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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49 , No. 2

An Critical Analysis about Inscription of World Cultural Heritage for the Modern Industrial Heritages in Kyushu and Yamaguchi, Japan 일본 큐슈-야마구치 일원 근대화 산업유산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비판적 고찰

Author: Kang, Dong-Jin **Affiliation: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연구소 실장
Address: whlove@gmail.com
Author: Nam, Ji-Hyun ***
Correspondence: **경성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conkang@ks.ac.kr

Journal Information
Journal ID (publisher-id): KPA
Journal :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ISSN: 1226-7147 (Print)
Publisher: Korea Planning Association
Article Information
Received Day: 23 Month: 01 Year: 2014
Reviewed Day: 03 Month: 03 Year: 2014
Revised Day: 07 Month: 03 Year: 2014
Accepted Day: 03 Month: 03 Year: 2014
Final publication date: Day: 13 Month: 03 Year: 2014
Print publication date: Month: 04 Year: 2014
Volume: 49 Issue: 2
First Page: 115 Last Page: 129
Publisher Id: KPA_2014_v49n2_115
DOI: https://doi.org/10.17208/jkpa.2014.04.49.2.115

Abstract

In order to be inscribed to World Cultural Heritage, the evitable conditions, outstanding universal value, integrity and authenticity should be fulfilled. Although 28 industrial heritages of Kyushu-Yamaguchi area became the fortress of the industrial exploitation of Japanese modernization through integration of a nation and a private capital, they were also spots that tens of thousands victims of forced laborers suffered from declivitous immigrant and compulsive labor. The logical clarification on the forced labors suppressed under the inscription of World Cultural Heritage should be requested officially on this crucial juncture. This research investigates the essential qualifications and conditions to be a World Cultural Heritage and analyze the incongruity of the Inscription issue on Kyushu-Yamaguchi industrial heritages and give a critical perspective to reconsider the value of laborers in Industrial Heritage.


Keywords: Industrial Heritage, World Cultural Heritage, Authenticity, Integrity, Outstanding Universal Value, Compulsory Mobilization, 산업유산, 세계문화유산, 진정성, 완전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 강제동원

Ⅰ. 서 론
1. 연구배경 및 목적

후쿠자와 유기치(福澤諭吉), 일본 근대화의 사상적 근거를 마련했던 만 엔 권 지폐에 등장하는 사람이다. 일본의 근대화론을 주창했고 ‘탈아입구론’(脫亞入歐論), 즉 ‘아시아를 탈피하여 유럽으로 진입한다’는 국가 이념의 정립과 제국주의적 판단에 빠지게 했던 장본인이다. 그의 사상은 일본이 아시아 주변 국가들에 대한 끊임없는 침략의 근거가 되었고, 자국 부국강병 정책의 발로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이의 핵심 당사국이자 가장 큰 피해 국가였다. 이러한 혼돈의 상황은 1993년에 있었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관방장관의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강제성을 인정⋅반성한 ‘고노 담화’와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의심할 여지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발표했던 ‘무라야마 담화’로 인해 종식되는 듯했다. 특히 무라야마 담화는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와 군 위안부 문제 등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가장 적극적인 사과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은 패망 후 어떤 때 보다 강력한 군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중반 사이에 부국강병의 기반이었던 산업 인프라(8지구, 총 28개소)를 모아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 큐슈-야마구치관련지역(明治日本の産業革命遺産 九州・山口と関連地域/이하 규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tage)에 등재하려는 작업(2015년 등재 목표) 또한 이와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러나 큐슈-야마구치 일대는 일제가 자행했던 강제동원의 핵심 현장이었고, ‘국무총리실 소속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등 지원위원회(이하 강제동원피해지원위원회)’의 각종 발표 자료에 따르면 800여 개소의 강제동원 사업장 특히, 전쟁 준비의 근거지였던 석탄광산이 300여 개소. 군수공장들이 무려 140여 개소에 이르며, 5만 이상의 선조들이 강제동원되었고, 3천 여 명의 선조들이 유명을 달리했던 곳이다. 후보지들 상당수는 전범기업(미쓰비시중공업, 미쓰이광업, 신일본제철)들이 부(富)를 이루었던 곳이며, 특히 원폭의 타깃이었던 나가사키 조선소, 감옥 섬으로 악명 높았던 하시마 탄광, 다카시마 탄광, 미케 탄광의 미야노하라갱과 만다갱, 야와타 제철소 등 최소 11개소(현재 공식 확인된 것)의 등재 후보지들은 선조들이 노동 착취에 시달리다 처절하게 숨져갔던 강제동원의 직접적인 피해시설들이었다.

이와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 강제동원과 관련된 사실들을 유네스코에 노출하지 않고 있고, 해당 시설의 등재 추진 당사자들도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는 점이다. 양심적인 일부 사람들만이 등재에 반대하고 있을 뿐이다.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강제동원’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또 시설 존립의 결과적인 목적이 ‘세계전쟁’이었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각 속에서 본 연구는 세계문화유산의 등재 조건들과 일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하는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 간의 정합성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기본 목적으로 한다. 또한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에 내재된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자격 미달의 근거를 논리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2.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 등재 후보지 현장에 대한 관찰조사와 인터뷰조사를 연구방법으로 사용하였다. 문헌조사는 기존 연구결과들1)을 근거로 일본의 각 지역 및 기업에서 행했던 강제동원과 관련된 실태를 파악하였다. 작업장별 강제동원의 인원과 관련기업, 특히 큐슈-야마구치 일원의 강제동원 작업장의 실태와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 상황 등에 대한 고찰, 그리고 최근 20여 년간 강제동원과 연관된 각종 언론 자료들과 한국과 일본 간의 정치적 공방 과정이 포함되었다.

