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Planning Association
[ Article ]
Journal of Korea Planning Association - Vol. 53, No. 6, pp.5-18
ISSN: 1226-7147 (Print) 2383-9171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Nov 2018
Final publication date 01 Oct 2018
Received 27 Aug 2018 Reviewed 27 Sep 2018 Accepted 27 Sep 2018 Revised 01 Oct 2018
DOI: https://doi.org/10.17208/jkpa.2018.11.53.6.5

우리나라 용도지역제의 용도순화 및 용도혼합 특성에 관한 역사적 고찰 : 조선시가지계획령에서 도시계획법에 이르기까지

전채은** ; 최막중***
Historical Review on the Characteristics of Specialized and Mixed Land Uses of Korean Zoning System : From Chosun Planning Ordinace of 1934 to City Planning Law of 1962
Jun, Chae-Eun** ; Choi, Mack Joong***
**Master of Urban Plann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macks@snu.ac.kr

Correspondence to: ***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macks@snu.ac.kr)

Abstract

While the zoning system has been developed based on the rationale of separated and specialized land uses to prevent negative externalities in the modern industrial era, the emergence of office-based new industries in the post-industrial era rather encourages mixed land uses to create agglomeration economies. This study aims to find historical basis to justify the reform of zoning system to promote both specialized and mixed land uses. When the zoning system was first introduced in Japanese colonial period by Chosun Planning Ordinance enacted in 1934, Special District within Manufacturing Area, and later within Residential, Commercial, and Mixed Areas respectively was institutionalized for specialized land uses, though it was not actually designated. When City Planning Law was enacted in 1962, Special District was substituted by Exclusive Areas (Exclusive Residential Area, Exclusive Manufacturing Area). Meanwhile Undesignated Area was designated for mixed land uses by Chosun Planning Ordinance, and later it was converted mostly into Mixed Area and partially into Green Area. Finally Mixed Area was substituted by Semi-Areas (Semi-Residential Area, Semi-Manufacturing Area) by City Planning Law in 1962. These demonstrate that Korean zoning system needs to revive the tradition that clearly promoted both specialized and mixed land uses.

Keywords:

Zoning, Specialized Land Use, Mixed Land Use, Chosun Planning Ordinace, City Planning Law

키워드:

용도지역제, 용도순화·특화, 용도혼합·복합, 조선시가지계획령, 도시계획법

Ⅰ. 서 론

2002년 구(舊) 「도시계획법」과 「국토이용관리법」을 통합하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래 도시계획의 근간을 이루는 용도지역제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러던 중 작지만 미있는 변화가 하나 일어났는데, 2017년 4월 18일 용도지구를 정비하면서 ‘복합용도지구’가 신설된 것이다. 복합용도지구를 도입하게 된 법 개정이유는 최근의 다양한 토지이용 수요에 대응하여 유연하고 복합적인 토지이용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이에 따라 복합용도지구는 지역의 토지이용 상황, 개발 수요 및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하여 효율적이고 복합적인 토지이용을 도모하기 위해 특정시설의 입지를 완화할 필요가 있는 지구로 정의되고 있다(「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제37조 제1항 제9호). 전통적으로 용도순화를 지향해 왔던 용도지역제에 용도혼합이 명시적으로 등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용도지역에 있어서도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의 지향성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용도지역을 재편하고, 그 일환으로 특히 준공업지역을 복합산업지역으로 변경하여 적극적으로 용도혼합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성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서울특별시, 2017).

