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Archive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52 , No. 1

[ Article ]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52, No. 1, pp. 5-20
Abbreviation: J. of Korea Plan. Assoc.
ISSN: 1226-7147 (Print) 2383-917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17
Final publication date 21 Feb 2017
Received 14 Jun 2016 Revised 09 Dec 2016 Reviewed 15 Feb 2017 Accepted 15 Feb 2017
DOI: https://doi.org/10.17208/jkpa.2017.02.52.1.5

도시계획 비전수립에 있어 시민참여 과정 및 결과에 관한 시사점 고찰
하경준** ; 이달별*** ; 정주철****

The Process and Result of the Citizen Participation in Community Visioning
Ha, Gyoungjun** ; Lee, Dalbyul*** ; Jung, Juchul****
**Pusan National University (hkj13579@hanmail.net)
***Dong-eui University (moon@deu.ac.kr)
****Pusan National University (jcjung@pusan.ac.kr)
Correspondence to : ****Pusan National University(jcjung@pusan.ac.kr)

Funding Information ▼

Abstract

The purpose of the study is to organize the program by session through the case analysis carried out on citizens’ participation in establishing a vision for community designing and evaluate results. After that, the study is to compare the citizens’ participation results with those yielded through the experts’ designing. The program was composed of 5 stages; focus group workshop, vision workshop(I), survey, vision workshop(II), and leader workshop. In addition, the program, organized for the establishment of visions, was implemented to accomplish the purpose of each session. Major results and policy proposals deduced through the present program are as follows. First, it is important to organize participants. It is required for the program to educate participating citizens to be well aware of their roles and the importance of a planner in advance. Second, it is imperative that participants be provided with the accurate information. To attain this, information regarding future changes in the vision proposed by citizens must be provided. Furthermore, in the result of comparison between the citizen participation visioning and the experts visioning, both in survey and evaluation on quality of plan, the citizen participation visioning result was evaluated to be excellent.


Keywords: Citizen Participation, Community Visioning, Planning Process, Vision Workshop
키워드: 시민참여, 지역비전수립, 계획과정, 비전 워크숍

Ⅰ. 서 론

현대 도시계획의 주요 패러다임(Paradigm)인 논리실증주의에 기반 한 합리적 계획모형은 개인인식능력의 유한성과 계획 대상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 등으로 인해 기존 합리적 계획모형의 대안이 요구되어 왔다(Simon, 1957; Davidoff, 1965; Howe, 1980; 장욱, 1995). 기존 합리적 계획모형의 대안으로 제시된 거래계획모형, 옹호계획모형 등은 계획대상(시민)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다원주의에 기반 한 의사결정과정을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Fridemann, 1973; Davidoff, 1965). 이러한 계획역할의 변화에 따라 최근 지역의 장기발전계획 등의 주요 계획 수립 시 의사결정과정에 시민참여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Burby, 2003).

미국에서는 오레건(Oregon)주를 포함하여 유타(Utah), 앨라바마(Alabama), 텍사스(Texas), 메인(Maine)주 등에서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수립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Central Texas, 2004; Bartholomew et al, 2008). 대표적으로 Envision Central Texas는 최소 2년의 시간 동안 5단계의 시민참여과정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비전수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Central Texas, 2004). 최근 국내에서도 과거 공청회와 같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시민참여 방안에서 탈피하여 시민이 직접 계획 과정에 참여하는 능동적 과정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현재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시민참여형 도시비전 수립이 실험 중에 있다. 서울시, 인천시를 필두로 부산시, 광주시, 대구시, 경기도 등의 광역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각 구군의 기초지자체까지 지역사회의 비전수립을 위한 시민참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이재준 외, 2015).

그러나 현재 국내 시민참여 과정은 참여라는 목적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시민참여 과정의 프로그램 및 결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다(김태환 외, 2014). 따라서 역사가 깊은 해외의 시민참여 사례를 살펴보고 우선적으로 시민참여에 필수적인 과정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민참여형 비전수립은 참여자 선정부터 프로그램 구성, 나아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역할까지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과의 매력도(Quality)가 달라진다. 이러한 결과가 공공성을 인정받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존 전문가 중심의 지역비전 수립 결과 보다 나은 결과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막 걸음마를 시작한 국내 시민참여형 비전수립은 실험과정을 통해 참여자의 선정 방안, 각 회차 프로그램, 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오류를 발견하고 보완하는 절차가 중요하며 기존 전문가 중심의 비전과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의 비교·평가에 따른 시사점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수립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과정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국내사례 분석을 통해 각 회차별 프로그램 구성, 결과 등을 고찰하여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결과와 전문가 중심의 지역비전 수립의 차이가 존재하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시사점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Ⅱ. 이론 및 선행연구 고찰
1. 계획분야에서 시민참여의 중요성

현대 도시계획에서의 계획가 역할에 대한 이론적 패러다임(Paradigm)은 논리실증주의에 기반 한 합리적 계획모형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Howe, 1980; 정주철, 2015). 그러나 합리적 계획 모형은 계획가의 개인인식능력의 유한성과 공공조직의 특성 때문에 계획과정에 부여되는 제약조건을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Simon, 1957; 장욱, 1995). 이 외에도 주요한 합리적 계획모형의 비판을 살펴보면, Friedmann(1973)은 계획가와 조직이라는 계획의 주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계획과정에서의 계획 대상과 그 역할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시하였고 Davidoff(1965)는 다양한 이해집단의 존재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계획 대상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기존 합리적 계획모형의 대안으로 Fridemann(1973)은 계획과정에서의 계획 대상과 역할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계획가와 계획대상(시민)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거래계획모형을 제시하였다. 또한 Davidoff(1965)는 다원주의에 기반하여 의사결정과정에 이해가 반영되지 않는 집단을 위해 그들의 이해를 옹호하여 줄 계획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옹호계획모형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Healey(1998)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이익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이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강조한 협력적 계획모형을 제시하였다.

