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의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형 한옥 외관 변화
Abstract
This study is motivated by the questions around preservation of the Seochon Hanok. We highlight the direction of preservation and utilization of hanok, while maintaining the historical and cultural landscape created by urban hanok in hanok-dense areas, rather than focusing on the value of urban hanok as a single entity. Therefore, the exterior of the Seochon Hanok was analyzed in detail to provide basic physical data for the preservation of the Hanok. Officially assessed land prices in Seochon have risen steadily, and show a strong correlation with increasing restaurants and places of accommodation. Accordingly, 20 hanok for commercial use and 15 hanok for guesthouses were analyzed intensively. These 35 cases of 20 commercial use and 15 guesthouses were divided into six categories and the exterior of the hanok were analyzed. Several changes occurred in the opening due to the use of glass and iron materials in case of the commercial hanok exteriors. Many outdoor advertisements were displayed which damaged the hanok. Through the extension of the outer wall, many changes also occurred in the use of the yard. In contrast, there is no major change in the facade of the guesthouse hanok. However, outdoor advertisements have been installed using lanterns to avoid harming the landscape. As a result of gentrification, commercial hanok have changed to open facades using modern materials to attract visitors. Yet, the facade of the hanok has not changed much to provide the visitors the authentic quiet atmosphere created by the hanok that they desire. This study provides implications for the building implementation guidelines of district unit planning by empirically analyzing the exteriors of hanok used for commercial purposes. However, this study limits its scope to focus on exterior analysis and not on analysis of the relationship between hanok structure, form, and urban spatial structure.
Keywords:
Seochon, Gentrification, District Unit Plan, Hanok Conservation Area, Hanok Exterior키워드:
서촌, 젠트리피케이션, 지구단위계획, 한옥보전구역, 한옥 외관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란 도시환경이 변하면서 중·상류층이 도심의 낙후된 지역으로 유입되고 이로 인해 지가,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비싼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 등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북촌, 서촌, 익선동, 가로수길, 성수동 등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0년 ‘북촌 가꾸기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2008년 ‘한옥 선언’을 발표한 후 2010년 ‘경복궁 서측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 한옥 보전을 위한 이와 같은 일련의 정책시행과 함께 ‘서촌’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Figure 1> 참조).1) 역사적 가치 및 장소성과 함께 약 100여 년간 주거용으로 사용되던 한옥이 소매점, 음식점,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상업 용도로 변경되어 사용됐다. 역사적인 도시, 주민들의 생활과 쉼터 등이 관광객들의 주요 방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삶의 영역을 침범하며 주거환경을 위협을 받게 되고, 월 임대료가 급상승하며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존 원주민의 퇴출을 야기했다(손신욱 외, 2018).3)
이러한 서촌지역의 상업화 문제로 인한 대책 마련을 위해 건축적 변화와 관련된 정책 및 현황에 대한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한 면밀한 고찰이 필요하다. 관련 자료들을 활용하여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찰함으로써 이론적 논의와 함께 현실적 문제점의 개선 및 정책 방향에 적절한 시사점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촌지역의 한옥은 서울시의 정책과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라 입면을 비롯해 외관적으로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신한나·백승만, 2017).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논의와 함께 한옥밀집지역인 서촌의 한옥 외관 변화를 분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대상지의 한옥을 소매점, 식당 등 일반적인 상업용 한옥(주거+상업용)과 숙박용인 게스트하우스 한옥으로 구분해 외관 변화를 고찰하였다. 한옥의 외관 변화는 원형 유지형, 재료 및 재질 변화, 출입구 변화, 옥외광고물 설치, 마당사용 변화, 증축에 의한 외관의 변형으로 구분했다.
이와 같은 연구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도심에서 한옥을 어떤 방식으로 보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출발했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구성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한옥밀집지역을 구성하는 하나의 개체인 도시형 한옥이 역사문화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했다.