용도지역은 산업혁명 후 공업화·도시화에 따른 혼잡과 오염 등 토지이용의 부정적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ity)를 방지하기 위해 주거, 상업, 공업의 용도 분리를 통해 특정 용도만을 허용하는 용도 특화 또는 순화의 논리에 기초하여 발전해 왔다. 그러나 탈산업시대로의 이행과 함께 전통 제조업을 대체하여 부정적 외부효과가 크게 문제시되지 않는 오피스 기반의 지식산업 등이 출현하면서 다양한 산업과 주거, 상업기능을 함께 입지시켜 집적경제(agglomeration economies)의 편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용도혼합의 논리가 새로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시가지에서는 원래 다양한 용도가 자연스럽게 혼재되었기 때문에, 용도혼합의 논리가 새로운 것은 아니고 오히려 원래의 혼합적 토지이용을 수용하는 논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연발생적 시가지의 토지용도를 모두 분리시킬 수는 없는 상황에서 일정 지역에 대해서는 용도순화를 추구하되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용도혼합을 수용하는 이원적 접근이 현실적인 토지이용의 논리가 될 수 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어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시가지에 「조선시가지계획령」에 의해 용도지역제를 도입하여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용도순화를 추구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용도혼합을 수용하는 이원적 접근을 취했던 경우이다. 그리고 이러한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의 양대 흐름은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시 전용지역(주거전용지역, 공업전용지역)과 준지역(준주거지역, 준공업지역)의 도입을 통해 자리를 잡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은 우리나라의 초기 용도지역제의 근간을 이루는 특성으로서, 작금에 논의되고 있는 용도지역 재편의 논리도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조선시가지계획령」에서 「도시계획법」제정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용도지역제의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의 특성을 규명함으로써 용도지역 재편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역사적 근거를 도출하는데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용도지역제를 역사적으로 고찰한 연구로는 손정목(1990), 이병렬(1990), 이명규(1994), 강병기 외(1997), 윤지은(2006), 염복규(2009) 등이 있으나, 그동안 출현했던 용도지역들을 용도순화 및 용도혼합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없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동안 거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용도지역내 특별지구와 같은 용도순화적 용도지역의 성격을 새로이 규명하고, 용도혼합적 용도지역에 있어서는 강병기 외(1997)가 설명한 미지정지역, 혼합지역, 준공업지역의 연계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한다.

본 연구의 시간적 범위로는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제정에서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까지를 기본으로 하여 일제강점기 초기에서 1988년 「도시계획법」개정까지의 시기를 포괄하도록 한다. 또한 용도지역 지정현황 등을 살펴보기 위한 공간적 범위는 서울(일제강점기 시기는 경성)로 한정하며, 일본에 의해 도입된 제도의 성격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일본의 관련 문헌을 폭넓게 참고하여 일본 국내뿐 아니라 당시 일본이 식민통치했던 대만, 만주, 중국 관동주의 제도도 포괄적으로 고찰하였다. 한편 본 연구에서 ‘용도지역제’ 또는 ‘용도지역’이라 함은 용도순화적, 용도혼합적 용도지역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용도지구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이후 제Ⅱ장에서는 우리나라 용도지역제의 역사적 변천과정 등을 개관하고, 제Ⅲ장에서 용도순화적 용도지역제, 그리고 제Ⅳ장에서 용도혼합적 용도지역제의 변천을 집중적으로 고찰한다. 결론과 시사점은 제Ⅴ장에서 도출한다.


Ⅱ. 우리나라 용도지역제의 역사적 개관

1. 용도지역의 역사적 변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인 용도지역·지구는 1934년에 제정된 「조선시가지계획령」에 의해 도입되었다. 이는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도시에 서구의 근대 산업도시가 추구했던 용도 분리를 적용시키려 했던 시도로서, 이러한 점에서 「조선시가지계획령」이 산업화 도시에 적합하게 효율성을 중시했고 표준화와 공공성을 강조하는 등 근대성을 바탕으로 제정되었음을 지적한 김흥순(2007)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에 의해 도입된 용도지역은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이었고, 이와 함께 공업지역내 특별지구가 도입되었다. 이 외에도 풍기지구, 풍치지구, 미관지구, 방화지구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용도지역·지구가 당시 경성에 지정된 것은 5년이 지난 1939년으로,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이 지정되었다.1) 주목할 것은 이때 「조선시가지계획령」에 법적 근거는 없었지만 ‘미지정지역’이 주거, 상업, 공업지역과 함께 지정되었다는 사실이다. 반면 공업지역내 특별지구에 대해서는 그 지정 기록을 찾을 수 없다. 다른 용도지구의 경우에도 그 내용이 많이 간소화되어 풍치지구 외에 풍기지구, 미관지구, 방화지구는 실제로 지정되지 못했다(염복규, 2009).

「조선시가지계획령」은 이듬해인 1940년에 개정되었으며, 이때 새로운 용도지역으로 혼합지역과 녹지지역이 추가되었다. 또한 공업지역내에만 존재했던 특별지구를 확대하여 주거, 상업, 혼합지역내에서도 특별지구를 지정할 수 있게 하였다. 그렇지만 경성에서는 혼합지역과 녹지지역이 지정되지 못하다가,2) 해방 후 1952년에 이르러서야 서울에 지정되었다. 당시 내무부고시3)에 의해 1939년부터 경성에 지정되어 왔던 미지정지역이 폐지되고, 대신 「조선시가지계획령」에 법적 근거가 마련된 혼합지역과 녹지지역으로 나뉘어 지정된 것이다(이명규, 1994). 따라서 1962년 「도시계획법」이 제정되기 이전까지 해방 후에도 「조선시가지계획령」은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녹지지역은 이 때 지정된 뒤 현재까지 존속되고 있다. 혼합지역은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 때 폐지되었다가(이명규, 1994; 강병기 외, 1997) 이듬해인 1963년 「도시계획법」개정 때 재도입되어 8년간 존속하였으나(윤지은, 2006), 1971년 「도시계획법」전면개정 때 완전 폐지되었다(강병기 외, 1997). 그러나 혼합지역은 1963년 재도입후 실제 지정되지는 않았다.

