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Planning Association
[ Article ]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54, No. 7, pp.131-140
ISSN: 1226-7147 (Print) 2383-917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19
Final publication date 26 Nov 2019
Received 21 Jan 2019 Revised 29 Aug 2019 Reviewed 23 Sep 2019 Accepted 23 Sep 2019
DOI: https://doi.org/10.17208/jkpa.2019.12.54.7.131

우리나라 임금의 공간구조 분석 : 신경제지리학적 접근

류승철* ; 김호연**
An Analysis on the Spatial Wage Structure of Korea : A New Economic Geography Approach
Ryu, Seung Chul* ; Kim, Ho Yeon**
*Ph.D. Candidate, Department of Economics, Sungkyunkwan University ryusc2839@gmail.com
**Professor, Department of Economics, Sungkyunkwan University hykim@skku.edu

Correspondence to: **Professor, Department of Economics, Sungkyunkwan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hykim@skku.edu)

Abstract

This study aims to probe spatial distribution of economic activities of South Korea, with a special focus on the linkages in wage level across regions. Helpman(1998) model is employed to identify the spatial structure of the entire economy, which then helps suggest desirable policy directions for regional development. The estimation results indicate that the Korean economy, wages in particular, can indeed be characterized by a salient core-periphery structure, while changes in transport cost seem to exert little influence on its agglomeration pattern. Subsequent simulations yield differing effects of possible income support policy. For the core region which no longer benefits from concentration, the government should aim at less developed localities, while targeting of regional centers may prove more effective when promoting underprivileged peripheral regions.

Keywords:

Wage, Spatial Structure, New Economic Geography, Core-Periphery Model, Regional Policy

키워드:

임금, 공간구조, 신경제지리학, 중심-주변부 모형, 지역정책

Ⅰ. 서 론

우리나라 수도권의 인구 비중은 2016년 현재 49.5%에 이르며,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의 큰 부분이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력 집중의 원인과 그 정도의 경중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과 평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이처럼 경제활동의 공간적 분포가 고르지 않고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것은 오히려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경제적 요인은 물론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요소들은 경제활동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과정에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친다. 집적된 경제활동은 그 자체로 추가적인 집중을 유발하여 해당 지역으로 더 많은 생산과 소비활동이 모여들게 만들어 공간경제상의 중심-주변부 구조가 형성되게 한다.

집적의 자기강화 현상의 이면에는 규모의 경제와 함께 외부경제라 일컫는 지식의 전파, 중간재 및 노동시장의 공유 등이 작동하며, 이러한 과정은 낮은 비용의 생산지를 좇는 기업들의 이주, 그리고 높은 임금(저렴한 물가)을 누리기 원하는 노동자(소비자)들의 이동에 의해 완성된다. 신경제지리학(new economic geography)은 이러한 경제활동 분포의 공간적 불균형을 일반균형모형을 통하여 설명하고자 하는 분야이다.

본 논문에서는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 사이에 널리 인용되는 Helpman(1998)의 모형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자료를 적용함으로써, 한국의 공간구조에서 관찰되는 경제활동의 집적이 신경제지리학적 접근을 통해 설명이 가능한지 검토해본다. 아울러 동 모형으로부터 도출된 결과를 활용한 모의실험을 시행하여, 외생적인 소득증대 정책이 지역별 임금수준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예산집행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맞춤형 지원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제2장에서 선행연구들에 대해 정리하고 제3장에서는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Helpman (1998) 모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이어 제4장에서 실증분석에 이용된 자료에 대해 살펴본 후, 제5장에서 추정결과를 보이고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제6장에서는 도출된 분석결과를 이용하여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하며, 끝으로 제7장에서 연구의 결론과 관련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도록 한다.