본 연구는 기본적으로 서촌지역 내 상업 용도로 사용되는 한옥 외관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경복궁 서측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의 경관 보전을 위해 한옥 외관 변화 방향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한옥 보전을 위해 서울시는 지난 2010년 ‘경복궁 서측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으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본 연구는 2016년에 개정된 지구단위계획인 경복궁 서측 지역(이하 서촌)을 살펴보고자 했다(<Figure 2> 참조). 그중에서도 특히 서촌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상업 시설이 밀집되어있는 물길영향구역 부근의 누하동, 통인동, 체부동의 한옥보전구역 내 한옥들을 분석대상으로 설정했다.
한옥의 외관 변화 고찰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수행된 본 연구는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된 선행연구 및 서촌의 한옥 관련 정책을 검토했다. 연구대상지 분석 차원에서 서촌의 젠트리피케이션 현황, 한옥 분류 및 선정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종로구 통계연보 및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localdata.go.kr)를 통해 서촌의 인구, 공시지가, 음식업, 숙박업 인허가 관련 데이터를 구득했다. 포털사이트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빅카인즈(https://www.bigkinds.or.kr)를 통해 서촌의 뉴스 기사를 파악했다. 또한, 국토정보 플랫폼에서 제공한 수치지형도 축척 1:1,000을 활용했으며, 네이버 지도, 카카오 맵, S-map의 항공사진 및 로드맵을 이용해 한옥 외관을 파악했다. 한옥의 주 용도 파악을 위해서는 건축 행정시스템 세움터에서 대상지 내 건축물에 대한 건축물대장을 발급한 후 현장답사를 통해 건축물 사진을 구득했다. 이외에도 상업, 주거+상업 용도로 사용되는 일반적 상업용 한옥과 주거용이었으나 숙박용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는 한옥으로 분류하여 외관을 분석했다.
Ⅱ. 이론 및 선행연구 고찰
1.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신사계급을 뜻하는 젠트리(gentry)에서 파생된 용어로,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가 처음 사용했다. 글래스는 런던 서부에 위치한 주거지역에 중산층 이상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고급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면서 하류층 등 기존 주민들이 치솟는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거주하고 있던 그곳에서 쫓겨나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라 칭했다. 이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은 원래 저소득층 주거지역이 중산층의 유입으로 인해 고급주거지로 변하면서 원주민들이 비자발적으로 이주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최막중·양욱재, 2018). 이후 이 같은 개념이 확장되어 주거지역이 상업화되거나 일반 상업지역이 고급화되는 현상을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지칭되고 있다(Zukin et al., 2009; Sullivan and Shaw, 2011).
일반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은 주로 기존 원주민이 다른 계층으로 대체되는 주거 젠트리피케이션과 소규모 자영업자들로 이루어진 소비공간이 고급화된 소매상 지구로 탈바꿈하는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구분할 수 있다(김다윤 외, 2017). 연구자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거 및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부정적 혹은 긍정적 관점을 제시해 왔다.
일부 연구자들은 주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약자 계층의 주거 공간을 사회적 지위가 높은 계층의 사람들이 빼앗는 의미로 해석하는 등(Freeman and Braconi, 2004)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노동자 계급이 주로 몰려 살던 런던의 특정 구역에 중·상류 계급이 침입하는 현상이라고 칭한 글래스도 부정적 관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박진빈, 2009). 마찬가지로 허자연 외(2015)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상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지대 격차라는 경제적 요인이 기존 업종 및 거주민을 구축하는 부정적 효과로 보았다.
반면, 긍정적인 관점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바라본 연구들도 다수 존재한다. 최막중과 양욱재(2018)는 주거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해, 기존 연구들은 임대료 상승에 따른 임차인의 비자발적 이주라는 경제·사회적 부정적 효과에 치중해왔다고 지적하면서, 주거환경의 쾌적성을 감소시키는 토지 이용의 부정적 외부효과보다는 생활환경의 편리성 증가와 같은 긍정적 외부효과가 더 크다고 밝혔다. 상업공간의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도심지역의 자생적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황인욱, 2016). 특히, 새로운 소비공간의 부상은 각종 언론 매체가 관심을 보이면서 그 인기를 더해가기도 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일종인 도심 재생 사업에 대해서는 언론의 긍정적 보도뿐만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도심 재생의 성공적 모델로 소개했다. 지역 전문가들은 이를 ‘르네상스’로 여기고 개발 호재로 판단하기도 했다(Zukin et al., 2009).