1962년에 제정된 「도시계획법」은 「조선시가지계획령」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五島寧, 2015a), 대표적으로 용도지역은 「조선시가지계획령」체제를 이어받아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으로 구성되었다.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점은 혼합지역 및 주거, 상업, 공업, 혼합지역내 특별지구가 폐지되고 대신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에는 전용지역과 준지역의 개념이 적용되어, 주거지역은 주거전용지역과 준주거지역, 공업지역은 공업전용지역과 준공업지역으로 구분하여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도시계획법」이 독자적으로 용도순화(전용지역)와 용도혼합(준지역)을 지향할 수 있는 용도지역 체계를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울에서는 공업전용지역이 지정되지 않았지만, 준공업지역은 법 제정 2년 후인 1964년부터 지정되기 시작하였다.4) 이에 비해 준주거지역과 주거전용지역은 법 제정 10년 후인 1972년 실제 지정되었다.

한편 공업전용지역이라는 명칭은 1971년 전용공업지역으로 변경되었고, 1988년에는 주거전용지역이 전용주거지역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와 함께 1973년부터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이 전용지역이나 준지역으로 구분되지 않고 그 자체로 전용지역이나 준지역과 동등한 위계로 지정될 수 있게 된 이래, 급기야 1988년에는 용도순화나 용도혼합에 대한 지향성이 불분명한 일반주거지역과 일반공업지역으로 명칭을 바꾸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2. 일제강점기 용도지역제의 국제적 전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인 용도지역·지구가 일본에 의해 도입되었듯이, 이후 용도지역·지구 변화의 배경과 특징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조선뿐 아니라 20세기 전반 식민통치를 하고 있었던 대만, 만주, 중국 관동주에 모두 일본 국내 제도와 유사한 용도지역제를 도입하여 운용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용도지역제는 1919년 「도시계획법」과 「시가지건축물법」에 근거하여 도입되었는데, 이를 기초로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이 제정되었고(五島寧, 2015a) 다시 「조선시가지계획령」을 모태로 하여 1936년 「대만도시계획령」이 제정되었다고 한다(五島寧, 2015b). 마찬가지로 1936년에는 「만주도읍계획법」, 1938년에는 「관동주계획령」이 순차적으로 제정되었다(五島寧, 2015b). 그럼에도 흥미로운 점은 일본, 조선, 대만, 만주, 관동주의 용도지역제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로, 당시 일본에서 구현하지 못한 최신 도시계획 기법을 식민지역에 적용하려고 했고(김주야·石田潤一郞, 2009) 한 지역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다른 지역에 보완·발전된 형태로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조선에 도입되었던 용도지역·지구에는 미지정지역이나 공업지역내 특별지구와 같이 일본의 제도를 그대로 따라서 한 다음 대만으로 이어진 경우, 주거지역내 특별지구, 상업지역내 특별지구와 같이 대만과 관동주에서 먼저 시행한 뒤 조선에 도입된 경우, 그리고 혼합지역, 녹지지역과 같이 조선에 처음 도입된 뒤 만주로 전파된 경우 등이 혼재한다. 이에 따라 미지정지역과 공업지역내 특별지구는 일본과 대만, 혼합지역은 만주, 녹지지역은 일본과 만주, 주거지역내 특별지구, 상업지역내 특별지구는 대만과 관동주에서도 각각 함께 존재했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용도지역제의 특성을 이해함에 있어 특히 제도적으로 존재할 뿐 실제 지정된 바가 없어 도면으로 확인할 수 없는 용도지역·지구 등에 대한 성격을 규명하는데 일본을 비롯한 다른 식민지역의 사례가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5)

3. 기타 용도지역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그동안 국내 학계에서 제기되어 왔던 특정 용도지역·지구의 연원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1913년에 제정된 「시가지건축취체규칙」에서 준공업지역, 방화지구, 고도지구 등을 규정한 것을 두고 준공업지역의 개념이 「시가지건축취체규칙」에서 비롯되었다는 견해(손정목, 1990)가 있는데,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으로 도입된 준공업지역이 1934년과 1940년 「조선시가지계획령」이나 그 근간이 되었던 1919년 일본의 「도시계획법」과 「시가지건축물법」을 건너뛰고 그 이전의 제도에서 직접 기인하였다고 보기에는 시간적 간극이 너무 크고 제도적 연결고리가 약하다. 더욱이 1913년 경성의 「시가지건축취체규칙」이 1909년에 제정된 오사카시의 「건축단속규칙」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는 점(五島寧, 2015a)을 고려하면, 특정 도시의 차원에서 시행되었던 제도를 약 50년 후의 국가 차원의 제도로 연계하는 데에는 더욱 무리가 따른다.