위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최근의 계획분야에서는 계획가와 시민간의 상호작용이 중시되고 다원주의에 기반 한 의사결정과정이 중요한 절차적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Burby et al, 2003). 이를 통해 수립된 비전은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게 되어 결론적으로 실행단계에서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Lowry, 1997).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 시민참여는 강한 민주주의(Strong Democracy)의 필수요소이며, 민주주의의 실현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형성이 중요하며,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신뢰, 네트워크, 시민참여로부터 실현된다(Randolph, 2004). 따라서 계획과정에서의 시민참여는 민주주의 실현 및 계획의 실행력 강화, 비전의 정당성 확보에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2. 선행연구 고찰

우선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시민 참여의 가치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미국 EPA(1996)는 지역의 경제와 환경을 최대한 조화롭게 고려하며 자원을 활용하고 보호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시민참여에 기반한 환경계획을 제시하였다. Irvin et al(2004)이 제시한 바에 따르면 의사결정과정에서 시민참여의 장점은 참여 시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시민참여에 따른 결과는 더 나은 정책(Better Policy) 결정을 가능하게 하며 정책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시민참여는 해당 정책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 할 경우, 이권을 대변하기 위해 나쁜 정책(Worse Policy) 결정이 발생할 우려 또한 존재한다(Irvin et al, 2004).

Glass(2007)는 도시계획 결정 과정에 시민이 참여해야 하는 목적으로 정보교환, 교육, 정책결정, 정책지지, 대표성 확대, 5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시민참여과정의 프로그램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프로그램을 위해 프로그램 설계의 중요성을 연구 결론으로 제시하였다(Glass, 2007). Brody et al.(2003)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시민참여의 권한에 대해 정량적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Washington), 플로리다(Florida) 주정부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워싱턴주의 시민참여 역할이 플로리다주 보다 강력하며, 계획과정 및 결과에서 시민참여의 영향이 보다 더 의의가 있음을 통계적으로 밝혀냈다(Brody et al., 2011).

국내 시민참여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김태환 외(2014)는 제천시의 시민계획단 운영 후 시민참여형 지역계획 수립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으며, 특히 의사결정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한 의의를 높게 인정하고 있다. 이재준 외(2015)는 경기도 31개 시군을 중심으로 시민참여형 도시계획 수립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현재 시민참여 유형의 약 70%가 공청회/시민토론만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터넷 의견 개진(21%), 시민참여단 구성(24%) 등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이재준 외, 2015).

위의 선행연구를 종합했을 때, 해외연구를 통해 시민참여의 정당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정책결정 및 결과의 수준을 향상시킬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선행연구는 현재 실험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시민참여 프로그램 과정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는 해석학적 관점의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3.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수립 과정 고찰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수립의 대표적인 해외사례지역으로 미국을 꼽을 수 있다. 1992년, 미국 오레건(Oregon)주는 포틀랜드(Portland)시를 중심으로 인근 23개 도시를 포괄하는 “메트로(Metro)”지역의 문제점과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Region 2040”를 수립하였다. “Region 2040”는 지역의 미래 성장 시나리오를 개발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민참여 과정을 거쳤으며, 1995년 의회에서 최종적으로 채택되었다(Oregon Metro, 1997). 또한 2006년에는 오레건(Oregon)주의 비전을 수립하기 위한 “Envision Oregon” 프로그램이 실행되었으며, 2년동안 현황파악 및 비전공유를 위한 워크숍(Round 1 Workshop), 투표(Vote), 비전수립을 위한 워크숍(Round 2 Workshop), 전문가 검토(Recommendation)의 4단계를 거쳐 최종 비전을 수립하였다(Envision Oregon, 2008).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수립 사례로 손꼽이는 유타(Utah)주의 “Envision Utah”는 1997년 첫 미팅(Kick-Off Meeting)을 시작으로 2년간의 시민 워크숍(Public Workshop)을 통해 4가지의 지역 비전 시나리오를 생산하였다. 생산한 4가지 시나리오는 방송매체 또는 인터넷을 통해 다시 지역주민의 설문을 실시하여 최종 지역의 비전을 결정하였다. “Envision Utah”는 2년의 시간동안 5단계(시민 워크숍(Citizen Workshop), 시나리오 워크숍(Scenarios Workshop), 설문조사(Survey), 비전 선정(Working Group Workshop), 평가(Evaluation)) 프로그램을 통해 2천명의 지역주민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였으며, 17,500명의 시민이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Envision Utah, 2003).