한편, 지난 1970년대부터 국내에서 본격화한 대규모 재개발 형태의 도시재생사업은 적어지고 있으나 주거지의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김다윤 외, 2017).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은 세탁소와 같은 기존 근린생활시설이 사라지고 레스토랑, 부티크 등이 새로 생기는 등 기존 상업 시설의 고급화로 표현된다(Zukin et al., 2009). 또한,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은 주거지역의 주택, 근린상점, 카페,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가게의 증가에 의한 지역의 사회·경제·문화적 변화 현상으로 간주하기도 한다(윤윤채·박진아, 2016).
이와 같은 맥락으로 연구자들은 주거지의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주목했다. 진창종(2013)과 박효연(2016)은 주거지역의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해 지가, 인구, 사업체 수, 주택 수의 변화를 고찰한 바 있다. 손신욱 외(2018)는 전통문화 유산과 문화예술 정책 등에 초점을 맞춰 해외도시와 서울을 비교함으로써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의 관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도 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연구자들은 한옥밀집지역에서의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실증적으로 고찰했다. 하종성(2016)은 북촌 삼청동 지역에서 상업 업종의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이러한 변화가 시각적 개방도와 물리적 개방도 차원에서 건축물의 입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찰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삼청동 지역에서는 가로변 건물들에 상업 시설들이 많이 입점했으며, 지역의 초기 활성화 요인이었던 문화시설들은 소매업 또는 서비스업종 등으로 대체되면서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각적으로는 높은 개방도를 보이는 건물들이 증가하고 물리적으로는 넓은 출입구를 가진 건물들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하종성은 완전개방형의 입면 형태가 나타나는 등 가로를 향한 건물의 개방도가 점차 높아졌다고 밝혔다. 신한나와 백승만(2017)은 서촌의 젠트리피케이션과 한옥의 건축적 형태변화에 초점을 맞춰, 옥외광고물 설치, 외장재, 입면 등과 함께 도시 인문환경 측면에서의 인구, 공시지가, 업종변화 등이 한옥에 미친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이 연구자들에 따르면, 서촌지역은 인구 및 세대수 감소, 공시지가 상승, 주거에서 상업 시설로의 업종변화가 나타남에 따라 건축 형태 및 도시조직에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2. 한옥밀집지역 서촌의 한옥 보전정책
지난 2004년 서울시는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통해 서울시 내 주택재개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발표하며 서촌 일대 중 옥인동, 누하동, 체부동이 정비 예정구역임을 밝혔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서촌 일대 평균의 공시지가는 1,756,225원/㎡에서 2008년 2,870,293원/㎡까지 급격히 상승했다(<Figure 3> 참조). 하지만 서울시가 북촌 외 한옥밀집지역인 서촌, 돈화문로, 인사동, 운현궁 조계사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중장기 계획 ‘서울한옥선언’을 발표한 후, 2010년 ‘경복궁 서측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및 지정하여 한옥 보전에 대한 공공의 의지를 밝혀 서촌지역의 공시지가를 안정시켰다.
그러나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이후 서촌만이 가진 복합적인 가치와 장점들이 알려지면서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공시지가는 다시 상승했다(도혜원·변병설, 2017). 이로 인해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위해 서촌 내에서 주거 용도 건축물이 상업 용도로 변경되는 건축물도 다수 등장했다. 2010년 이전에는 소수의 용도변경이 일어난 반면, 이후에는 급격한 수로 급증하는 것을 볼 수 있다(<Figure 4> 참조).
따라서 조용한 주거지였던 서촌은 관광지, 명소화가 이루어지면서 한옥밀집지역 내 상업 용도로 사용되는 건축물이 많아지며,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지난 2015년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서울시 내 대표적 젠트리피케이션 지역들에서는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인해 소규모 점포가 카페·식당 등 외부인을 위한 업종으로 변화되는 특징을 보였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종합적 대책 차원에서, 토지 이용의 합리화 및 기능 증진, 경관·미관 개선 및 양호한 환경 확보 등을 위해 건축물의 용도·종류 및 규모 등을 제한·완화하거나 건폐율 또는 용적률 완화 등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 2015, <Table 1> 참조).