이에 근거하여 큐슈-야마구치에 분포한 강제동원의 현장들과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보군 28개소에 대한 전수 현장조사를 시행하였다. 이를 위해 2014년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그리고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일본을 방문하였다. 관찰조사는 현장에서의 도면을 통한 실태 확인과 비교, 현장 관리자와 행정관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 인터뷰, 등재 후보군의 강제동원과 연관된 실태 파악을 위한 관련 전문가 및 운동가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 등이 포함되었다. 심층 인터뷰를 위해 큐슈-야마구치 일원에서 인권운동을 주도하여 온 김광열 회장(金光烈/靑丘歷史文化硏究會), 하야시 에이다이 작가(林えいだい), 요코가와 데루오 사무국장(橫川輝雄/強制動因真相究明福岡県ネットワーク), 다카자네 야스노리 이사장(高實康稔/NPO岡まさはる記念長崎平和資料館)과 관련 연구의 권위자인 정혜경 과장(강제동원피해지원위원회 조사2과) 등 다섯 명을 핵심 면담자로 선정하였다. 인터뷰 내용은 강제동원과 관련된 그들의 활동, 조선인과 관련된 밝혀진 사실 확인, 공식화되지 않은 각종 데이터에 대한 진위 여부와 미래 전망 등이었다2). 이와 함께 가고시마에 설치된 ‘큐슈-야마구치의 산업유산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협의회’(九州・山口の近代化産業遺産群 世界遺産登録推進協議会)를 방문하여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추진 과정에 대한 이슈들을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의거하여, 각 등재 후보지들에 대한 물리적 분석과 도면화 작업, 강제동원관련 후보지의 추출과 사실 규명, 현장조사를 통한 증거 확인,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조건과 기준의 대비를 통한 등재 당위성에 대한 평가 등의 작업을 수행하였다.


Ⅱ. 개념 정의
1. 세계유산의 구성과 등재 조건

‘세계유산’(World Heritage)은 1972년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Conven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the World Cultural & Natural Heritage)이 규정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이하 OUV)를 지닌 유산을 의미하며, 세부적으로 문화, 자연, 복합유산으로 분류한다. 세계유산은 총 981점(160개국 보유)에 이르며, 문화유산이 759점, 자연유산이 193점, 복합유산이 29점을 차지한다. 또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World Heritage in danger)도 44점이 있다(유네스코 홈페이지, 2014.1.10 최종 접속).

세계유산은 타 유산들에 비해 ‘OUV’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이의 평가를 위해 유네스코에서는 ‘세계유산 운영지침’(Operational Guidelines for the Implementation of World Heritage Convention) 속에 다음과 같이 10가지의 기준(표1)을 제시하고 있다. 후보 유산(잠정유산)은 등재기준에 합당하여야 하며(부분적으로), 이와 함께 유산은 별도로 규정한 근거에 따라 독자적인 ‘완전성’(Integrity)과 ‘진정성’(Authenticity)을 반드시 보유하여야 한다. 공통 기준에 해당하는 완전성은 유산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제반 요소(시스템)을 보유한 정도를 의미하며, 문화유산에만 특별하게 적용되는 진정성은 재질, 기법, 기술 등의 측면에서 유산이 보유한 변하지 않은 원(原) 가치의 정도를 말한다(강동진・박소현・성기진・명준영, 2013).

Table 1. 
Inscription Criteria of World Heritage
기준 Criteria
공통Common 세계유산은 공통으로 완전성(integrity; 유산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제반요소 보유)이 반드시 필요
To be deemed of Outstanding Universal Value, a property must also meet the conditions of integrity must have an adequate protection and management system to ensure its safeguarding
문화유산
Cultural heritage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을 대표할 것
represents a masterpiece of human creative genius
오랜 세월에 걸쳐 또는 세계의 일정 문화권 내에서 건축이나 기술 발전, 기념물 제작, 도시 계획이나 조경 디자인에 있어 인간 가치의 중요한 교환을 반영
exhibits an important interchange of human values, over a span of time, or within a cultural area of the world, on developments in architecture or technology, monumental arts, town-planning, or landscape design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
bears a unique or exceptional testimony to a cultural tradition or to a civilization which is living or which has disappeared
인류 역사에 있어 중요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건축이나 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대표적 사례일 것
be outstanding example of a type of building, architectural, or technological ensemble or landscape which illustrates a significant stage in human history
특히 번복할 수 없는 변화의 영향으로 취약해졌을 때 환경이나 인간의 상호 작용이나 문화를 대변하는 전통적 정주지나 육지⋅바다의 사용을 예증하는 대표 사례
be outstanding example of a traditional human settlement, land-use, or sea-use which is representative of a culture, or human interaction with the environment especially when it has become vulnerable under the impact of irreversible change
사건이나 실존하는 전통, 사상이나 신조, 보편적 중요성이 탁월한 예술 및 문학작품과 직접 또는 가시적으로 연관될 것 (다른 기준과 함께 적용 권장)
be directly or tangibly associated with events or living traditions, with ideas, or with beliefs, with artistic and literary works of outstanding universal significance
모든 세계문화유산은 진정성(authenticity; 형태와 디자인, 재질, 기법, 의식 등에서 원래 가치 보유)이 반드시 필요
Depending on the type of cultural heritage, and its cultural context, properties may be understood to meet the conditions of authenticity if their cultural values (as recognized in the nomination criteria proposed) are truthfully and credibly expressed through a variety of attributes including : form and design; materials and substance; use and function; traditions, techniques and management systems; location and setting; language, and other forms of intangible heritage; spirit and feeling; and other internal and external factors.
자연유산
Na-tural heritage 
최상의 자연 현상이나 뛰어난 자연미와 미학적 중요성을 지닌 지역을 포함할 것
contains superlative natural phenomena or areas of exceptional natural beauty and aesthetic importance
생명의 기록이나, 지형 발전상의 지질학적 주요 진행과정, 지형학이나 자연지리학적 측면의 중요 특징을 포함해 지구 역사상 주요단계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
be outstanding example representing major stages of Earth's history, including the record of life, significant on-going geological processes in the development of landforms, or significant geomorphic or physiographic features
육상, 민물, 해안 및 해양 생태계와 동·식물 군락의 진화 및 발전에 있어 생태학적, 생물학적 주요 진행 과정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일 것be outstanding example representing significant on-going ecological and biological processes in the evolution and development of terrestrial, fresh water, coastal and marine ecosystems, and communities of plants and animals
과학이나 보존 관점에서 볼 때 보편적 가치가 탁월하고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포함한 생물학적 다양성의 현장 보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의미가 큰 자연 서식지를 포괄
contains the most important and significant natural habitats for in-situ conservation of biological diversity, including those containing threatened species of outstanding universal value from the point of view of science or conservation

2. 세계유산의 등재 이유

국가의 상징성과 정체성에 근거하여 국토와 도시를 관리하려는 경향은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해당 국가가 보유한 개성과 특성을 발굴하고 이를 부각시키는 일은 단순히 자연성과 역사성의 보전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의 문화 권위의 강화와 자연환경과 역사문화를 테마로 하는 각종 관광산업과 연계되면서 국제적인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세계유산 등재라 할 수 있다.