Ⅱ. 선행 연구

기업과 생산요소의 이동에 착안하여 경제활동 분포의 공간적 불균형을 구명하려는 신경제지리학의 뿌리는 신무역이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의 다양성 선호와 생산에서의 수확체증을 통해 산업 내 무역의 발생을 설명한 Krugman(1979)은 논문 말미에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한 경우 초기 조건에 따라 무역패턴이 결정될 것이라 언급하였고, 곧 이은 Krugman(1980)에서 운송비용 개념이 추가되어 모형의 확장이 이루어졌다. 이후 Krugman(1991)에 이르러 지역 간 이동이 가능한 노동자를 도입하고 독점적 경쟁이 발생하는 제조업 부문과 완전경쟁적 농업부문으로 구성된 모형을 구축하여, 운송비의 감소에 따른 중심-주변부 패턴의 발생을 체계적으로 분석해냈다. 박삼옥(2008)은 이러한 접근이 한 국가 내의 지역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산업집적을 명쾌하게 설명하여 지역정책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Helpman(1998)Krugman(1991)에서의 농업부문을 주택서비스로 교체하여 논의의 지평을 넓혔다. 지역 간 곡물의 거래가 가능한 농업을 가정한 Krugman 모형에서는 운송비가 감소할수록 중심 지역에서 규모의 경제와 재화의 다양성이 증대되어 집적이 강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Helpman 모형에서는 지역 간 거래가 불가능한 주택서비스를 상정하므로, 운송비가 작아질 때 저렴한 주택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변부에서도 낮은 가격에 공산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집적이 해소되는 결과를 보인다. Suedekum(2006)은 두 모형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농업부문을 유지하면서 주택서비스 시장을 추가하기도 했다. 결국 특정 변수 값의 증감에 따른 공간구조 변화의 탐색은 다분히 실증적인 연구주제라 할 수 있다.

Hanson(2005)Helpman(1998)의 모형을 이용하여 미국에 대한 실증분석을 행하였으며, 이후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유사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1) Mion(2004)은 이탈리아, Brakman et al.(2004)은 독일에 대해 각각 실증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뒤이어 Kiso(2005)는 일본, 그리고 Paredes(2015)는 칠레에 대한 분석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들과의 비교를 위해 Helpman(1998)의 모형에 기반을 두고 우리나라의 자료를 대입하여 실증분석을 진행한다. 신경제지리학에 기초한 실증연구가 매우 부족한 한국에 대해 대표적 이론의 적용을 시도한 흔치 않은 사례로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Ⅲ. 분석 모형

모형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으며, 기존의 다양한 연구와 마찬가지로 Helpman(1998)의 얼개를 지니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소비자는 식 (1)과 같이 공산품과 주택서비스라는 두 가지의 재화를 Cobb-Douglas 함수 형태로 소비한다.

(1) 

여기서 MH는 한 지역에서 소비되는 제품과 주택서비스의 양을 의미하며, μ 및 1-μ는 각각 공산품과 주택서비스에 대한 소비 비중을 뜻하므로 μ는 0보다 크고 1보다 작은 값을 가진다. 예산제약은 식 (2)와 같은데, Y는 소득을 나타내고, Iq는 각각 제조업 산출물의 가격지수(price index)와 주택서비스의 가격을 의미한다.

(2) 

위의 두 식을 통해 효용을 극대화하는 공산품과 주택서비스의 소비량 및 지출액을 식 (3)식 (4)로 정리할 수 있다.

(3) 
(4) 

제조업의 경우 서로 차별화된 품목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공산품에 대한 소비는 식 (5)와 같이 CES 함수로 표현된다.

(5) 

위 식에서 ρn개의 품목 간 대체가 가능한 정도를 나타내며, M의 극대화 조건에 의해 개별 공산품의 소비량 mi식 (6)과 같이 구할 수 있다. 이때 σ는 대체탄력성을 의미하며 1보다 큰 값을 가진다.

(6) 

이 결과를 IM=μY=i=1npimi에 대입하면 식 (7)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7) 

복수의 지역을 포괄하는 형태로 이를 확장시켜 지역을 나타내는 아래첨자 sr를 추가하면 식 (8)과 같은 수요함수를 도출할 수 있다. 여기서 msrs지역에서 생산되어 r지역에서 소비되는 한 가지 품목의 수량을 의미한다.

(8) 

수요함수를 살펴보면 s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요는 제조업에 대한 소비 비중과 r지역의 소득수준이 클수록 많아짐을 알 수 있다. 또한 σ-1>이므로 r지역의 공산품 가격지수 Ir가 증가할수록 수요가 증가함도 확인된다. 이는 다른 지역의 제품 가격이 상승하여 Ir가 증가하는 경우 이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해짐을 의미하며, r지역 제품 시장의 경쟁이 약해져(nr의 감소) 더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제조업 생산자의 경우 식 (9)와 같이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는 비용함수를 가지는 것으로 가정한다. 이때 li는 투입되는 노동의 양이며 xi는 생산되는 품목의 수량이다.2)

(9) 

W를 제조업 부문의 임금이라 할 때 생산자의 이윤은 식 (10)과 같다.