이를 바탕으로 서촌지역의 역사적·장소적·경관적 특성을 조화롭게 보전 및 관리하고, 오래된 주거지의 정주권 및 생활환경 보호 등과 주민 주도 주거지 재생 및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지난 2016년 7월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을 고시하게 됐다(서울특별시고시 제2016-201호,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의 민간부문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 중 건축물에 대한 규제 및 제한 사항들을 보면 대지, 대지 내 공지, 교통처리, 건축물 용도, 형태 및 외관, 경관 등에 대한 지침 사항이 존재한다. 그중 제6장 건축물의 형태 및 외관에 관한 사항, 제1절 한옥의 형태 및 외관 기준 적용원칙을 살펴보면 ‘한옥지정구역 내 건축물의 형태는 반드시 한옥이어야 하며 한옥을 신축하거나 기존 한옥을 개보수(증축, 개축, 재축, 대수선, 리모델링 등)하는 경우에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외에도 한옥의 지붕, 구조, 외벽, 담장, 옥외광고물에 대한 지침 사항 등이 있다(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주거환경관리사업구역 지정) 결정(변경)).
이러한 지구단위계획의 건축물에 대한 지침을 통해 보전하고자 하는 서촌지역의 한옥은 원래 지형적 영향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골목길에 위치하며, 한옥이 밀집하면서 주민들의 문화적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담기게 됐다. 그러나,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주거용 한옥이 다수의 상업 시설, 근린생활시설, 식당 및 카페 등으로 용도 변경됐다. 서촌지역은 현재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건축물들이 주거 용도에서 상업 용도로 변경되는 경우가 다수 관찰되고 있으며, 건축물의 형태에서도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신한나·백승만, 2017; 김수영·최재필, 2019; 김지회, 2015; 하종성, 201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서촌의 한옥밀집지역 중 상업 시설이 다수 형성되어있는 물길영향구역 부근을 따라 형성된 한옥보전구역 내 한옥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그중,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대표적인 지표인 공시지가와 가장 큰 상관성을 보이는 상업용도 한옥(주거+상업용 포함)과 주거용도이지만 숙박업으로 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는 한옥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또한,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서촌지역의 한옥의 형태 및 외관에 미친 영향을 고찰했다. 이를 통해 ‘경복궁 서측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의 경관 보전을 위해 한옥 형태 및 외관 변화 방향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점에 있어 선행연구와의 차별성이 있으며 연구의 의의가 있다.
Ⅲ. 연구대상지 분석
1. 서촌 젠트리피케이션 현황
서촌지역의 건축물 외관을 본격적으로 분석하기에 앞서 인구통계학적 현황과 숙박 및 음식점업 차원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살펴봤다. 종로구 통계연보를 바탕으로 서촌의 법정동인 청운·효자동, 사직동을 중심으로 거주인구 및 인구순이동량 지표를 통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살펴봤다(<Figure 5, 6> 참조). 서촌의 인구는 지난 2008년 27,121명에서 2020년 22,439명으로 서촌의 인구가 감소함을 알 수 있다. 전출량-전입량인 인구순 이동량의 통계량을 보았을 때 2004년, 2007년, 2008년 3개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전출량이 전입량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촌’을 키워드로 설정한 후 뉴스 기사를 조회해 보았을 때 ‘서울한옥선언’을 발표한 후 다음 해인 2009년을 기점으로 뉴스 기사의 개수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Figure 7> 참조). 이는 서촌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서촌의 거주인구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시지가가 상승한 것은 주거 용도가 아닌 상업 용도로 사용되는 건축물이 다수 증가하면서 방문하는 관광객 증가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토대로 관광객이 서촌을 방문하는 방법을 살펴보았을 때, 지하철, 버스, 자동차, 자전거, 도보 등 다양하지만, 도보권이나 생활반경 내 거주인구의 서촌 방문보다는 외부 인구의 방문객 수를 간접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경복궁역 지하철 승하차 인원과 경복궁 입장객 수를 추정치로 활용했다.