자연자원이 한 번 훼손되면 원래 상태로 복구될 수 없는 불가역성(Irreversibility)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역사자원 또한 훼손되면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비대체성(Irreplacability)의 특성을 지닌다. 이는 ‘자연자원과 역사자원을 보전해야 한다.’는 현세대가 가져야 할 국제⋅사회적인 책무와 연계된다. 이러한 책무를 충실하게 지키고 강화하면 국가의 문화 지표와 경제 지수가 상승한다는 사실과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를 이루어 가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세계유산의 등재에 대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의 영역이 문화재뿐만 아니라 예술, 문학, 생활양식, 더부살이, 가치관, 전통, 신념 등과 관련된 독특한 정신적, 물질적, 지적 특징을 포함하는 국가(지역)의 문화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해당 국가의 국토 및 도시 관리 정책도 함께 변화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의 등재는 해당 지역의 유산 보호는 물론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며, 관광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전국적으로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3. 소결

세계문화유산은 성격에 따라 ‘기념물형’, ‘사건형’, ‘연속형’, ‘정주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표 2). 이 중 대표적인 등재 대상인 기념물형 유산들의 고갈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서서히 나타나면서 각국들은 새로운 유산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근대기 산업기술과 그 결과물들을 등재하려는 경향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영국과 근대산업기술의 발전을 크게 이루었던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물론, 최근에는 아시아 국가에서도 산업유산을 세계화유산을 등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Table 2. 
Inscription Trends of World Cultural Heritage
정의Definition 특성Characteristics 주요사례Main Cases
기념물형
Memorial type 
기념물, 건축물, 기념 조각 및 회화, 고고 유물 및 구조물, 유적지 가운데 역사, 예술, 학문 적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는 유산
Heritage having OUV(monuments, buildings, commemorative sculpture and painting, archaeological artifacts and structures, historic sites, etc.)
단일 건물이나 건조물군, 유적지 등의 점적인 특성을 가짐
A single building or buildings, sites having characteristics such that
보존관리의 측면에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가 중시
Conservation and management in harmony with the surrounding environment in terms of the emphasis
산업유산의 가치가 크게 확장
Greatly extends the value of industrial heritage
피라밋(Pyramid Fields from Giza to Dahshur/1979)
졸페라린 폐광산(Zollverein Coal Mine Industrial Complex in Essen/2001)
사건형
Incident type
역사적 기억으로서의 주요 사건이나 살아있는 전통, 사상이나 신념과 관련한 증거로서의 유산
As a major event, historical memory and living traditions, with ideas or beliefs regarding abortion as evidence
잊을 수 없는 주요한 사건이나 장소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예술 및 문학 작품 등이 직접적이고 명백하게 연관되어 있음
Major events and unforgettable place with the outstanding universal value of art and literature that are directly associated with and apparently
다음 세대로의 교훈의 전달하는 주요 장소로서의 의미를 가짐
Lessons from generation to generation as a means of having passed a major place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Auschwitz Birkenau/1979)
비키니 핵 폭파 실험지(Bikini Atoll Nuclear Test Site/2010) 
연속형
Serial type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어 있으나, 연속적인 유산 가치를 지닌다고 판단되어 집합적으로 등재된 유산
Distributed in several regions, but to hold a continuous heritage values 
같은 역사·문화적인 그룹에 속한 유사한 특성을 가진 유형
Group, such as historical and cultural types with similar characteristics
지정학적 다른 위치의 문화유산들과 자연유산들이 동시 등재 가능
More than one geographic location to another with cultural and natural heritage can be inscribed
여러 국가의 협조 아래 초국경적으로 등재되는 가능성 보유
In cooperation with a number of countries the possibility of being inscribed as holding transboundary
브라질리아(Brasilia/1987)
조선왕릉(Royal Tombs of the Joseon Dynasty/2009)
정주형
Settlement
 type
사람이 살고 있는 생활유산이자 역사경관
People living in the living heritage (living heritage) and historic landscapes
고유한 역사성을 가지고 공동체적 삶을 유지
Has its own historicity maintained communal life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동반
Sustainable management through people's participation is accompanied
편익과 보존 사이에서의 가치 충돌의 가능성이 높은 유형
Between the benefits and the value of preserving the likely type of conflict
리장(Old Town of Lijiang/1997)
시라카와(Historic Villages of Shirakawa- go & Gokayama/1995)

본 연구의 대상인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도 이 경쟁 구도의 중심에 서 있으며, 일본은 이에 대한 유산적 가치를 다음과 같이 자체 평가하고 있다(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 등재 추진 공식 홈페이지/www.kyuyama.jp). 첫째,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국가와 민간 자본의 통합을 통해 일본 근대화와 산업개발의 기반을 제공하였다. 둘째,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다양한 근대산업군이 집합되어 분포하는 특징을 가진다. 셋째, 큐슈-야마구치 일원은 서양 외에 세계 최초의 중공업관련 근대산업지역이며 가장 단기간에 산업화를 달성한 지역이다. 또한 서양의 선진기술과 일본의 전통기술을 혼합한 신 개념의 산업기술을 창출한 곳이다.