(10)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할 때 시장이 청산되므로, 식 (11)식 (12)와 같이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을 각각 도출할 수 있다.

(11) 
(12) 

여기에서 σ/(σ-1)과 1/ρ을 마크업 혹은 시장지배력에 따르는 이익으로 파악한다면, 제품 간의 차별화 정도가 약해 경쟁이 격화될수록(σρ 증가) 생산자의 초과 이윤이 작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본 모형은 여러 지역으로 구성된 경제를 가정한 것이므로, 지역 간 재화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운송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대부분의 신경제지리학 모형에서는 운송업부문을 별도로 구축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Samuelson(1954)이 제안한 얼음덩어리 운송비(iceberg transport cost) 개념을 활용하는데, 이는 어떤 재화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이 녹아 없어짐을 뜻한다. r지역에 제품 한 단위가 도달하기 위해 s지역에서 발송해야 하는 제품의 양을 Tsr라 하면, 운송비를 감안한 제품의 지역 간 가격 차이는 식 (13)과 같이 표시된다.3)

(13) 

또한 양의 값을 가지는 운송비 τ는 지역 간의 거리 dsr에 따라 증가하므로 Hanson(2005)을 따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14) 

제조업 노동자들이 생활수준의 제고를 위해 더 높은 실질임금을 지급하는 지역으로 이동하므로 장기적으로는 모든 지역의 실질임금이 같아지게 된다. ω를 실질임금이라 하면 이 조건은 식 (15)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15) 

위에서 도출한 제품 수요, 균형가격 및 균형거래량, 운송비용, 실질임금 균등화 조건을 결합하여 임금식을 얻을 수 있다. 우선 s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모든 지역의 수요량은 식 (16)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16) 

이 식에 균형가격 psr =(bWs/ρ)eτdsr 및 균형거래량 ms=a(σ-1)b 를 대입하여 정리하면 식 (17)의 결과가 도출된다.

(17) 

여기에 식 (15)에 보인 실질임금 균등화 조건을 추가하면 식 (18)과 같아진다.

(18) 

즉, 한 지역의 명목임금은 다른 지역의 소득수준, 임금,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반면, 지역 간 운송비가 증가하는 경우 명목임금은 감소한다. 이 결과에 로그를 취하면 식 (19)와 같은 임금식을 구할 수 있다.

(19) 

이하에서는 상기 임금식을 추정하여 한국 경제의 공간적 집적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지 검토하며, 나아가 도출된 μ, σ, τ의 값을 이용하여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소득증대 정책의 공간적 확산패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Ⅳ. 자료

추정을 위해 필요한 자료는 지역별 소득과 임금, 주택가격, 그리고 지역 간의 거리이다. 먼저 지역별 소득(Ys)은 통계청 및 각 도에서 제공하는 2008~2011년의 시군별 GRDP 자료를 사용하였다. 다만 경기도 및 충청남도의 2008~2009년 자료의 경우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도별 GRDP와 도에서 제공하는 시군별 GRDP의 합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각 도에서 제공하는 금액을 이용하여 각 시군이 도의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한 후, 통계청 자료의 경기도 및 충청남도 전체 GRDP에서 산출한 비율만큼을 배분하였다.

지역별 임금(Ws)은 통계청에서 2008년부터 제공하는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산출하였다.4) 그런데 지역별 고용은 2008~2010년에는 연 1회, 2011~2012년에는 연 4회 조사가 이루어져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2010년 이후의 자료는 임의로 가장 마지막 회차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주택가격(qs)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자료를 이용하였다. 물론 실제 주택서비스 가격을 활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제공되는 자료가 전세·월세별로 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등 여러 형태로 구분되어 있어 일관성 있는 자료 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모든 형태의 주택서비스 가격이 토지가격에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지역별 제곱미터당 토지 거래가격을 대리변수로 삼아 활용하였다. 특히 용도지역 중 도시지역으로 구분된 거래만을 추출하여 개별 시군의 토지가격을 산출하였다.

지역 간 거리(dsr)에 있어서는 구글어스(google earth)를 통해 각 시청 및 군청의 좌표를 지정한 후 QGIS를 이용하여 각 좌표쌍 사이의 최단 직선거리를 계산하였다. 또한 지역 내 거리는 Redding and Venables(2004)에서 사용한 방법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산출하였다.

(20) 

이 밖에 지역별 교육수준 자료, 시군별 산업별 종사자 자료 등을 활용하였으며, 제주도와 울릉도의 경우 타 지역과 운송수단이 상이하기 때문에 제외하였다.