<Figure 8>에서 보듯이, 지하철 경복궁역 승하차 인원은 ‘서울한옥선언’을 발표한 지난 2008년부터 2019년 기간 동안 15,287,466명에서 19,185,48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COVID-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펼친 2020년과 2021년 제외). 또한, 지난 2000년부터 2003년 10월까지 진행됐던 경복궁 근정전 보수공사가 2004년 완료됨에 따라 그해 경복궁 입장객 수는 4,266,552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Figure 9> 참조). 2005년에는 일시적으로 급격히 줄었지만, 그 이후부터 2019년까지 입장객 수가 꾸준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경복궁역 승하차 인원과 경복궁 입장객 관련 인구통계학적 지표를 보았을 때 서촌을 방문하는 인구는 꾸준히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Figure 10>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촌 내 숙박 및 음식점업소는 지난 2004년 774개에서 2019년 1,151개로 꾸준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서촌에 거주 혹은 방문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숙박 및 음식점업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났음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공시지가를 보았을 때, 공시지가와 숙박 및 음식점업 수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참조). 서촌에서 그동안 사적 주거 공간이었던 한옥은 증가한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공개적 상업공간으로 외관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용도별 한옥 분류
서촌을 방문하는 인구가 이용하는 필운대로, 자하문로, 자하문로 5길과 17길, 물길영향구역 사이에 누하동, 체부동, 통인동 한옥보전구역 내 위치한 한옥들의 유형은 선행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분류했다(Table 3). 본 연구에서는 이 같은 분류표를 바탕으로 유형 분류 I-1에 따라 일반적 상업용(주거+상업용 포함)과 게스트하우스 한옥으로 나누었으며, 유형 Ⅱ는 건축물대장을 바탕으로 용도변경 여부를 파악했다. 유형 Ⅲ는 항공사진과 수치지형도를 바탕으로 평면을 파악했다. 마지막 외관 변화는 물리적 변화 유형 IV의 여섯 가지를 기준으로 분류하여 분석했다.
또한, 건축물대장 자료를 구득한 후 한옥의 주 구조와 지붕, 주 용도 등을 구분하였다. 이후 여러 차례 현장답사를 통해 건축물대장에 기입 되어있지 않은 건축물을 확인하여 대상지 내 한옥을 수치지형도에 나타냈다(<Figure 11> 참조).
3. 분석 대상 한옥 선정
연구대상지 내 한옥 108개를 <Table 3>을 바탕으로 분류했다. 최종 분석 대상 한옥은 일반적 상업용(주거+상업용 포함) 한옥이 20개, 게스트하우스 한옥 15개 등 총 35개이다(<Table 4, 5> 참조).
4. 분석체계
이상 총 35개의 상업 한옥을 일반적 상업용(주거+상업용 포함) 한옥 20개와 게스트하우스 한옥 15개 분류했다. 이를 건축물의 평면 변화, 입면 변화, 평면+입면의 변화로 구분하였다. 그 후 건축물의 평면 변화를 통해 마당사용 변화를 살펴보았으며, 건축물 입면 변화를 통해 재료 및 재질 변화, 출입구 변화, 옥외광고물 설치를 구분하였다. 마지막으로 건축물의 평면+입면 변화를 통해 원형 유지형, 증축에 의한 외관 변화 등 총 여섯 가지 차원에서 외관 변화의 사례를 분석하고 변화의 주요 특징들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현대 도시형 한옥의 변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역사문화경관의 보전 및 활용 시 바람직한 정책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Ⅳ. 서촌 한옥의 외관 분석
1. 원형 유지형
일반적인 상업용(주거+상업용 포함) 한옥 중 기존 형태를 유지하는 원형 유지형은 사례 1, 16, 20번 등 총 3개로 나타났다. 사례 1번은 예술작품 및 도자기를 판매하는 소매업 점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사례 16번은 한정식을 판매하는 일반음식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사례 20번은 한약국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따라서, 원형 유지형은 한옥의 전통적 이미지와 관련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고 있는 한옥은 사례 4번과 사례 14번을 제외한 13개 모두 원형을 유지한 채 숙박업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었다(<Figure 12> 참조).
