 별도의 용도지역 상향 절차 없이 사실상 상위 용도지역인 ‘준주거지역(400~500%)’의 밀도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현행 리모델링 특례는 정상적인 재건축 절차를 밟는 인근 단지와의 형평성 측면에서 논의가 제기될 수 있는 구조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개발 이익과 공공기여 의무의 ‘비대칭성’과 순밀도의 수용방식 차이다. 도시계획적으로 고밀 개발은 그에 상응하는 기반시설 확충을 전제로 한다. 재건축(한강맨션)은 660세대에서 1,441세대로 781세대 증가라는 사업 전후 변화에 상응하여 대지면적의 11.3%(9,538m2)를 기부채납함으로써 원인자 부담 원칙을 이행한다. 반면, 리모델링(강촌아파트)은 1,001세대에서 1,114세대로 113세대 증가, 주차대수 651대 증가라는 사업 전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반시설 조성 의무가 전무하다. 이는 사업으로 인한 실질적 부담 증가분을 해소하지 않고 기존 도시 인프라에 전적으로 전가하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순밀도 측면에서도 리모델링(강촌아파트)은 기부채납 없이 세대수가 증가하여 대지면적 대비 순밀도가 그대로 상승하는 반면, 재건축(한강맨션)은 기부채납을 통한 대지면적 확보로 순밀도 증가가 일정 부분 상쇄되는 구조적 차이가 나타난다.

셋째, 수직적 위압감(D/H)과 경관 측면에서 두 사업 방식은 극명하게 대조된다. 재건축(한강맨션)은 건폐율 20% 축소와 수직분산 전략을 통해 D/H비 1.0수준의 쾌적한 개방감을 확보하여 고밀 개발의 부작용을 상쇄하였다. 반면, 리모델링(강촌아파트)은 수평 증축이 필수적인 구조적 한계로 인해 외부공간이 더욱 잠식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단지 내 최협소 구간인 103동과 105동 사이를 분석한 결과, 기존 48m이었던 인동간격은 105동의 수평증축(약 4.5m)으로 인해 약 43.5m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기존 20~22층 규모였던 주동이 25층(약 78m)으로 수직 증축됨에 따라, D/H비는 0.56수준으로 급락한다. 비록 최고 층수(29층)는 별동 증축부(스카이라운지)에 국한되나, 단지의 주된 경관을 형성하는 연속 주동들이 일제히 높아지고 좁아짐에 따라 보행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협곡(Canyon)’현상은 여전히 유효하다. 경관 측면에서도 대조적이다. 강촌아파트는 기존의 소규모 주동(41m)을 수평·별동 증축으로 연결하여 권장기준(50m)을 초과하는 107m 규모의 ‘ㄷ자형 거대매스’로 변질시키며 ‘연쇄적 장벽화’를 형성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강맨션은 기존의 병풍형 장벽(81m)을 철거하고 32m 내외의 탑상형 주동으로 분절하여 도시 경관의 공공성을 제고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종합하면, 고밀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은 도시계획적 형평성, 도시 수용력, 물리적 주거환경 세 측면 모두에서 재건축과 구조적 비대칭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미 고밀화된 단지가 2차 정비수단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구조에서는 용도지역제의 실효성 약화, 기반시설 기여 없는 밀도 증가, 물리적 환경의 질적 저하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Ⅳ. 결 론

1. 연구의 요약 및 개선방안 제언

앞선 사례분석과 이촌1동 정비사업 현황을 종합해보면, 향후 이촌1동 일대는 1차·2차 정비사업의 중첩 추진으로 인한 급격한 과밀화와 도시환경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이촌동은 재건축사업(한강맨션, 한강삼익, 왕궁 등)으로 약 1,170여 세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리모델링 사업(강촌, 한가람, 이촌 코오롱 등)으로 약 660여 세대 이상 추가될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한 순밀도 상승은 기존 도시기반시설의 수용력에 부하를 가중시킬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단순한 수치적 과밀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고밀도를 다루는 ‘건축적 해법의 질적 차이’이다. 기반시설 확충과 건폐율 축소를 통해 밀도를 수직으로 분산시킨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의 한계로 인해 늘어난 밀도를 수평적 팽창으로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D/H비를 0.56 미만으로 급락시켜 단지를 ‘협곡화’하고, 기존 주동 사이에 추가 세대 삽입으로 ‘거대한 장벽(Wall Effect)’을 형성함으로써 도시 경관을 질적으로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조, 프라이버시 그리고 바람길 등 물리적 환경의 저하가 예상된다.