이와 같은 자체 평가의 내용은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태동 상황, 외형, 기능 등의 차원에서 어느 정도 적절한 것으로 판단되나,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에 내재되어 있는 네 가지 차원에서의 한계들은 누락되어 있다. 첫째는 한 가지 주제 아래 속한 이종(移種)의 후보지 수가 지나치게 많고 넓게 분포한다는 점이다. 후보지의 산업 종류가 요업, 조선업, 제철업, 제조업, 제련업, 광업, 운송업, 산업서비스업, 기타업 등 9종(8개지구 총 28개소)에 이르는데, 이는 연속유산(serial nomination)으로 등재되는 세계문화유산들에 묵시적으로 적용되는 ‘동종’(同種)의 조건에 위배되는 것이다. 또한 8개 지구 중 2개 지구(이와테현, 시즈오카현)는 큐슈-야마구치 지역과 약 800~1,200Km 이상 크게 이격되어 있다(표3참조). 직접적인 지연(地緣) 관계가 없는 2개 지구를 큐슈-야마구치 지역과 묶은 점은 큐슈-야마구치 지역이 표방하는 일본 최고의 근대산업지대로서의 맹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Table 3. 
Current Status of Modern Industrial Heritage Sites in Kyûshû & Yamaguchi and related Korean Compulsory Mobilization
후보지명 Site Name 피해 상황Damage Condition
Area 1  하기시성곽도시(萩城下町/萩市) Hagi castle town / Hagi -
하기반사로(萩反射炉/1856/萩市) Hagi reverberatory furnace / Hagi -
에비스가하나 조선소(恵美須ヶ鼻造船所跡/1856/萩市) Ebisugahana shipyard trace / Hagi -
오이타야마 타타라 제철소(大板山たたら製鉄遺跡/1854/萩市) Tatara steel Ruins / Hagi -
쇼카손죽(松下村塾/萩市) Matsushita Sonjuku / Hagi -
Area 2 옛 슈세이칸(集成館/鹿児島市) Old Glued Center / Kagoshima -
테라야마 탄요적(寺山 炭窯跡/鹿児島市) Terayama Sumigama trace / Kagoshima -
세키요시(關吉 疎水溝/鹿児島市) Sekiyoshi hydrophobic groove / Kagoshima -
Area 3 미에츠 조선소(三重津海軍所跡/1858/佐賀市) MieTsu naval shipyard trace / Saga -
Area 4 니라야마 반사로(韮山反射炉/1875/伊豆の国市) Nirayama reverberatory furnace / Izunokuni -
Area 5 하시노제련소및관련시설(橋野高炉跡&関連施設/1858/釜石市) Hashino blast marks & Related facilities / Kamaishi  -
Area 6 고스케 수선장(小菅修船場跡/1868/長崎県) Kosuge Osamu Senba trace / Nagasaki -
미쯔비시중공업(주) 나가사키조선소Mitsubishi Heavy Industries Ltd. Nagasaki Shipyard 무코지마 3번 도크(向島第三ドック/1905/長崎県)★ Mukojima No.3 dock / Nagasaki  149명
(149 people died)
옛목형제작소(長崎造船所 木型場/1898/長崎県)★ Wooden garage / Nagasaki
150톤 크레인(ハンマーヘッド型起重機 /1909/長崎県)★ Hammerhead crane / Nagasaki
영빈관(三菱重工業 長崎造船所 迎賓館/1904/長崎県) Reception hall / Nagasaki -
미쓰비시광업㈜Mitsubishi Mining Ltd.  타카시마탄광(高島炭鉱跡/1868/長崎県)★ Takashima coal mine trace / Nagasaki  6명
(6 people died)
하시마탄광(端島炭坑/1890/長崎県)★ Hashima mine / Nagasaki  113명
(113 people died)
글로버주택(旧グラバー住宅/1863/長崎県) Old Grover house / Nagasaki -
Area 7 미쓰이광산(주) 미케탄광 Mitsui Mining Co., Mike coal mine 미야노하라갱(三池炭鉱 宮原坑施設/1901/大牟田市)★ Miyahara Facilities / Omuta 466명
(466 people died) 
만다갱(三池炭鉱 万田坑施設/1909/荒尾市)★ Manda Facilities / Arao
폐전용철도(三池炭鉱 専用鉄道敷/1891/荒尾市)★ Dedicated railway Arao
미케항(三池港/1908/大牟田市) Mike Port / Omuta -
미쓰미서항구(三角西港施設/1887/宇城市) Triangular West Port Facilities / Uki -
Area 8 신일본제철(주) 야와타제철소 Nippon Steel Co., Ltd. Yawata Ironworks 야와타제철소(八幡製鐵所/1899/北九州市)★ Yawata Ironworks / Kitakyushu 708명
(708 people died)
본사(八幡製鐵所 事務所/1899/北九州市)★ Yawata Ironworks main office / Kitakyushu
수선공장(修繕工場/1900/北九州市)★ Repair shop / Kitakyushu
온가강 펌핑시설(遠賀川水源地ポンプ室/1910/県中間市) Onga River pump chamber / Nakama -
★ 조선인 피해(사망)가 발생했던 등재 후보지(공식 확인)

★ Koreans damage(death) had occurred candidates (official confirmation)

*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사망) 상황은 강제동원피해지원위원회 및 정혜경(2013) 자료에 근거함

* Koreans Forced Mobilization (death) data on Forced Mobilization Support Committee. and Jeonghyegyeong(2013) as the reference


둘째는 유산 상당수가 폐허 상태이거나 매장 유산이라는 점이다. 원래부터 지하에 매장된 것이 아니라 파괴, 해체 등의 과정 속에서 원형을 잃어버린 것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물론 해당 산업의 탄생 역사와 기능, 국가(지역) 기여의 정도 등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세계문화유산이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원형과 또 이의 복원을 위한 노력과정이 누락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셋째는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상당수가 태평양전쟁의 기반시설이자 군사시설이었다는 점이며, 넷째는 11개소의 후보지들이 조선인 강제동원의 현장이었다는 점이다.

첫째와 둘째 이유만으로도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등재와 관련된 논란이 클 것으로 예측되나,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와 직접 연관을 가지고 있는 셋째와 넷째 한계점의 규명에 초점을 맞춘다.