2. 재료 및 재질 변화에 의한 외관 변화
한옥 요소인 한식 기와 및 목구조 외 다른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내·외벽에 통유리를 설치하거나 모던한 느낌의 철제 틀이나 실용적 목적의 차양막 등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현대적인 공법이나 재료 등을 통해 한옥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용이하게 관리하고자 함으로 판단됐다(<Table 6> 참조).
일반적인 상업용 한옥들은 통유리를 외벽에 설치해 방문객들이 실내를 쉽게 볼 수 있거나 들어올 수 있도록 공적인 공간으로의 변화가 다수 나타났다. <Table 6>의 사례 5, 8, 9, 11, 12번은 사람의 시선 높이에 맞게 외벽을 유리창으로 변경하여 사람들을 끌어들이도록 한 것으로 보였다. 사례 18번은 사람들을 내부로 더욱 쉽게 끌어들이고자 외벽 자체를 철거한 후 내부 벽을 통유리창으로 변화했다. 이외에도 철제 틀을 설치해 외관에 모던한 느낌을 주거나, 방풍 비닐(사례 7) 및 차양막(사례 10) 등을 설치해 식당을 방문한 고객들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상업용 한옥과 다르게 게스트하우스 한옥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Table 7>의 사례 1, 2번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소매점이 방문객의 시선을 끌도록 통유리창을 설치하였으며, 지하 근린상점에 햇빛을 끌어들이기 위해 썬큰(Sunken) 형태로 유리창을 설치했다. 그 외 한옥에는 구조의 큰 변화가 아닌 시멘트, 블록 타일 등이 외장재로 사용됐다.
3. 출입구 변화에 의한 외관 변화
일반적인 상업용 한옥의 출입구는 앞서 언급된 외장재의 변화와 유사하게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출입구를 유리문으로 변화를 주었다. <Table 8>의 사례 3번은 출입문에 철제 틀을 사용하고 중간에 유리창을 삽입하여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있게 했다. 사례 5, 19번은 기존의 전통대문을 유지한 채 신규로 유리문을 설치함으로써 운영하는 책방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예외적으로, 사례 2번은 한옥+비한옥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 중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한옥은 사적인 공간으로 남아있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목재 대문이 남아있으나, 비한옥 건축물은 일부를 갤러리로 이용하기 위해 유리문을 설치해 방문객의 입장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와 상반되게 게스트하우스 한옥의 출입구는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4. 옥외광고물 설치에 의한 외관 변화
대상지 내 한옥에 설치된 옥외광고물 설치 형태는 4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Figure 13> 참조). 형태 (1)은 처마 끝부분에 옥외광고물을 설치해 한식 기와를 한눈에 보기 힘들게 만들어 한옥임을 쉽게 인식하기 어렵다. 형태 (2)는 한옥 지붕 위에 간판이 설치되어 기와를 크게 가리지 않아 한옥임을 인식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형태 (3)과 (4)는 한옥의 외벽 혹은 기둥에 옥외광고물을 부착하여 한식 기와를 훼손하지 않아 한옥임을 인식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었다.
<Table 9>를 보면 사례 17번은 형태 (1)과 같이 옥외광고물이 다수 설치되어있었다. 사례 10번은 형태 (2)와 같이 옥외광고물이 설치되어있었다. 그 외 사례들은 형태 (3)과 (4)가 적용되어 옥외광고물을 통해 한옥을 크게 훼손시키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Table 10>을 보면 게스트하우스 한옥의 외관에 옥외광고물이 형태 (3), (4) 형태로 적용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례 6, 7, 9번에서 보듯이 옥외광고물을 초롱 형태로 맞춰서 한옥의 외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았다.