또한 1922년 대구와 원산의 도시계획조사서에 혼합지역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1940년 「조선시가지계획령」에 의한 법제화 이전에도 혼합지역의 개념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손정목, 1990; 윤지은, 2006)도, 그렇다면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제정 당시에는 왜 혼합지역이 도입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 주지는 못한다. 한편 1934년부터 「조선시가지계획령」에 도입된 특별지구와 관련하여 1928년에 경성도시계획조사서에 등장했던 ‘특별지역’이 언급되는 경우가 있는데(이병렬, 1990; 윤지은, 2006), 특별지역은 “관공서와 공관, 학교, 철도, 군용지 등을 지칭하고, 여기에 추가로 한강 범람 침수구역과 75m이상의 급수불능구역을 합산한 지역”으로서(서울역사편찬원, 2016: 96) 넓은 지역을 포괄하였으므로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내 특별지구와 혼동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Ⅲ. 용도순화적 용도지역

자연발생적 시가지에 근대적 용도지역제를 도입한 것이 기본적으로 용도 분리를 통한 용도순화를 지향했던 것이므로, 주거, 상업, 공업지역의 도입 그 자체가 용도순화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인 의미에서 용도순화를 지향한 것은 「조선시가지계획령」의 특별지구와 1962년 「도시계획법」 제정 이후 도입된 전용지역(주거전용지역, 공업전용지역)으로, 이 두 가지 제도가 우리나라의 용도순화적 용도지역의 근간을 이룬다.

특별지구는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제정 당시 공업지역 내에 도입되었다. 그리고 1940년 「계획령」개정 때에는 주거, 상업, 공업, 혼합지역 내에 모두 특별지구를 도입할 수 있도록 확대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상업지역내 특별지구가 풍기지구를 대체했다는 주장으로, 풍기지구는 “유곽 또는 작부(酌婦)가 있는 요리집과 도지사가 풍기 문란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여 그 용도를 지정한 구역”으로 정의되었는데6) 조선, 대만, 만주, 관동주에서는 상업지역내 특별지구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岡本祐輝, 2004; 2007). 그렇지만 특별지구는 법령으로만 제도화되었을 뿐 실제 지정되지는 않았기에 국내에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진 바가 없다. 따라서 그 모태가 되었던 일본의 특별지구제도를 통해 성격을 유추할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특별지구가 1919년 공업지역 내에만 도입되었고, 이는 이후 특별공업지구로 바뀌어 현재까지 운용되고 있다. 공업지역내 특별지구는 “공업지역에 모든 건축물의 건축이 인정된다는 규정을 보완”하기 위해(坂真哉, 2006) 또는 “공업지역 내에 주택지와 상가들이 출현한다는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五島寧, 2015a) “특히 보안상, 위생상 유해의 정도가 심한 공장과 창고를 분리하여 집합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지정되는 것으로 설명된다(이명규, 1994; 坂真哉, 2006). 특별지구는 갑종특별지구와 을종특별지구로 세분되었는데, “화약, 에테르의 제조 등 보안상 폭발의 위험이 있는 공장”은 갑종특별지구에만 건설할 수 있었고, “황산, 초산, 동물질 비료의 제조 등 위생상 오수나 악취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공장”은 을종특별지구에만 입지가 가능했다(堀內亨一, 1978). 특별지구의 위치는 주로 시 중심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여러 하천 및 운하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곳과 구릉지가 선호되었다(堀內亨一, 1978). 이와 유사하게 「조선시가지계획령」에서도 공업지구내 특별지구는 “공장·창고 기타 이에 준하는 건축물로서 규모가 큰 것 또는 위생상 유해 또는 보안상 위험의 우려가 있는 용도로 제공하는 것의 건축”을 위한 곳으로 정의되었다(「조선시가지계획령」, 제18조제2항).