2001년, 텍사스(Texas)주에 설립된 비영리기관 ECT(Envision Central Texas)는 텍사스(Texas)주의 5개 도시(Williamson, Travis, Hays, Bastrop, Caldwell)를 아우르는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수립을 수행하였다. ECT의 목적은 센트럴 텍사스(Central Texas) 지역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20~40년 후를 고려한 지역의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며, 비영리기관임에 따라 개인, 민간 기업,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재원으로 사용하였다. 시민참여 과정은 총 5번의 단계(포커스그룹 미팅(Focus Group Workshop), 현장 워크숍(Test Site Workshop), 피드백 설문조사(Public Feedback Survey), 계획 워크숍(Planning Workshop), 리더 워크숍(Leadership Workshop))로 기획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약 15,000명이 직·간접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였다(Central Texas, 2004).

해외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수립 사례를 종합하면, 각 프로그램 과정에 다음과 같은 공통 목표가 존재한다(Figure 1). 첫째, 시민참여 프로그램의 시작은 지역의 문제와 현황을 논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레건(Oregon)주, 유타(Utah)주, 텍사스(Texas)주 모두 비전 선정을 위해 지역의 현황과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을 첫 번째 프로그램의 목표로 삼았다. 둘째, 비전수립을 위한 시민참여 워크숍을 최소 2회 이상 가진다. 2회의 워크숍은 지역의 현황과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워크숍과 이를 통해 비전을 수립하는 워크숍을 목표로 한다. 셋째, 수립된 비전에 대해 지역시민의 선호도를 조사한다. 오레건(Oregon)주, 유타(Utah)주, 텍사스(Texas)주 모두 투표 또는 설문조사의 방식으로 수립된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리더 또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는다. 오레건(Oregon)주는 시민이 수립한 비전에 대해 전문가의 실현가능성 평가가 있었으며, 유타(Utah)주와 텍사스(Texas)주는 지역의 리더가 참여하여 수립된 비전을 평가하고 향후 시민참여과정의 발전방향 등의 의견을 제시하는 단계가 최종적으로 이루어졌다.


Figure 1. 
Visioning Process(Oregon, Utah, Texas) and Common Objective

최근 국내에서도 계획 수립 과정에 시민참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본계획 수립 시 시민참여 과정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대표적으로 수원시를 시작으로 서울시, 부산시 등의 광역지자체에서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과정을 진행 하였거나 진행 중에 있다(김태환 외, 2014).

수원시 시민참여과정을 살펴보면, 설문조사, 비전 및 목표수립, 기본방향설정, 실천전략 수립, 주요계획 수립, 도시구상의 총 6단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수원시, 2014). 서울특별시의 경우, 시민참여과정은 설문조사, 미래상 설정, 핵심이슈 계획, 생활권계획, 전문가평가의 5단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산시광역시는 현황파악, 이슈논의, 비전논의, 비전설정의 4단계로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프로그램을 수행하였다(서울특별시, 2014; 부산광역시, 2015). 수원시와 서울특별시의 설문조사는 비전과정에서 제시된 의견에 대한 시민의견수렴 과정이 아니라 지역의 현황과 자원에 대해 질의하는 설문조사로 국외사례의 설문조사와는 차이점이 있다.

현재 국내 시민참여 과정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시간적 제약 등의 한계가 나타남에 따라 시민들의 참여라는 목적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시민참여 과정의 프로그램 및 결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다(김태환 외, 2014). 따라서 국내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과정의 의의와 가치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선진사례로 인식되는 미국의 ‘Envision Oregon’, ‘Envision Utah’, ‘Envision Central Texas’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국내에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국내에 적용 했을 때, 그 과정 및 결과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결과가 기존 전문가에 의해 수립된 비전결과와 차이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연구 질문 1: 비전수립 프로그램을 국내 사례에 적용 했을 때, 시사점은 무엇인가?

연구 질문 2: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전문가에 의한 비전수립 결과와 차이가 있는가? 있다면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가?


Ⅲ. 사례지역 선정 및 연구설계
1. 사례지역 선정

본 연구의 국내적용 사례지역으로 부산광역시 부산진구를 선정하였다(Figure2). 부산진구는 지리적으로 부산의 원도심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상업, 금융, 유통시설 등이 밀집되어 있고, 재래시장, 대형쇼핑시설이 집중되어 있어 부산 최대 상업지역에 해당된다. 또한 부산진구 내의 중심지인 서면은 2013년 기준 지하철 승하차 인원이 71,494명에 달하며, 하루 유동인구는 36만4861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오후 8시를 기준으로 야간활동 인구를 추정하면 부산 서면역(2만 1,830명)이 서울 강남역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집계되었다(부산발전연구원, 2014).


Figure 2. 
Research Area

(Source: Google Map)



그러나 현재의 부산진구는 거주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대형쇼핑시설의 입지로 인해 기존 재래시장의 상권이 위축되고, 중심상업지역의 기능이 해운대 센텀지구로 개편됨에 따라 지역의 새로운 원동력 및 도시재생 방안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부산진구, 200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부산 최대 상권지역인 부산진구를 사례지역으로 선정하여 도시재생을 위한 비전수립 과정을 관찰하고자 한다.

2. 연구설계
1) 비전수립 과정

본 연구에서는 사례지역인 부산진구를 대상으로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과정을 2개월에 거쳐 5번의 워크숍으로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핵심인 비전수립 과정은 선행연구에 기반 하여, 지역의 문제와 현황을 살펴보는 워크숍(Focus Group Sessions), 대안 설정을 위한 워크숍(Vision WorkshopⅠ), 설문조사(Public Feedback Survey), 비전수립을 위한 워크숍(Vision Workshop Ⅱ), 비전과정 평가를 위한 워크숍(Leadership Workshop)의 5단계로 구성하였다(Figure 3).