5. 마당사용 변화에 의한 외관 변화
일반적인 상업용 한옥에는 마당이 존재하지만, 이는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여 마당을 실내화하거나 한옥 진입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된 마당의 형태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형태는 마당에 캐노피 혹은 유리창을 설치하여 실내화함으로써 식당을 방문한 고객들의 대기 장소로 사용했다. (2) 형태는 외벽을 증축하여 마당을 실내화함으로써 실내 공간을 확장시켰다. 마지막 형태 (3)은 마당을 한옥 내부로 입장할 수 있도록 진입로를 조성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Table 11>의 사례 7, 10, 11, 12, 13번에서는 모두 마당이 (1) 형태로 조성되어 식당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사례 7번은 마당 상부에 캐노피를 설치해 이용객들의 대기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사례 10, 11, 12, 13번은 상부에 캐노피를 설치해 실내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사례 9, 14, 17번은 마당에 지붕을 덮어 실내 공간으로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례 8, 18번은 마당을 실내 공간으로 진입을 유도하도록 조성했다.
반면, 게스트하우스 한옥은 마당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당을 통해 한옥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하고자 하는 투숙객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Table 12>의 사례 1번은 옆 건물과 합필해 마당 상부에 캐노피를 설치함으로써 투숙객들에게 넓은 공간을 조성하기도 했다.
6. 증축에 의한 외관 변화
연구대상지의 한옥에는 3가지 유형의 증축이 나타났다(<Figure 14> 참조). 형태 (1)은 처마선 바로 아래 외벽을 증축하였으며, 형태 (2)은 외벽을 건축한계선까지 증축한 형태이다. 형태 (3)은 기능적인 공간이 아닌 건축물 외관 디자인을 위한 증축이다. 이러한 증축형태는 실내 공간을 확장 시켜주는 이점이 있으나 이는 한옥이 가진 정체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 됐다.
대상지 내 상업용 한옥을 조사한 결과, 사례 2, 3, 4, 5, 6, 8, 15번 총 7곳 발생했다. (1)의 증축은 사례 2번을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유리창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증축을 통해 외부와 내부 양측을 서로 볼 수 있도록 했다. 형태 (2)는 사례 9, 14, 17번 총 3곳에 발생했다. 이는 외벽을 마당에 설치하여 실내 공간을 더욱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형태 (3)은 카페로 이용되고 있는 한옥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자 외관 디자인을 위해 외벽을 증축하였다(<Table 13> 참조).
반면, 게스트하우스 한옥에서는 일부를 제외하고 증축으로 인한 외관 변화가 크게 관찰되지 않았다. <Table 14>의 사례 4번에서는 시멘트 블록을 이용한 증축이 관찰되었다. 이는 증축을 통해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보였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변화하는 한옥의 외관에 대해 서울의 서촌지역을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속에서 한옥밀집지역인 서촌에서 한옥의 외관이 상업적 맥락에 따라 크게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형 유지형뿐만 아니라 외관의 재료 및 재질, 출입구, 옥외광고물, 마당, 외벽 증축 등 한옥의 외관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촌지역은 인구 및 세대수 감소, 공시지가 상승 등 주거에서 상업 시설로의 업종변화에 따라 외관 차원에서 건축 형태의 변화가 나타났다.
일반적인 상업용(주거+상업용 포함) 한옥 중에서 원형 유지형은 20개 중에서 3개로 매우 적게 나타났다. 예술작품 및 도자기를 판매하는 소매업이나 한정식집, 한약국 등 전통적 이미지와 관련 있는 업종들이 원형 유지형에 해당했다. 게스트하우스 한옥은 15개 중 13개가 원형 유지형에 해당했다.
상업용 한옥의 경우, 재료 및 재질 차원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내·외벽에 통유리, 철제틀, 차양막 등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현대적 공법이나 재료 등을 이용해 한옥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됐다. 반면, 게스트하우스 한옥에서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사례에서 시멘트, 블록 타일 등 현대적 재료가 외장재로 사용되고 있었다.