따라서 오직 세대수 증가만을 목적으로 공공기여 없이 도시환경과 기반시설에 부하를 증가시킬 수 있는 현행 리모델링 제도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본 연구의 핵심 주장은 현행 리모델링 제도가 도시 관리 체계 밖에 위치함으로써 발생하는 구조적 공백이다. 다만 개선방안을 설계함에 있어, 고밀 아파트 단지의 재-재정비 구조가 지닌 구조적 제약(재건축 불가, 골조 유지 한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규제는 현실적 수용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이촌1동 사례 분석을 통해 도출된 제도적 개선방안을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방안으로 제언한다. 첫째·둘째는 리모델링 제도 전반에 적용 가능한 개선방안이며, 셋째는 고밀 아파트 단지의 재-재정비 구조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도출되는 개선방안이다.

첫째, 주거환경의 ‘환경성능 중심’의 심의기준 강화이다. 주동 차폐도, 바람길, 일조권, 교통영향 등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여 인허가 절차 및 심의기준을 도입하여 심의의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 이 경우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 유지라는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재건축과 동일한 수준의 환경성능 기준 충족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므로, 리모델링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심의 기준 체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세대 증가형 리모델링을 주거정비사업 체계로 편입하여 통합 관리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재건축과 동일한 대규모 부지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것은 기존 골조 유지, 부지 확장 불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성이라는 리모델링의 구조적 특성상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의 지역 주민 개방, 공개공지 확보, 환경성능 기준(D/H비, 차폐, 바람길 등) 충족을 인허가 조건으로 설정하는 방식의 현실적 공공기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혼재된 지역에서는 지역 차원의 ‘정비사업 종합계획’ 수립과 ‘사업 시기 조절’을 통해 세대수 증가와 기반시설 수용력을 연계하여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도시계획적 형평성과 도시 수용력 차원에서 리모델링 사업성과 재건축사업과의 형평성, 공공성 기여 등 용적률의 법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 리모델링 대상 단지의 세대수 증가와 기존 세대의 평면 확장에 대한 규정을, 현황 용적률을 기준으로 리모델링의 유형을 세분화하여 차등 적용하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다만 기준 설정 시 현황 용적률이 이미 법적 상한을 초과한 고밀 단지의 경우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한 구조적 여건에 놓여 있음을 감안하여, 일률적 규제보다는 단지별 사업성 여건을 반영한 유연한 기준 적용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개선 방안은 사업 참여자의 사업성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아닌, 도시 공공성 확보와 사업성 간의 균형점을 찾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현실적 수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제도적 개선은, 현재 준 재건축으로 변질된 리모델링 사업의 정체성을 바로잡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리모델링의 근본적 취지는 무분별한 철거를 지양하고 재건축의 시기를 연기하여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친환경 주거 성능 개선이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는 리모델링 사업은 지하주차장 신설, 기존 전 세대의 평면 확장, 분양을 위한 별동 증축 등을 통해 사실상 준 재건축을 지향하면서 공공기여를 회피하는 기형적 양상을 띠고 있다. 또한 리모델링 허용 연한을 15년으로 축소한 것은 건물의 생애주기를 인위적으로 단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요 선진국의 주택 수명이 평균 70년을 상회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반복하더라도 50년 내외의 짧은 생애주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답습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리모델링과 재건축 제도 간의 형평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나아가 물리적 정비를 넘어, 지역의 도시환경과 단지의 주거환경, 그리고 사회적 지속성을 동시에 담보하는 ‘도시 관리(urban management)’의 관점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은, 리모델링이라는 정비수단을 도시계획 체계 밖에 방치하지 않고 명확한 관리 대상으로 편입시키는 데 있다. 재건축은 『도시정비법』의 틀 안에서 용도지역제, 기부채납 의무, 정비기본계획과 연계되어 도시 전체의 수용력과 균형을 맞추며 관리되는 반면, 리모델링은 『주택법』과 『건축법』의 특례 조항에 의존하며 이러한 도시계획적 관리 체계에서 사실상 분리되어 있다. 이 구조적 분리가 지속되는 한, 개별 단지 차원의 심의 기준을 강화하더라도 생활권 단위의 누적 밀도와 기반시설 수용력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이를 위한 구체적 출발점으로, 현황 용적률을 기준으로 리모델링 유형을 구분하는 차등 적용 기준의 도입을 제안한다. 현황 용적률이 법적 상한을 초과한 단지(유형 A)는 추가 세대수 증가를 제한하고 평면 증가형 리모델링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현황 용적률이 법적 상한 이하인 단지(유형 B)는 여유 용적률에 비례하여 평면 증가형과 세대수 증가형을 차등 적용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도시 수용력을 존중하고 제도적 형평성을 검토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보완이, 사유재산권의 행사와 도시 공공성 확보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주거지 재생’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으로 제시될 수 있다.

2. 연구의 한계 및 시사점

본 연구는 리모델링 제도의 문제점을 현재 추진 중인 사업계획을 토대로 분석하였다. 실제로 실현된 단지를 사례로 하지 못하여 객관적인 자료수집의 한계가 있었다. 연구의 한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경적 영향 분석의 정량적 검증 부족이다. 본 연구는 리모델링에 따른 통경축 차단과 바람길 막힘 등 환경적 문제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량적으로 입증하지 못하여 객관성에 아쉬움이 남는다.