Figure 3. 
Visioning Process

첫째, 포커스그룹 워크숍(Ⅰ)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구성된 시민이 현재 사례지역의 현황과 문제를 조명한다. 둘째, 비전 워크숍에서는 앞서 포커스그룹에서 논의한 지역의 현황과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참여한 시민이 지역의 문제와 대안에 대해 우선순위를 선정한다. 셋째, 설문조사는 비전 워크숍(Ⅰ)에서 제시한 지역의 문제와 대안을 지역의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다수의 시민들에게 우선순위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의견을 수렴한다. 넷째, 비전수립 워크숍(Ⅱ)은 비전 워크숍(Ⅰ) 및 설문조사를 통해 도출된 지역의 비전을 최종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리더 워크숍은 지역의 리더를 초빙하여 비전수립 과정의 적절성 및 보완사항, 기존 부산진구 발전계획과의 비교·설문조사를 실시한다.

2) 비전수립 결과 비교·분석

본 연구는 사례지역을 통해 시민참여형 시민수립 과정을 살펴보고, 그 결과를 기존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와 비교·분석을 통해 시민참여형 비전수립의 정당성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비전수립 결과 비교·분석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방향으로 분석한다.

첫째, 비전수립 과정 중 마지막 단계인 리더 워크숍에서 지역의 리더에게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를 비교할 수 있는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설문문항은 비전 수립 시 시민참여의 필요성과 본 연구의 비전수립 과정의 만족도를 질의하고, 최종적으로 부산진구의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를 제시하여 두 결과에 대한 만족도를 질의한다. 지역의 리더 의견은 정책결정자 입장에서 실행가능성을 예측하는 차원에서 의의를 줄 수 있다.

둘째,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와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를 비교·분석하기 위해 Esnard et al.(2007)이 제시한 계획평가모듈 중 비전수립에 해당하는 지표를 본 연구에 활용하고자 한다. Esnard et al.(2007)는 계획의 질(Plan Quality)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를 연구하였으며, 그 중 비전수립 단계를 평가하기 위해 Table 1의 지표를 제시하였다.

Table 1. 
Plan Quality Criteria(Vision Statement)
No. Criteria
1 Is there a preliminary assessment of major trends and impacts of forecasted change during future planning period?
2 Is there a description of the community's major opportunities and threats for desirable development?
3 Is there a review of the problems and issues currently or potentially facing local government?
4 Is there a vision statement that identifies in words an overall image of what the community wants to be and look like?
Coding Categories
2=Identified, Detailed
1=Identified, Vague
0=Not Identified


Ⅳ. 비전수립 과정 및 시사점 고찰

본 연구는 앞 서 해외선행연구에서 제시한 비전수립 과정을 기반으로 부산시 부산진구를 사례지역으로 적용하였으며, 본 장에서는 비전수립 과정 및 결과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1. 포커스그룹 워크숍

포커스그룹 워크숍은 소규모 워크숍으로 시민 12명이 참석하여, 부산진구의 문제점 및 이슈를 분석하고 제시한 이슈를 범주화하여 최종 우선순위를 선정하였다. 현황 설명은 부산진구 관련 시 및 구 도시계획, 지역 현황 및 여건분석을 중점으로 제시하였고, 참석한 시민의 역할은 현황 설명을 들으며 지역의 문제점이나 논의되어야 할 이슈를 포스트잇에 작성하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로 작성한 이슈를 전지에 부착하도록 하였으며, 부착 과정에서 필요한 의견이 있으면 자유롭게 발언하도록 하였다. 또한 부착한 의견과 비슷한 의견이 있을 경우, 해당 포스트잇 옆에 붙여나가며 이슈를 범주화 하였다. 범주화 된 이슈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시민들에게 우선으로 해야 하는 이슈를 선정하기 위해 각 이슈별 중요도에 대해 투표를 하도록 하였다.

시민들은 부산진구의 이슈로 거버넌스(Governance)의 부재, 복지시설 부족, 취약한 자연환경, 상권침체, 부정적 도심이지, 공공 및 문화공간 부재, 공공 녹지공간 부족, 보행환경 열악, 교통환경 열악을 꼽았으며, 우선순위 투표 결과, 보행환경 열악 문제를 가장 시급한 현안 이슈로 인지하였다. 또한 거버넌스(Governance)의 부재 문제와 공공 및 문화공간 부재, 부정적 도심이미지, 공공 녹지공간 부족에 대한 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상권침체와 교통환경 열악, 복지시설 부족, 취약한 자연환경에 관한 이슈는 중요성에 대한 인지를 낮게 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포커스그룹을 통해 정리된 이슈 및 우선순위는 다음 Table 2와 같다.

Table 2. 
Ranking of Current state and problem
Ranking Issue
1 Pedestrian Environment
2 Absence of Governance
3 Public Cultural Space
4 Negative City Image
5 Public Green Space
6 Vulnerable Natural Environment
7 Welfare Facilities
8 Distressed Local Market
9 Transportation Environment

2. 비전 워크숍(Ⅰ)

비전 워크숍(Ⅰ)은 지역의 다양한 연령 및 직업으로 구성된 34명의 지역주민이 참가하였다. 비전 워크숍(Ⅰ)의 가장 큰 목표는 앞 서 포커스그룹 워크숍에서 도출한 지역의 현안 및 문제점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비전 워크숍(Ⅰ)의 진행은 부산진구의 현황을 제시하고, 기 도출된 지역의 현안 및 문제점을 공유한다. 참가한 지역주민은 지역의 현안 및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1시간의 시간적 여유를 갖도록 하였다.