지역별 소득과 임금, 토지가격 자료를 동시에 활용 가능한 시기는 2008~2011년이며 연도별 관측치는 160개이다. 지역별로 4년간의 평균치를 사용하였는데, 2010년 행해진 창원, 진해, 마산의 통합을 고려하여 2008년과 2009년 자료에서는 세 지역을 병합하였다.

지역 내 총생산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체 GRDP의 4년간 평균은 약 1,213조 원이었다. 서울시가 약 282조 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고, 경기도가 약 251조 원으로서 서울과 경기도가 전체의 4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GRDP가 낮은 지역은 경상북도 영양군으로 서울의 0.1% 수준에 불과했다. 연간 임금의 경우 경기도 과천시가 약 3,611만 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가장 낮은 지역은 전라북도 임실군으로 과천의 43.3% 수준인 1,564만 원에 그쳤다. 마지막으로 토지가격에서는 서울이 제곱미터당 502.6만 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경상북도 영양군이 7.4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량은 <표 1>과 같다.

Descriptive statistics

<그림 1>은 GRDP와 지역별 임금 및 토지가격을 나타낸 것이다. 지도로부터 세 변수 모두 공간적으로 불균등한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GRDP, 임금, 토지가격이 높은 지역은 해당 지표가 역시 높은 지역에 인접해 있으며, 그 반대도 성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Figure 1.

Spatial distribution of major variables

다음 장에서는 이 자료들을 이용하여 앞서 구축한 모형의 주요 파라미터를 추정한 후, 그림에 나타난 공간적 연계가 신경제지리학적 접근을 통해서도 설명될 수 있는지 검토해볼 것이다.


Ⅴ. 추정 및 결과

비선형 최소자승법을 통해 μ, στ를 추정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통계프로그램에 적용하는 실제 추정식은 Kiso(2005)를 참고하여 식 (19)를 다음과 같이 수정한 후 활용하였다.

(21) 

추정 결과는 <표 2>와 같다. 먼저 열 (1)은 다른 통제변수를 넣지 않은 경우인데 μ, σ, τ 모두 모형의 가정과 일치하는 값을 가진다(0<μ<1, σ>1, τ>0). 다음으로 열 (2)는 각 지역의 대졸자 비중을 통제변수에 포함시켜 추정한 결과이다. μ, σ, τ는 여전히 적정 범위 내에 있으나, 대졸자 비중은 해당 지역의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열 (3)은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종사자의 비율을 통제변수로 포함시켜 추정한 결과이다. 앞의 두 결과와 마찬가지로 μ, σ, τ는 모형 구축 시 가정한 범위 내에 있는 것이 확인된다. 또한 서비스업 종사자 비중만이 해당 지역의 임금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열 (4)는 앞서 사용한 모든 통제변수들을 포함시켜 추정한 결과로서, μ, σ, τ는 여전히 적정 범위 내에 있으며 서비스업 종사자 비율만 임금과 상관관계를 가진다.

Estimation results

추정된 σ의 값은 51.6~55.6 수준으로, 이에 상응하는 시장지배력을 통한 이익 σ/(σ-1)은 1.02 정도의 값을 가진다. 이는 Brakman et al.(2004)에서 도출된 독일의 1.25~1.48이나 Hanson(2005)이 제시한 미국의 1.15~1.25에 비해 낮은 것이다. 이로부터 국내 기업들이 다소 낮은 수준의 이익을 얻고 있으며, 지역 간 거래되는 제품들의 상호 차별화가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실제로 2013년 기준 165개 수출기업의 영업이익률은 7.8%인 반면 내수기업 639개사의 영업이익률은 4.4%로서 상대적으로 저조한바(국제무역연구원, 2015), 그 원인을 내수 상품의 차별화 부족에서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제조업 상품의 소비 비중 μ는 0.92 정도의 값을 보여 Brakman et al.(2004)에서 얻은 0.54~0.68보다 월등히 크며, 칠레를 대상으로 한 Paredes(2015)의 0.75~0.88보다도 높다. 미국에 대한 Hanson(2005)의 추정에서는 본 연구와 유사한 0.92~0.98 수준의 결과를 얻은 바 있는데, Hanson은 이러한 결과가 미국 소비자들의 행태와는 거리가 있으며, 자료상 소비재와 주택서비스의 엄밀한 구분이 어려워 발생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0.92라는 결과가 현실과 크게 괴리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제공하는 가구 소비지출구성 자료에 따르면 생활패턴에 의존하는 주거, 수도, 광열에 대한 지출이 약 10%이며, 이는 순수한 주택서비스 이외에 대한 지출이 90%에 달함을 시사한다.5)