둘째, 분석 대상이 재-재정비라는 특수한 조건과 한강변이라는 특정 입지 여건을 가진 단지에 한정되어 있어,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적인 리모델링 사례나 타 지역으로 직접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확정된 실시설계 도면이 아닌 정비계획(안) 단계의 자료를 활용함에 따라 구체적인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도출하는 데 있어 연구의 깊이 차원의 한계가 존재한다. 아울러 본 연구는 공공기여 형평성을 제도적 구조 차원에서 검토하였으나, 실제 개발이익에 근거한 공공기여 적정 수준의 산정은 본 연구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정량적 분석은 후속 연구 과제로 남긴다.

본 연구는 1차 재건축 완료 후 고밀화된 단지가 2차 정비로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재-재정비의 특수한 조건에 주목하여, 이촌1동 사례를 통해 이러한 구조가 도시환경과 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도시 관리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제도적 시사점을 도출한 연구로서 의의를 갖는다. 다만 단일 지역 내 2개 사례에 한정된 분석인 만큼, 보다 다양한 사례와 지역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기존의 단지차원의 개선에 머물러 있던 리모델링 논의를 도시차원의 ‘공공성’과 ‘경관 관리’의 영역으로 확장시켰으며 현행 리모델링 제도가 도시 관리에 있어 맹점을 지니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향후 도시환경 수용력을 고려한 제도적 보완과 정책 수립에 있어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1990년대 재건축 완료 단지들이 서울 전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노후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재-재정비 구조에서 발생하는 제도적 비대칭 문제는 조만간 보편적 도시 관리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연구가 이에 대한 선제적 제도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22년도 홍익대학교 학술연구진흥비에 의하여 지원되었음.

Notes

주1. 주택법 제2조 및 시행령에서 정한 주거전용면적 30%~40% 증축허용
주2. 건축법 제60조
주3.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9조
주4. 건축법 제42조 및 시행령 제27조
주5. 주택법 제2조 및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43조,45조 등
주6. 아시하라 요시노부(1998)의 외부공간 구성 이론을 분석의 준거로 삼는다. 건물높이(H)와 인동거리(D)의 비율인 D/H비가 1 미만일 경우 보행자는 시각적 차폐와 강한 위압감(Over-bearingness)을 느끼게 되며,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서는 최소 1 이상의 D/H비를 확보하여 적절한 개방감과 일조권을 유지해야한다.
주7. 『도시정비법』제92조(비용부담의 원칙)①정비 사업비는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업시행자가 부담한다. 제97조(정비기반시설 및 토지 등의 귀속)①...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정비기반시설을 대체하는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국유법』 및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도 불구하고 종래의 정비기반시설은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되고, 새로 설치된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된다.
주8. 국민평형(84m2)기준 1세대 폭(bay)≈약 12~13m로 4세대 조합(4호 연립)≈48~52m ∴약 50m 내외를 의미
주9. 본 분석에 적용된 건축물 높이는 구체적인 실시설계 도면이 부재한 계획 단계임을 고려하여, 계획안의 최고 층수에 통상적인 공동주택 층고(3.1m)를 적용하여 산출한 추정치임. 도시 경관에 미치는 시각적 위압감을 가장 보수적인 관점(worst-case)에서 평가하기 위해, 평균높이가 아닌 최고높이를 기준으로 D/H비를 산정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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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Figure 1.
Conceptual schematic design of remodeling and renewalSource: A Study on the Feasibility of the Expansion of Households in the Remodeling of Apartment Houses (2010) Ministry of Land, Transport and Maritime Affairs.

Figure 2.

Figure 2.
Renewal project sites in Ichon 1-dongSource: Compiled by the author.

Figure 3.

Figure 3.
Comparison of current status and renewal plan of Gangchon apartmentSource: (a), (b) Site plans constructed by the author; (c) cited from Magazine H; (d) cited from Maeil Business Newspaper.

Figure 4.

Figure 4.
Comparison of current status and renewal plan of Hangang mansionSource: (a), (b) Site plans constructed by the author; (c) cited from Maeil Business Newspape; (d) cited from Seoul Urban Improvement Information System.

Table 1.

History of changes in the remodeling system

Table 2.

Comparison of characteristics between remodeling and renewal legal framework

Table 3.

FAR standards for general residential areas

Table 4.

Classification criteria by density hierarchy of residential areas

Table 5.

Framework for case analysis

Table 6.

Status of renewal and remodeling complexes in Ichon 1-dong

Table 7.

Overview of Gangchon apartment remodeling project

Table 8.

Overview of Hangang mansion renewal project

Table 9.

Comparative analysis of remodeling and renewal ca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