지역의 현안 및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앞 서, 시간적 여건을 고려하여 참가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지역의 현안 및 문제점의 우선순위를 재투표 하였고, 포커스그룹과 비교를 통해 상위 3가지 공통 이슈를 최종 지역 문제점으로 선정하였다. 그 결과, 공공 및 문화공간 부재, 부정적 도심 이미지, 거버넌스(Governance)의 부재를 최종 채택하였다. 지역 문제의 대안 논의는 20~30대 그룹, 40~60대 그룹, 지역상인 그룹, 전문가 및 시민단체 그룹으로 나누어 토론하여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였으며 각각 제시한 의견 중 우선순위 선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하였다.

비전 워크숍 결과, 시민들이 제시한 공공 및 문화공간의 부재에 대한 대안으로 거리공연장 조성, 학교 부지를 활용한 공연 공간 확충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으며, 부정적 도심이미지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 내 시장 주변 개선 및 활성화를 위한 야시장 개장 등이 주요의견으로 제시되었다. 또한, 거버넌스(Governance) 부재에 대한 대안으로 체계적인 주민 소통 활성화 방안 마련 및 주민행사 홍보 강화 방안이 1순위 대안으로 선정되었다. 각각의 문제에 대한 대안 및 우선순위 선정 결과는 Table 3, Table 4, Table 5와 같다.

Table 3. 
Alternatives & Ranking(Public Cultural Space Issue)
Ranking Alternative
1 - Opening street performance venues and creating performance venues out of school spaces.
2 - Getting cultural spaces in public buildings (KEPCO and Bujeon Library).
3 - Activating ‘Youth Street’ as an exclusive cultural space for youths
4 - Restoring the existing river (Dongcheon) and creating space to rest and cultural spaces nearby.

Table 4. 
Alternatives & Ranking(Negative City Image Issue)
Ranking Alternative
1 - Opening a night market in an effort to enhancing and activating the neighborhood of Bujeon Market.
2 - Creating a hub space where to drop off wastes.
3 - Expanding sign beautification project and specializing street image.
4 - Creating cultural programs for youths.

Table 5. 
Alternatives & Ranking(Absence of Governance Issue)
Ranking Alternative
1 - Creating a well-organized plan to activate interaction with residents and strengthening promotion for events for residents.
2 - Creating a plan to forge a partnership between the local college and business owners’ association.
3 - Reinvesting in the local business center much of the ample tax money generated by the region.
4 - Strengthening promotion through smartphones

3. 설문조사

설문조사는 비전 워크숍에서 도출한 대안에 대해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목적으로 한다. 설문조사는 다수의 의견을 접하기 좋은 장소로 유동인구가 많은 서면 롯데백화점 앞과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주민이용이 많은 부산진구청 1층 로비에서 각각 진행하였다(Figure 4).


Figure 4. 
Public Survey

설문조사 결과, 비전워크숍의 결과와 달리, 공공 및 문화공간 부재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 하천 복원(동천)과 하천주변 휴식 및 문화공간 조성’의 대안이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결정되었으며, 부정적 도심이미지에 대한 대안 또한 비전워크숍과 달리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거점 공간 마련’의 대안이 가장 높은 선호 대안으로 집계되었다. 거버넌스(Governance) 부재에 대한 의견은 비전워크숍과 마찬가지로 ‘체계적인 주민 소통 활성화 방안 마련 및 주민행사 홍보 강화’ 방안이 첫 번째 우선순위로 조사되었다.

4. 비전 워크숍(Ⅱ)

비전 워크숍(Ⅱ)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부산진구의 비전을 선정하는 것이 목적이며, 비전 워크숍(Ⅰ)에 참여한 시민들이 동일하게 참석하도록 하였다. 비전 워크숍(Ⅱ)에 참석한 시민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되살펴보며, 부산진구의 비전 제시를 위한 토론을 진행하였다. 주요 토론 내용은 ‘이슈별로 제시된 대안들의 순위 합산 방안’, ‘대안의 구체화 방안’, ‘부산진구 비전 표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논의 결과, 최종 대안 우선순위는 비전워크숍의 선호도와 설문조사의 선호도를 합산 하는 방식의 순위 합산 방안을 채택하였으며, 이슈별 대안은 1,2,3위 순위의 득표가 비슷하므로 3위까지의 대안을 부산진구 비전으로 선정하도록 합의하였다. 본 과정을 거쳐 시민들이 최종적으로 도출한 부산진구의 비전은 Table 6과 같다.