그 후 1940년에 일본의 「도시계획법」이 개정되면서 공업전용지구가 새로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공업지역내 특별지구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존재했기에 공업지역내 특별지구와 공업전용지구는 공존하게 되었다. 공업전용지구의 도입 배경은 “주거와 공업이 혼연일체가 된 공업지대에서 공업집단과 노동자주택 집단을 분리한 순수한 공업지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매립지, 운하 근처 지역 등 공업적 이용을 도모해야 하는 지역에 대해 공업의 진출 확대를 가로막는 주택 및 기타 시설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堀內亨一, 1978; 坂真哉, 2006). 동일한 시기에 주거전용지구도 도입되었는데, 이는 “새롭게 형성된 순수한 주택지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주택 및 일상생활에 직접 필요한 시설만을 허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거 전용의 용도순화를 위해 도입”된 것으로 설명된다(堀內亨一, 1978).

이어 1950년에는 일본에서 「건축기준법」이 제정되면서 ‘특별용도지구’라는 제도가 신설되어 공업지역내 특별지구를 대체하여 특별공업지구가 특별용도지구로 도입되었다. 혼란스러운 점은 특별용도지구에 문교지구7), 공관지구, 항만지구, 소비환흥지구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으로, 이는 현재까지도 시행되고 있다(岡本祐輝, 2004; 坂真哉, 2006). 기존의 특별지구가 공업지역 내에 존재했던 것에 비해, 특별용도지구는 주거, 상업, 공업지역에 상관없이 지정될 수 있는 특징을 갖는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특별공업지구와 공업전용지구, 주거전용지구가 오늘날까지 공존하고 있다. 그런데 공업전용지구와 주거전용지구는 「도시계획법」에 근거하고 용도제한 관련 규제는 「건축기준법」시행령에 의거하기 때문에 용도제한이 법으로 규정되어 있어 변경이 불가능하다. 반면 특별용도지구인 특별공업지구는 그 종류가 「도시계획법」에 정해져 있지만, 종류별 관련 규정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가 있어 용도제한이 보다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특별용도지구는 杉田早苗(2004)이 “전용성과 구체적 토지이용의 실현”이라고 정의하였듯이 특별공업지구와 같이 특정 용도의 건축물만을 집적시키기 위한 전용성과 문교지구, 항만지구 등과 같이 특수한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특수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전신인 공업지역내 특별지구는 전용성을 추구하는 용도순화적 성격으로 분류할 수 있다.

따라서 특별지구와 전용지구는 제도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각각 지정될 수 있었으나(이명규, 1994; 坂真哉, 2006), 그 성격은 용도순화를 위한 전용지역으로서 동일한 특성을 갖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에 五島寧(2015a; 2015b)는 특별지구를 전용지역과 동일시하여 「조선시가지계획령」을 모태로 한 “ 「대만도시계획령」은 1936년 제정때부터 전용지역화를 가능하게 하는 특별지구제도가 주거, 상업, 공업 모든 지역에 있었고”, “일본에서는 1938년에 주거지역과 공업지역 내에 전용지역이 마련되었으며”, “조선에서는 1940년에 주거, 상업, 공업지역의 특별지구 도입으로 전용지역이 기본이 되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나아가 岡本祐輝(2007)는 일본 용도지역에서 전용지구는 특별지구라는 큰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도 파악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일본에서는 특별지구와 전용지구가 공존하는 형태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을 통해 특별지구가 소멸되면서 전용지역으로 대체된 특징을 갖는다. 이후 주거전용지역은 1972년부터 서울에 지정되기 시작하였는데, 1980년 초반까지 관련 지정 및 변경 고시를 조사해 보면 주거전용지역은 모두 주거지역의 변경을 통해 지정되거나 또는 주거지역으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된다. 주거전용지역의 이러한 특성 역시 주거지역 내에서만 지정이 가능했던 특별지구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종합하면 우리나라의 용도순화적 용도지역·지구는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제정과 함께 도입된 공업지역내 특별지구, 1940년에 추가된 주거지역, 상업지역, 혼합지역내 특별지구가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을 통해 도입된 전용지역(주거전용지역, 공업전용지역)으로 대체되어 이어지는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Ⅳ. 용도혼합적 용도지역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도시에서 주거, 상업, 공업지역이 기본적으로 용도순화를 지향하는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 주거, 상업, 공업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은 자연스럽게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진 용도혼합적 토지이용의 성격을 가질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1939년 「조선시가지계획령」에 의해 지정된 미지정지역은 좀 더 적극적인 의미에서 용도혼합을 ‘허용’하는 용도지역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후 미지정지역이 1940년 「조선시가지계획령」개정을 거쳐 1952년 혼합지역과 녹지지역으로 나뉘어 지정되고,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으로 혼합지역이 폐지되는 대신 준지역(준주거지역, 준공업지역)이 도입되는 흐름에서 이러한 용도혼합의 성격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그 연결고리가 되는 미지정지역, 혼합지역, 준지역(준주거지역, 준공업지역), 녹지지역의 특성을 각각 나누어 살펴보도록 한다.