Ⅲ.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등재 추진 현황
1. 근대에 대한 일본의 인식과 대응

왕정복고(1867년)를 이룬 메이지 정부는 부국강병의 기치 하에 사회 전반의 개혁을 추진하고 구미 근대국가를 모델로 자본주의의 육성과 군사적 강화에 노력했다. 두 번의 전쟁(청일 및 러일 전쟁) 승리는 일본이 아시아에 있어 제국주의적 침략의 발판 마련과 세계 1차 대전의 전초전 및 세계 2차 대전을 발발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 과정 속에서 일본은 한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북아 및 동남아 전반에 걸쳐 식민정치를 확장시켰고, 제철업, 광업, 조선업, 제조업, 물류운송업 등 자국 근대산업기술의 혁신적인 발전도 이루었다. 또한 자신(일본)들이 서양으로부터 전수 받은 근대산업기술들을 가공․확장하여 원료와 인력 착취의 수단으로 삼았고, 이를 위해 근대산업시설들을 동북⋅동남아 식민지배 국가들에 강제로 조성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침략과 식민 지배의 과정과 결과는 동북⋅동남아 국가들의 자생적인 근대화를 차단하는 부작용을 발생하게 했고, 마치 일본 때문에 식민국의 근대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고 또 자신들이 아시아 근대산업기술의 발원국이라는 왜곡된 인식에 빠지게 했다.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2007년 4월,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근대문화재 중 지역사와 산업사에 있어 의미 있는 산업유산을 그룹으로 연계시켜 ‘근대화 산업유산군 33’(33の近代化産業遺産群 / 33 Heritages of Industrial Modernization)이라는 목록을 완성했다. 이에 근거하여 산업유산군을 활용한 지역경제의 수익모델을 제시함과 동시에 지역성과 연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도의 정책을 발굴․추진하고 있다(강동진, 2013). 목록화 사업은 분산되어 있던 산업유산들을 면(面) 개념의 ‘산업유산군’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지역 장소성의 발굴과 유산군의 특성 강화의 효과를 가져왔고, 특히 산업유산의 형성 배경과 관련 작동 시스템을 규명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개발의 틈새에서 산업유산들을 보전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 33개 목록 중,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된 산업유산군이 8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목록화 작업의 결과가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준거가 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일본은 3개소의 산업유산을 잠정목록(tentative lists)으로 선정하고 등재를 추진 중이다. 실크 생산 공장지대인 ‘토모오카 제사장 일원의 산업유산’(The Tomioka Silk Mill and Related Industrial Heritage/2007년 잠정목록 등록), ‘큐슈-야마쿠치 일원의 광업, 제철업, 조선업 중심의 근대산업군’(The Modern Industrial Heritage Sites in Kyûshû & Yamaguchi/2009년 잠정목록 등록), ‘금광 생산지였던 사도광산’(The Sado complex of heritage mines, primarily gold mines/2010년 잠정목록 등록)이 해당되며3),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매년 1개소씩의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2.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현황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혼슈의 3개 현(야마구찌, 시즈오카, 이와테)과 큐슈의 5개 현(후코오카, 나가사키, 구마모토, 가고시마, 사가)을 포함한 8개 현에 방대하게 걸쳐있다.

그러나 큐슈-야마구치 지역은 일본 최대의 강제동원 지대였고, 특히 큐슈 지역에서 등재추진 중인 단위유산(21개소)의 대부분은 세계 2차 대전과 관련된 군수산업시설(포/총탄류, 군함 등 제작)이거나 전쟁을 위한 연료공급지(석탄, 철 등)였고, 이중 과반이 넘는 11개소는 조선인 강제동원의 현장으로 확인된다(표3).

3.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에 대한 일본의 선택

일본 정부는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2013년도 9월 17일에 정부 추천안건으로 결정하고, 2014년 1월 17일에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잠정목록으로 등록했던 2009년 이래 일본은 전 세계 관련 전문가들을 참가시킨 ‘세계문화유산 심포지엄’ 5회, ‘전문가위원회’ 10회 등을 개최하며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당위성을 축척⋅확보하여 왔다.

등재를 위한 이들의 열성적인 움직임은 2012년 11월 아시아 최초로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제12차 TICCIH(산업유산보전국제회의)4)의 상황을 보아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발표된 83편의 논문 중 17편이 일본 산업유산과 관련되었고(21%), 이 중 3개소의 잠정 유산과 관련된 논문이 8편이나 되었다. 특히 당시 TICCIH 사무국장이었던 영국인 Stuart B. Smith의 논문(The Japanese Colonial Empire and its Industrial Legacy)을 통해 식민시대 일본 산업의 우수성을 직접적으로 인증하는 등 식민시대에 이룩한 산업기술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이러한 노력들은 아시아 근대산업화의 바탕을 제공한 자국의 산업유산을 아시아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켜야 한다는 조급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5).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등재 추진은 자국의 근대산업 기술력을 이전하여 구축(건설)한 보유국(대만과 중국)들의 등재 추진에 대한 근거를 약화시키는 복합효과도 거두게 할 것이다. 또한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단일 유산이 아닌 제철업, 조선업, 광업, 제조업 등 근대산업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복합성을 가진 연속유산이기에 등재 확정시 일본의 근대산업 전 분야와 8개 지구 28개소의 산업유산들을 동시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는 이중 효과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효과들에 대한 기대치와 치밀하게 준비하는 일본의 경향으로 볼 때, 일본은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대부분이 태평양전쟁 발발의 기반을 제공했던 군수시설이나 산업시설이었다는 사실 관련은 물론, 강제동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각종 데이터를 이미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6)

결론적으로 일본은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과 관련된 이러한 사실들을 직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폐한 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Ⅳ. 결과 및 고찰 :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자격 미달 이유
4.1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관련