Table 6. 
Vision Establishment
Vision Action
Creating public and cultural spaces - Restoring covered river and creating spaces to rest and cultural spaces along the river
- Activating ‘Youth Street’
- Creating small theaters in school spaces
Improving negative images - Creating spaces where to drop off wastes
- Opening a night market in Bujeon Market
-Specializing street image
Expanding governance - Reinvesting in the business center ample tax money generated in the region
- Strengthening programs for resident participation and expanding resident participation through the Internet
- Boosting promotion through smartphones

5. 리더 워크숍

리더 워크숍의 목적은 비전수립 과정의 적절성 및 보완사항, 기존 부산진구 발전계획과의 비교·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리더의 구성은 관내 기관장, 언론, 학계, 도시계획위원회, 건설사 대표로 구성하였으며, 참석자에게 워크숍의 전 과정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비전수립 과정에 대해 참석한 리더들의 의견은 다양하게 제시되었으며, 우선 긍정적인 의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출된 결과 보다 그 과정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는 지역의 비전 수립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주민 참여를 통해 유대와 책임감, 신뢰 등을 구축할 수 있는 과정 자체에 큰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지역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론 개발에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가능하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범주화하여 순위 선정에 있어 기존 방법들과 차별성이 두드러졌다. 셋째, 비전수립 결과에 있어 내용이 현실적이고 상세하여 실행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었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민 참여의 부족 및 참여자의 대표성이 결여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자칫 부산진구 비전에 이해관계가 있는 특성 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 될 우려가 발생 할 수 있는 문제를 내포한다. 둘째, 비전 및 대안 설정 과정에서 우선순위 선정 방법 및 최종 비전 도출 방법론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다시 말하면, 비전 수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합리적 고민이 더 필요하다. 셋째, 시민들의 의견에 대해 실행력을 얻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비전 결과 및 예측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시민들이 최종적으로 비전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Ⅴ. 비전수립 결과 비교·분석

비전수립 결과 비교·분석은 첫째, 리더워크숍에 참석한 리더를 대상으로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기존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시행하였다. 둘째, 개인 인식에 따른 설문조사 결과를 보완하기 위해 Esnard et al.(2007)이 제시한 계획 수립 결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활용하여 평가하였다. 비교·분석 결과를 제시하기에 앞서,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기존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부산진구 발전 10개년 계획)는 Table 7과 같다.

Table 7. 
Result of the vision created with efforts focusing on citizen and experts
Classification Vision Action
(Busanjin-gu)
Results of the vision created with efforts focusing on citizen
Creating public and cultural spaces - Restoring covered river and creating spaces to rest and cultural spaces along the river
- Activating ‘Youth Street’
- Creating small theaters in school spaces
Improving negative images - Creating spaces where to drop off wastes
- Opening a night market in Bujeon Market
-Specializing street image
Expanding governance - Reinvesting in the business center ample tax money generated in the region
- Strengthening programs for resident participation and expanding resident participation through the Internet
- Boosting promotion through smartphones
(Busanjin-gu)
Results of the vision created with efforts focusing on experts (10-year plan to develop Busanjin-gu)
City of Culture & Arts - Expanding education and cultural infrastructure
- Activating art school and art company
- Creating a lifelong education city
Fresh & Comfortable City - Road management focused on safety
- Expanding road network focusing on Bujeon Station
- Realizing a city for environmental conservation
City Focused on Economy - Creating a specialized town out of Seomyeon
- Medical Street
- Activating traditional market

1. 설문조사 분석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기존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에 대해 리더워크숍에 참석한 11명의 리더를 대상으로 각각의 결과에 대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에 대해 매우 만족하는 리더가 3명, 만족하는 리더가 6명, 보통인 리더가 2명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에 대해 매우 만족하는 리더는 없었으며, 만족하는 리더가 3명, 보통인 리더가 6명, 불만족으로 인식한 리더가 2명으로 집계되었다(Figure 5). 설문조사 인원이 통계분석을 할 수준은 아니지만 실행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역의 기관장을 포함한 리더의 응답으로서, 소수인원이라 할지라도 설문조사의 결과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


Figure 5. 
Result of Survey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가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 보다 긍정적 평가를 받은 이유를 인터뷰1) 한 결과, 비전 결과의 실행 가능성과 현실성, 구체성 등이 긍정적 평가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정책의 실행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역 리더가 시민참여형 비전수립의 결과를 높게 평가한다는 것은 향후 제도 개선 등의 긍정적 효과를 불려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가 지역 리더의 시민참여 중요성을 학습하는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러한 교육 기회가 확대될 필요가 있음을 정책적 시사점으로 제시한다.

2. 계획의 질(Plan Quality) 평가

Esnard et al.(2007)이 제시한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를 비교한 결과,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가 우수한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8).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민참여형 비전수립의 결과는 현재의 문제와 이슈를 분석하여 비전설정으로 이어진 결과이기 때문에 Criteria 3인 ‘지역의 현재 문제점과 이슈 분석’ 평가기준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이슈 분석 전, 포커스 워크숍과 비전 워크숍을 통해 지역의 주요한 기회요인과 위협요인 등의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였다. 이는 Criteria 2에 충분히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Table 8. 
Result of Plan Quality Evaluation
No. Criteria Score
Citizen Visioning Experts Visioning
1 Is there a preliminary assessment of major trends and impacts of forecasted change during future planning period? 0 0
2 Is there a description of the community's major opportunities and threats for desirable development? 2 2
3 Is there a review of the problems and issues currently or potentially facing local government? 2 1
4 Is there a vision statement that identifies in words an overall image of what the community wants to be and look like? 2 1
Total 6 4
2=Identified, Detailed ; 1=Identified, Vague ; 0=Not Identified

Criteria 4를 평가하면 시민들이 직접 비전을 설정함으로써, 단어의 선택이 누구나 알기 쉽게 사용되었으며 설문조사 등을 통해 지역 주민이 원하는 목표상을 수립할 수 있었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원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명확한 비전의 어휘 명시’에 높은 배점을 받게 되었다. 다만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과정에서 시간 및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시민들이 제시한 비전에 대해 미래에 변화 등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 점을 근거로 Criteria 1에 0점을 부여하였다.