1. 미지정지역

미지정지역은 「조선시가지계획령」에 법적 근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1939년 처음 지정된 후 13년간 존속하다가 1952년 폐지되었다. 유의할 점은 ‘미지정지역’이 단지 용도지역이 지정되지 않고 남겨진 ‘무지정지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미지정지역도 엄연히 용도지역제를 구성하는 한 요소로서(이명규, 1994), 주거, 상업, 공업 중 그 어느 특정 용도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五島寧, 2015a), 즉 특정 용도로 이용되지 않는 혼합용도 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동시에 유의할 점은 「조선시가지계획령」에는 미지정지역이 법제화되지 않았지만, 그 준거가 되었던 일본이나 조선을 기준으로 제도를 만든 대만에서는 법제화된 용도지역으로 정상적으로 가능하였다는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미지정지역이 1925년에 등장하였는데, 주로 공업지역 주변에 위치하여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이나 악취가 주거지역에까지 미치지 못하게 막는 완충지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미지정지역에는 상점, 중소형 공장, 주택이 혼재하는 등 여러 가지 용도가 혼합되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중소공장 비율이 제일 높아 경공업적 성격을 띤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다(杉田早苗, 2004:935).

한국의 미지정지역의 성격도 일본의 그것과 비슷했는데, 이명규(1994)는 좀 더 구체적으로 미지정지역이 상업지역과 공업지역에는 건축할 수 없는 공장을 지을 수 있었던 지역으로 정의하였다. 당시 상업지역에는 원동기 마력수가 15마력 이하인 공장만 지을 수 있었고, 공업지역에는 50마력 이상의 원동기를 가진 공장만 건설할 수 있었기 때문에 15마력에서 50마력 사이의 원동기를 사용하는 공장을 건립할 지역으로 미지정지역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병렬(1990)염복규(2009)는 미지정지역을 경공업적 성격을 갖는 지역이라고 규정한 바 있는데,8) 특히 염복규(2009)는 1939년 용도지역 지정 도면을 분석하여 미지정지역이 공업지역을 둘러싸는 형태로 지정되어 일본에서와 같이 공업지역 주변지역으로서 완충적 성격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2. 혼합지역과 녹지지역

혼합지역은 1940년 「조선시가지계획령」개정을 통해 제도화되었지만, 1952년에 이르러서야 미지정지역을 대체하여 지정이 이루어졌다. 그리고는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으로 폐지될 때까지 10년간 존속하였다. 다시 1년만인 1963년에 부활하여 8년간 존속하다가 1971년 「도시계획법」전면개정 때 완전 폐지되었지만, 1962년 이후 실제 지정된 기록은 없다.9) 혼합지역은 녹지지역과 함께 「조선시가지계획령」에 처음 도입된 후 만주로 전파되었음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조선시가지계획령」에서는 혼합지역에 대해 “조선총독이 정하는 사항을 제외하고, 각종 건축물을 건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조선시가지계획령」제19조의2), 불허용도열거방식(negative list)에 의한 용도혼합을 지향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해방 후이지만 1970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혼합지역을 소규모 공장과 주택이 혼재된 지역이라고 설명하였는데10), 이에 비추어 보면 혼합지역은 미지정지역과 유사한 성격으로 지정되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五島寧(2015a, 2015b)는 미지정지역과 혼합지역을 동일한 용도지역으로 보고, 법제화되지 않았던 미지정지역을 법으로 규정한 것이 혼합지역이라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이러한 견해는 이명규(1994)강병기 외(1997)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은 미지정지역으로 지정되었던 곳이 1952년에 혼합지역과 녹지지역으로 나뉘어 지정되었음을 그 근거로 삼고 있다. 특히 강병기 외(1997)는 그 근거로 첫째, 용도지역 지정 도면을 보면 1939년에 지정되었던 미지정지역이 거의 그대로 1952년에 혼합지역으로 지정되었다는 점, 둘째, 혼합지역에는 규제가 별로 없어서 미지정지역의 경우와 유사하게 공장, 화장장, 도살장을 제외한 각종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실제 그림 1의 (a)와 (b)의 1939년과 1952년의 용도지역 지정 도면을 살펴보면, 기존의 미지정지역 중 여의도만 녹지지역으로 전환되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혼합지역으로 변경 지정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혼합지역은 미지정지역의 후신으로 특정 용도를 염두에 둔 목적의식이 있는 지역이 아니었고, 용도기능상 타 용도지역으로 지정할 수 없는 지역이었으며, 실제로 주거, 상업, 공업의 적지가 될 수 없는 지역에 지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강병기 외, 1997).