세계문화유산이 되려면 등재 후보지가 전 세계인 모두가 공유하고 인정할 수 있는 ‘OUV’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일본은 세계문화유산 선정 기준 6가지 중 기준 Ⅱ, Ⅲ, Ⅳ에 근거하여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 요약하면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짧은 기간에 서양 선진국의 근대기술을 일본의 전통 산업기술과 융합하여 비서구권 중 최초로 일본을 산업국가로 거듭나게 한 매우 상징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은 반드시 인류 문명 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대상이어야 한다. 아무리 웅장하고 인류 역사상 특정의 문명을 발전시킨 유산이라 하더라도 사용 목적이 불건전했거나 인류 발전에 위배되었다면, 또 그 유산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가졌거나 또 피해를 받은 국가나 사람들이 있다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문화유산의 독특한 선정 이유 때문에 인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대상도 등재가 되는 경우가 있다. 등재 후보지가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희소한 유산이거나, 그 유산이 훼손되거나 소멸되었을 때 후손들이 그 유산과 관련된 사건이나 예증을 직접 볼 수 없다는 판단이 설 경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2차 대전 당시(1933~1945) 나치 강제수용소이자 집단 학살수용소였던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Auschwitz Birkenau)가 1979년에, 미국이 1946년~1958년에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1952년)을 포함해 총 67회의 핵실험이 실시했던 마샬군도의 ‘비키니 환초 핵실험지’(Bikini Atoll Nuclear Test Site)가 201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또한 1996년에 등재된 일본 히로시마의 원폭돔(広島平和記念公園:原爆ドーム)도 유사한 등재 이유를 가진다.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감옥은 독일의 지배국에 존재했던 최대 규모의 강제 수용소로, 요새화된 벽, 철조망, 발사대, 막사, 교수형틀, 가스실, 소각장 등 대량 학살의 현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백오십여만의 유대인 수용자들이 나치 독일에 의하여 굶주림과 고문을 당한 뒤 살해되었다. 이는 20세기에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가장 잔인한 역사 중 하나로, 자유를 억압하고 한 민족 전체를 말살하려고 했던 나치의 역경 속에서도 끝까지 저항했던 인간 정신을 기념함과 동시에 유대인 대학살과 인종 차별 정책을 전 인류에게 상기시키는 장소라는 측면이 OUV로 인정되면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는 부정적 의미의 네가티브(negative) 성격의 문화재도 인류 교훈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전쟁의 참혹했던 학살 현장인 아우슈비츠 감옥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독일이 유태인(이스라엘)에 대한 현실적 배상과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어야 한다는 자기반성이 핵심이었다는 사실이다.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와 관련된 독일 정부의 ‘진실한 사죄’와 ‘처절한 반성’이 등재의 전제였던 것이다.


Fig. 1. 
View of Auschwitz Birkenau

비키니 핵실험지의 환초, 수중 및 해저에는 핵실험의 잔혹한 해악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70여 차례의 핵실험으로 마셜 제도와 비키니 환초의 역사는 변질되었고, 방사선에 주민들이 오염되거나 강제 이주되었다. 2010년 등재가 확정될 당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비키니 환초는 핵실험의 부정적인 위력을 전하는 지극히 중요한 증거이며, 인류가 핵 시대에 들어섰음을 상징한다."고 세계문화유산의 등재 이유를 설명했다. 비키니 환초는 지난 1996년 일본 히로시마 '원폭돔’이 등재된데 이어 두 번째로 핵무기 피해를 후세에 전하는 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비키니 환초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한 것은 세계 평화를 상기시키고 핵무기나 환경과 인류를 위협하는 어떤 다른 전쟁 무기도 단호히 거부한다는 것을 떠오르게 할 것이다." 라는 발표도 있었다. 즉, 핵실험으로 인한 피해 사실 그 자체가 비키니 핵실험지의 OUV로 평가된 것이다.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OUV는 무엇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일본은 ‘아시아 최초의 근대산업지대의 유산’이라는 것을 전 인류가 공감하는 OUV로 주장한다. 그러나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상당수는 태평양 전쟁의 도구였고 강제동원의 현장이었다는 ‘-OUV’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단지 자국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인권과 관련된 사안이기에 일본이 주장하는 OUV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논지의 핵심은 아우슈비츠 감옥과 비키니 핵실험지 모두 과거의 부정적인 사실에 대한 100% 인정을 전제로,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후대에 남기고자 등재된 것이다. 즉, 두 곳의 등재는 과거 사실에 대한 정확한 반성차원에서의 정리와 보상을 전제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따라서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OUV는 이러한 시각에서 재인식되고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4.2 완전성(integrity) 관련

세계유산이 갖추어야 할 속성 중 하나인 ‘완전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제반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어야 함을 의미한다. 비키니 핵실험지의 경우, 유네스코에서는 핵실험 후 60여 년 동안 외부 개입이 전혀 없었고 시간 흐름에 따른 자연발생의 변화만이 있었기에 그 자체가 여전히 완전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즉, 핵실험의 잔재와 이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자연 변화 자체를 핵실험으로 인한 하나의 문화과정으로 인정하고 60여 년의 시간 전체를 비키니 핵실험지가 보유한 완전성의 근거로 인정한 것이었다.

해당 유산의 완전성을 판단할 때 두 가지 차원에서 논제가 발생한다. 첫째는 유산의 어떤 상태가 가장 완전한 것이냐 하는 것과 어떤 시기에 유산이 가장 완전했느냐 하는 것이다.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완전체는 어떤 요소들의 집합과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또 어떤 시기에 가장 완전했을까? 일반적으로 해당 유산이 가장 외적으로 발달했거나 활성화되었을 때를 완전성의 상황으로 설명한다.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28개 후보지 들 중 태평양 전쟁과 직접 관련된 10여 곳은 전쟁을 준비하고 치렀던 때가 최활성기의 시간으로 판단된다. 나가사키 조선소는 87척의 군함을 만들었던 시기가, 야하타 제철소는 어뢰와 폭탄의 재료인 철강판을 열심히 생산했을 때가, 미케 탄광은 전쟁에 필수 연료이자 에너지원이었던 석탄을 대량으로 생산했을 때가 최활성기였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일본은 부정하겠지만, 가장 활성 되었을 때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현재 잔존하는 흔적들만 유산이라 주장하고, 유산의 탄생 초기(메이지 시대)만의 사실들만을 보여준다면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완전성에 중요한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성격적으로 연장선상에 있는 히로시마 원폭돔은 다시는 전쟁으로 인한 특히 원자폭탄으로 인한 상처를 입지 말자는 뜻에서 등재된 것이다. 이는 폭탄을 맞은 그 상황이 가장 활성 되었을 때이고 바로 그 상황을 최고의 완전성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 그대로 둔 것이다.