반면,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역의 현황을 바탕으로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였으나 현재의 문제점과 이슈를 발굴하는 노력은 다소 부족하였다. 또한 미래상에 대한 표현이 광범위하고 표현이 명확하지 못하며, 제시한 비전에 대한 미래 영향을 분석하는 점은 찾을 수가 없었다.

Esnard et al.(2007)이 제시한 평가기준에 따라 각각의 비전수립 결과를 평가하여 합산한 결과, 시민참여형 비전수립은 총 8점 만점에 6점으로 평가되었으며,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는 4점으로 평가되었다. 종합해 볼 때, 시민참여에 의한 비전 수립이 계획의 질을 우수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쉽게 공감되고 받아들여 질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의 차이에 대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주체인 공무원 및 계획 수립을 대행하는 엔지니어링 종사자와 계획(안)을 검토하는 학계를 대상으로 각 1인씩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으며,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의 비전수립은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높은 분야이므로 해당지자체의 기관장의 의지와 정책 방향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지역 주민의 실질적인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민선으로 선출되는 지자체 기관장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줄 수 있는 개발 위주의 사업을 지향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유재원, 1999). 둘째, 행정 집행 및 실행의 한계가 존재한다. 도시의 비전수립 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게 되면, 향후 예산 집행 또는 실행 등의 행정적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으므로, 도시의 목표를 포괄적으로 제시하는 경향이 높다. 그 결과, 시민참여형 비전수립의 결과가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셋째, 기존의 도시기본계획 및 장기발전계획 등은 시민 보다 공무원 및 전문가 등이 주요 독자층이 되며 이들의 수요를 반영하는 경향이 높다. 이는 아직 국내사회의 계획분야가 합리적 계획모형 중심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Ⅵ. 결 론

본 연구는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수립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과정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국내사례 분석을 통해 각 회차별 프로그램 구성, 결과 등을 고찰하여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시민참여형 지역비전 결과와 전문가 중심의 지역비전 수립의 차이가 존재하는지를 살펴봤으며 이를 바탕으로 앞서 설정한 연구 질문에 따라 시사점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 질문 1: 비전수립 프로그램을 국내 사례에 적용 했을 때, 시사점은 무엇인가?

첫째, 참여자 구성이 중요하다. 각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부분이 바로 참여자의 구성 이였다. 참여자의 구성은 사례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로 구성하였으며, 연령, 직업, 거주 지역별로 세분화하여 선발하였다. 하지만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참여자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안건이나 비전에 대해서는 타 참여자 보다 의견 피력이 강하여 합의가 쉽게 도출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향후 시민참여형 비전수립을 위한 국내 사례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시민의 대표성 확보를 위한 방안 및 제도가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 시민교육이 필요하다. 비전수립에 참여하는 시민은 전체 시민을 대표하여 지역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막중한 역할을 지니므로, 사전에 참여 시민들을 대상으로, 계획가로서의 역할과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둘째, 참여자에 올바른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지역에 거주하는 참여자들은 지역의 문제와 현재의 이슈에 대해 전문가 보다 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미래 미전을 수립 했을 때, 각 비전에 대해 지역의 향후 변화에 대한 영향 평가는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나 현재는 이러한 정보가 명확하게 제공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시민들이 제시한 비전의 실행 가능성이나 합리성의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유타 및 텍사스 주에서는 시민들이 제안한 비전에 대해 전문가가 미래 지역의 변화와 영향에 대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이를 시민들이 인지하여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Central Texas, 2004). 또한 Esnard et al.(2007)이 제안한 계획의 질(Plan Quality)을 평가하는 기준에도 지역의 미래 변화 영향에 대한 정보제공이 중요한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합리적인 국내 적용 모델을 위해 지역의 현황자료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제시한 비전에 대해 미래의 변화 즉, 영향에 대한 정보제공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연구 질문 2: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전문가에 의한 비전수립 결과와 차이가 있는가? 있다면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가?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와 전문가 중심의 비전수립 결과의 차이는 리더 워크숍 및 계획의 질 평가 결과 모두,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전문가에 의한 비전수립 결과는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에 비해 현재의 문제점과 이슈를 발굴하는 노력이 부족하며 비전에 대한 표현이 광범위하고 표현이 명확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원인으로 정치적 이해관계, 행정의 한계, 전문가 중심의 인식이 제시되었다. 따라서 정치적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시민참여의 중요성에 대한 사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민참여형 비전 수립 과정이 제도적으로 확고히 도입될 필요가 있다. 또한 행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시민참여 과정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단계적 과정을 통해 실현가능 하도록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이 제시한 비전에 따른 도시의 영향에 대한 정보 제공이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로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원이 통계적 분석에 유의미한 수가 아닌 것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설문에 참여한 그룹이 지역의 정책을 실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집단의 의견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계획의 질 평가 또한 평가의 기준이 연구자의 판단에서 이루어졌으므로, 다소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한계가 있으며, 향후 본 연구를 확장한다면 이러한 점을 보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샘플 수의 의견이 반영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Note
주1. 시민참여형 비전수립 결과에 대한 인터뷰 결과는 참석한 11명의 리더 모두의 의견 중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의견을 종합한 것이다. 리더의 구성은 지역 연구기관 기관장, 지역 언론사 임원, 지역 대학 도시계획 관련학과 교수,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지역 건설사 대표로 구성되어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6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6S1A5A2A01026914)