<표 2>의 결과에서 추가로 확인 가능한 것은 이른바 no-black-hole 조건의 충족 여부이다. 이는 운송비의 변화가 공간적 집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판별해주는 조건인데, Krugman(1991)에서의 σ(1-μ)>1과는 달리, Helpman(1998) 모형에서는 σ(1-μ)<1로 결정된다. 이는 전자의 경우 분산을 추동하는 원심력으로서 지역 간 거래가 가능한 농업부문을 상정한 반면, 후자에서는 지역 간 거래가 불가능한 주택서비스로 설정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Helpman 모형에서는 이 조건이 만족되는 경우, 운송비 증가에 따라 운송비의 영향을 그리 받지 않는 저가 제품이 지니는 이점이 강해져 기존 중심지에 대한 경제활동의 집적이 심화된다. 반면 운송비가 감소하면 노동자가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도 낮은 가격에 재화의 소비가 가능하고 집적지의 혼잡에서도 벗어날 수 있으므로 경제활동이 주변 지역으로 분산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미국의 사례를 분석한 Hanson(2005)과 독일에 대해 검토한 Brakman et al.(2004), 그리고 Mion(2004)의 이탈리아 연구 등에서는 대부분 no-black-hole 조건이 충족됨을 확인한 바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추정 결과에서는 σ(1-μ)의 값이 3.9~4.2의 값을 가져 동 조건이 만족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한국의 경우 운송비의 변화가 경제활동의 집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시사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용의 비중을 보면 1999년 12.5%에서 2011년 8.0%로 감소한 반면, 서울의 인구는 같은 기간 중 1030만 명에서 1050만 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6)


Ⅵ. 모의실험

이제 모형의 추정을 통해 얻은 주요 모수의 값을 이용하여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행해볼 수 있다. 먼저 추정된 값인 μ=0.928, σ=54.781, τ=0.017을 식 (19)에 대입하여 새로운 임금을 계산하였다. 다음으로 이렇게 얻은 임금의 값을 특정 지역에 국한하여 변화시킨 후 여타 지역들의 임금변화 정도를 측정하여 그 파급효과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림 2>는 중심부에서 선택된 지역의 임금을 10% 증가시켰을 때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임금의 변화(logW신규-logW기존)를 보여준다. 전국에서 가장 GRDP가 높은 서울의 임금을 증가시킨 경우 경기도의 임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지만 그 강도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도권에서 서울과 인천을 제외하고 GRDP가 25조 원 수준으로 가장 큰 용인의 임금을 증가시킨 경우에도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 반면 GRDP 규모가 13.3조 원 수준으로 작으면서 비슷한 안양과 고양의 임금을 각각 10% 끌어올렸을 때에는 상이한 패턴이 나타났다. 고양의 경우 인접한 지역의 임금만을 상승시켰으나, 안양의 시뮬레이션에서는 보다 넓은 지리적 범위에 대해 더 강한 임금 상승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Figure 2.

Simulation on the core region

즉, 서울이나 용인과 같이 수도권 내에서도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은 이미 상당히 집적이 진행된 상태로서, 해당 지역의 임금소득을 추가로 부양하는 정책을 시행하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안양은 임금 상승효과를 광범위한 지역에 더 강하게 전파할 수 있으며, 이는 아직 집적이 과도하게 진행되지 않아 규모의 경제 및 외부 경제의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고양의 경우에는 안양과 비슷한 경제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의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약한데, 이는 서울 북서쪽의 접경지역에 위치한다는 지리적 한계로 인해 타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이라 생각된다.7)

중심 지역의 경우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하부지역에 대한 임금 상승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바, 이러한 결과가 수도권 이외의 주변부에 있어서도 성립하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그림 3>은 전국 차원에서 주변부로 볼 수 있는 전라북도의 두 지역에 대한 임금 상승 시뮬레이션의 결과이다. 전주는 전라북도 내에서 가장 큰 GRDP(8.9조 원)를 가지고 있으며, 무주는 0.5조 원에 불과하여 총소득이 최하인 지역이다. 전주의 경우 인근 지역인 완주, 임실, 진안 지역의 임금을 크게 상승시킴은 물론, 파급효과가 충남, 전남지역에까지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무주에 대한 시뮬레이션에서는 소수의 접경지역에 미약한 임금 상승효과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심부(수도권)와 달리 주변부에서는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지역에 대한 임금 상승 정책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Figure 3.