상업용 한옥의 출입구는 유리문, 철제 틀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리창을 삽입해서 외부에서 내부를 쉽게 보거나 진입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됐다. 게스트하우스 한옥은 유리문 등에 의한 큰 변화는 없었는데 이는 방문객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인 것으로 판단됐다.
상업용 한옥에 설치된 옥외광고물 형태는 처마 끝, 지붕 위, 외벽, 기둥 등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처마 끝에 설치한 경우 기와를 파악하기에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지붕 위에 설치된 경우 기와를 가리지 않아 한옥임을 인식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외벽 혹은 기둥에 옥외광고물을 부착한 경우는 기와를 훼손하지 않아 한옥임을 곧바로 인식할 수 있었다. 이와 상반되게 게스트하우스 한옥의 초롱 형태의 옥외광고물을 사용해 경관을 해치지 않으며 한옥의 외관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판단됐다.
상업용 한옥의 경우,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여 마당을 실내화하거나 한옥 진입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마당 상부에 캐노피나 유리창을 설치하거나, 외벽을 증축해 공간을 확장시키거나 마당을 내부 진입로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중 외벽 증축을 통한 마당 공간의 확장은 한옥의 정체성을 훼손시킬 수 있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 한옥은 일부에서 캐노피를 설치하는 것 외 마당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상업용 한옥에서는 처마선 아래 선까지 외벽을 증축하거나, 외벽을 건축한계선까지 증축하기도 하고, 건축물 외관 디자인 차원에서의 증축 등 3가지 유형의 증축이 나타났다. 이러한 증축형태는 실내 공간을 확장시켜주는 이점이 있으나 한옥의 정체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 한옥은 증축으로 인한 외관 변화가 쉽게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사례에서 시멘트 블록을 이용한 증축이 관찰되었다.
정리하면, 일반적 상업용 한옥은 전통적 이미지와 관련된 업종을 제외하고는 원형 유지형이 매우 적게 나타났다. 통유리, 철제 틀, 차양막 등 재료 및 재질 차원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났는데, 이는 현대적 공법이나 재료를 활용해 한옥의 가치를 높이거나 관리의 용이성을 위한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이 같은 변형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 출입구에 유리창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역시 부정적으로 판단되지는 않았다. 플라스틱 소재를 제외한 현대식 금속판 등의 재료나 재질은 한옥의 정체성이나 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권장할 만하다고 보여진다.
추후 한옥밀집지역의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서촌지역의 건축물 외벽 재료나 입면 등 외관의 변화추세를 경관 특성 관리방안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옥 지붕의 처마 끝에 설치한 옥외광고물보다는 한옥의 외관을 가리거나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외벽, 기둥에 설치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됐다. 캐노피나 유리창을 이용해 마당을 실내화하는 것은 크게 문제시되지 않았으나, 외벽 증축을 통한 변화는 한옥의 정체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또한, 게스트하우스 한옥은 유리창이나 시멘트 블록 등이 외장재로 사용되거나 출입구에 사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원형 유지형에 해당했었다. 초롱 형태의 옥외광고물이나 큰 변화가 없는 마당은 게스트하우스 한옥의 외관이나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으로 판단됐다. 은은한 빛을 내며 한옥임을 나타내는 초롱 형태의 옥외광고물이 게스트하우스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업용 한옥에도 적용된다면 가로 경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됐다. 상업용 한옥과 마찬가지로 게스트하우스 한옥에서도 증축에 의한 마당 변화가 일부 나타났는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나타난 한옥의 외관 변화에 대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이론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속에서 한옥의 입면을 포함한 다층적 차원의 외관 변화를 미시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상업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한옥들의 외관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지구단위계획의 건축물의 형태 및 외관의 시행지침에 시사점을 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하지만, 한옥구조나 형태, 도시공간 구조와의 관계에 대한 분석보다는 외관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외에도, 서촌지역 내 누하동, 체부동, 통인동을 제외한 다른 법정동의 한옥보전구역 내 한옥들에 대해서까지 분석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물길영향구역이나 대로변의 한옥뿐만 아니라 다른 법정동 내 한옥들에 대해서까지 세심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2년도 국토교통부의 재원으로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o. RS-2022-0014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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