References
1. 김태환, 김은정, 이수암, (2014), “시민참여형 지역계획 수립의 가능성과 과제-제천시 시민계획단 운영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지역지리학회지」, 20(1), p101-111.
Kim, T. H., Kim, E. J., and Lee, S. A., (2014), “Possibilities and Challenges of the Citizen Participation in Regional Planning: Case of Jecheon Citizen Group for Urban Planning”, Journal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Regional Geographers, 20(1), p101-111.
2. 김형균, (2014), “부산 근대도심으로서 서면 재생방안”, 「BDI 정책포커스」, 268, p1-12.
Kim, H. G., (2014), “Regeneration Approaches of Seo-Myun”, BDI Policy Focus, 268, p1-12.
3. 부산광역시청, (2015), 시민계획단 활동백서, 부산광역시.
Busan Metropolitan City, (2015), The White Book of Citizen Planner Group, Busan Metropolitan City.
4. 부산진구, (2008), 부산진구 발전 10개년 계획, 부산진구.
Busanjun-Gu, (2008), Busanjin-gu Road Map, Busanjun-Gu.
5. 서울특별시, (2014),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 서울특별시.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14), 2030 Seoul Mater Plan,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6. 수원시, (2014), 2030년 수원도시기본계획, 수원시.
Suwon City, (2014), 2030 Suwon Mater Plan, Suwon City.
7. 유재원, (1999), “단체장 민선이후 자치단체의 정책변화: Peterson의 도시한계론 검증”, 「한국정핵착회보」, 8(3), p79-98.
Yoo, J. Y., (1999), “Policy Change of Local Government after the Election of Local Heads in Korea”, Korean Policy Studies Review, 8(3), p79-98.
8. 이재준, 김예성, 김현, 김도영, (2015), “시민참여형 도시기본계획 수립 현황과 공무원 인식-경기도 31개 시군을 중심으로”, 「한국도시설계학회지」, 16(4), p5-16.
Lee, J. J., Kim, Y. S., Kim, H., and Kim, D. Y., (2015), “The Present Status and Government Official’ Recognition of the Citizen Participation in Comprehensive Plan-Focused on Municipalities of Gyeonggi-do”, Journal of the Urban Design Institute of Korea, 16(4), p5-16.
9. 장욱, (1995), “한국 계획 과정에의 비판적 접근(Ⅱ)”, 「국토계획」, 30(2), p5-27.
Chang, W., (1995), “Planning and Its Obituary”,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30(2), p5-27.
10. 정주철, (2015), “도시계획가의 역할 인식에 관한 연구: 부산,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국토계획」, 50(6), p21-32.
Jung, J. C., (2015), “What is the Role Perception of the Planning Practitioner?-the case of Busan and GyeongNam",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50(6), p21-32.
11. Bartholomew, K., and Ewing, R., (2008), “Land Use-Transportation Scenarios and Future Vehicle Travel and Land Consumption: A Mete-Analysis”,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75(1), p13-27.
12. Brody, S. D., Godschalk, D. R., and Burby, R. J., (2003), “Mandating Citizen Participation in Plan Making: Six Strategic Planning Choices”,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69(3), p245-264.
13. Burby, R. J., (2003), “Making Plans that Matter: Citizen Involvement and Government Action”,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69(1), p33-39.
14. Central Texas, (2004), A Vision for Central Texas, Envision Central Texas.
15. Davidoff, P., (1965), “Advocacy and Pluralism in Planning”, Journal of the American Institute of Planners, 28(2), p331-338.
16. Envision Oregon, (2008), Blueprint for Oregon’s Future, Envision Oregon.
17. Envision Utah, (2003), The History of Envison Uhah, Salt Lake City, Envision Utah.
18. Esnard, A, M., Berke, P, R., Godschalk, D. R., and Kaiser, E. J., (2007), Hypothetical City WorkbookⅢ,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19. Friedmann, J., (1973), Retracking America: A Theory of Transactive Planning, New York, Anchor Books.
20. Glass, J. J., (2007), “Citizen Participation in Plan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Objectives and Techniques”,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45(2), p180-189.
21. Healey, P., (1998), “Building Institutional Capacity through Collaborative Approached to Urban Planning”, Environment and Planning A, 30(9), p1531-1546.
22. Howe, E., (1980), “Role Choices of Urban Planners”,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46(4), p309-409.
23. Irvin, R. A., Stansbury, J., (2004), “Citizen Participation in Decision Making: Is it Worth the Effort?”, Public Administration Reveiw, 64(1), p55-65.
24. Lowry, R. C., (1997), “The Private Production of Public Goods: Organizational Maintenance, Mangers’ Objectives, and Collective Goal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91(2), p308-323.
25. Oregon Metro, (1997), Metro’s Regional Framework Plan, Oregon Metro.
26. Randolph, J., (2004), Environmental Land Use Planning and Management, Island Press.
27. Simon, H. A., (1957), Models of Man, New York, Wiley & Sons.
28.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EPA), (1996), CBEP Fact Sheet Series: Community-Based Environmental Protection,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