Simulation on a peripheral region

이상의 결과는 지역개발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중심 지역과 주변부 지역에 대해 정책의 효과가 매우 다른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며, 특히 쇠퇴한 주변부의 발전을 꾀하는 경우 해당 지역 내의 중심지를 표적으로 삼는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유럽연합에서 낙후지역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중심도시의 역할에 주목하고,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사실은 되새겨볼 만하다(European Parliament, 2014).

형평성 및 효율성의 견지에서 이러한 정책의 영향을 받게 되는 지역들에 대한 고려도 물론 필요할 것이다. Mion(2004)이 행한 시뮬레이션의 경우 이탈리아 중심부에 발생한 소득 감소의 여파가 북쪽으로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남쪽으로는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으며, 이는 북부가 더 강건한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 해석하였다.

한편 특정 지역에 대한 정책이 전국 단위의 파급효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그림 2><그림 3>에 도시한 시뮬레이션은 물론이고, 보고되지 않은 다양한 지역에 대한 모의실험에서도 전국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Ⅶ.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신경제지리학의 주요 모형 중 Helpman(1998)을 채택하여 우리나라 임금의 공간구조를 파악하고,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역개발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해보았다. 추정 결과 한국의 임금 분포는 중심-주변부 구조를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운송비의 변화는 집적패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추정된 모형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중심 지역과 주변부 지역에 대한 정책 효과가 사뭇 다르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집적이 충분히 이루어진 중심 지역에서는 지역 내 주변부를, 발전이 진행 중인 주변부 지역에서는 지역 내 중심지를 집중 지원할 때 보다 효과적인 지역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 가지의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지역 간 직선상 최단거리를 사용함에 따라 실제 지형 및 교통망의 질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향후 도로망을 반영한 분석이 이루어진다면, 상호 접근이 용이한 대도시 사이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뿐만 아니라 중심도시와 위성도시의 지리적 구조가 제대로 반영되어 더욱 정확한 추정이 가능해질 것이다.

아울러 자료의 한계로 인해 서울의 내부적 이질성(강남과 강북의 차이 등)을 반영할 수 없었다. 또한 모형의 구조상 모든 변수의 값이 고정된 상태에서 임금을 변화시키는 시뮬레이션만을 정태적인 방식으로 시행할 수 있었으며, 이는 결과의 해석과 예측력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한계점들이 보완되어 경제활동의 공간적 분포와 변화를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Notes
주1. Hanson(2005)의 게재는 2005년에 이루어졌으나, 1998년 발표된 working paper 단계에서 많은 후속 연구들의 시발점이 되었다.
주2. 생산비용 함수를 전체 생산량 xi로 나누면 개별 생산비용 li/xi(a/xi)+b를 도출할 수 있으며,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이 비용이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다.
주3. 반대로 1단위의 제품을 s지역에서 r지역으로 운송하면 1/Tsr만큼 도착하게 된다.
주4. 지역별 임금을 도출할 수 있는 자료는 지역별 고용조사 이외에도 한국노동패널 자료(KLIPS)와 산업직업별 고용구조 조사(OES)가 있으나, 모두 소규모 시군에 대한 표본이 부족하여 시군 단위의 연구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5. 국가지표체계(통계청, 2018) 참조
주6. 한국무역협회(2012)서울통계(2018)의 2012년 항목 참조. 일반적으로 건물 거래가격이 (본고에서 사용한) 토지 거래가격보다 높으므로 제조업 소비 비중이 다소 과대 측정되었을 개연성은 존재한다. Helpman(1998)에 의하면 no-black-hole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운송비가 1로 수렴하면 지역 간의 인구분포가 해당 지역들의 housing stock에 비례하게 된다.
주7. 중국을 대상으로 유사한 시뮬레이션을 시도한 Moreno-Monroy(2008)에서는 선전시의 소득증가가 베이징의 그것보다 더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는데, 저자는 선전시의 제조업 부문이 더 크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으리라 추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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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Figure 1.
Spatial distribution of major variables

Figure 2.

Figure 2.
Simulation on the core region

Figure 3.

Figure 3.
Simulation on a peripheral region

Table 1.

Descriptive statistics

Table 2.

Estimation resul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