Fig. 1.

Zoning Map of Kyungsung(경성, 1939) and Seoul(1952, 1964)

한편 미지정지역이 1952년 혼합지역으로 변경되면서 당시 공항으로 사용되던 여의도 지역이 녹지지역으로 분리되었으므로, 미지정지역에는 혼합용도로 이용되어야 할 지역뿐 아니라 일부 개발유보지의 성격을 갖는 지역도 포함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녹지지역의 개념적 모태는 1936년 만주에 도입된 ‘녹지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시가지와 반대되는 개념, 즉 건축금지구역을 의미했다(越沢明, 2000:195). 유사한 개 념은 1938년 관동주에 도입된 농업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녹지지역의 개념과 전시 식량공급지역의 개념이 결합된 것으로 파악된다(五島寧, 2015a, 2015b). 1940년 「조선시가지계획령」개정을 통해 공식적으로 법제화된 녹지지역은 “보건·방공등을 위하여 필요한 시설의 용도로 제공하는 건축물 및 녹지지역으로서의 효용을 해할 우려가 없는 용도로 제공하는 건축물이 아니면 건축하지 못한다”라고 규정되어(「조선시가지계획령」제18조의2) 허용행위열거방식(positive list)을 취함으로써 혼합지역의 규정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이렇게 1940년 「조선시가지계획령」개정으로 처음 법제화된 녹지지역(양병이 외, 1991)은 같은 해 일본에 도입되고 1942년 만주로 전파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녹지지역이 1942년 만주에서 처음 도입된 이래 일본을 거쳐 20년 후인 1962년 도시계획법 제정 때 한국에서만 용도지역의 하나로 법제화되었다는 주장(박병주, 1998)은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3. 준지역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으로 혼합지역이 폐지되면서 특징적으로 새로이 도입된 용도지역이 준지역(준공업지역, 준주거지역)이다. 서울에서 준공업지역은 법 제정 2년 후인 1964년에 처음 지정되었고,11) 준주거지역은 1976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지정되었다. 그런데 1952년의 용도지역 지정 도면과 1964년의 그것을 비교해보면(그림 1의 (b), (c)), 준공업지역은 1952년에 지정된 혼합지역의 연장선 속에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63년 서울의 행정구역 확장으로 인해 1964년 도면에는 서울의 공간적 범위가 확대되었는데, 1952년의 혼합지역 중 기존의 녹지지역(여의도) 주변만 녹지지역으로 확장 변경되고, 그 외 지역은 대부분 준공업지역으로 변경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울시 면적 확대에 따라 준공업지역의 면적도 확대되었는데, 확대된 준공업지역의 위치를 확인해보면 기존 혼합지역의 위치에서부터 확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혼합지역은 「도시계획법」제정 이후 준공업지역과 녹지지역으로 변경되었고, 준공업지역은 기존의 혼합지역이나 혼합지역을 중심으로 확장된 지역으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혼합지역과 준공업지역간 연계성은 강병기 외(1997)에 의해 처음 설명되었지만, 본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준공업지역이 기존의 혼합지역이나 혼합지역을 중심으로 확장된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밝힘으로써 양 지역이 보다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1964년부터 서울에 지정된 준공업지역은 행정구역 면적의 확장에 따라, 그리고 「조선시가지계획령」때부터 지정되어왔던 공업지역을 흡수하면서 크게 증가하였다가, 이후 1970년대 들어 수도권 인구집중억제책으로 공장의 지방이전과 신규공장 규제로 인해 감소하게 된다.