중국은 대운하(The Grand Canal)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2012년에 신청했다. 이를 위해 실체가 남지 않고 땅에 묻혀 있던 대운하 지류(Tongji Canal)의 유적 10여 곳을 수년에 걸쳐 발굴했다. 현재 보존⋅사용 중인 1,300km의 대운하만으로도 충분한 등재의 자격을 보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왜 모래와 흙으로 덮여 사라진 운하를 찾기 위해 수백억의 돈과 수년의 시간을 투자했을까. 1,5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대운하의 완전성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발굴현장 속에서 천여 년 전 선조들이 대운하를 축조하며 사용했던 각종 재료와 기법, 운하를 연결하던 다리와 배가 닿았던 선창, 그리고 그들의 발자국과 키웠던 동물 뼈, 그릇 조각들을 통해 운하에 의지하며 살았던 선조들의 삶의 패턴과 그 실체를 밝혀내기 위함이었다. 이는 대운하 자체도 중요하지만 운하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규명이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핵심 사안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해당 유산이 자연현상, 개발 등 여러 이유로 파괴되어 사라졌다면 등재에 있어 복원이나 발굴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 그 유산을 작동했던 시스템과 이를 만들고, 영위하고, 운영하며 관여했던 모든 사람들의 존재와 역할 파악 또한 핵심적인 부분이다.

일본이 2014년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키류의 토미오카 제사장과 관련시설에서도 핵심으로 내세우는 것이 양잠업과 관련된 시스템(누에생산시설, 저장소, 양잠기술학교, 제사공장)과 종사했던 여공들의 삶이다. 이처럼 해당 산업시설의 탄생에서 활성기, 그리고 수명을 다해 폐지될 때까지의 전(全) 시스템과 모든 관련자들의 실체가 온전히 설명되어야 만이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완전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4.3 진정성(authenticity) 관련

‘진정성’은 문화유산에 국한되는 속성으로 유네스코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재질, 기법 등에서 원래 가치 보유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즉 세계문화유산이 되려면 ‘진짜’여야 한다는 것이다. 복원이나 정비를 위해 사용한 재료가 원형과 같거나 유사한 진짜여야 하고, 원형을 변형하거나 변질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세계문화유산의 등재에는 진짜를 추구한다는 ‘양심’과 이를 인정한다는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진정성은 진짜의 의미보다 더 중요한 속성 하나를 가지고 있다. 바로 ‘진실’이라는 속성이다. 진짜는 물론이고, 진짜라고 주장하는 유산이 진실하지 못한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잃어버리는 것이다. 만약 그런 곳이 세계문화유산이 된다면 그동안 쌓아 온 타 세계유산들의 명성과 품격에 현저한 손상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유네스코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비키니 환초 핵 실험지는 핵실험 후 두드러지는 어떠한 조정이나 정비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핵폭발에 따른 방사선 때문에 방치되어 있었고 또 아주 제한된 숫자의 거주자만이 남아 있었기에 유산 구성요소들의 진정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평가한다. 해당 유산이 건축물이나 구조물이 아닌 비키니 환초와 같이 비물질적 속성을 내포한 유산의 경우 그 상황 그대로가 진짜이고 진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진정 등재하고 싶다면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일본의 가장 강한 등재 의도는 아시아 최초의 근대기술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하드웨어 자체의 우수성보다는 아시아 최초의 근대산업기술이라는 비물질적 기능이 더 중요한 것이다. 사실 메이지유신 이후 부국강병책을 사용할 때 들여왔던 수많은 서양 기술자들과 그들이 함께 가져온 각종 기계류와 기술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일본의 각종 발표 자료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에 대한 역사는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일본 전통기술에 의한 발전이 어떤 부분인지를 구체적으로 검증하여야 한다.

하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인 노동자의 역사에 대한 사실들과 그 진실은 감추고 있다. 산업유산은 화석화된 유적이 아니다. 그 산업을 작동했던 기능과 기술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또 그 산업을 작동시켰던 노동자의 역사는 더욱 더 중요한 것이다. 일본 다가와시의 석탄역사박물관(田川市石炭歴史博物館)에는 ‘야마모토 사꾸베이’(山本作兵衛, 1892~1984)가 그린 ‘야마모토 사쿠베에 컬렉션’(The Sakubei Yamamoto Collection)7)이 전시되어 있다. 2010년에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世界記錄遺産)으로 등재된 그림들이다. 본인이 평생을 보낸 지쿠호 탄광에서의 기억을 그림으로 옮긴 697점의 탄광 인부의 생활기록화다. 서양의 산업기술이 동양에 미친 폐해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생활유산이며, 등재 당시 유네스코의 심사자는 “손으로 적은 인권 선언"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www.unesco-ci.org).

이러한 차원에서, 미케 탄광의 만다갱과 미야노하라갱, 하시마 탄광과 다카시마 탄광에서 유명을 달리한 우리 선조들도 야마모토의 그림 배경에 등장하는 지쿠호 탄광의 노동자들과 같은 맥락으로 보아야 한다. 일본이 같은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속임수로 밖에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들의 등재를 위해서는28개소 후보지 전체와 관련된 기능과 기술, 그리고 이를 작동시켰던 사람들에 대한 사실들을 철저하게 규명하여야 한다. 전해준 기술자들은 물론 이를 발전시켰던 일본인들, 또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 희생되었던 강제동원된 노동자들까지 모두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진정성을 제대로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우슈비츠 감옥, 히로시마 원폭 돔, 비키니 핵 실험지는 ‘희생의 현장’이었다. 하지만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강제동원에 점철된 ‘가해의 현장’이었다. 이미 등재된 세 곳은 인류 학살의 비극과 원폭 피해에 대한 인류 역사의 흔적으로 남긴 것이며, 세계문화유산의 또 다른 준거인 ‘공감’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은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에 대한 진실 규명을 통해 전 세계인으로부터 ‘공감’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거나, 공감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자격은 없는 것이다.