한편 준주거지역의 경우도 용도혼합적 성격을 갖고 있었으나(강병기 외, 1997) 기존의 혼합지역과는 무관하게 지역 지정이 이뤄졌다. 준주거지역은 1976년부터 실제 지정되었는데,12) 기존의 주거지역, 상업지역, 그리고 일부 준공업지역에서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지정되어 일정한 패턴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의 혼합적 성격의 용도지역은 미지정지역에서 혼합지역을 거쳐 준공업지역으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그 특성을 대표할 수 있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최근 ‘복합용도지구’의 도입으로 가시화되었듯이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의 지향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용도지역제 개선방향의 역사적 근거를 찾기 위해 우리나라의 초기 용도지역제의 특성을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의 관점에서 대비하여 종합하였다. 용도순화적 용도지역은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제정 때 도입된 공업지역내 특별지구와 1940년 계획령 개정으로 주거, 상업, 혼합지역내로 확대된 특별지구가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 때 폐지되고, 대신 전용지역(주거전용지역, 공업전용지역)의 도입을 통해 대체되는 제도적 변화의 흐름을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특별지구가 실제 지정된 적은 없었으므로, 1972년부터 서울에 지정되기 시작한 주거전용지역이 특정지구를 직접적으로 계승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용도혼합적 용도지역의 경우는 1939년에 지정된 미지정지역이 1940년 「조선시가지계획령」개정으로 도입된 혼합지역과 일부 녹지지역으로 1952년 나뉘어 승계된 후,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으로 혼합지역이 폐지되는 대신 준지역(준주거지역, 준공업지역)의 도입됨으로써 1964년 준공업지역으로 확장 대체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다만 1976년이 되서야 실제 지정된 준주거지역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용도지역제는 「조선시가지계획령」을 거쳐 1962년 「도시계획법」제정 때까지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비교적 분명한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의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73년부터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이 전용지역이나 준지역과는 별개로 지정될 수 있게 된 이래 1988년부터는 이것이 일반주거지역과 일반공업지역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이러한 일반지역(일반주거지역과 일반공업지역)은 용도순화나 용도혼합에 대한 지향성이 불분명한 용도지역으로,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용도지역제는 제도적으로도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을 동시에 지향하던 특성을 상실하고 용도순화도 용도혼합도 아닌 모호한 상태의 토지이용을 초래하는 제도로 전락하게 되었다.

실제 서울의 주거지역의 경우 총면적 325.95km2 중 전용주거지역은 5.74km2로 1.8%, 준주거지역이 13.07km2로 4.0%를 점유하는데 불과하며, 일반주거지역이 307.14km2로 나머지 94.2%를 차지하여,13) 대부분의 주거지역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순화의 특성이나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용도혼합의 특성을 상실한 채 토지이용이 획일화될 위험에 처해 있다. 그런데 일반주거지역의 주거용 대 비주거용 건축물간 비율을 살펴보면 제1종 57:43, 제2종 69:31, 제3종 79:21으로(서울특별시, 2017:48), 다세대·다가구주택의 비율이 높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은 용도혼합에 가까운 특성을 갖는 반면, 아파트단지의 비율이 높은 제3종 일반주거주역은 상대적으로 주거용도로 순화되어 있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일반주거지역도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의 지향성에 따라 분화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조선시가지계획령」에서 「도시계획법」제정에 이르는 우리나라 용도지역제의 원래의 특성대로 용도순화와 용도혼합의 지향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고 또한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그 결과는 주거지역의 경우 지형적, 자연환경적 특성, 중심지역이나 간선도로에의 접근성 및 역세권 여부 등의 입지적 특성에 따라 용도순화에서 용도혼합에 이르는 주거지역의 선택권을 다양하게 제고하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준공업지역의 경우에도 전통 공업이 아닌 새로운 지식산업 등을 중심으로 24시간 직주근접형 자족적 생활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유로운 용도혼합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전채은의 석사학위논문을 기초로 발전된 것으로,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의 지원을 받았음.

Notes

주1. 주거, 상업, 공업지역이 모두 지정되었던 도시는 경성과 나진뿐이었음(윤희철, 2013).
주2. 녹지지역은 1941년 보산을 시작으로 인천, 부산, 평양, 성진, 수원, 1944년 삼천포까지 총 7개 도시에 지정되었음(五島寧, 2015a).
주3. 내무부고시 제23호, 1952년 3월 25일.
주4. 그 이전에도 일부 지정되었을 수 있으나, 관보상 기록으로는 1964년에 처음 지정된 것으로 확인됨(건설부고시 제1301호, 1964년 8월 14일).
주5. 해방 후에도 「조선시가지계획령」을 여전히 적용 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만, 만주, 관동주에서는 독립 후 일본이 제도화한 용도지역제는 폐지하고 「토지사용분구」라고 하는 법령을 새로이 제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음.
주6. 동아일보, 1936년 6월 8일.
주7. 문교지구는 ‘대학 등을 중심으로 학원지구의 환경정비를 위해 용도제한을 실시하는 지구’임(坂真哉, 2006).
주8. 이에 비해 공업지역은 ‘중공업적’ 성격의 지역이라고 규정됨(이병렬, 1990).
주9. 이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1962년 혼합지역이 준공업지역 등으로 전환됨에 따라 별도로 지정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임.
주10. 대법원, 1970년 7월 24일. 선고 70다980 판결.
주11. 건설부고시 1,301호, 1964.8.14. 관보 3817호.
주12. 건설부고시 제37호, 1976년 3월 27일.
주13. 서울통계, http://data.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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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Zoning Map of Kyungsung(경성, 1939) and Seoul(1952, 1964)