Ⅳ. 결론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는 것이 문화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과 유산을 절제된 범위 내에서 활용하는 것이 지역 활성화와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보편화된 진리다. 이에 따라 세계문화유산의 양적 확대를 위한 아이템 발굴과 유산의 질적 육성을 위한 노력들이 범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침략적인 군국주의의 역사가 부끄러움이 아닌 자랑꺼리로 변질되는 오류를 막고, 선조들의 고통과 세계문화유산의 진정성을 훼손시키는 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우리에게 주어진 국가와 국민의 책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등재 신청한 28개소 산업유산들의 목록을 지난 5년간 수차례 변경했다. 등재 가치가 분명하거나 꺼릴 것이 없는 유산들이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현재 일본은 28개 후보지들에 개별적인 가치 평가보다는 일본 메이지 시대의 산업유산군으로 전체를 하나로 묶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11개소 후보지들의 강제동원에 대한 역사는 메이지 시대와는 별개의 것이고, 사후에 벌어진 어쩔 수 없었던 해당 산업유산에 영향력을 전혀 미치지 않았던 하찮은 일로 폄하하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메이지 시대의 일본 산업화와 강제동원은 아무런 관계가 없고, 강제동원은 세계문화유산의 평가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본의 각종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28개소 중 핵심시설로 설명하는 후보지들은 모두 강제동원의 현장들이다. 그래서 강제동원이 벌어지기 이전인 메이지 시대로 국한할 수밖에 없고, 강제동원을 극히 미미한 사실로 치부하거나 무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일본의 현 상황이다. 하지만 산업유산은 산업시설이 탄생될 때의 상황만큼이나 활발하게 산업이 진행되던 활성기의 산업기능과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오히려 산업시설의 유형과 존재 여건에 따라 활성기가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조선소는 탄생의 역사 보다는 조선소로서의 임무를 가장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었을 때의 공간∙시설과 기능(기술 포함)이 산업유산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등재를 신청한 나가사키조선소에 속한 드라이도크, 크레인, 목형장, 영빈관 등 4개소의 후보지 모두 조선소의 완전한 형체나 기능을 설명할 수 없는 부분 요소에 불과하다. 요소들의 탄생은 메이지 시대였으나, 완전체로서의 조선소가 아닌 단지 4개소의 요소들만으로는 나가사키조선소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하기에는 큰 한계를 가진 것이다. 이처럼 조선소, 폐광산, 제철소 등의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대부분의 후보지들이 완전성이 결여된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요소들을 산업유산형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논리는 사실 왜곡이며 매우 비합리적인 것이다. 더군다나 메이지시대에 국한하여 등재를 신청한 일본의 의도가 강제동원의 폐해를 피해가기 위한 술수라면 더더욱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은 완전해야 하고 진짜이고 진실되어야 한다. 강제동원에 대한 합리화를 위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숨기고 또 그 사실을 축소한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자격은 사라진다. 일본은 야마모토 사쿠베에 컬렉션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키고자 했던 생각을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에도 똑 같이 적용해야 한다.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의 희생에 대한 규명과 이에 대한 정당한 반성과 보상이 없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자격은 미달이라고 판단한다. 아시아 근대산업기술의 맹주로서 진정 인정받고 싶다면 메이지 시대에 국한하는 술수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강제동원과 관련된 사실들을 정당하게 밝히고 또 이를 스스로 극복하여야 한다.

본 연구의 최종 결론은 인류 번영에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지들만이 세계문화유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유산으로의 원 기능이 변질되지 않고 강제동원과 관계없는 곳들만 등재시키거나, 아우슈비츠 감옥처럼 강제동원과 관련된 모든 사실을 정확히 밝히고 이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보상 후 등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등재 추진과 관련된 속성과 기준 분석에 초점을 둔 관계로 체계적인 정량적 접근을 하지 못해 학술논문으로서의 모순을 여러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큐슈-야마구치 산업유산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대한 대응 논리의 발굴과 관련된 함의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연구결과에 의거하여 볼 때, 강제동원과 관련된 사실에 근거한 현장 중심의 대응 논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일과 강제동원의 국내 현장들을 발굴∙목록화 하는 일이 앞으로 시급하게 요청되며 이는 추후 연구로 남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3년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것임 (NRF-2013R1A1A2008182)


Notes
주1. 2004년03월 일제강점 하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후 2010년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및국외강제동원희생자등지원위원회가 신설되어 강제동원피해지원위원회에 의해 현재까지 조사∙발표된 각종 자료를 말한다.

주2. 특히 정혜경 과장과 하야시 에이다이 작가로부터 지난 10여 년 간 수행했던 강제동원 실태 파악의 각종 자료들을 제공받았다.

주3. 토모오카 제사장 일원의 산업유산은 2012년도에 등재를 신청하여 2013년 9월에 현장실사를 받았고 2014년 여름에 최종 등재 결과의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주4.1973년에 결성된 ‘산업유산보전국제회의’(TICCIH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Conser -vation of the Industrial Heritage)는 이탈리아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산업유산을 단일체에 국한하지 않고 경관, 유적, 구조물, 기계, 제품 등 모든 산업결과물을 포함하여 기초조사, 보전연구, 정보교환, 국제협력 등을 주 업무로 한다.

주5. 산업유산의 세계문화유산의 등재는 대만과 중국이 매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중국은 2010년에 BC 256년에 건설된 세계 최고의 수리시설인 ‘두장옌’(都江堰)을 등재하였으나, 이는 근대산업시설이 아니라 고대유산이기 때문에 아직 근대산업유산은 아시아에 등재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2014년에 토미오카 제사장이 등재된다면 아시아 최초의 산업유산(세계문화유산)이 된다.

주6. 강제동원피해지원위원회(2012)와 정혜경(2013)의 자료에 의하면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1,983명, 행방불명자가 513명에 달하며 확인된 피해자만 3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조사 결과가 전체 피해자의 일부이고 누락분을 감안하면 해당 지역의 피해자 총수는 53,841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7. 야마모토 사쿠베에는 7세 때부터 규슈(九州)의 지쿠호(筑穗) 지방의 탄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으며, 12세 때인 1904년 광산에 쓰이는 곡괭이를 만드는 곳에서 일을 배웠다. 1955년 63세가 되도록 광산의 대장장이나 광부로 일했던 그는 광산 경비원이 되자, 일기를 자료 삼아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그림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야마모토 사쿠베에는 정식 교육을 거의 받지 않았으나 21세 때인 1913년부터 메모장이나 일기 형식으로 여러 가지 사건을 기록해 나갔다. 이 기록들도 컬렉션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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